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요양병원 집단감염 발생…부산 요양병원서 무슨 일이?

입력 2020.10.14 (17:14) 수정 2020.10.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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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서 또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산 지역입니다. 요양병원은 60세 이상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감염이 발생할 경우 환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오늘(14일) 0시 기준으로 방역 당국이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84명이었는데, 여기에는 부산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고, 내일(15일) 통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부산 요양병원서 최소 53명 확진…"집단감염 비상"

해당 병원은 부산 북구 만덕동에 위치한 '해뜨락 요양병원'입니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오늘 정오까지 파악된 조사 경과에 따르면, 확진자 수는 최소 53명입니다.


53명의 확진자를 유형별로 살펴봤습니다. 이 표는 오늘(14일) 낮 2시 10분 방대본 브리핑 기준입니다. 병원 환자가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호사 5명과 간병인 6명 등 병원 종사자도 11명 포함됐습니다.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시에 따르면, 어제 확진자 중 이 병원의 간호 조무사인 '부산 485번' 확진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병원 종사자 99명, 환자 165명을 포함해 총 278명에 대해 검사가 이뤄졌고, 모두 5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환자 중 1명은 사망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즉각 시내 요양시설에 대한 전수점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우리 시에는 168개의 요양병원과 115개 노인요양시설, 그리고 201곳의 주·야간 보호시설이 있다"며 "이들 시설의 감염관리 실태나 종사자·환자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 여부, 출입자 명부 실태를 내일(15일)까지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감염은 어디서 시작됐나?

방역 당국이 우선 추정하고 있는 건, 병원 내 환자들보다는 출퇴근을 하는 직원에 의한 외부에서의 유입입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인 A 씨는 8일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9일은 증상이 소실돼 검사를 받지 않았고, 10일 다시 미열이 생기며 검사를 받았는데 12일 재검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13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는 게 방대본의 설명입니다.

이 병원은 면회가 계속 금지된 상태였습니다. 외부에서 병원 내부로는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환자나 환자 가족보다 출퇴근하는 직원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어디서부터 감염이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환자들의 증상발현일을 조사하며 경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쓰기 힘든 상황…치매 환자·고령자 많아"

요양 병원 안에 입원해있던 환자들, 마스크는 잘 쓸 수 있었을까요? 부산시가 현장 조사를 진행한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잘 이뤄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이 인증평가를 받는 날 근처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청결 상태도 좋았다고 합니다.

다만 면담을 통해 파악한 결과, 입원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매' 증상이 있었고, 그 때문에 인지가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평상시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시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확진자 중 고령자가 많다는 겁니다. 80대 이상이 29명, 70대가 10명으로 70세 이상 환자가 39명에 달하는걸로 조사됐는데요. 무엇보다 위중·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역 당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전국 단위 전수검사는 없었어"

정부는 그간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중점 방역 대상으로 보고 실태 조사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상반기, 크게 두 차례 조사를 진행했지만, 전국 단위의 전수 진단검사는 없었습니다. 확진자가 폭증했던 대구, 그리고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일부 시군구를 대상으로는 한 전수 검사는 있었습니다.

또,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대해 신규로 입원하는 환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했고, 그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설에서는 필요에 따라 종사자들에 대한 검사도 진행했죠.

하지만, 이번 집단 감염에서 볼 수 있듯이, 부산 지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경우, 일하는 종사자들은 진단 검사의 대상에서 비켜가 있었습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 모든 요양병원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해 당시에 확진자가 없었더라도, 나중에 또 확진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듯 전국적인 진단 검사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아 진행하기가 쉽지는 않은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우선 확진 분포가 큰 수도권 지역에 대해 전수 조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지자체와 합동으로 노인병원과 노인요양시설, 정신병원, 정신요양시설 종사자와 이용자에 대해 검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쳐 대략 16만 명이 검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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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요양병원 집단감염 발생…부산 요양병원서 무슨 일이?
    • 입력 2020-10-14 17:14:07
    • 수정2020-10-14 17:18:56
    취재K
요양병원에서 또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산 지역입니다. 요양병원은 60세 이상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감염이 발생할 경우 환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어 방역 당국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오늘(14일) 0시 기준으로 방역 당국이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84명이었는데, 여기에는 부산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고, 내일(15일) 통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부산 요양병원서 최소 53명 확진…"집단감염 비상"

