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도올 김용옥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입력 2020.10.1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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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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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독단도 아냐.. 노자 공부하면 인생 달라질 것
- 노자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띄우는 한마디 "강한 모습 과시하려 애쓰지 말고 유약한 모습 보여라"
- 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큰 것이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
- 노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대의를 위해 공정하게 끌고 가야"
-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 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정신 차려야.. 자기의 신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배척하면 안 돼
- 종교가 위안주지 못하는 이유? 인간 사이에서 서로가 사랑할 때 하나님이 있는 것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특집: 코로나 시대, 다시 노자> 두 번째 시간
■ 방송시간 : 10월 13일 (화) 18:15~18:4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도올 김용옥



◇주진우: 도올의 노자 3부작. ‘코로나 시대 다시 노자’ 두 번째 시간입니다. 노자 연구 50년만 하신, 50년째 노자에 이렇게 파묻혀 있습니다. ‘노자가 옳았다.’의 저자 도올 김용옥 선생 다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용옥: 네.

◇주진우: 어제 첫 시간 굉장했다는 분들 되게 많습니다. 나오자마자 어록 쏟아졌습니다. ‘코로나는 박멸이 아니라 반성의 대상이다. 노자를 만나면 가슴이 넓어진다. 노자는 진정한 자유를 가르친다. 관념적 생각에서 벗어나라. 일단 놀아도 된다. 놓아도 된다. 그게 노자의 가르침이다.’ 어제 저녁에 제가 다시 노자를 펴는데요 선생님 말을 듣고 노자를 다시 읽으니까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역시 1타 강사예요. 저기 도올 선생님한테 인생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보내주십시오. ‘도! 도대체. 올! 올마나 힘들어야 행복이 올까요, 선생님’

◆김용옥: 힘들어야 행복이 온다고요?

◇주진우: 네.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지금.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나만 이렇게 인생을 살기 어려울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용옥: 그러니까는 결국은 맹자에 있는 말이지만은 ‘무언가 그 사람을 키우려고 하고 하나의 대임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고통을 준다.’ 그런 말이 있는데 오늘 우리 시대에 당면한 이 모든 고통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고 전 인류의 공통된 과제사항과 연동이 돼 있기 때문에 하여튼 지금 이러한 우리가 당면한 고통이 결국은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진우: 네. 0610님도 ‘살면 살수록 상대적 박탈감 강하게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 떨칠 수 있을까요?’ 하는데 제가 도올 선생님한테 조금 표현 주제 넘게 노자의 한 구절 읽겠습니다. 스무 번째 내용인데요. ‘배움을 끊어라. 근심이 없을지니. 예와 아니오가 서로 다른 것이 얼마니오. 좋음과 싫음이 서로 다른 것이 얼마니오.’ 다 얘기를 하다가 요새 코로나 시대에 나만 이렇게 정체됐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도 이런 구절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혼돈스럽도다. 세간의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 혼자 흐리멍텅할 뿐일세. 뭇사람은 모두 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완고하고 비참하여 쓸모가 없네. 나 홀로 뭇사람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만물을 먹이는 천지생명에 어미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선생님, 한 마디해 주십시오.

◆김용옥: 지금 읽어주신 그 구절이 나는 내 인생에서 노자라는 책을 너무도 실존적인 하나의 문제로, 그리고 나의 실존적 고뇌로 받아들이게 되는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된 명구거든요. 그런데 저기에 보면 ‘모든 사람들은 희희낙락하고 즐거워하고 춘대 봄에 경자에 올라가지고 파티도 올리고 이러는데 왜 이렇게 나 혼자 갈 데도 없고 이렇게 흐리멍텅하냐.’ 그러면서 자기 신세 한탄하는 얘기인데 결국은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뭔가 전체를 보는 사람들은 작은 어떠한 신념이라든가 이런 데에 매달리지 않고. 항상 그러기 때문에 좀 혼돈의 상태가 있다는 거예요. 근데 그 혼돈을 노자는 아주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을 한 거죠.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특별히 우리 국민들한테 새겼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8113님도 ‘전 예전에도 그랬지만 무엇을 해도 무기력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노자 공부를 하면 저의 공허한 마음이 채워질까요? 고민 상담이 되어버렸어요.’ 얘기하는데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 요거 공허한 마음은 노자죠.

◆김용옥: 이건 노자를 공부하게 되면 노자는 도그마가 아니기 때문에, 독단이 아니기 때문에 그거 무슨 불교처럼 어떠한 깨달음을 이렇게 촉구하고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마음에 스며드는 금언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노자 공부를 하면 정말 인생이 달라지고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저는 어떤 특정한 종교를 갖는다는 것보다 노자를 혼자서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으로 노자를 음미해주었으면, 그것이 나는 이 시대를 견뎌내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노자는 시지요.

◆김용옥: 시지요, 시.

◇주진우: 네, 시지요. ‘큰 도가 없어지니 어짊과 의로움이 있게 되었다.’ 도가 사라졌는데 어짊이 생기고 의로움이 생겼어요. 그지요?

◆김용옥: 그러니까 인의라는 것은 옛날에 좋은 도덕적인 덕목이기 때문에 우리가 준수해야 할 ‘인, 의, 예, 지’라고 생각했는데 노자는 ‘그따위 것들은 오히려 대도가 없어지니까 생겨난 자질구레한 것이다.’ 하고 까는 거죠.

◇주진우: 네. 실패해도 놓쳐도 괜찮다고 얘기합니다. 계속 다독거립니다. 그지요?

◆김용옥: 네.

◇주진우: 본격적으로 노자가 말하는 21세기 지도자의 덕목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노자가 살아있다면 지금 지도자들한테 뭐라고 했을까요? 선생님, 노자가 김정은 위원장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칭찬만 하지 않았을 텐데요.

◆김용옥: 아마 노자가 지금 살았다면 김정은한테 이런 말을 했을 거 같아요. ‘인지생야 유약이요. 기사야 견강이라.’ 뭐냐면은 인간의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살아있다고 하는 것은 아주 부드럽고 약한 것이고 그 죽음이라는 것은 딱딱하고 단단한 것이다. 그러니까 뭐냐면 지난번에도 75주년 영별식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그래도 상당히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최소한 어떤 공감을 주었는데 이것은 뭐냐면 견강. ‘우리나라가 강하다. 세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여주고 이런 거보다는 그 울음을, 자기의 진심에 아무리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제가 지금 여러분들께 할 수 있는 말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밖에 없습니다.” 하고 울먹울먹했을 때 거기 진정성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국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앞으로 다스려나가는 그 자세에 있어서 그러한 유약함의 가치를 조금 더 발현해달라. 목강즉절이요. 나무도 강해지는 아주 훌륭한 나무는 결국 목수에게 좋은 나무인지 알면 전부 도끼에 찍히고 만다. 그러니까는 나무를 봐라. 죽어가는 것은 다 밑둥아리에 강하게 있지만 살아있는 것은 저 끝에 연등꽃처럼 파릇파릇하는 아름다운 모습 아니냐. 그러니까 북한도 이제는 그렇게 딱딱하고 강한 모습을 과시하려고 애쓰지 말고 유약한 모습을 보여라. 전 이 말씀을 했을 거 같아요.

