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에 목 타는 월동채소, 속 타는 농가

입력 2020.10.14 (21:55) 수정 2020.10.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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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맑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나들이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그러나 비가 너무 오지 않아 속이 타는 이들도 있습니다.

겨우내 채소를 길러 수확하는 농민들은 가문 날씨 탓에 농작물이 자라지 않아 울상짓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축 늘어진 마늘 이파리가 노랗게 말라갑니다.

비가 오지 않아 땅은 쩍쩍 갈라지고, 푸른 잎이 무성해야 하지만 생육 정도도 들쑥날쑥.

지금쯤 한창 자라야 할 마늘이지만 가문 날씨 탓에 보시는 것처럼 이제 겨우 싹을 틔운 상황입니다.

날이 가물어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자, 마늘 밭 곳곳에선 스프링클러로 물 주기가 한창입니다.

양수기까지 동원해 밤낮으로 물을 대는 겁니다.

[김원선/농민 : "그전에는 그래도 가끔 소나기라도 내렸는데, 이번에는 너무 장기간 소나기도 안 오고 해서 (걱정입니다)."]

이 같은 이유는 늦은 파종과 가을 가뭄 때문입니다.

지난달 연달아 닥친 태풍 영향이 컸던 서부지역에선 월동채소 파종 시기가 보름가량 늦춰졌는데, 물이 많이 필요한 생육 초기와 비가 적은 계절이 맞물리면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달 들어 일주일 동안 제주 지역 평균 강수량은 0.8mm.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mm 이상 적고, 평년보다도 20mm 정도 비가 덜 내렸습니다.

농업용수를 쓰는 농가가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제한 급수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수기에 쓸 면세유도 공급량이 일주일이면 모두 소진되는 탓에, 농민들은 유류비 이중고까지 겪고 있습니다.

[김진식/대정농협 노조지회장 : "농민들이 어려운 와중에 이런 가뭄 때라도 한시적으로 면세유 한도를 늘려주면,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 안으로 남부와 서부 지역에 약한 비가 예보된 가운데, 가뭄 해갈에 대한 농가의 갈급함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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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가뭄’에 목 타는 월동채소, 속 타는 농가
    • 입력 2020-10-14 21:55:36
    • 수정2020-10-14 22:09:12
    뉴스9(제주)
[앵커]

맑고 청명한 가을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나들이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그러나 비가 너무 오지 않아 속이 타는 이들도 있습니다.

겨우내 채소를 길러 수확하는 농민들은 가문 날씨 탓에 농작물이 자라지 않아 울상짓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축 늘어진 마늘 이파리가 노랗게 말라갑니다.

비가 오지 않아 땅은 쩍쩍 갈라지고, 푸른 잎이 무성해야 하지만 생육 정도도 들쑥날쑥.

지금쯤 한창 자라야 할 마늘이지만 가문 날씨 탓에 보시는 것처럼 이제 겨우 싹을 틔운 상황입니다.

날이 가물어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자, 마늘 밭 곳곳에선 스프링클러로 물 주기가 한창입니다.

양수기까지 동원해 밤낮으로 물을 대는 겁니다.

[김원선/농민 : "그전에는 그래도 가끔 소나기라도 내렸는데, 이번에는 너무 장기간 소나기도 안 오고 해서 (걱정입니다)."]

이 같은 이유는 늦은 파종과 가을 가뭄 때문입니다.

지난달 연달아 닥친 태풍 영향이 컸던 서부지역에선 월동채소 파종 시기가 보름가량 늦춰졌는데, 물이 많이 필요한 생육 초기와 비가 적은 계절이 맞물리면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달 들어 일주일 동안 제주 지역 평균 강수량은 0.8mm.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mm 이상 적고, 평년보다도 20mm 정도 비가 덜 내렸습니다.

농업용수를 쓰는 농가가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제한 급수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수기에 쓸 면세유도 공급량이 일주일이면 모두 소진되는 탓에, 농민들은 유류비 이중고까지 겪고 있습니다.

[김진식/대정농협 노조지회장 : "농민들이 어려운 와중에 이런 가뭄 때라도 한시적으로 면세유 한도를 늘려주면,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 안으로 남부와 서부 지역에 약한 비가 예보된 가운데, 가뭄 해갈에 대한 농가의 갈급함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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