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쓸 걸…” 트럼프 최측근의 뒤늦은 자책

입력 2020.10.16 (15:02) 수정 2020.10.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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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가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자신의 잘못이었다며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TV 대선 토론 준비를 총괄해온 최측근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튿날인 지난 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코로나19로부터 완쾌됐다는 성명을 현지시간 15일 발표했습니다. 애초 입원 당시는 증상이 경미해 예방적 차원의 입원이라고 설명한 것과 달리, 그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7일이나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천식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었고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비만이었습니다.

"백악관이 안전하다는 믿음, 잘못이었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7일 동안 격리돼 있으면 많은 것을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 나 역시 그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백악관에 들어갈 때 나는 안전지대로 들어선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매일같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생각이 잘못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대선 토론 준비 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 또한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자책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사진=AFP 연합뉴스]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앉았을 뿐만 아니라 포옹과 같은 밀접 접촉 인사를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가운데 적어도 12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슈퍼 전파 행사'로 지목됐습니다.

"참석자들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 믿지 말았어야"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나는 행사장 셋째 줄에 앉았는데, 앞에서 셋째 줄까지 앉은 사람들 모두가 그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백악관 측에서 알려줬다"며 "그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가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가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그는 장소 불문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하고 타인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기 코로나19에 함께 감염됐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매우 상반된 반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군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흘만에 백악관으로 돌아가면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 "코로나가 여러분의 삶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소속 정당 떠나 마스크 착용해야"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코로나19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도 있다"며 "어느 누구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기뻐해서도 안 되고, 전염에 대해 무신경해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일련의 발언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한 일갈입니다.

그는 모든 공직자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이나 직위를 떠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적절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매일 자주 손씻기를 하는 것을 옹호해야만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현재 미국 사회가 양분돼 있지만 지금의 공중보건 비극을 미국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글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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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쓸 걸…” 트럼프 최측근의 뒤늦은 자책
    • 입력 2020-10-16 15:02:33
    • 수정2020-10-16 15:45:28
    취재K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가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건 자신의 잘못이었다며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TV 대선 토론 준비를 총괄해온 최측근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튿날인 지난 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코로나19로부터 완쾌됐다는 성명을 현지시간 15일 발표했습니다. 애초 입원 당시는 증상이 경미해 예방적 차원의 입원이라고 설명한 것과 달리, 그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7일이나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천식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었고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비만이었습니다.

"백악관이 안전하다는 믿음, 잘못이었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7일 동안 격리돼 있으면 많은 것을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 나 역시 그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백악관에 들어갈 때 나는 안전지대로 들어선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매일같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생각이 잘못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대선 토론 준비 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 또한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자책했습니다.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앉았을 뿐만 아니라 포옹과 같은 밀접 접촉 인사를 주고 받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 가운데 적어도 12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면서 '슈퍼 전파 행사'로 지목됐습니다.

"참석자들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 믿지 말았어야"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나는 행사장 셋째 줄에 앉았는데, 앞에서 셋째 줄까지 앉은 사람들 모두가 그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백악관 측에서 알려줬다"며 "그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가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그는 장소 불문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하고 타인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기 코로나19에 함께 감염됐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매우 상반된 반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군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흘만에 백악관으로 돌아가면서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신의 축복", "코로나를 두려워하지 말라", "코로나가 여러분의 삶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군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소속 정당 떠나 마스크 착용해야"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코로나19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도 있다"며 "어느 누구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기뻐해서도 안 되고, 전염에 대해 무신경해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일련의 발언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한 일갈입니다.

그는 모든 공직자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이나 직위를 떠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적절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매일 자주 손씻기를 하는 것을 옹호해야만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현재 미국 사회가 양분돼 있지만 지금의 공중보건 비극을 미국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글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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