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토크쇼J] 당신은 치밀하게 낚였다…방송사 ‘뒷광고’의 세계

입력 2020.10.18 (21:54) 수정 2020.10.20 (17: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승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먼저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최욱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승현] 그리고 오늘 주제를 위해서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도 함께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금준경] 안녕하세요.

[최욱] 우리 유현재 교수님은 J 출연 이후에 여기저기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한 방에 가거든요. 선글라스 하나 더 장만한 거 아니죠?

[유현재] 속에서는 난리 났는데 평정심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최욱] 자중하시고 겸손하시기 바랍니다.

[이승현] 노래 이야기 안 하시나요?

[최욱] 교수이신데 다른 방송에서 노래도 부르는 거 하시는 거 보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유현재] 그런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승현] 한 소절 부르고 시작하실까요? 오 놀라워라.

[유현재] 오 놀라워라~ 그만하겠습니다.

[이승현] 역시 준비하신 거로. 오늘도 놀라운 비평 기대를 하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먼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논란과 관련해서 새로 등장한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13일 해당 의혹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당직병 현 모 씨가 자신의 인터뷰를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습니다. 해당 기사가 고의적 왜곡과 사실관계를 조작했다는 내용인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탈영이라거나 외압이라는 등의 현 모 씨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까지 마치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현 씨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기사 내용 사실상 이번 특혜 의혹의 핵심이 아닌가요?

[임자운] 이 사안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할 필요는 있겠다. 가령 보도를 하면서 이런, 이런 내용에 비춰봤을 때 사실상 탈영이고 사실상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나왔으면 사실 문제 될 게 아니죠.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에는 분명 현 모 씨가 직접 탈영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했고 외압과 관련된 정황들도 본인이 직접 진술한 것처럼 기사는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조선일보가 굳이 이렇게 쓴 것도 이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일 것인데 지금 현 모 씨의 주장처럼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조선일보는 그냥 거짓 기사를 낸 거지 이것을 왜곡 기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쩌면 문제를 축소하는 상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 이번에 이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두 마디가 바로 탈영이 아니냐, 그리고 외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정치권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이 들썩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 씨가, 당직병이었던 현 씨가 뭐라고 이야기했냐 하면 탈영이라고 말한 적 없고 외압이라고 말한 적 없으나 기사에 등장했다는 게 요지인데요. 원래 원소스 단일 취재원이면 그 신뢰성에 대해서 교차 검증도 하고, 팩트 체크를 해야 하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의제를 만들어서 밀어붙였고 그때 당시에 당직병 현 모 씨도 그 부분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었다는 건데 왜 이제 와서 이렇게 되는가.

[이승현] 조선일보 측에서 입장을 냈습니다. 본지는 해당 기사를 녹취와 직접 면담한 자료 등 근거를 갖고 작성했다는 점을 밝힌다고 했는데요. 또 일방의 입장만 반영하고 본지 측 반론을 받지 않은 기사들에 대해서도 정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기자가 정작 기사를 쓴 기자는 탈영이라는 단어는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섰습니다.

===========================================
<영상> KBS, 10.14 [단독] “탈영 표현 없었다고 인정하고도 조선일보 거짓 해명”

조선일보는 오늘 입장문을 내고, 녹취와 직접 면담한 자료 등 근거를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해당 조선일보 기자는 그제 현 씨 측과의 대화에서 '탈영'이란 표현은 인터뷰 과정에서 없었다는 사실을 이미 인정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와 현 씨를 대리하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그제 나눈 SNS 대화본입니다. 해당 기자는 "탈영이란 말이 인터뷰에는 없지만, 기사용으로 다시 정리하면서 자신이 해당 표현을 넣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자는 또 현 씨가 탈영이란 단어를 쓰지 않은 건 "확실하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장] "정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우리가 거짓말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나온 거잖아요. 그럼 저는 거기에 대해서 분명히 입증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는 인터뷰 녹취록 전체를 가지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언론중재위에서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정정 보도를 하겠다는 의사를 현 씨 측에 전했습니다.
===========================================

[이승현] 문자 내용을 제가 설명을 해드리면요. “정정 보도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탈영’이라는 표현이 인터뷰 당일 저녁(7월 4일) 제가 현 모 씨 말씀 정리한 내용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월 6일 오전에 기사용으로 다시 정리하면서 ‘탈영과 다름없는’이라는 표현을 제가 넣었습니다. 회의 끝나고 데스크께 말씀드렸는데 제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소장님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게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아직 잘 되지 않고 있는 것 같거든요.