◇주진우: 자기 본심을 이제 너무 또 강한척하고. 없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힘도 없으니까 더 있는척하고 으스대고 그러는 거 같은데. 아무튼 ‘정적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다.’ 이런 시각도 있고요. ‘악어의 눈물을 보였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김용옥: 그러나 뭐 이 북한 정치 내부의 문제를 가지고 거기에서 피치못하게 권력의 질서를 세우는데 뭔가 그 나름대로 그런 불합리한 일도 있었겠지만.

◇주진우: 뭐 통치술인데.

◆김용옥: 네, 통치술.

◇주진우: 인륜적으로는 좀 불합리한 것이 많이 있지요. 그런데 알아서 하겠지요. 넘어가겠습니다. 계몽군주 얘기한 거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노자가 트럼프 대통령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김용옥: 아마 제일 중요한 거는 이런 말을 했을 거 같아요. 중국말로 ‘대국자하류다.’ 이런 말이 있거든요.

◇주진우: 진짜 중국말로는 어떻게 합니까?

◆김용옥: 따꿔저쌰류. “저 친구는 하류야.” 이렇게 ‘쌰류’ 이런 말을 하거든요.

◇주진우: 이미 ‘쌰’에서 그런 억양을 느꼈어요.

◆김용옥: 그런데 노자 61장에 있는 이 말은 ‘대국이라는 것은 하류다.’ 이 말하면 대국을 아주 비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큰나라라고 하는 것은 상류가 아니라 하류다 그거예요. 왜냐면 상류로 올라가면 좁은 계곡의 시냇물밖에 안 돼요.

◇주진우: 그러네요.

◆김용옥: 그러니까 북한강의 어디 산골에 있는 냇간이 아니라 한강 지금 여기 서울에 보면, 그러니까 대국은 원래 이렇게 거대한 거고 모든 계곡의 개울들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에 대국이 대국다우려면 위에 올라갈 생각 말고 자기를 낮추어야 된다. 자기를 낮추어야 되고 낮은 데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해야 된다. 그러기 때문에 하류기 때문에 오히려 천하직교요. 천하가 모두 소통되는 것이요. 천하진 빈이다. 천하의 어미라. 그러면서 소국과 대국이 항상 자기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서로 얻을 수 있을 때에는 그렇게 모든 것을 서로가 비등비등할 때는 항상 대, 큰 것이 위하.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 그 말을 하고 싶어요.

◇주진우: 노자에서 트럼프한테 가르쳐주는 게 정말 많은데요. 근데 노자를 안 읽으신 거 같아요. 17번째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다스림은 백성이 다스리는 자가 있다는 것을 알뿐이다. 그다음은 백성들을 친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백성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다음은 백성들한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는테 저기 트럼프 대통령은 좀 아래쪽이에요. 그렇죠?

◆김용옥: 아래쪽이죠. 아무래도 아래쪽인데 노자가 정치행태를 얘기한 아주 유명한 장인데 거기서 결국은 궁극적으로 말하는 것이 ‘치자가 항상 뭐를 베풀고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이렇게 잘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그거는 엉터리 정치를 하는 거죠.

◇주진우: 네, 알겠습니다.

◆김용옥: 그러니까 항상 뭐냐면 백성들이 모든 정치를 다 최선의 정치를 베풀어도 결국은 백성들 스스로 ‘나 스스로 이러하다.’ 이렇게 ‘백성개위아자연’이라는 그 말이 중요한 말인데 스스로 그러하다고 말하도록 느끼게 만들어야 된다.

◇주진우: 3792님이 도올로 이행시 이어갑니다. ‘도! 도무지 알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어렵고 험한 길. 올! 올 테면 고난이요.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무기식 자유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용옥: 감사합니다.

◇주진우: 6025님이 ‘도올 선생님, 나라에 관심을 갖자니 화가 치밀고 상관 않고 살자니 국민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어쩌면 좋겠습니까? 우리 정치 논쟁 언제쯤 수준이 올라갈까요?’ 이런 얘기도 했는데요. 노자가 그러면 우리 정치인들, 우리 대통령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김용옥: 내 머리에 딱 떠오르는 게 13장에 ‘총욕약경’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게 뭐냐면 ‘욕’이라는 것은 굴욕을 당하나 ‘총’이라는 것은 총애를 당하나. 그러니까 국민들에게 굴욕을 당하거나 국민들의 어떤 사랑을 받거나 항상 놀란 듯이 해야 된다.

◇주진우: 다 같이 놀란 것 같이 하라.

◆김용옥: 이 지배자는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즉, 뭐냐면 대의를 위해서 굳건히 그냥 나가라 이거죠. 그러니까는 사실은 문 대통령이 현 대통령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기가 어렵지만은 솔직히 말해서 역대의 문 대통령만큼 꾸준히 인기를 유지한 사람도 없어요. 그러니까는 현재 보통 같으면 지금 수준에 다 레임덕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성인이라고 하는 것은 친소가 없단 말이에요. 친하고 먼 사람이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절대 어떤 당파성의 인상을 주지 말고 앞으로 오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대의를 위해서 아주 공정하게 끌고 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49장에 있는 말을 한 마디만 하고 싶어요. ‘성인은 무상심이요. 이백성심위심이라.’ 성인은 항상 된 마음이 없어. 자기 고집스러운 나의 신념이라든가 이런 게 있는 게 아니라, 상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마음으로서 항상 그 마음을 삼는다.

◇주진우: ‘총애를 받으나 욕을 당하나 다 같은 것이니까 논란과 같이 놀라지 말아라.’ 가르침입니다. 하나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선생님, 노자의 가르침을 가장 따를 것 같은, 따르고 있는 지금 정치지도자가 보입니까?

◆김용옥: 글쎄요. 그건 뭐,

◇주진우: 도올 선생님이 피해가면 안 되죠. 보이지 않습니까?

◆김용옥: 노자적인,

◇주진우: 노자적인 정치인이 누구입니까?

◆김용옥: 그러한 정치를,

◇주진우: 해야 되는데,

◆김용옥: 도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딱 한 마디. 뭐냐면 노자가 하는 말이 계속해서 ‘신’이라는 말을 해요. ‘신’이라는 것은 믿음이라는 말로 요새 자꾸 ‘믿을 신’ 이렇게 해석을 하는데 우리 고전에서 ‘믿을 신’이라는 말은 없어요. 그거는 20세기를 들어오면서 기독교 때문에 페이스. 신앙이라는 ‘신’자로 오해가 됐는데 동양에서, 우리 고전에서 ‘신’이라는 말은 그것이 뭐냐면 ‘베리파이 할 수 있다.’ 베리피케이션. 그러니까 ‘증명할 수 있다. 실험할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의 말씀이니 ‘사람 인’ 별에다 ‘언’ 자 잖아요. 그러니까 인간의 말에 관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노자적인 지도자가 된다고 하는 것은 모든 말에 실험할 수 있어요. 거짓말이 없고 사기성이 없고.

