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중 재료비는 50%뿐…환자 식사 관리 부실

입력 2020.10.13 (21:08) 수정 2020.10.1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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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들여다보겠습니다.

일부 요양병원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실제 식재료비는 밥값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요양병원 식사에 대한 당국의 관리 규정은 없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공공요양병원의 아침 식단입니다.

국에는 건더기가 거의 없고, 육류는 보이지 않습니다.

식단 구성이 환자에게 적절한지, 영양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보건소 영양사/음성변조 : "영리가 없다면 저 정도 나가면 안 되는 건데... (실제) 금액 자체는 그렇게 높지는 않은 거 같아요. 뭔가 이렇게 먹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거를 주면 좋을 텐데."]

일반식 기준으로 요양병원의 한 끼 식비는 5,790원.

이곳의 경우 환자 70명이 식사를 해, 하루에 120만 원 넘는 식비를 병원 측은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서류를 입수해 보니, 실제 식자재 구입비는 하루 52만여 원.

쌀값 등을 고려해도 60만 원 안팎입니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경관식의 경우도 한 끼당 4,790원씩 받지만 실제 제품가는 1천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환자 식비의 상당 부분이 병원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첫달에 비용절감 얘기 안 나왔을 때는 재료비가 1500(만 원) 나왔어요. (이후로) 1100, 1200(만 원)…."]

또 다른 병원에선 물가에 상관없이 식자재비를 고정시켰다고 말합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마진 아무리 붙여도 1200(만 원)을 넘지 않으니까 그런 줄 알아라 이러더라고요. 여기 ○○병원 선생님이 왔을 때는 아침에 오면 육수를 뽑는 게 일이었대요.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비용절감 해야 하니까 그거 없이 다시마만 쓰세요."]

관할 보건소는 식품위생 등을 관리할 뿐, 식재료 지출 등 운영을 감독할 규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관여할 수 있는, 저희들도 내용이 없는 거고… 의료법에도 식단에 관련돼서 이거를 저도 뭐, 처음 듣는 얘기네."]

요양병원 식비는 환자 부담이 50%, 나머지 50%는 건강보험으로 지원됩니다.

건보 재정이 그대로 요양병원 수익이 되지 않도록 식비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현정희/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 "식단을 찍어서 보호자들에게 보여준다든가, (요양병원) 평가인증 내용에 식단이나 실제 식사에 드는 비용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요."]

해당 병원 측은 부실한 식단이 아니라면서, 보건소에 세부 회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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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값 중 재료비는 50%뿐…환자 식사 관리 부실
    • 입력 2020-10-13 21:08:43
    • 수정2020-10-13 2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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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들여다보겠습니다.

일부 요양병원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실제 식재료비는 밥값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요양병원 식사에 대한 당국의 관리 규정은 없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공공요양병원의 아침 식단입니다.

국에는 건더기가 거의 없고, 육류는 보이지 않습니다.

식단 구성이 환자에게 적절한지, 영양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보건소 영양사/음성변조 : "영리가 없다면 저 정도 나가면 안 되는 건데... (실제) 금액 자체는 그렇게 높지는 않은 거 같아요. 뭔가 이렇게 먹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거를 주면 좋을 텐데."]

일반식 기준으로 요양병원의 한 끼 식비는 5,790원.

이곳의 경우 환자 70명이 식사를 해, 하루에 120만 원 넘는 식비를 병원 측은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서류를 입수해 보니, 실제 식자재 구입비는 하루 52만여 원.

쌀값 등을 고려해도 60만 원 안팎입니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경관식의 경우도 한 끼당 4,790원씩 받지만 실제 제품가는 1천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환자 식비의 상당 부분이 병원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첫달에 비용절감 얘기 안 나왔을 때는 재료비가 1500(만 원) 나왔어요. (이후로) 1100, 1200(만 원)…."]

또 다른 병원에선 물가에 상관없이 식자재비를 고정시켰다고 말합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마진 아무리 붙여도 1200(만 원)을 넘지 않으니까 그런 줄 알아라 이러더라고요. 여기 ○○병원 선생님이 왔을 때는 아침에 오면 육수를 뽑는 게 일이었대요.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비용절감 해야 하니까 그거 없이 다시마만 쓰세요."]

관할 보건소는 식품위생 등을 관리할 뿐, 식재료 지출 등 운영을 감독할 규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관여할 수 있는, 저희들도 내용이 없는 거고… 의료법에도 식단에 관련돼서 이거를 저도 뭐, 처음 듣는 얘기네."]

요양병원 식비는 환자 부담이 50%, 나머지 50%는 건강보험으로 지원됩니다.

건보 재정이 그대로 요양병원 수익이 되지 않도록 식비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현정희/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 "식단을 찍어서 보호자들에게 보여준다든가, (요양병원) 평가인증 내용에 식단이나 실제 식사에 드는 비용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요."]

해당 병원 측은 부실한 식단이 아니라면서, 보건소에 세부 회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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