[유현재]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더 궁금해지는 거예요. 당직병 현 모 씨 이분에 대해서도 조선일보가 조금 잘못 생각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조금 들고요. 이것은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올드 패션이죠. 그러니까 수용자가 가만히 있을 거라는 생각? 그다음에 수용자가 뭔가 오류가 있을 때 가만히 있겠지라는 생각. 뭔가 그런 전통적인 관념에 뒷받침돼서 그냥 이런 작문을 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게 마음이 듭니다. 여기 문자 내용을 보면 1인칭으로 굉장히 많이 표현되어 있는데 제가 책임을 지겠다. 제가, 제가, 제가라는 말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거든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내가 판단했다는 이야기로 들려요. 그런데 언론사 내부 시스템이 그렇지 않다는 건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부분은 뭔가 정황에 의해서 이분이 이렇게 뭔가 썼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렇게 끝날 수도 없고 끝나서도 안 되는 사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강유정] 개인 기자의 어떤 의견과 헤드라인을 달고 용어를 손보는 데 있어서 데스크의 의견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구조가 언론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만약 이 기자가 혼자 나의 책임으로 진다고 한다면 이건 책임 전가이자 언론사의 구조에서 볼 수 없는 꼬리 자르기 형국인데 결국 그것이 실현되느냐, 안 되느냐를 우리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욱] 우리 사회를 석 달 동안 시끄럽게 했는데 여기 보면 책임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쉽게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이거 책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책임 못 집니다. 이거 진짜 심각한 일이에요.

[금준경] 일단 조선일보가 사실 무슨 이슈가 있을 때 직접 대응을 잘 안 하는 언론사거든요? 저희가 취재를 해도 기자한테 물어보면 경영기획실에 문의하세요라고 하고 경영기획실에 물어보면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끝나는 취재가 있어서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언론사 중 하나였는데 이 건에 대해서는 사실 핵심적인 사안이고 윤리적으로 큰 논란이나 이런 게 벌어지다 보니까 입장을 섣불리 냈던 그런 경우가 있었던 거 같고 기사가 오보나 이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보도가 나가게 되면 기자가 징계를 받거나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더구나 조선일보가 오직 팩트 선언을 몇 달 전에 했다는 점을 상기시켜볼 필요가 있는데 조선일보가 자잘한 거라도 다 정정하겠다고 밝히고 거의 매일같이 정정 보도를 내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매일 그 정정보도란을 보면 오타 수정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되게 아쉬웠는데 정작 중요했던 정정 보도는 이런 식으로 내부에서 처리하고 있었다면 정말 어떤 심한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하고 바이라인에는 기자가 들어가지만, 과정에서 데스크가 판단하는 기사잖아요. 그런데 최종 책임자는 언론사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최욱] 결국 지금 진실 공방으로 갈 것 같은데 조금 조심스러운 게 우리 사회를 매우 떠들썩하게 했던 핵심 부분이 잘못됐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왜 과거에 이 당직사병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그걸 생각해 본다면 어느 쪽이 진실인지 저는 굉장히 헷갈리네요.

[임자운] 조선일보가 입장을 발표하기 전에 담당 기자는 이런 문자를 보냈다는 거잖아요. 이건 하나의 세트로 봐도 될 것 같아요. 회사는 문제없는 것으로 정리하고 그냥 기자 개인이 잘못한 것으로 말 그대로 정말 꼬리 자르기를 한 건데 무엇보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조선일보 기자 혹은 조선일보라는 회사와 현 모 씨라는 진술자의 관계에서 보더라도 문제 제기가 나왔는데 조선일보는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문제 제기한 사람이 거짓말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깔려있는 거잖아요.

