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고 싶어서” 경찰서 화장실로?…알고 보니 음주 뺑소니

입력 2020.10.16 (14:43) 수정 2021.01.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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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5일) 오후 5시 반쯤. 경남 창녕군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한 승용차가 정상적으로 좌회전하던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태도는 이상했다고 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버린 운전자가 발견된 건 2시간 뒤 저녁 7시 반, 창녕에서 60km가량 떨어진 부산 해운대경찰서에서 였습니다. 경찰서 현관 앞을 막은 차는 시동이 걸린 채 버젓이 주차되어 있었고, 요란한 음악 소리가 초저녁 경찰서 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차주를 찾아 나선 경찰들 앞에 잠시 뒤 경찰서 안에서 유유히 걸어 나오는 30대 남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신이 차주가 아니라고 발뺌을 하는 남성에게서 당직을 서던 경찰관은 수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유난히 붉은 얼굴과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행동. 결정적으로 그에게서 나는 진한 알코올 냄새. 곧바로 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 음주운전자의 갑작스러운 '부산행' 이유는?



이 남성은 그제야 "8시간 전 술을 조금 마셨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 잠시 들렀다"고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들어 온 경위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급했던 ‘볼 일’에 시동도 끄지 못하고 달려 들어간 화장실이 하필 경찰서였던 겁니다.

이후 그가 몰고 온 차를 살펴보던 경찰은 승용차의 앞쪽 범퍼가 파손된 걸 발견하고 각 경찰서를 상대로 교통사고 접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에도 나섰습니다. 그렇게 앞서 창녕에서 그가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음주 상태로 사고까지 내며 부산으로 내달린 그에게 방문 목적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해운대 밤바다가 보고 싶었던 이 남성은 해운대경찰서만 구경한 채 창녕으로 돌려보내 졌습니다. 창녕경찰서는 이 남성에게 음주운전에 더해 흔히 '뺑소니'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술이 부른 급작스러운 부산행에 대한 대가는 적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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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가 보고 싶어서” 경찰서 화장실로?…알고 보니 음주 뺑소니
    • 입력 2020-10-16 14:43:11
    • 수정2021-01-28 17:32:44
    취재K

어제(15일) 오후 5시 반쯤. 경남 창녕군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한 승용차가 정상적으로 좌회전하던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태도는 이상했다고 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버린 운전자가 발견된 건 2시간 뒤 저녁 7시 반, 창녕에서 60km가량 떨어진 부산 해운대경찰서에서 였습니다. 경찰서 현관 앞을 막은 차는 시동이 걸린 채 버젓이 주차되어 있었고, 요란한 음악 소리가 초저녁 경찰서 주차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차주를 찾아 나선 경찰들 앞에 잠시 뒤 경찰서 안에서 유유히 걸어 나오는 30대 남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신이 차주가 아니라고 발뺌을 하는 남성에게서 당직을 서던 경찰관은 수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유난히 붉은 얼굴과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행동. 결정적으로 그에게서 나는 진한 알코올 냄새. 곧바로 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 음주운전자의 갑작스러운 '부산행' 이유는?



이 남성은 그제야 "8시간 전 술을 조금 마셨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 잠시 들렀다"고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들어 온 경위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급했던 ‘볼 일’에 시동도 끄지 못하고 달려 들어간 화장실이 하필 경찰서였던 겁니다.

이후 그가 몰고 온 차를 살펴보던 경찰은 승용차의 앞쪽 범퍼가 파손된 걸 발견하고 각 경찰서를 상대로 교통사고 접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에도 나섰습니다. 그렇게 앞서 창녕에서 그가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음주 상태로 사고까지 내며 부산으로 내달린 그에게 방문 목적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해운대 밤바다가 보고 싶었던 이 남성은 해운대경찰서만 구경한 채 창녕으로 돌려보내 졌습니다. 창녕경찰서는 이 남성에게 음주운전에 더해 흔히 '뺑소니'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술이 부른 급작스러운 부산행에 대한 대가는 적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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