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요양병원 선택의 조건…“돌봄 인력이 제일 중요”

입력 2020.10.16 (21:48) 수정 2020.10.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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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좋은 요양병원의 핵심 조건은 결국 돌봄 인력입니다.

정부가 치매 안심병원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이밖에 또 다른 대안은 없는지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된 한 요양병원입니다.

치매 노인들이 거실에 모여 체조를 합니다.

["둘, 셋, 넷, 다섯~"]

같은 시각, 심리안정실에선 두 명의 환자와 간호조무사가 시간을 보냅니다.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이 환자는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해 대전에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뻐요? 이뻐? 많이 이뻐요?"]

환자들은 병실이 아닌 공동 거실에서 식사를 합니다.

여러 인지기능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대부분은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 위주입니다.

최장 6개월간 입원하면서, 환자를 병상에 묶어두지 않고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는 게 병원의 목표입니다.

[병원 관계자 : "(일상생활치료실은) 이분들이 집에 가서도 기본적으로 뭔가 먹을 수 있게끔 훈련하는 데입니다."]

특이한 점은 외부 간병인 하나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전문 인력들이 환자를 돌본다는 점입니다.

간호조무사는 19명, 1명당 환자 2.5명 수준입니다.

정부는 공공요양병원 가운데 인력과 시설 기준을 충족한 곳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해 한 곳당 21억 원 정도 지원합니다.

하지만 전국 79개 공공요양병원 중에 기준을 모두 충족한 곳은 4곳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의료 인력, 지방의 경우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간호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임종우/치매안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는 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도 있고 시설과 비용이 들 수도 있는데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치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는 다른 질환보다 낮아, 수가를 추가로 지원받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민간 요양병원의 경우 아예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 환자들은 서비스를 누리기 힘든 것도 한계입니다.

[최성재/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전부 다 국가가 만들어서 돌본다는 것은 효율성이 굉장히 떨어지죠. (요양병원이) 영리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책임과 더불어서 만들어진 규칙이라든가 잘 지킬 수 있으면 되는데."]

노인 10명 중 6명은 '살던 곳'에서 여생을 보내길 원하는 만큼, 선진국처럼 재가 요양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는 방법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최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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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요양병원 선택의 조건…“돌봄 인력이 제일 중요”
    • 입력 2020-10-16 21:48:24
    • 수정2020-10-16 21:58:50
    뉴스 9
[앵커]

좋은 요양병원의 핵심 조건은 결국 돌봄 인력입니다.

정부가 치매 안심병원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이밖에 또 다른 대안은 없는지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된 한 요양병원입니다.

치매 노인들이 거실에 모여 체조를 합니다.

["둘, 셋, 넷, 다섯~"]

같은 시각, 심리안정실에선 두 명의 환자와 간호조무사가 시간을 보냅니다.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이 환자는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해 대전에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뻐요? 이뻐? 많이 이뻐요?"]

환자들은 병실이 아닌 공동 거실에서 식사를 합니다.

여러 인지기능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대부분은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 위주입니다.

최장 6개월간 입원하면서, 환자를 병상에 묶어두지 않고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는 게 병원의 목표입니다.

[병원 관계자 : "(일상생활치료실은) 이분들이 집에 가서도 기본적으로 뭔가 먹을 수 있게끔 훈련하는 데입니다."]

특이한 점은 외부 간병인 하나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전문 인력들이 환자를 돌본다는 점입니다.

간호조무사는 19명, 1명당 환자 2.5명 수준입니다.

정부는 공공요양병원 가운데 인력과 시설 기준을 충족한 곳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해 한 곳당 21억 원 정도 지원합니다.

하지만 전국 79개 공공요양병원 중에 기준을 모두 충족한 곳은 4곳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의료 인력, 지방의 경우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간호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임종우/치매안심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는 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도 있고 시설과 비용이 들 수도 있는데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치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는 다른 질환보다 낮아, 수가를 추가로 지원받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민간 요양병원의 경우 아예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 환자들은 서비스를 누리기 힘든 것도 한계입니다.

[최성재/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전부 다 국가가 만들어서 돌본다는 것은 효율성이 굉장히 떨어지죠. (요양병원이) 영리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책임과 더불어서 만들어진 규칙이라든가 잘 지킬 수 있으면 되는데."]

노인 10명 중 6명은 '살던 곳'에서 여생을 보내길 원하는 만큼, 선진국처럼 재가 요양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는 방법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조정석/영상편집:최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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