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K] 같은 백신, 최대 5배…불편 키우는 ‘깜깜이’ 접종비

입력 2020.10.18 (09:01) 수정 2020.10.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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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무료접종 비용 3만원 선,
같은 백신 11,700원~50,000원까지 지역별, 병원별 차이
동네의원 가격 정보 없어, 일일이 발품 팔아야 해 불편
‘코로나 19' 시대, 투명한 백신 가격 정보 공개 필요’


코로나 19와 인플루엔자가 겹치는 이른바 '트윈데믹'의 우려가 큽니다. 백신이 없는 코로나 19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백신이 있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병·의원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무료접종 대상도 있지만, 돈을 내고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마다 접종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병·의원마다 다양한 접종 가격에 혹시 효능도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지 갸웃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 차이 나지만, 백신 효능에는 차이 없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GC녹십자, LG화학,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사노피파스퇴르 SK바이오사이언스 등입니다. 보통 3가와 4가 백신을 나누는 기준은 예방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의 가짓수입니다. 그나마 올해는 4가로 맞춰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백신에 사용되는 균주는 WHO에서 배분하고 각 제조사가 배양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정란을 이용하는지로 갈리기도 합니다. 달걀 알레르기 등이 없다면 어떤 백신이든 상관없으며, 이들 사이에 효능의 차이는 없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정부 2020년 '무료접종' 백신값, 2018년 가격 70%…회당 약 3만 원

정부는 생후 6개월부터 만 18살의 아동과 청소년, 임신부와 만 62살 이상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행 무료접종 백신의 공급 가격은 8,600원대입니다. 최근 유통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헐값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격 책정 기준과 근거에 대해 팩트체크K팀이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 결과,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의 회계연도 예산 범위 내에서 2020년 인플루엔자 백신 단가는 2019년 차기 년도 예산편성 시 제시된 2018년 인플루엔자 백신 시중 가격(12,640원)의 70%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답했습니다. 2020년 가격이 2년 전 2018년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진 겁니다.
이렇게 확보한 백신으로 무료접종을 할 때마다 정부는 해당 병·의원에 19,010원을 지원합니다. 무료접종 한 명당 3만 원 정도가 지원되는 셈입니다.


■천차만별 병·의원 접종비 "11,700원~50,000원" 합리적 가격은?

심평원 비급여 진료비용 검색 사이트 캡처화면심평원 비급여 진료비용 검색 사이트 캡처화면
무료접종 외에 병·의원마다 시행하는 예방접종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진료비 정보 사이트(www.hira.or.kr)를 보면 병원급 이상에서 시행하는 12종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비용이 공개돼있습니다. 같은 병원도 지역에 따라, 백신 종류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 백신(이하 '지씨백신')의 경우 서울에서 최저가격은 11,700원 최고가격은 50,000원으로 공개돼있습니다. 강북삼성에서 35,000원이라는 '지씨백신'은 강남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28,200원으로 등록돼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의 '지씨백신' 경우 16,830원입니다.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병원에서는 30,000원을 받습니다. 서울에서 발품 팔면 최저 11,700원에 맞을 수 있는데 충남에서는 35,000원이 가장 싼 값입니다.

지씨플루쿼드러밸런트프리필드 백신 최저가(비급여진료비용) 출처:심평원지씨플루쿼드러밸런트프리필드 백신 최저가(비급여진료비용) 출처:심평원
서울 아산병원은 플루아릭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이하 '플루백신') 접종비용이 3만 원이지만, 강릉 아산병원에서는 35,000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같은 '플루백신'이 강북삼성병원에서는 37,000원이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30,600원입니다. 심평원 사이트에는 5만 원이 넘는 접종가격은 없었습니다.

■비급여 진료 병·의원 영역, 정보 없는 국민만 불편

제품의 원가는 영업비밀입니다. 업계에서는 1만 원 중반대에 공급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급여 진료는 민간의 영역입니다.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결정합니다. 소비자가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심평원 자료에 동네 의원은 없습니다. 접종 후기 등을 검색해보면 접종비용은 대략 2만 원~4만 원 선으로 파악됩니다. 공개된 정보가 없어 비용을 아끼려면 시간과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동네 의원급 기관의 경우 시범 조사 결과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본격조사사업은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19 백신 등 어떤 백신이 얼마나 필요할지 우려가 나옵니다.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국가 백신 수급 체계와 민간 백신 가격 정보의 투명성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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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체크K] 같은 백신, 최대 5배…불편 키우는 ‘깜깜이’ 접종비
    • 입력 2020-10-18 09:01:58
    • 수정2020-10-18 09:18:09
    팩트체크K
<strong>무료접종 비용 3만원 선,<br />같은 백신 11,700원~50,000원까지 지역별, 병원별 차이<br />동네의원 가격 정보 없어, 일일이 발품 팔아야 해 불편<br />‘코로나 19' 시대, 투명한 백신 가격 정보 공개 필요’</strong>