◇주진우: 믿음이?

◆김용옥: 어, 믿음이 가는데 그러한 자기 말을 위해서 노자가 계속 하는 말은 ‘성인은 자기 말을 위해서 죽을 수 있어야 된다.’ 자기 몸을 던진다. 죽을 수 있어야 된다. 그러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서 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돼야 노자가 말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주진우: ‘성인은 자기 말에 죽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어야 된다. 그리고 지도자를 판단할 때 그 안에 백성의 마음이 있는지를 판단해봐라.’ 이런 얘기시지요?

◆김용옥: 네.

◇주진우: 정치가 멀기도 하지만 가깝습니다. 사실 살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정치인데요. 정치의 과잉시대라고 하는데 정치와 알맞는 거리가 있습니까? ‘나 정치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 힘들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맞습니까? 노자가 혹시 그런 것도 알려줍니까?

◆김용옥: 그런 말씀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정치를 바라볼 때 우리가 상당히 불안해하는, 마음에 안 들고. ‘도대체 말하는 게 왜 우리나라 정치가 이 모양이냐.’ 그렇지만은 사실은 그 모양이라는 게 원래 정치예요. 원래 정치라는 게 그 수준이 낮은 거예요.

◇주진우: 정치는 원래 그렇습니까?

◆김용옥: 네. 정치라는 게 원래 예로부터 지금까지 수준이 높은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치고받고 하는 게 정치가들의 임무라고. 그런데 국회에서 만약에 그런 아주 추악한 행태를 한다 그러면 사실은 현대 그래도 최소한 우리 정치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국민이 국회의원을 안 뽑을 힘은 있는 거죠. 그러니까 허툰 수작하는 정치인들은 최소한 국회에는 나가지 못하게끔 응징할 수가 있다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이 정치인에 대해서 어떠한 정책의 향상을 위해서 수준이 낮더라도 고민하면서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참아줘야 돼요. 그러나 쓰잘데기 없는 소리하고 이런 사람들은 싸그리 모가지를 쳐버려야 돼요.

◇주진우: 그래요? 알겠습니다. 모가지를 쳐야 됩니까?

◆김용옥: 네. 등원을 못하게 다 막아버려야지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큰 지혜가 판을 치니 거대한 위선이 있게 되었다. 국가가 혼란하게 되니 충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다.’ 그렇지요? 지금 충신이 보입니까? 선생님한테.

◆김용옥: 노자는 충신이라는 것 자체가 그게 엉터리다 그 말한 거예요, 거기서는.

◇주진우: 그런가요?

◆김용옥: 네. 충신이라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네. 근본적으로 그렇게 정치라는 것은 도덕적인 잣대에서 누구에게 충성하고 그래서 충신이 있고 이런 거는 정치가 아니다. 노자가 말하는 정치라는 것은 오로지 도를 구현하는 정치기 때문에, 그리고 성인의 정치기 때문에 그 성인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충이라든가 어떤 작은 집단에 충성하고 이러한 것에 의해서 판단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런 말씀입니다.

◇주진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도올 선생님한테 질문 집중되고 있습니다. 테스 형 얘기하고 막스 형 얘기하고. 다 도올 선생님이 형이라고 붙여놨기 때문에 선생님한테도 지금 도올 형 이렇게 질문이 오고 있습니다. 도올 오빠 이런 질문도 있는데요.

◆김용옥: 좋지요.

◇주진우: 좋다고요?

◆김용옥: 네.

◇주진우: 좀 부끄럽던데요. 5151님 질문입니다. ‘도올 형, 정쟁만 일삼고 국민을 피곤하게 지치게 만드는 국회의원들. 국감에서 국민의 가려운 곳 긁어주지 못하고 쓰잘데 없는 것만 목매는 국회의원들 어떻게 벌 줄 수 있을까요?’ 목을 치지 말고. 목 치는 것은 그렇게 좀 약간, 그냥 우리는,

◆김용옥: 표현이?

◇주진우: 시적 표현이고요. ‘다음번에 등원하지 못하도록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도 하는데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김용옥: 그들에게 어떠한 국민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되는데. 글쎄 뭐 구체적인 방법론 같은 것은,

◇주진우: 방법론은 저희가 지금 할 테니 큰,

◆김용옥: 우리가 얘기하기가 좀 어렵지요.

◇주진우: 큰 얘기만 하면 됩니다. 2000번님께서는 이런 얘기합니다. ‘21세기도 정치에서 보수, 진보, 좌익, 우익 이렇게 국민을 갈라놓는데 노자가 살아있었다면 이것을 뭐라고 얘기할까요?’ 얘기합니다.

◆김용옥: 나는 뭐 그런 문제에 대해서 가장 나는 오히려 관심을 갖는 것은 보수, 우익 이런 것은 어차피 이 시대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들의 행태기 때문에 나는 그걸 문제삼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주진우: 이분법으로 이렇게 나눈 것은 아예 아둔한 짓이다?

◆김용옥: 아니, 아니. 중요한 것은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이거예요.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네.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노자가 항상 얘기하는 건 항상 자기를 진보라고 규정하고 이것 자체가 ‘도가도비상도’라는 말이 뭐냐면 ‘도를 도라고 하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주진우: 그렇지요.

◆김용옥: 진보가 ‘나는 진보야.’ 이렇게 생각하고 ‘나는 그런 진보의 레벨이 붙은 놈이야.’ 이렇게 하면 그거는 진보가 아니라는 거지요.

◇주진우: ‘나는 옳다. 나는 괜찮다.’ 이것도 배격하죠?

◆김용옥: 그렇지요. 그러니까 자기의 신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그냥 배척하고. 그러기 때문에 항상 고착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래서 새로운 정책이 안 나오고. 이게 문제지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자신의 신념만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때문에, 그리고 배척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사회가 더 어지럽습니다. 코로나 시대 더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바로 종교 얘기로 넘어가겠는데요. 우리 시대의 종교를 보고 노자는 뭐라고 할까요? 크게 한탄할 것 같습니다.

◆김용옥: 노자는 종교라는 것은 없다고 말하지요. 왜냐면 종교라는 것은 ‘마루 종’ 자에다, ‘으뜸 종’ 자에다 ‘교’를 가르침이잖아요. 그러니까 종교라는 게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근데 이 세상에 으뜸가는 가르침이 어디 있냐? 이 세상이 다 도인데. 노자는 종교라는 것은 있어서는 아니 된다 그래요. ‘내가 말하는 것도 종교가 아니다. 그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그러한 가르침이지 내가 말한다 그래서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이런 개소리가 어디 있냐.’ 노자는 이렇게 말해요.