[최욱] 그렇습니다.

[임자운] 어떻게 보면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은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을 하는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조차 그 피해자에 대한 일종의 가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강유정] 지금까지 해석을 가장해서 인용을 왜곡되게 했다거나 내지는 맥락을 제거한 채 따옴표를 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런 사례들과 이것이 조금 닮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처음 본 현상이 아니라 지금껏 많은 현안에 있어서 이런 현상들이 있었는데 다만 현 모 씨가 이를 문제 삼았고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는 것만 차이가 있을 뿐 이 사태가 처음은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이승현] 어쨌든 이 문제가 지금 앞으로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거 같은데요. 끝까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J가 방송되고 있는 KBS를 비롯해서 방송계의 뒷광고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최욱] 최근에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 굉장히 뜨겁지 않았습니까? 돌아오지 못하는 유튜버들도 너무 많고 심지어 채널이 없어진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당시를 회상해 보면 기성 언론들이 엄청 세게 비판을 했었어요. 알고 봤더니 기성 언론들도 자유롭지 못하더라, 이건데 우리 금준경 기자가 관련해서 EBS의 뒷광고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냈는데 이번에는 언론들이 여기에 주목하지 않고 있어요. 완전 흥행 실패하고 있어요. 이거 살려내야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금준경] 지난 4월부터 EBS에서 <머니톡>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대국민 경제 교육 프로그램, 이런 콘셉트로 방영을 시작했는데 문제가 이 프로그램이 겉으로 보기에는 교육 프로그램 같지만 실제로는 특정 한 개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이 방송에는 4명의 재무 전문가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4명의 재무 전문가를 홈페이지에서 보면 어느 업체라고 안 나오고 재무 마스터, 이런 식으로 애매하게 표현이 되어 있거든요. 이 4명 다 ‘키움에셋플래너(이하 키움)’라는 보험사의 직원들로 나타났고요. 시청자가 개인정보 상담을 하게 되면 EBS 홈페이지에 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키움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연결이 돼서 개인정보가 넘어가는 그런 문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최욱] 그런 사실을 시청자들은 사전에 몰랐다는 거군요?

[금준경] 그렇죠, 기만적인 개인정보 수집 과정이 있거든요. 키움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고 약관을, 본문을 제대로 안 살펴보면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가 있어서 이런 점을 저희가 개인정보 보호법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었고요. 비슷한 사례가 예전에 홈플러스에서 경품 응모권 하단에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넘어간다는 약관 글씨가 아주 깨알만 하게 들어 있었어요. 사람들이.

[이승현] 현미경으로 확대해야 할 정도로.

[금준경] 나중에 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여기에 결정적인 작용이 약관 고지를 했더라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이건 기만적이라고 판단했던 거라서 상당히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현] 시청자들이 게시판에 남긴 내용을 저희가 몇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키움 보험이랑 커넥트?>라는 글을 남겨주신 분은 “총체적 자산 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싶어서 신청했더니 키움 보험회사 직원이랑 연결됐다”, “결론은 ‘기존 보험 싹 해지하고 키움에서 요구하는 보험으로 갈아타라’였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식의 광고는 어이가 없다”, “시청자를 돈으로 보는 느낌, 전화 받는 것도 EBS가 아니라 보험회사입니다”라면서 방송 출연자와 상담사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한 분도 있었습니다.