코로나 19와 인플루엔자가 겹치는 이른바 '트윈데믹'의 우려가 큽니다. 백신이 없는 코로나 19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백신이 있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병·의원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무료접종 대상도 있지만, 돈을 내고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마다 접종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병·의원마다 다양한 접종 가격에 혹시 효능도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지 갸웃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 차이 나지만, 백신 효능에는 차이 없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GC녹십자, LG화학,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사노피파스퇴르 SK바이오사이언스 등입니다. 보통 3가와 4가 백신을 나누는 기준은 예방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의 가짓수입니다. 그나마 올해는 4가로 맞춰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백신에 사용되는 균주는 WHO에서 배분하고 각 제조사가 배양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정란을 이용하는지로 갈리기도 합니다. 달걀 알레르기 등이 없다면 어떤 백신이든 상관없으며, 이들 사이에 효능의 차이는 없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정부 2020년 '무료접종' 백신값, 2018년 가격 70%…회당 약 3만 원

정부는 생후 6개월부터 만 18살의 아동과 청소년, 임신부와 만 62살 이상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행 무료접종 백신의 공급 가격은 8,600원대입니다. 최근 유통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헐값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격 책정 기준과 근거에 대해 팩트체크K팀이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 결과,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의 회계연도 예산 범위 내에서 2020년 인플루엔자 백신 단가는 2019년 차기 년도 예산편성 시 제시된 2018년 인플루엔자 백신 시중 가격(12,640원)의 70%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답했습니다. 2020년 가격이 2년 전 2018년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진 겁니다.
이렇게 확보한 백신으로 무료접종을 할 때마다 정부는 해당 병·의원에 19,010원을 지원합니다. 무료접종 한 명당 3만 원 정도가 지원되는 셈입니다.


■천차만별 병·의원 접종비 "11,700원~50,000원" 합리적 가격은?

심평원 비급여 진료비용 검색 사이트 캡처화면무료접종 외에 병·의원마다 시행하는 예방접종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진료비 정보 사이트(www.hira.or.kr)를 보면 병원급 이상에서 시행하는 12종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비용이 공개돼있습니다. 같은 병원도 지역에 따라, 백신 종류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 백신(이하 '지씨백신')의 경우 서울에서 최저가격은 11,700원 최고가격은 50,000원으로 공개돼있습니다. 강북삼성에서 35,000원이라는 '지씨백신'은 강남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28,200원으로 등록돼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의 '지씨백신' 경우 16,830원입니다.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병원에서는 30,000원을 받습니다. 서울에서 발품 팔면 최저 11,700원에 맞을 수 있는데 충남에서는 35,000원이 가장 싼 값입니다.

지씨플루쿼드러밸런트프리필드 백신 최저가(비급여진료비용) 출처:심평원서울 아산병원은 플루아릭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이하 '플루백신') 접종비용이 3만 원이지만, 강릉 아산병원에서는 35,000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같은 '플루백신'이 강북삼성병원에서는 37,000원이었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30,600원입니다. 심평원 사이트에는 5만 원이 넘는 접종가격은 없었습니다.

■비급여 진료 병·의원 영역, 정보 없는 국민만 불편

제품의 원가는 영업비밀입니다. 업계에서는 1만 원 중반대에 공급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급여 진료는 민간의 영역입니다.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결정합니다. 소비자가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심평원 자료에 동네 의원은 없습니다. 접종 후기 등을 검색해보면 접종비용은 대략 2만 원~4만 원 선으로 파악됩니다. 공개된 정보가 없어 비용을 아끼려면 시간과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동네 의원급 기관의 경우 시범 조사 결과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본격조사사업은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19 백신 등 어떤 백신이 얼마나 필요할지 우려가 나옵니다.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국가 백신 수급 체계와 민간 백신 가격 정보의 투명성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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