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전세 제비뽑기’까지…역대급 전세난

입력 2020.10.14 (21:37) 수정 2020.10.1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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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동산 얘기 해보겠습니다.

지역과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근 매매시장을 보면 그 동안의 오름세에서는 일단 벗어난 모양샙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서울 아파트값이 이렇게 두 달 가까이 보합세를 보일 정도로 눈치 보기 속 숨 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전세시장은 불안한 모습입니다.

전체 상승률은 조금씩 꺾이고 있다곤 하지만, 물건이 나오기만 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매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도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왜 가격이 오르고 매물이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뜻을 오늘 밝혔는데요.

요즘 전세 시장 어떤지 취재했습니다.

천효정 기잡니다.

[리포트]

복도식 아파트 문 앞으로 긴 줄이 생겼습니다.

시세보다 싼 전세가 나왔다는 소식에 집을 보러 온 사람들입니다.

차례를 기다려 집 내부를 둘러본 끝에 결국에는 제비뽑기를 통해 임차인이 결정됐습니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이 아파트 단지에는 크기 별로 나온 전세가 1~2건 정도에 불과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꼭 하실 분 말씀해주세요'라고 해서 다섯 분 정도 나왔어요.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선착순으로 뽑고, 제비뽑기한 거예요."]

4천4백 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도 순수 전세 물건은 손에 꼽을 정돕니다.

학군이나 교통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건축 입주권을 받기 위해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지역에서는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차인/음성변조 : "(전세가) 1~2개가 있긴 있는데 거의 9억 원에 나와 있죠. 고3, 고1 아이들이 지금 여기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전학시키기도 너무 어렵죠."]

찾는 사람은 많은데 빌려줄 사람은 적다 보니 전세 거래 자체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5천2백여 건으로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번 달 상황도 비슷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누가 움직이겠어요? 일단은 집도 없거니와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올라갔는데…."]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0을 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전세가 필요한 사람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란 뜻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박미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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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 서서 ‘전세 제비뽑기’까지…역대급 전세난
    • 입력 2020-10-14 21:37:43
    • 수정2020-10-15 08:07:03
    뉴스 9
[앵커]

부동산 얘기 해보겠습니다.

지역과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근 매매시장을 보면 그 동안의 오름세에서는 일단 벗어난 모양샙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서울 아파트값이 이렇게 두 달 가까이 보합세를 보일 정도로 눈치 보기 속 숨 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전세시장은 불안한 모습입니다.

전체 상승률은 조금씩 꺾이고 있다곤 하지만, 물건이 나오기만 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매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도 세입자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왜 가격이 오르고 매물이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뜻을 오늘 밝혔는데요.

요즘 전세 시장 어떤지 취재했습니다.

천효정 기잡니다.

[리포트]

복도식 아파트 문 앞으로 긴 줄이 생겼습니다.

시세보다 싼 전세가 나왔다는 소식에 집을 보러 온 사람들입니다.

차례를 기다려 집 내부를 둘러본 끝에 결국에는 제비뽑기를 통해 임차인이 결정됐습니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이 아파트 단지에는 크기 별로 나온 전세가 1~2건 정도에 불과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꼭 하실 분 말씀해주세요'라고 해서 다섯 분 정도 나왔어요.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선착순으로 뽑고, 제비뽑기한 거예요."]

4천4백 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도 순수 전세 물건은 손에 꼽을 정돕니다.

학군이나 교통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건축 입주권을 받기 위해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지역에서는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차인/음성변조 : "(전세가) 1~2개가 있긴 있는데 거의 9억 원에 나와 있죠. 고3, 고1 아이들이 지금 여기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전학시키기도 너무 어렵죠."]

찾는 사람은 많은데 빌려줄 사람은 적다 보니 전세 거래 자체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5천2백여 건으로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번 달 상황도 비슷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누가 움직이겠어요? 일단은 집도 없거니와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올라갔는데…."]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0을 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전세가 필요한 사람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란 뜻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박미주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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