◇주진우: ‘숭상하지 마라. 사람을 숭상하지 마라. 그리고 종교를 믿지 말라.’ 이렇게 얘기합니까?

◆김용옥: 노자는 종교라는 게 없어요.

◇주진우: 그래도 세계적인 석학이 멍멍이 소리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아까도 그런 비속어를.

◆김용옥: 미안합니다.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말버릇이 나빠서.

◇주진우: 아니, 선생님은 또 석학이니까 한마디씩 일갈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 그래요? 나는 당연하지 그럴 줄 알았더니. 종교가 왜 국민한테 위안을 주지 못하고 이렇게 혼란만 주고 걱정거리를 안겨줍니까?

◆김용옥: 그러니까 종교는 근본적으로 지금 어차피 종교라는 게 있어서는 아니 되는데.

◇주진우: 있어서는 안 됩니까?

◆김용옥: 원래 으뜸가는 종교라는 주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죠, 내 말은. 종교라는 건 있어서는 아니 되는데 지금 어차피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것이 최소한 몇천 년 인간의 문명의 역사하고 같이 결부돼 있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 종교가 우리 정치를 리드하고 우리 삶을 리드한다는 건 그건 엉터리예요. 그러니까 종교가 정치 역사에 비전을 내가 주겠다. 종교가 이런 생각을 하면 나는 이 세상을 중세기로 만들겠다는 그런 황당한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역사를 역사 앞에서 자기가 리드한다고 그러면 과학자가 되거나 철학자가 되거나 그래야지 종교가 되면 안 되는 거지. 그러면 종교라는 건 뭐냐? 종교는 역사를 뒤따라가면서 그 역사의 톱니바퀴에서 희생되는 많은 갸냘픈 심령들을 위해서 위로하고 다독거리고 그들에게 이 역사의 수레바퀴와 같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기를 헌신하는 그것이 사랑의 종교지 그건 요한 일서와 요한 계열의 저기도 뭐라고 그러냐 하면 이 세상에서 내가 이 종교라는 거 없다는 이야기를 성경이 이야기한다고.

◇주진우: 누차 하셨죠.

◆김용옥: 성경 자체가 신약성서에 이런 말이 있거든요. 이 세상에 아무도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다. 하나님을 눈으로 본 사람이 누가 있냐. 오로지 우리에게 인간 사이에서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거기에 하나님이 있는 거다. 그건 성서에 있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종교라는 것은 하나님을 내세우고 역사를 자기가 판단한다 이런 형편없는 소리들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주진우: 형편없는 소리였군요.

◆김용옥: 개소리에서 밑으로 내려갔죠.

◇주진우: 훌륭하십니다. 김한진 님께서 이런 문자를 주셨는데요. "도올 선생님의 책을 정독한 후에 보수 교회를 나왔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팔아먹고 있는데 화가 나서요. 책을 제대로 읽은 거 맞나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김용옥: 그건 맞죠. 아주 그건 정확하게 읽으신 거고 내 이야기가 아니라도 서양의 가장 대표적인 사상가가 이미 1900년에 죽었지만 그 사람이 신은 죽었다, 니체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런데 그건 신이 죽었다는, 니체가 신을 살해한 게 아니라 벌써 정확한 서구의 문화현상의 진단이었거든요. 이미 과학이 신을 죽였고 모든 합리적 이성이 신을 죽였고 누가 지금 신을 믿냐. 우리 인간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다. 그렇게 이미 진단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진화된 개념의 종교를 믿어야 하고 기독교도 새롭게 성서를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새로운 해석을 전부 이단으로 몰지 말고 우리 삶의 진정한 진리 체계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말하자면 누가 자기는 불교도라서 교회를 안 갔는데 그런 것을 자기는 싫어했는데 오히려 내가 쓴 금강경 강의를 보고 그걸 탐독하면서 자기 남편이 자기한테 교회 가라고 엉터리 목사한테 꼬여서 괴롭혔는데 오히려 큰 마음으로 자기는 교회를 갔다 이런 사람도 있어요.

◇주진우: 책을 읽고요?

◆김용옥: 네, 책을 읽고 교회에 갔다는 사람도 많아요.

◇주진우: 도올 선생의 금강경 읽고 교회 갔다는 사람도 있고요. 다른 성경을 해석한 책 많거든요. 그거 읽고 교회 안 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가요? 누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김형래 님께서는 "그렇다면 그래도 사랑해야 하는데 사랑하라고 사람인데 도올이 형, 도대체 사랑은 뭘까요?"

◆김용옥: 사랑이요?

◇주진우: 네, 우리 도올 선생님 연애에 대해서는 잘 모를 텐데.

◆김용옥: 사랑이라는 건 그냥 사랑하는 거죠.

◇주진우: 그런가요?

◆김용옥: 네, 사랑이라는 건 인간의 느낌대로 사랑하는 거예요. 사랑 자체에 죄는 없어요. 그런데 이제 자기가 부인이 있는데 또 누구를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든가 이런 건 하나의 감정에 대해서 이 사회가 규제하고 있는 도덕적인 규율이 있다는 것이고.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건 그러한 것을 초월하는 가장 근원적인 사랑. 하여간 대의를 사랑한다든가 역사의 정의를 사랑한다든가 이런 대로 우리는 그 사랑이라는 개념을 항상 승화시키려고 노력을 하는 거죠, 모든 분들이.

◇주진우: 모든 문제에 대해서 막힘이 없는 도올 선생님이 사랑 가니까 잠깐 주춤하셨습니다. 많은 주춤을 봤어요. 눈매 막 떨리더라고요. 그리고 도올 선생님 몇 년 전부터 BTS 이야기를 그렇게 하셨어요, BTS. 우리 젊은이들의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면서 굉장히 심오한 토론을 하신 걸 제가 기억했는데 BTS가 지금 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그 이야기도 제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그리고 정치를 피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노자가 이렇게 일컬었는데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과연 뭘까요. 그것도 물어보고 싶고요. 또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오늘 시간은 다 됐습니다.

◆김용옥: 시간이 다 됐어요?

◇주진우: 네, 도올과 노자를 이야기하다.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지금 도올 선생과 특집으로 3강을 하는데 2강 했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선생님.

◆김용옥: 너무 아쉽네요.

◇주진우: 그렇죠?

◆김용옥: 할 이야기들이 많은데.

