北, ‘신형 잠수함’ 이어 ‘북극성 4형’ 공개…다음 수순은?

입력 2020.10.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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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 3형

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 3형

■북극성 3형 시험발사 1년 만에 ‘북극성 4형’ 공개

1년 전(2019년 10월 2일) 북한은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북극성 1형에 비해 크기가 커진 형태로, 비행고도는 약 910km, 사거리는 약 450km로 탐지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 각도를 최대 90도에 가깝게 세운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실제 제원상 사거리는 2,000km를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험발사는 미완성이었습니다. 잠수함이 아닌 일종의 바지선(수중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모형)에서 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실제 잠수함(고래급)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은 2016년 북극성 1형이 유일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다음 도발은 북극성 3형을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3형(북한 노동신문 캡쳐)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3형(북한 노동신문 캡쳐)

그런데 이번 10월 10일 열병식에서 신형 SLBM인 북극성 4형이 등장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극성 3형(직경 1.5~1.6m)보다 직경이 다소 더 굵어져 1.8~2m는 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 계열이 고체연료 엔진이라는 점에서 직경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고체연료를 굳히는 기술이 향상되었다는 것이고 사거리도 늘어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국의 SLBM 쥐랑의 개발 과정을 따라가는 듯하다. 다탄두 개발이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동체를 탄소섬유로 제작한 것이 눈에 띄는데 무게를 줄이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 (북한 조선중앙TV캡쳐)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 (북한 조선중앙TV캡쳐)

■ “기존 로미오급 개량과 함께 신형 잠수함도 건조 중”

SLBM의 사거리는 잠수함의 이동 거리까지 합산해야 해서 북한의 잠수함 개발 단계는 어디까지 왔을 지도 관심사입니다. 우리 군 당국이 최근, 북한이 두 종류의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지난 8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이 “기존 운용하던 로미오급 잠수함을 성능 개량하는 부분과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 2가지가 있다“고 국회에서 공개한 것입니다.

로미오급 개량형은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포조선소 시찰장면을 통해 북한이 ‘신형 잠수함’이라고 소개한 잠수함을 뜻합니다. 북한 발표대로 완전 신형이 아니라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의 성능을 개량한 것으로, 건조가 완료됐다는 게 군과 정보당국의 판단입니다.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3천 톤급으로 추정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여기에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하는 건물과는 별도의 건물을 지어 새로운 잠수함도 건조 중입니다. 기존 신포급이나 로미오급 개량형보다 큰 규모로 추정됩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신형 잠수함은 2천 톤급 고래급 잠수함보다는 더 많은 (SLBM)발 수를 장착할 수 있는데, 분석결과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어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잠수함은 4천~5천 톤급으로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의에 ”네“라고 답변했다가 ”신형 잠수함의 톤 수는 정확지 않고 밝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SLBM이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 미래 담보“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극성 4형을 ”세계 최강의 병기 수중전략탄도탄.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 미래를 억척으로 담보해가는 우리 당의 믿음직한 전략 무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

물론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북극성 4형의 완성도나 실전배치 가능성을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정치적 과시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북극성 3형도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 시험을 하지 못한 상태인데 북극성 4형으로 넘어갔다는 점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SLBM의 사정거리와 잠수함의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한 개발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합니다. 우선 괌·알래스카 등을 SLBM 타격 목표로 삼은 다음 궁극적으로는 미 본토 타격 능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동엽 교수는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SLBM과 ICBM을 공개함으로써 핵 무력을 양적, 질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북극성 3형을 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하는 시험도 해야 하고 또 북극성 4형도 실제 개발이 진행 중이라면 무기로서 요건을 갖추기 위한 시험발사도 여러 번 거쳐야 합니다.

