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어린이집 1곳’…학대 의심돼도 속앓이

입력 2020.10.15 (07:49) 수정 2020.10.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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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3일) 경남의 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요.

이 어린이집은 사천시에 하나밖에 없는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입니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와 군 지역에는 장애아동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한 곳뿐인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은 학대가 의심돼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밥을 먹지 않는다고 아이의 손등을 때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억지로 입에 음식을 넣어 논란이 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달 15일 저녁, 아이의 머리에 상처가 난 것을 발견하고도 폐쇄회로TV를 보여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 어린이집은 사천에서 유일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아동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분리불안이 심한 상태여서 제가 당분간 돌볼 예정이고, 사천에 전담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에 당장 어린이집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기도 하고요."]

장애아동전문이나 장애아동통합어린이집은 보육교사 1명이 세 명의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돌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에 장애아동을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어린이집이 1곳뿐이거나 아예 없는 자치단체는 모두 11곳.

사천시와 밀양시, 창녕군 등 7개 시·군에는 장애아동전문이나 통합어린이집이 각각 한 곳만 있고, 의령군 등 4곳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학대나 관리 소홀이 의심되더라도 어린이집을 옮기기 어려워 학부모들이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겁니다.

KBS 기사 댓글에도 "갈 곳이 없어 불편해도 그냥 참는다"는 한 장애아동 부모의 글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애아동을 위한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미영/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이사 : "대안이 없기 때문이에요. 치료는 무조건 해야 하고, 공교육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공교육 안에 들어오기가 굉장히 힘들죠. 우리나라 시스템 안에서는. 병설유치원에 특수학급이 생긴다든지."]

한편, 사천시는 문제가 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1명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처분을 하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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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아동 어린이집 1곳’…학대 의심돼도 속앓이
    • 입력 2020-10-15 07:49:38
    • 수정2020-10-15 08:20:28
    뉴스광장(창원)
[앵커]

어제(13일) 경남의 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의혹을 보도해드렸는데요.

이 어린이집은 사천시에 하나밖에 없는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입니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와 군 지역에는 장애아동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한 곳뿐인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은 학대가 의심돼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밥을 먹지 않는다고 아이의 손등을 때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억지로 입에 음식을 넣어 논란이 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달 15일 저녁, 아이의 머리에 상처가 난 것을 발견하고도 폐쇄회로TV를 보여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 어린이집은 사천에서 유일한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아동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분리불안이 심한 상태여서 제가 당분간 돌볼 예정이고, 사천에 전담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에 당장 어린이집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기도 하고요."]

장애아동전문이나 장애아동통합어린이집은 보육교사 1명이 세 명의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돌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남에 장애아동을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어린이집이 1곳뿐이거나 아예 없는 자치단체는 모두 11곳.

사천시와 밀양시, 창녕군 등 7개 시·군에는 장애아동전문이나 통합어린이집이 각각 한 곳만 있고, 의령군 등 4곳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학대나 관리 소홀이 의심되더라도 어린이집을 옮기기 어려워 학부모들이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겁니다.

KBS 기사 댓글에도 "갈 곳이 없어 불편해도 그냥 참는다"는 한 장애아동 부모의 글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애아동을 위한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미영/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이사 : "대안이 없기 때문이에요. 치료는 무조건 해야 하고, 공교육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공교육 안에 들어오기가 굉장히 힘들죠. 우리나라 시스템 안에서는. 병설유치원에 특수학급이 생긴다든지."]

한편, 사천시는 문제가 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1명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처분을 하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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