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은 농촌에서…‘은퇴자공동체마을’ 귀농 첫걸음 될까

입력 2020.10.17 (13:54) 수정 2020.10.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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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공동체마을 농촌체험 현장은퇴자공동체마을 농촌체험 현장


■강원도 양구 인구 2만여 명…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구와 비슷

군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양구군 양구읍 시가지.군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양구군 양구읍 시가지.

강원도 양구는 전국 230개 시·군 가운데 5번째로 인구가 적은 지역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양구 인구수는 2만1천780명입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인구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 지역소멸위기가 지방 곳곳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 양구는 지난 국방개혁 2.0으로 인구 감소 위기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지역에 주둔하던 군부대 일부가 해체됐습니다. 사단이 1만~2만 명 정도로 구성되는 걸 고려해보면,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생활하던 인구 1만 명 이상이 사라진 겁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로 농촌 소멸 위기 돌파?

남방한계선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강원도 양구 약수산채마을.남방한계선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강원도 양구 약수산채마을.

이런 양구군이 인구 늘리기와 귀농 홍보 차원에서 마련한 게 바로 '은퇴자공동체마을'입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은 공무원연금공단이 농촌에 폐교나 빈집, 체험마을 등을 활용해 은퇴자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마을입니다. 체험 기간은 2개월에서 8개월로 다양합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금까지 전국 19개 시·군에 27개 마을을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달(10월) 양구 공동체마을에는 은퇴자 6가구, 총 12명이 입소했습니다. 양구 은퇴자공동체마을은 약수산채마을과 두무리에 있는 두무산촌마을입니다. 올해 12월까지 들깨 털기, 들기름 짜기, 고추 말리기 등 농촌 일손 돕기 체험과 함께 지역 관광지도 둘러보게 됩니다.

공동체마을 입소자 이경화씨가 깨를 털기 위한 키질을 하고 있다.공동체마을 입소자 이경화씨가 깨를 털기 위한 키질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에서만 생활한 이경화씨는 퇴직 후 어디서 살아볼까 고민하던 중 은퇴자공동체마을을 만났습니다. 농촌에서 꼭 한 번 살아보고싶다던 꿈을 실현한 겁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깨도 털어보고 들기름도 짜 본 이경화씨. 이경화씨는 벌써 양구 전입 신고 서류까지 꾸려왔다고 합니다.

공동체마을 입소자 안천환씨(왼쪽)가 들기름 짜기 체험을 하고 있다.공동체마을 입소자 안천환씨(왼쪽)가 들기름 짜기 체험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입소자 안천환씨는 지금껏 금융권에서 일하다가 퇴직 후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퇴직할 때가 되니 남자들의 로망인 농촌생활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촌 생활은 '로망'인 동시에 '걱정'이기도 했습니다. 도시가 아닌 농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체험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은퇴자공동체마을을 신청했는데, 운이 좋게 선발됐다고 합니다.

■ '은퇴자공동체마을' 나도 들어갈 수 있을까?

입소하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률부터 뚫어야 합니다. 평균 경쟁률은 10.7대1로 치열합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여수로 20.8대1입니다. 이밖에도 전남 신안이 17.5대1, 경북 문경 관음이 11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은퇴자들이 귀농·귀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경쟁률을 뚫고, 지금까지 모두 376명이 공동체마을을 체험했습니다. 체험 후 6명이 실제 귀농했고 39명은 귀농을 준비 중입니다. 전체 체험 인원의 28.5% 수준입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은 2018년 서귀포 무릉마을에서 시범 운영을 첫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앞으로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은퇴자공동체마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대상자도 일반 국민까지 가능하도록 확대할 예정입니다.

농촌도 웃고, 은퇴자들도 웃는 '은퇴자공동체마을' 체험. 과연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시민들이 농촌으로 발을 돌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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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2막은 농촌에서…‘은퇴자공동체마을’ 귀농 첫걸음 될까
    • 입력 2020-10-17 13:54:07
    • 수정2020-10-17 13: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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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공동체마을 농촌체험 현장

■강원도 양구 인구 2만여 명…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구와 비슷

군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양구군 양구읍 시가지.
강원도 양구는 전국 230개 시·군 가운데 5번째로 인구가 적은 지역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양구 인구수는 2만1천780명입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인구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 지역소멸위기가 지방 곳곳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 양구는 지난 국방개혁 2.0으로 인구 감소 위기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지역에 주둔하던 군부대 일부가 해체됐습니다. 사단이 1만~2만 명 정도로 구성되는 걸 고려해보면,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생활하던 인구 1만 명 이상이 사라진 겁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로 농촌 소멸 위기 돌파?

남방한계선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강원도 양구 약수산채마을.
이런 양구군이 인구 늘리기와 귀농 홍보 차원에서 마련한 게 바로 '은퇴자공동체마을'입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은 공무원연금공단이 농촌에 폐교나 빈집, 체험마을 등을 활용해 은퇴자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마을입니다. 체험 기간은 2개월에서 8개월로 다양합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금까지 전국 19개 시·군에 27개 마을을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달(10월) 양구 공동체마을에는 은퇴자 6가구, 총 12명이 입소했습니다. 양구 은퇴자공동체마을은 약수산채마을과 두무리에 있는 두무산촌마을입니다. 올해 12월까지 들깨 털기, 들기름 짜기, 고추 말리기 등 농촌 일손 돕기 체험과 함께 지역 관광지도 둘러보게 됩니다.

공동체마을 입소자 이경화씨가 깨를 털기 위한 키질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에서만 생활한 이경화씨는 퇴직 후 어디서 살아볼까 고민하던 중 은퇴자공동체마을을 만났습니다. 농촌에서 꼭 한 번 살아보고싶다던 꿈을 실현한 겁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깨도 털어보고 들기름도 짜 본 이경화씨. 이경화씨는 벌써 양구 전입 신고 서류까지 꾸려왔다고 합니다.

공동체마을 입소자 안천환씨(왼쪽)가 들기름 짜기 체험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입소자 안천환씨는 지금껏 금융권에서 일하다가 퇴직 후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퇴직할 때가 되니 남자들의 로망인 농촌생활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촌 생활은 '로망'인 동시에 '걱정'이기도 했습니다. 도시가 아닌 농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체험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은퇴자공동체마을을 신청했는데, 운이 좋게 선발됐다고 합니다.

■ '은퇴자공동체마을' 나도 들어갈 수 있을까?

입소하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률부터 뚫어야 합니다. 평균 경쟁률은 10.7대1로 치열합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여수로 20.8대1입니다. 이밖에도 전남 신안이 17.5대1, 경북 문경 관음이 11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은퇴자들이 귀농·귀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경쟁률을 뚫고, 지금까지 모두 376명이 공동체마을을 체험했습니다. 체험 후 6명이 실제 귀농했고 39명은 귀농을 준비 중입니다. 전체 체험 인원의 28.5% 수준입니다.

은퇴자공동체마을은 2018년 서귀포 무릉마을에서 시범 운영을 첫 시작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앞으로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은퇴자공동체마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대상자도 일반 국민까지 가능하도록 확대할 예정입니다.

농촌도 웃고, 은퇴자들도 웃는 '은퇴자공동체마을' 체험. 과연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시민들이 농촌으로 발을 돌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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