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재감염시 증상 악화 첫 사례…집단면역 불가능?

입력 2020.10.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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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이 다시 감염된 사례는 얼마나 될까요?
국내에서도 20대 여성의 재감염 의심사례가 보고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재감염인지, 재양성인지를 놓고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코로나 19 재감염 사례 전 세계 6건 불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재감염 사례는 6건에 불과합니다. 인도에 2건, 홍콩과 벨기에, 에콰도르, 그리고 미국에 각각 1건씩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람은 약 3천8백만 명이니까, 확률로는 0.00000015%에 불과합니다. 물론 실제 재감염 사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보다는 더 많겠지만, 재감염이 매우 드문 현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최근 매우 의미 있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 네바다대 연구진이 의학 학술지 ‘랜싯 감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기고한 논문입니다.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25세의 한 남성의 재감염 사례를 조사했는데 이 남성은 지난 4월 18일 코로나 19에 걸리고 나서 완치됐지만, 6월 5일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공식적인 첫 재감염 사례입니다.*참고 : 논문 웹사이트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inf/article/PIIS1473-3099(20)30764-7/fulltext

■ 재감염 시 증상 악화는 세계 첫 사례

그런데 이번 사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하나는 첫 감염과 재감염 사이의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두 번째 감염의 증상이 첫 감염 때보다 더 심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5건의 사례에서는 첫 감염과 재감염 사이의 기간이 길게는 142일, 짧게는 63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네바다 사례의 경우 48일에 불과했습니다.또 기존 5건의 경우 재감염 시 무증상이 3건이었고 유증상(경증)이 2건이었습니다. 모두 재감염 때 첫 감염 때보다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바다주 사례는 첫 감염에 인후통과 기침, 두통 등 중간(moderate) 정도의 증세를 보였는데 재감염 시에는 고열을 동반하며 증상이 크게 악화해 병원에서 산소공급을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재감염에서 증상이 더욱 악화한 것은 이번 사례가 세계에서는 처음입니다.

■ 재감염은 증상이 가볍다는 통념 무너져

지금까지는 재감염이 일어나도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지나갈 것이라는 추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네바다 환자는 재감염 때 더 악화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이 사례를 연구한 네바다 대학의 마크 판도리(Mark Pandori) 박사는 "확실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재감염 될 수 있다는 것과 두 번째 감염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이런 종류의 재감염(두 번째가 더 악화하는 사례)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지는 아직 명확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재감염이 더 심각한 경우 왜 발생하나?

네바다대 연구팀은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한 가지 가능성은 첫 번째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초기 면역 반응이 두 번째 감염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은 뎅기열 같은 질병에서도 나타나는데, 뎅기열 바이러스 균주에 반응하여 만들어진 항체는 다른 균주에 감염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 집단 면역 효과?… 이번 사례의 시사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플로리다 유세 재개에 앞서 감염 10일 만에 자신에게 코로나 19 면역이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과학자들에게 코로나 19 면역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네바다 대학의 마크 판도리(Mark Pandori) 박사는 "이전 감염이 반드시 미래의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네바다의 증상 악화 재감염 사례는 백신 없이 집단 면역을 얻으려는 시도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일대학의 이와사키 아키코 면역학 교수는 “재감염 사례는 우리가 집단면역을 부여하는 데 있어서 자연적인 감염으로 얻는 면역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판도리 박사는 비록 재감염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이번 사례는 결국 코로나 19로부터 회복된 사람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에 관한 지침을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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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3 1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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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이 다시 감염된 사례는 얼마나 될까요?
국내에서도 20대 여성의 재감염 의심사례가 보고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재감염인지, 재양성인지를 놓고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코로나 19 재감염 사례 전 세계 6건 불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재감염 사례는 6건에 불과합니다. 인도에 2건, 홍콩과 벨기에, 에콰도르, 그리고 미국에 각각 1건씩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람은 약 3천8백만 명이니까, 확률로는 0.00000015%에 불과합니다. 물론 실제 재감염 사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보다는 더 많겠지만, 재감염이 매우 드문 현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최근 매우 의미 있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미국 네바다대 연구진이 의학 학술지 ‘랜싯 감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기고한 논문입니다.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25세의 한 남성의 재감염 사례를 조사했는데 이 남성은 지난 4월 18일 코로나 19에 걸리고 나서 완치됐지만, 6월 5일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공식적인 첫 재감염 사례입니다.*참고 : 논문 웹사이트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inf/article/PIIS1473-3099(20)30764-7/fulltext

■ 재감염 시 증상 악화는 세계 첫 사례

그런데 이번 사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하나는 첫 감염과 재감염 사이의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두 번째 감염의 증상이 첫 감염 때보다 더 심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5건의 사례에서는 첫 감염과 재감염 사이의 기간이 길게는 142일, 짧게는 63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네바다 사례의 경우 48일에 불과했습니다.또 기존 5건의 경우 재감염 시 무증상이 3건이었고 유증상(경증)이 2건이었습니다. 모두 재감염 때 첫 감염 때보다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바다주 사례는 첫 감염에 인후통과 기침, 두통 등 중간(moderate) 정도의 증세를 보였는데 재감염 시에는 고열을 동반하며 증상이 크게 악화해 병원에서 산소공급을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재감염에서 증상이 더욱 악화한 것은 이번 사례가 세계에서는 처음입니다.

■ 재감염은 증상이 가볍다는 통념 무너져

지금까지는 재감염이 일어나도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지나갈 것이라는 추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네바다 환자는 재감염 때 더 악화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이 사례를 연구한 네바다 대학의 마크 판도리(Mark Pandori) 박사는 "확실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재감염 될 수 있다는 것과 두 번째 감염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이런 종류의 재감염(두 번째가 더 악화하는 사례)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지는 아직 명확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재감염이 더 심각한 경우 왜 발생하나?

네바다대 연구팀은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한 가지 가능성은 첫 번째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초기 면역 반응이 두 번째 감염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것은 뎅기열 같은 질병에서도 나타나는데, 뎅기열 바이러스 균주에 반응하여 만들어진 항체는 다른 균주에 감염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 집단 면역 효과?… 이번 사례의 시사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플로리다 유세 재개에 앞서 감염 10일 만에 자신에게 코로나 19 면역이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과학자들에게 코로나 19 면역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네바다 대학의 마크 판도리(Mark Pandori) 박사는 "이전 감염이 반드시 미래의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네바다의 증상 악화 재감염 사례는 백신 없이 집단 면역을 얻으려는 시도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일대학의 이와사키 아키코 면역학 교수는 “재감염 사례는 우리가 집단면역을 부여하는 데 있어서 자연적인 감염으로 얻는 면역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판도리 박사는 비록 재감염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이번 사례는 결국 코로나 19로부터 회복된 사람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에 관한 지침을 계속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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