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중 재료비는 50%뿐…환자 식사 관리 부실

입력 2020.10.14 (06:50) 수정 2020.10.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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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약값으로 이윤을 남기는 요양병원들, 환자에게 식사는 제대로 제공하고 있을까요?

일부 요양병원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실제 식재료비는 밥값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요양병원 식사에 대한 당국의 관리 규정은 없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공공요양병원의 아침 식단입니다.

국에는 건더기가 거의 없고, 육류는 보이지 않습니다.

식단 구성이 환자에게 적절한지, 영양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보건소 영양사/음성변조 : "영리가 없다면 저 정도 나가면 안 되는 건데... (실제) 금액 자체는 그렇게 높지는 않은 거 같아요. 뭔가 이렇게 먹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거를 주면 좋을 텐데."]

일반식 기준으로 요양병원의 한 끼 식비는 5790원.

이곳의 경우 환자 70명이 식사를 해, 하루에 120만 원 넘는 식비를 병원 측은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서류를 입수해 보니, 실제 식자재 구입비는 하루 52만여 원.

쌀값 등을 고려해도 60만 원 안팎입니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경관식의 경우도 한 끼당 4790원씩 받지만 실제 제품가는 1천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환자 식비의 상당 부분이 병원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첫달에 비용절감 얘기 안 나왔을 때는 재료비가 1500(만 원) 나왔어요. (이후로) 1100, 1200(만 원)…."]

또 다른 병원에선 물가에 상관없이 식자재비를 고정시켰다고 말합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마진 아무리 붙여도 1200(만 원)을 넘지 않으니까 그런 줄 알아라 이러더라고요. 여기 **병원 선생님이 왔을 때는 아침에 오면 육수를 뽑는 게 일이었대요.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비용절감 해야 하니까 그거 없이 다시마만 쓰세요."]

관할 보건소는 식품위생 등을 관리할 뿐, 식재료 지출 등 운영을 감독할 규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관여할 수 있는, 저희들도 내용이 없는 거고… 의료법에도 식단에 관련돼서 이거를 저도 뭐, 처음 듣는 얘기네."]

요양병원 식비는 환자 부담이 50%, 나머지 50%는 건강보험으로 지원됩니다.

건보 재정이 그대로 요양병원 수익이 되지 않도록 식비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현정희/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 "식단을 찍어서 보호자들에게 보여준다든가, (요양병원) 평가인증 내용에 식단이나 실제 식사에 드는 비용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요."]

해당 병원 측은 부실한 식단이 아니라면서, 보건소에 세부 회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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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값 중 재료비는 50%뿐…환자 식사 관리 부실
    • 입력 2020-10-14 06:50:15
    • 수정2020-10-14 08:07:32
    뉴스광장 1부
[앵커]

이렇게 약값으로 이윤을 남기는 요양병원들, 환자에게 식사는 제대로 제공하고 있을까요?

일부 요양병원의 식단을 분석해보니, 실제 식재료비는 밥값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요양병원 식사에 대한 당국의 관리 규정은 없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공공요양병원의 아침 식단입니다.

국에는 건더기가 거의 없고, 육류는 보이지 않습니다.

식단 구성이 환자에게 적절한지, 영양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보건소 영양사/음성변조 : "영리가 없다면 저 정도 나가면 안 되는 건데... (실제) 금액 자체는 그렇게 높지는 않은 거 같아요. 뭔가 이렇게 먹을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거를 주면 좋을 텐데."]

일반식 기준으로 요양병원의 한 끼 식비는 5790원.

이곳의 경우 환자 70명이 식사를 해, 하루에 120만 원 넘는 식비를 병원 측은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서류를 입수해 보니, 실제 식자재 구입비는 하루 52만여 원.

쌀값 등을 고려해도 60만 원 안팎입니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경관식의 경우도 한 끼당 4790원씩 받지만 실제 제품가는 1천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환자 식비의 상당 부분이 병원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첫달에 비용절감 얘기 안 나왔을 때는 재료비가 1500(만 원) 나왔어요. (이후로) 1100, 1200(만 원)…."]

또 다른 병원에선 물가에 상관없이 식자재비를 고정시켰다고 말합니다.

[식자재 납품업자/음성변조 : "마진 아무리 붙여도 1200(만 원)을 넘지 않으니까 그런 줄 알아라 이러더라고요. 여기 **병원 선생님이 왔을 때는 아침에 오면 육수를 뽑는 게 일이었대요.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비용절감 해야 하니까 그거 없이 다시마만 쓰세요."]

관할 보건소는 식품위생 등을 관리할 뿐, 식재료 지출 등 운영을 감독할 규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관여할 수 있는, 저희들도 내용이 없는 거고… 의료법에도 식단에 관련돼서 이거를 저도 뭐, 처음 듣는 얘기네."]

요양병원 식비는 환자 부담이 50%, 나머지 50%는 건강보험으로 지원됩니다.

건보 재정이 그대로 요양병원 수익이 되지 않도록 식비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현정희/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 "식단을 찍어서 보호자들에게 보여준다든가, (요양병원) 평가인증 내용에 식단이나 실제 식사에 드는 비용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요."]

해당 병원 측은 부실한 식단이 아니라면서, 보건소에 세부 회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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