지난달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현재 신포조선소에서 태풍 정비 활동이 진행 중이며, 정비 활동 종료 시 단기간 준비로 사출 장비를 이용한 SL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군 당국에 포착된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임박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지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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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신형 잠수함’ 이어 ‘북극성 4형’ 공개…다음 수순은?
    • 입력 2020-10-13 10:38:17
    취재K

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 3형

■북극성 3형 시험발사 1년 만에 ‘북극성 4형’ 공개

1년 전(2019년 10월 2일) 북한은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북극성 1형에 비해 크기가 커진 형태로, 비행고도는 약 910km, 사거리는 약 450km로 탐지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발사 각도를 최대 90도에 가깝게 세운 고각 발사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실제 제원상 사거리는 2,000km를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험발사는 미완성이었습니다. 잠수함이 아닌 일종의 바지선(수중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모형)에서 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실제 잠수함(고래급)에서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은 2016년 북극성 1형이 유일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다음 도발은 북극성 3형을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2019년 10월 2일 원산 앞바다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3형(북한 노동신문 캡쳐)
그런데 이번 10월 10일 열병식에서 신형 SLBM인 북극성 4형이 등장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극성 3형(직경 1.5~1.6m)보다 직경이 다소 더 굵어져 1.8~2m는 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 계열이 고체연료 엔진이라는 점에서 직경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고체연료를 굳히는 기술이 향상되었다는 것이고 사거리도 늘어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국의 SLBM 쥐랑의 개발 과정을 따라가는 듯하다. 다탄두 개발이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동체를 탄소섬유로 제작한 것이 눈에 띄는데 무게를 줄이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 (북한 조선중앙TV캡쳐)
■ “기존 로미오급 개량과 함께 신형 잠수함도 건조 중”

SLBM의 사거리는 잠수함의 이동 거리까지 합산해야 해서 북한의 잠수함 개발 단계는 어디까지 왔을 지도 관심사입니다. 우리 군 당국이 최근, 북한이 두 종류의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지난 8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이 “기존 운용하던 로미오급 잠수함을 성능 개량하는 부분과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 2가지가 있다“고 국회에서 공개한 것입니다.

로미오급 개량형은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포조선소 시찰장면을 통해 북한이 ‘신형 잠수함’이라고 소개한 잠수함을 뜻합니다. 북한 발표대로 완전 신형이 아니라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1,800톤)의 성능을 개량한 것으로, 건조가 완료됐다는 게 군과 정보당국의 판단입니다.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는 3천 톤급으로 추정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여기에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하는 건물과는 별도의 건물을 지어 새로운 잠수함도 건조 중입니다. 기존 신포급이나 로미오급 개량형보다 큰 규모로 추정됩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신형 잠수함은 2천 톤급 고래급 잠수함보다는 더 많은 (SLBM)발 수를 장착할 수 있는데, 분석결과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어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잠수함은 4천~5천 톤급으로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의에 ”네“라고 답변했다가 ”신형 잠수함의 톤 수는 정확지 않고 밝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SLBM이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 미래 담보“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극성 4형을 ”세계 최강의 병기 수중전략탄도탄.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 미래를 억척으로 담보해가는 우리 당의 믿음직한 전략 무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 4형’
물론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북극성 4형의 완성도나 실전배치 가능성을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정치적 과시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북극성 3형도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 시험을 하지 못한 상태인데 북극성 4형으로 넘어갔다는 점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SLBM의 사정거리와 잠수함의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한 개발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합니다. 우선 괌·알래스카 등을 SLBM 타격 목표로 삼은 다음 궁극적으로는 미 본토 타격 능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동엽 교수는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SLBM과 ICBM을 공개함으로써 핵 무력을 양적, 질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북극성 3형을 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하는 시험도 해야 하고 또 북극성 4형도 실제 개발이 진행 중이라면 무기로서 요건을 갖추기 위한 시험발사도 여러 번 거쳐야 합니다.

지난달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현재 신포조선소에서 태풍 정비 활동이 진행 중이며, 정비 활동 종료 시 단기간 준비로 사출 장비를 이용한 SLBM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군 당국에 포착된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임박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군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지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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