해당 병원은 부산 북구 만덕동에 위치한 '해뜨락 요양병원'입니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오늘 정오까지 파악된 조사 경과에 따르면, 확진자 수는 최소 53명입니다.


53명의 확진자를 유형별로 살펴봤습니다. 이 표는 오늘(14일) 낮 2시 10분 방대본 브리핑 기준입니다. 병원 환자가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호사 5명과 간병인 6명 등 병원 종사자도 11명 포함됐습니다.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시에 따르면, 어제 확진자 중 이 병원의 간호 조무사인 '부산 485번' 확진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병원 종사자 99명, 환자 165명을 포함해 총 278명에 대해 검사가 이뤄졌고, 모두 5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환자 중 1명은 사망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부산시는 즉각 시내 요양시설에 대한 전수점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우리 시에는 168개의 요양병원과 115개 노인요양시설, 그리고 201곳의 주·야간 보호시설이 있다"며 "이들 시설의 감염관리 실태나 종사자·환자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 여부, 출입자 명부 실태를 내일(15일)까지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감염은 어디서 시작됐나?

방역 당국이 우선 추정하고 있는 건, 병원 내 환자들보다는 출퇴근을 하는 직원에 의한 외부에서의 유입입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초 확진자인 A 씨는 8일 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9일은 증상이 소실돼 검사를 받지 않았고, 10일 다시 미열이 생기며 검사를 받았는데 12일 재검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13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는 게 방대본의 설명입니다.

이 병원은 면회가 계속 금지된 상태였습니다. 외부에서 병원 내부로는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환자나 환자 가족보다 출퇴근하는 직원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어디서부터 감염이 시작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환자들의 증상발현일을 조사하며 경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쓰기 힘든 상황…치매 환자·고령자 많아"

요양 병원 안에 입원해있던 환자들, 마스크는 잘 쓸 수 있었을까요? 부산시가 현장 조사를 진행한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잘 이뤄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이 인증평가를 받는 날 근처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청결 상태도 좋았다고 합니다.

다만 면담을 통해 파악한 결과, 입원 환자의 절반 정도가 '치매' 증상이 있었고, 그 때문에 인지가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평상시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시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확진자 중 고령자가 많다는 겁니다. 80대 이상이 29명, 70대가 10명으로 70세 이상 환자가 39명에 달하는걸로 조사됐는데요. 무엇보다 위중·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역 당국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전국 단위 전수검사는 없었어"

정부는 그간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중점 방역 대상으로 보고 실태 조사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상반기, 크게 두 차례 조사를 진행했지만, 전국 단위의 전수 진단검사는 없었습니다. 확진자가 폭증했던 대구, 그리고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일부 시군구를 대상으로는 한 전수 검사는 있었습니다.

또,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대해 신규로 입원하는 환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했고, 그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설에서는 필요에 따라 종사자들에 대한 검사도 진행했죠.

하지만, 이번 집단 감염에서 볼 수 있듯이, 부산 지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경우, 일하는 종사자들은 진단 검사의 대상에서 비켜가 있었습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국 모든 요양병원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해 당시에 확진자가 없었더라도, 나중에 또 확진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듯 전국적인 진단 검사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아 진행하기가 쉽지는 않은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우선 확진 분포가 큰 수도권 지역에 대해 전수 조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지자체와 합동으로 노인병원과 노인요양시설, 정신병원, 정신요양시설 종사자와 이용자에 대해 검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쳐 대략 16만 명이 검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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