◇주진우: 너무 많은데요. 내일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김용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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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우 라이브] 도올 김용옥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 입력 2020-10-13 20:52:24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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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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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독단도 아냐.. 노자 공부하면 인생 달라질 것
- 노자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띄우는 한마디 "강한 모습 과시하려 애쓰지 말고 유약한 모습 보여라"
- 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큰 것이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
- 노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띄우는 한마디 "대의를 위해 공정하게 끌고 가야"
- 원래 정치라는 게 수준 낮은 것.. 국민은 이를 응징할 수 있어
-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정신 차려야.. 자기의 신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배척하면 안 돼
- 종교가 위안주지 못하는 이유? 인간 사이에서 서로가 사랑할 때 하나님이 있는 것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특집: 코로나 시대, 다시 노자> 두 번째 시간
■ 방송시간 : 10월 13일 (화) 18:15~18:4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도올 김용옥



◇주진우: 도올의 노자 3부작. ‘코로나 시대 다시 노자’ 두 번째 시간입니다. 노자 연구 50년만 하신, 50년째 노자에 이렇게 파묻혀 있습니다. ‘노자가 옳았다.’의 저자 도올 김용옥 선생 다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용옥: 네.

◇주진우: 어제 첫 시간 굉장했다는 분들 되게 많습니다. 나오자마자 어록 쏟아졌습니다. ‘코로나는 박멸이 아니라 반성의 대상이다. 노자를 만나면 가슴이 넓어진다. 노자는 진정한 자유를 가르친다. 관념적 생각에서 벗어나라. 일단 놀아도 된다. 놓아도 된다. 그게 노자의 가르침이다.’ 어제 저녁에 제가 다시 노자를 펴는데요 선생님 말을 듣고 노자를 다시 읽으니까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역시 1타 강사예요. 저기 도올 선생님한테 인생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보내주십시오. ‘도! 도대체. 올! 올마나 힘들어야 행복이 올까요, 선생님’

◆김용옥: 힘들어야 행복이 온다고요?

◇주진우: 네.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지금.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나만 이렇게 인생을 살기 어려울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용옥: 그러니까는 결국은 맹자에 있는 말이지만은 ‘무언가 그 사람을 키우려고 하고 하나의 대임을 맡기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고통을 준다.’ 그런 말이 있는데 오늘 우리 시대에 당면한 이 모든 고통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고 전 인류의 공통된 과제사항과 연동이 돼 있기 때문에 하여튼 지금 이러한 우리가 당면한 고통이 결국은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진우: 네. 0610님도 ‘살면 살수록 상대적 박탈감 강하게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 떨칠 수 있을까요?’ 하는데 제가 도올 선생님한테 조금 표현 주제 넘게 노자의 한 구절 읽겠습니다. 스무 번째 내용인데요. ‘배움을 끊어라. 근심이 없을지니. 예와 아니오가 서로 다른 것이 얼마니오. 좋음과 싫음이 서로 다른 것이 얼마니오.’ 다 얘기를 하다가 요새 코로나 시대에 나만 이렇게 정체됐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도 이런 구절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혼돈스럽도다. 세간의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 혼자 흐리멍텅할 뿐일세. 뭇사람은 모두 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완고하고 비참하여 쓸모가 없네. 나 홀로 뭇사람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만물을 먹이는 천지생명에 어미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선생님, 한 마디해 주십시오.

◆김용옥: 지금 읽어주신 그 구절이 나는 내 인생에서 노자라는 책을 너무도 실존적인 하나의 문제로, 그리고 나의 실존적 고뇌로 받아들이게 되는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된 명구거든요. 그런데 저기에 보면 ‘모든 사람들은 희희낙락하고 즐거워하고 춘대 봄에 경자에 올라가지고 파티도 올리고 이러는데 왜 이렇게 나 혼자 갈 데도 없고 이렇게 흐리멍텅하냐.’ 그러면서 자기 신세 한탄하는 얘기인데 결국은 크게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뭔가 전체를 보는 사람들은 작은 어떠한 신념이라든가 이런 데에 매달리지 않고. 항상 그러기 때문에 좀 혼돈의 상태가 있다는 거예요. 근데 그 혼돈을 노자는 아주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을 한 거죠.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특별히 우리 국민들한테 새겼으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8113님도 ‘전 예전에도 그랬지만 무엇을 해도 무기력증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노자 공부를 하면 저의 공허한 마음이 채워질까요? 고민 상담이 되어버렸어요.’ 얘기하는데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 요거 공허한 마음은 노자죠.

◆김용옥: 이건 노자를 공부하게 되면 노자는 도그마가 아니기 때문에, 독단이 아니기 때문에 그거 무슨 불교처럼 어떠한 깨달음을 이렇게 촉구하고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마음에 스며드는 금언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노자 공부를 하면 정말 인생이 달라지고 정말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저는 어떤 특정한 종교를 갖는다는 것보다 노자를 혼자서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으로 노자를 음미해주었으면, 그것이 나는 이 시대를 견뎌내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노자는 시지요.

◆김용옥: 시지요, 시.

◇주진우: 네, 시지요. ‘큰 도가 없어지니 어짊과 의로움이 있게 되었다.’ 도가 사라졌는데 어짊이 생기고 의로움이 생겼어요. 그지요?

◆김용옥: 그러니까 인의라는 것은 옛날에 좋은 도덕적인 덕목이기 때문에 우리가 준수해야 할 ‘인, 의, 예, 지’라고 생각했는데 노자는 ‘그따위 것들은 오히려 대도가 없어지니까 생겨난 자질구레한 것이다.’ 하고 까는 거죠.

◇주진우: 네. 실패해도 놓쳐도 괜찮다고 얘기합니다. 계속 다독거립니다. 그지요?

◆김용옥: 네.

◇주진우: 본격적으로 노자가 말하는 21세기 지도자의 덕목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노자가 살아있다면 지금 지도자들한테 뭐라고 했을까요? 선생님, 노자가 김정은 위원장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칭찬만 하지 않았을 텐데요.

◆김용옥: 아마 노자가 지금 살았다면 김정은한테 이런 말을 했을 거 같아요. ‘인지생야 유약이요. 기사야 견강이라.’ 뭐냐면은 인간의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살아있다고 하는 것은 아주 부드럽고 약한 것이고 그 죽음이라는 것은 딱딱하고 단단한 것이다. 그러니까 뭐냐면 지난번에도 75주년 영별식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그래도 상당히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최소한 어떤 공감을 주었는데 이것은 뭐냐면 견강. ‘우리나라가 강하다. 세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여주고 이런 거보다는 그 울음을, 자기의 진심에 아무리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제가 지금 여러분들께 할 수 있는 말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밖에 없습니다.” 하고 울먹울먹했을 때 거기 진정성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국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앞으로 다스려나가는 그 자세에 있어서 그러한 유약함의 가치를 조금 더 발현해달라. 목강즉절이요. 나무도 강해지는 아주 훌륭한 나무는 결국 목수에게 좋은 나무인지 알면 전부 도끼에 찍히고 만다. 그러니까는 나무를 봐라. 죽어가는 것은 다 밑둥아리에 강하게 있지만 살아있는 것은 저 끝에 연등꽃처럼 파릇파릇하는 아름다운 모습 아니냐. 그러니까 북한도 이제는 그렇게 딱딱하고 강한 모습을 과시하려고 애쓰지 말고 유약한 모습을 보여라. 전 이 말씀을 했을 거 같아요.

