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1등급’ 요양병원 믿을 수 있나?…“맹신은 금물”

입력 2020.10.16 (21:48) 수정 2020.10.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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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양병원의 실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 오늘(16일)은 ​존엄한 노후를 위한 좋은 요양병원의 조건을 따져보겠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특히 선호하는 ​'1등급 요양병원'이나 '공공 요양병원', ​과연 다 믿을 수 있을까요?

먼저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청에서 설립한 한 공공요양병원입니다.

12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군립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시설이 생각보다 크네요?) 여기는 군에서 설립해서 위탁운영하는 거니까."]

공공 병원이지만 운영은 군청이 아닌, 민간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뇌경색으로 이 군립병원에 입원했던 78살 노모.

코로나 사태로 요양병원 면회가 금지된 지 두 달 만에 숨졌습니다.

욕창 4기, 임종 직전 노모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군립이라 조금 더 안심했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요양병원 사망 환자 딸 : "우리 엄마 욕창 그렇게 방치해놓고 전화 한 통 안 오고. 군에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세상에..."]

전국의 공공요양병원은 모두 79곳.

지자체가 직영하는 곳은 울릉도 1곳뿐, 나머지 78곳은 모두 민간에 위탁 중입니다.

5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관행적으로 연장을 계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판단하기에 운영평가 기준도 있겠지만 특별하게 조례를 수탁자가 위반한다든가 그런 의무를 다 안 한다거나 이런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빼고는 (재연장을 하죠)."]

이름만 공립이지 민간 요양병원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정형준/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군립 요양병원이라도 제대로 돼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인들이 제대로 거기서 진료하고 먹는 것들이라든가 조절이 된다고 하면 다른 요양병원들이 그걸 따라가게 되는 거거든요."]

보건복지부는 환자 선택권을 돕기 위해 병원에 대해 2년마다 등급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력 상황과 진료 내용 등 22개 항목을 살펴보지만 엄정하게 평가되는지 의문입니다.

[요양병원 前 원무과장 : "인증을 받기 위해서 업체가 있습니다. 평가 인증 전문업체라고 해서 교육을 시켜줘요. 딱 5~6개월만 병원 환경 만들고 청소하고 직원들 교육시키고 서류 만들고. 그렇게 해서 1등급 맞추면 그 뒤부터는 원래대로 돌아가 버려요."]

간병인 수가 모자라도, 항정신제를 많이 처방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양병원 평가엔 해당 항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약물적 통제에 대한 감시는 거의 없는 거네요?) 이렇게 약이 왜 많이 들어갔고 이런 거는 안 봐요."]

전체 요양병원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우수 병원에 대한 인증과 공공 요양병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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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1등급’ 요양병원 믿을 수 있나?…“맹신은 금물”
    • 입력 2020-10-16 21:48:24
    • 수정2020-10-16 22:05:25
    뉴스 9
[앵커]

요양병원의 실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 오늘(16일)은 ​존엄한 노후를 위한 좋은 요양병원의 조건을 따져보겠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특히 선호하는 ​'1등급 요양병원'이나 '공공 요양병원', ​과연 다 믿을 수 있을까요?

먼저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청에서 설립한 한 공공요양병원입니다.

12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군립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시설이 생각보다 크네요?) 여기는 군에서 설립해서 위탁운영하는 거니까."]

공공 병원이지만 운영은 군청이 아닌, 민간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뇌경색으로 이 군립병원에 입원했던 78살 노모.

코로나 사태로 요양병원 면회가 금지된 지 두 달 만에 숨졌습니다.

욕창 4기, 임종 직전 노모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군립이라 조금 더 안심했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요양병원 사망 환자 딸 : "우리 엄마 욕창 그렇게 방치해놓고 전화 한 통 안 오고. 군에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세상에..."]

전국의 공공요양병원은 모두 79곳.

지자체가 직영하는 곳은 울릉도 1곳뿐, 나머지 78곳은 모두 민간에 위탁 중입니다.

5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관행적으로 연장을 계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판단하기에 운영평가 기준도 있겠지만 특별하게 조례를 수탁자가 위반한다든가 그런 의무를 다 안 한다거나 이런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빼고는 (재연장을 하죠)."]

이름만 공립이지 민간 요양병원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정형준/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군립 요양병원이라도 제대로 돼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인들이 제대로 거기서 진료하고 먹는 것들이라든가 조절이 된다고 하면 다른 요양병원들이 그걸 따라가게 되는 거거든요."]

보건복지부는 환자 선택권을 돕기 위해 병원에 대해 2년마다 등급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력 상황과 진료 내용 등 22개 항목을 살펴보지만 엄정하게 평가되는지 의문입니다.

[요양병원 前 원무과장 : "인증을 받기 위해서 업체가 있습니다. 평가 인증 전문업체라고 해서 교육을 시켜줘요. 딱 5~6개월만 병원 환경 만들고 청소하고 직원들 교육시키고 서류 만들고. 그렇게 해서 1등급 맞추면 그 뒤부터는 원래대로 돌아가 버려요."]

간병인 수가 모자라도, 항정신제를 많이 처방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양병원 평가엔 해당 항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양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약물적 통제에 대한 감시는 거의 없는 거네요?) 이렇게 약이 왜 많이 들어갔고 이런 거는 안 봐요."]

전체 요양병원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우수 병원에 대한 인증과 공공 요양병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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