◇주진우: 자기 본심을 이제 너무 또 강한척하고. 없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힘도 없으니까 더 있는척하고 으스대고 그러는 거 같은데. 아무튼 ‘정적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다.’ 이런 시각도 있고요. ‘악어의 눈물을 보였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김용옥: 그러나 뭐 이 북한 정치 내부의 문제를 가지고 거기에서 피치못하게 권력의 질서를 세우는데 뭔가 그 나름대로 그런 불합리한 일도 있었겠지만.

◇주진우: 뭐 통치술인데.

◆김용옥: 네, 통치술.

◇주진우: 인륜적으로는 좀 불합리한 것이 많이 있지요. 그런데 알아서 하겠지요. 넘어가겠습니다. 계몽군주 얘기한 거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노자가 트럼프 대통령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김용옥: 아마 제일 중요한 거는 이런 말을 했을 거 같아요. 중국말로 ‘대국자하류다.’ 이런 말이 있거든요.

◇주진우: 진짜 중국말로는 어떻게 합니까?

◆김용옥: 따꿔저쌰류. “저 친구는 하류야.” 이렇게 ‘쌰류’ 이런 말을 하거든요.

◇주진우: 이미 ‘쌰’에서 그런 억양을 느꼈어요.

◆김용옥: 그런데 노자 61장에 있는 이 말은 ‘대국이라는 것은 하류다.’ 이 말하면 대국을 아주 비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큰나라라고 하는 것은 상류가 아니라 하류다 그거예요. 왜냐면 상류로 올라가면 좁은 계곡의 시냇물밖에 안 돼요.

◇주진우: 그러네요.

◆김용옥: 그러니까 북한강의 어디 산골에 있는 냇간이 아니라 한강 지금 여기 서울에 보면, 그러니까 대국은 원래 이렇게 거대한 거고 모든 계곡의 개울들이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에 대국이 대국다우려면 위에 올라갈 생각 말고 자기를 낮추어야 된다. 자기를 낮추어야 되고 낮은 데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해야 된다. 그러기 때문에 하류기 때문에 오히려 천하직교요. 천하가 모두 소통되는 것이요. 천하진 빈이다. 천하의 어미라. 그러면서 소국과 대국이 항상 자기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서로 얻을 수 있을 때에는 그렇게 모든 것을 서로가 비등비등할 때는 항상 대, 큰 것이 위하.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 그 말을 하고 싶어요.

◇주진우: 노자에서 트럼프한테 가르쳐주는 게 정말 많은데요. 근데 노자를 안 읽으신 거 같아요. 17번째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다스림은 백성이 다스리는 자가 있다는 것을 알뿐이다. 그다음은 백성들을 친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백성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다음은 백성들한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는테 저기 트럼프 대통령은 좀 아래쪽이에요. 그렇죠?

◆김용옥: 아래쪽이죠. 아무래도 아래쪽인데 노자가 정치행태를 얘기한 아주 유명한 장인데 거기서 결국은 궁극적으로 말하는 것이 ‘치자가 항상 뭐를 베풀고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이렇게 잘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그거는 엉터리 정치를 하는 거죠.

◇주진우: 네, 알겠습니다.

◆김용옥: 그러니까 항상 뭐냐면 백성들이 모든 정치를 다 최선의 정치를 베풀어도 결국은 백성들 스스로 ‘나 스스로 이러하다.’ 이렇게 ‘백성개위아자연’이라는 그 말이 중요한 말인데 스스로 그러하다고 말하도록 느끼게 만들어야 된다.

◇주진우: 3792님이 도올로 이행시 이어갑니다. ‘도! 도무지 알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어렵고 험한 길. 올! 올 테면 고난이요.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무기식 자유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김용옥: 감사합니다.

◇주진우: 6025님이 ‘도올 선생님, 나라에 관심을 갖자니 화가 치밀고 상관 않고 살자니 국민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어쩌면 좋겠습니까? 우리 정치 논쟁 언제쯤 수준이 올라갈까요?’ 이런 얘기도 했는데요. 노자가 그러면 우리 정치인들, 우리 대통령한테는 뭐라고 했을까요?

◆김용옥: 내 머리에 딱 떠오르는 게 13장에 ‘총욕약경’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게 뭐냐면 ‘욕’이라는 것은 굴욕을 당하나 ‘총’이라는 것은 총애를 당하나. 그러니까 국민들에게 굴욕을 당하거나 국민들의 어떤 사랑을 받거나 항상 놀란 듯이 해야 된다.

◇주진우: 다 같이 놀란 것 같이 하라.

◆김용옥: 이 지배자는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즉, 뭐냐면 대의를 위해서 굳건히 그냥 나가라 이거죠. 그러니까는 사실은 문 대통령이 현 대통령이기 때문에 제가 말하기가 어렵지만은 솔직히 말해서 역대의 문 대통령만큼 꾸준히 인기를 유지한 사람도 없어요. 그러니까는 현재 보통 같으면 지금 수준에 다 레임덕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성인이라고 하는 것은 친소가 없단 말이에요. 친하고 먼 사람이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절대 어떤 당파성의 인상을 주지 말고 앞으로 오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대의를 위해서 아주 공정하게 끌고 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49장에 있는 말을 한 마디만 하고 싶어요. ‘성인은 무상심이요. 이백성심위심이라.’ 성인은 항상 된 마음이 없어. 자기 고집스러운 나의 신념이라든가 이런 게 있는 게 아니라, 상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마음으로서 항상 그 마음을 삼는다.

◇주진우: ‘총애를 받으나 욕을 당하나 다 같은 것이니까 논란과 같이 놀라지 말아라.’ 가르침입니다. 하나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선생님, 노자의 가르침을 가장 따를 것 같은, 따르고 있는 지금 정치지도자가 보입니까?

◆김용옥: 글쎄요. 그건 뭐,

◇주진우: 도올 선생님이 피해가면 안 되죠. 보이지 않습니까?

◆김용옥: 노자적인,

◇주진우: 노자적인 정치인이 누구입니까?

◆김용옥: 그러한 정치를,

◇주진우: 해야 되는데,

◆김용옥: 도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딱 한 마디. 뭐냐면 노자가 하는 말이 계속해서 ‘신’이라는 말을 해요. ‘신’이라는 것은 믿음이라는 말로 요새 자꾸 ‘믿을 신’ 이렇게 해석을 하는데 우리 고전에서 ‘믿을 신’이라는 말은 없어요. 그거는 20세기를 들어오면서 기독교 때문에 페이스. 신앙이라는 ‘신’자로 오해가 됐는데 동양에서, 우리 고전에서 ‘신’이라는 말은 그것이 뭐냐면 ‘베리파이 할 수 있다.’ 베리피케이션. 그러니까 ‘증명할 수 있다. 실험할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의 말씀이니 ‘사람 인’ 별에다 ‘언’ 자 잖아요. 그러니까 인간의 말에 관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노자적인 지도자가 된다고 하는 것은 모든 말에 실험할 수 있어요. 거짓말이 없고 사기성이 없고.

◇주진우: 믿음이?

◆김용옥: 어, 믿음이 가는데 그러한 자기 말을 위해서 노자가 계속 하는 말은 ‘성인은 자기 말을 위해서 죽을 수 있어야 된다.’ 자기 몸을 던진다. 죽을 수 있어야 된다. 그러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서 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돼야 노자가 말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주진우: ‘성인은 자기 말에 죽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어야 된다. 그리고 지도자를 판단할 때 그 안에 백성의 마음이 있는지를 판단해봐라.’ 이런 얘기시지요?

◆김용옥: 네.

◇주진우: 정치가 멀기도 하지만 가깝습니다. 사실 살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정치인데요. 정치의 과잉시대라고 하는데 정치와 알맞는 거리가 있습니까? ‘나 정치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 힘들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맞습니까? 노자가 혹시 그런 것도 알려줍니까?

◆김용옥: 그런 말씀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정치를 바라볼 때 우리가 상당히 불안해하는, 마음에 안 들고. ‘도대체 말하는 게 왜 우리나라 정치가 이 모양이냐.’ 그렇지만은 사실은 그 모양이라는 게 원래 정치예요. 원래 정치라는 게 그 수준이 낮은 거예요.

◇주진우: 정치는 원래 그렇습니까?

◆김용옥: 네. 정치라는 게 원래 예로부터 지금까지 수준이 높은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치고받고 하는 게 정치가들의 임무라고. 그런데 국회에서 만약에 그런 아주 추악한 행태를 한다 그러면 사실은 현대 그래도 최소한 우리 정치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국민이 국회의원을 안 뽑을 힘은 있는 거죠. 그러니까 허툰 수작하는 정치인들은 최소한 국회에는 나가지 못하게끔 응징할 수가 있다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이 정치인에 대해서 어떠한 정책의 향상을 위해서 수준이 낮더라도 고민하면서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참아줘야 돼요. 그러나 쓰잘데기 없는 소리하고 이런 사람들은 싸그리 모가지를 쳐버려야 돼요.

◇주진우: 그래요? 알겠습니다. 모가지를 쳐야 됩니까?

◆김용옥: 네. 등원을 못하게 다 막아버려야지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큰 지혜가 판을 치니 거대한 위선이 있게 되었다. 국가가 혼란하게 되니 충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다.’ 그렇지요? 지금 충신이 보입니까? 선생님한테.

◆김용옥: 노자는 충신이라는 것 자체가 그게 엉터리다 그 말한 거예요, 거기서는.

◇주진우: 그런가요?

◆김용옥: 네. 충신이라는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네. 근본적으로 그렇게 정치라는 것은 도덕적인 잣대에서 누구에게 충성하고 그래서 충신이 있고 이런 거는 정치가 아니다. 노자가 말하는 정치라는 것은 오로지 도를 구현하는 정치기 때문에, 그리고 성인의 정치기 때문에 그 성인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충이라든가 어떤 작은 집단에 충성하고 이러한 것에 의해서 판단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런 말씀입니다.

◇주진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도올 선생님한테 질문 집중되고 있습니다. 테스 형 얘기하고 막스 형 얘기하고. 다 도올 선생님이 형이라고 붙여놨기 때문에 선생님한테도 지금 도올 형 이렇게 질문이 오고 있습니다. 도올 오빠 이런 질문도 있는데요.

◆김용옥: 좋지요.

◇주진우: 좋다고요?

◆김용옥: 네.

◇주진우: 좀 부끄럽던데요. 5151님 질문입니다. ‘도올 형, 정쟁만 일삼고 국민을 피곤하게 지치게 만드는 국회의원들. 국감에서 국민의 가려운 곳 긁어주지 못하고 쓰잘데 없는 것만 목매는 국회의원들 어떻게 벌 줄 수 있을까요?’ 목을 치지 말고. 목 치는 것은 그렇게 좀 약간, 그냥 우리는,

◆김용옥: 표현이?

◇주진우: 시적 표현이고요. ‘다음번에 등원하지 못하도록 이렇게 하겠다.’ 이렇게도 하는데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김용옥: 그들에게 어떠한 국민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되는데. 글쎄 뭐 구체적인 방법론 같은 것은,

◇주진우: 방법론은 저희가 지금 할 테니 큰,

◆김용옥: 우리가 얘기하기가 좀 어렵지요.

◇주진우: 큰 얘기만 하면 됩니다. 2000번님께서는 이런 얘기합니다. ‘21세기도 정치에서 보수, 진보, 좌익, 우익 이렇게 국민을 갈라놓는데 노자가 살아있었다면 이것을 뭐라고 얘기할까요?’ 얘기합니다.

◆김용옥: 나는 뭐 그런 문제에 대해서 가장 나는 오히려 관심을 갖는 것은 보수, 우익 이런 것은 어차피 이 시대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들의 행태기 때문에 나는 그걸 문제삼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주진우: 이분법으로 이렇게 나눈 것은 아예 아둔한 짓이다?

◆김용옥: 아니, 아니. 중요한 것은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이거예요.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네.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노자가 항상 얘기하는 건 항상 자기를 진보라고 규정하고 이것 자체가 ‘도가도비상도’라는 말이 뭐냐면 ‘도를 도라고 하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주진우: 그렇지요.

◆김용옥: 진보가 ‘나는 진보야.’ 이렇게 생각하고 ‘나는 그런 진보의 레벨이 붙은 놈이야.’ 이렇게 하면 그거는 진보가 아니라는 거지요.

◇주진우: ‘나는 옳다. 나는 괜찮다.’ 이것도 배격하죠?

◆김용옥: 그렇지요. 그러니까 자기의 신념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그냥 배척하고. 그러기 때문에 항상 고착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래서 새로운 정책이 안 나오고. 이게 문제지요.

◇주진우: 그렇습니다. 자신의 신념만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때문에, 그리고 배척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사회가 더 어지럽습니다. 코로나 시대 더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바로 종교 얘기로 넘어가겠는데요. 우리 시대의 종교를 보고 노자는 뭐라고 할까요? 크게 한탄할 것 같습니다.

◆김용옥: 노자는 종교라는 것은 없다고 말하지요. 왜냐면 종교라는 것은 ‘마루 종’ 자에다, ‘으뜸 종’ 자에다 ‘교’를 가르침이잖아요. 그러니까 종교라는 게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근데 이 세상에 으뜸가는 가르침이 어디 있냐? 이 세상이 다 도인데. 노자는 종교라는 것은 있어서는 아니 된다 그래요. ‘내가 말하는 것도 종교가 아니다. 그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그러한 가르침이지 내가 말한다 그래서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이런 개소리가 어디 있냐.’ 노자는 이렇게 말해요.

◇주진우: ‘숭상하지 마라. 사람을 숭상하지 마라. 그리고 종교를 믿지 말라.’ 이렇게 얘기합니까?

◆김용옥: 노자는 종교라는 게 없어요.

◇주진우: 그래도 세계적인 석학이 멍멍이 소리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아까도 그런 비속어를.

◆김용옥: 미안합니다.

◇주진우: 그래요?

◆김용옥: 말버릇이 나빠서.

◇주진우: 아니, 선생님은 또 석학이니까 한마디씩 일갈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 그래요? 나는 당연하지 그럴 줄 알았더니. 종교가 왜 국민한테 위안을 주지 못하고 이렇게 혼란만 주고 걱정거리를 안겨줍니까?

◆김용옥: 그러니까 종교는 근본적으로 지금 어차피 종교라는 게 있어서는 아니 되는데.

◇주진우: 있어서는 안 됩니까?

◆김용옥: 원래 으뜸가는 종교라는 주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죠, 내 말은. 종교라는 건 있어서는 아니 되는데 지금 어차피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것이 최소한 몇천 년 인간의 문명의 역사하고 같이 결부돼 있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 종교가 우리 정치를 리드하고 우리 삶을 리드한다는 건 그건 엉터리예요. 그러니까 종교가 정치 역사에 비전을 내가 주겠다. 종교가 이런 생각을 하면 나는 이 세상을 중세기로 만들겠다는 그런 황당한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역사를 역사 앞에서 자기가 리드한다고 그러면 과학자가 되거나 철학자가 되거나 그래야지 종교가 되면 안 되는 거지. 그러면 종교라는 건 뭐냐? 종교는 역사를 뒤따라가면서 그 역사의 톱니바퀴에서 희생되는 많은 갸냘픈 심령들을 위해서 위로하고 다독거리고 그들에게 이 역사의 수레바퀴와 같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기를 헌신하는 그것이 사랑의 종교지 그건 요한 일서와 요한 계열의 저기도 뭐라고 그러냐 하면 이 세상에서 내가 이 종교라는 거 없다는 이야기를 성경이 이야기한다고.

◇주진우: 누차 하셨죠.

◆김용옥: 성경 자체가 신약성서에 이런 말이 있거든요. 이 세상에 아무도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다. 하나님을 눈으로 본 사람이 누가 있냐. 오로지 우리에게 인간 사이에서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거기에 하나님이 있는 거다. 그건 성서에 있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종교라는 것은 하나님을 내세우고 역사를 자기가 판단한다 이런 형편없는 소리들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주진우: 형편없는 소리였군요.

◆김용옥: 개소리에서 밑으로 내려갔죠.

◇주진우: 훌륭하십니다. 김한진 님께서 이런 문자를 주셨는데요. "도올 선생님의 책을 정독한 후에 보수 교회를 나왔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팔아먹고 있는데 화가 나서요. 책을 제대로 읽은 거 맞나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김용옥: 그건 맞죠. 아주 그건 정확하게 읽으신 거고 내 이야기가 아니라도 서양의 가장 대표적인 사상가가 이미 1900년에 죽었지만 그 사람이 신은 죽었다, 니체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런데 그건 신이 죽었다는, 니체가 신을 살해한 게 아니라 벌써 정확한 서구의 문화현상의 진단이었거든요. 이미 과학이 신을 죽였고 모든 합리적 이성이 신을 죽였고 누가 지금 신을 믿냐. 우리 인간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다. 그렇게 이미 진단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진화된 개념의 종교를 믿어야 하고 기독교도 새롭게 성서를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새로운 해석을 전부 이단으로 몰지 말고 우리 삶의 진정한 진리 체계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말하자면 누가 자기는 불교도라서 교회를 안 갔는데 그런 것을 자기는 싫어했는데 오히려 내가 쓴 금강경 강의를 보고 그걸 탐독하면서 자기 남편이 자기한테 교회 가라고 엉터리 목사한테 꼬여서 괴롭혔는데 오히려 큰 마음으로 자기는 교회를 갔다 이런 사람도 있어요.

◇주진우: 책을 읽고요?

◆김용옥: 네, 책을 읽고 교회에 갔다는 사람도 많아요.

◇주진우: 도올 선생의 금강경 읽고 교회 갔다는 사람도 있고요. 다른 성경을 해석한 책 많거든요. 그거 읽고 교회 안 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가요? 누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김형래 님께서는 "그렇다면 그래도 사랑해야 하는데 사랑하라고 사람인데 도올이 형, 도대체 사랑은 뭘까요?"

◆김용옥: 사랑이요?

◇주진우: 네, 우리 도올 선생님 연애에 대해서는 잘 모를 텐데.

◆김용옥: 사랑이라는 건 그냥 사랑하는 거죠.

◇주진우: 그런가요?

◆김용옥: 네, 사랑이라는 건 인간의 느낌대로 사랑하는 거예요. 사랑 자체에 죄는 없어요. 그런데 이제 자기가 부인이 있는데 또 누구를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든가 이런 건 하나의 감정에 대해서 이 사회가 규제하고 있는 도덕적인 규율이 있다는 것이고.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건 그러한 것을 초월하는 가장 근원적인 사랑. 하여간 대의를 사랑한다든가 역사의 정의를 사랑한다든가 이런 대로 우리는 그 사랑이라는 개념을 항상 승화시키려고 노력을 하는 거죠, 모든 분들이.

◇주진우: 모든 문제에 대해서 막힘이 없는 도올 선생님이 사랑 가니까 잠깐 주춤하셨습니다. 많은 주춤을 봤어요. 눈매 막 떨리더라고요. 그리고 도올 선생님 몇 년 전부터 BTS 이야기를 그렇게 하셨어요, BTS. 우리 젊은이들의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면서 굉장히 심오한 토론을 하신 걸 제가 기억했는데 BTS가 지금 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그 이야기도 제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그리고 정치를 피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노자가 이렇게 일컬었는데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과연 뭘까요. 그것도 물어보고 싶고요. 또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오늘 시간은 다 됐습니다.

◆김용옥: 시간이 다 됐어요?

◇주진우: 네, 도올과 노자를 이야기하다.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지금 도올 선생과 특집으로 3강을 하는데 2강 했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선생님.

◆김용옥: 너무 아쉽네요.

◇주진우: 그렇죠?

◆김용옥: 할 이야기들이 많은데.

◇주진우: 너무 많은데요. 내일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김용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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