[임자운] 이 방송 홍보 문구가 그렇더라고요. 버려지거나 잠자고 있던 숨은 돈을 국내 최고 재무 전문가와 함께 찾아내는 신개념 토크쇼다. 그러면 키움 입장에서 이 방송을 보면요. 매주 한 차례씩 공영 방송에서 자신들을 국내 최고의 재무 전문가라고 소개를 하고 있고 그 공영방송 상담 창구를 통해서 수집되는 개인정보가 이 회사의 영업 자료로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심지어 판매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키움 입장에서 보면 요새 말로 이득인 거죠. 그러면 키움이 얻게 되는 이득의 크기만큼 사실 고스란히 피해자들한테, 청취자들한테 간다고 보면 되는 거 같은데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상담 신청했더니 기존 보험 해제하고 키움으로 갈아타라더라. 집까지 찾아와서 보험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설계를 맡기면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뭐 이런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지금으로서는 의아한 게 이런 실태가 어느 정도 드러났음에도 지금 그 방송 계속 유지되고 있잖아요. 포맷도 유지되고 있고. 그게 더 의아하기도 하더라고요.

[최욱] 유튜브는 다 날아가더라고요. 희한하네

[금준경] 오늘 EBS에서 점심쯤에 보도 자료를 내고 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

[최욱] 그래요?

[이승현] 그렇습니까?

[금준경] 제 자랑 같지만. 보도 이후로 폐지된 거긴 한데 사실 지금 녹화일 기준으로 봤을 때 EBS 국정감사 전날이거든요. 국감 질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긴급적으로 공지를 오늘하기도 했고 내용을 보면 “불법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들여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강유정] 만약에 이 채널이 EBS가 아니었다면 이미 언론 소비자분들도 ‘저건 뭐지, 혹시 광고는 아니야’라고 조심해서 보셨을 거예요. 저는 EBS의 이 채널의 파워, 가령 초등학생들이 코로나 19 때문에 학교 대신에 선택하는 채널이 바로 EBS예요. 이 말은 뭐냐 하면 상업적인 방송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말 그대로 정말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라는 생각을 다들 갖고 계시기 때문에 훨씬 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만약에 ‘전화번호를 남기세요’ 혹은 ‘상담하세요’라고 했을 때 다른 채널이었다면 조금 더 꼼꼼히 보고 봤을 테지만 EBS라서 믿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훨씬 더 저는 기만의 그 농도가 짙다고 보입니다.

[유현재] 그 해당 기업은 어쩌면 교육 방송이라는 미디어를 그냥 그동안 굉장히 개발하기가 힘든 소비자들을 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 전략적 파트너겠다고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가능성이 있어요. 사람들이 키움 보고 전화했겠습니까? EBS 보고 전화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사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고요. 만약에 이거 되기 전에 EBS가 만약에 그런 관련 사안을 디테일까지 만약에 알고 진행했다, 이건 윤리 감수성도 의심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반면 또 이걸 몰랐다? 이러면 이건 무능인 거죠. 그러니까 이건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고 소비자들을 우롱한 사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금준경] 키움에셋플래너 측 내부 자료를 말씀드리자면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지상파 채널 확대는 콘텐츠 신뢰 확보에 우수하게 새로운 것에 도움이 된다. 지상파 방송이 늘어나면서 DB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표현들이 실제로 등장하는데 원래 방송 DB 사업이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케이블이나 경쟁 채널에서 일부 행해졌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영향력이 크지도 않을뿐더러 시청자들이 크게 신뢰하는 채널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었는데 EBS는 훨씬 더 공적이기도 하고 그런 면이 있기도 하고요. 또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보니까 어떤 프로그램이 작년에 폐지됐더라고요. 왜 폐지했냐고 물어보니까 내부 심의실에서 검토해보니까 문제가 많아서 종영시켰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케이블 채널에서도 문제가 생겨서 종영하는 걸 EBS가 받아서 지금 대국민 교육이라고 포장해놨던 그런 상황인 거 같습니다.

[이승현] 폐지가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서민을 위한 재무 설계 프로그램을 표방한 방송이 결국에는 한 보험사의 전국구 영업 창구로 활용됐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거 같습니다. J에 EBS가 밝힌 입장을 알려드리면요. “EBS가 경제, 재테크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에 키움에셋플래너에서 재테크 프로그램 제안이 들어왔다. 시청자 정보가 보험사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보험사에서 상담을 맡기로 했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시청자의 동의 절차를 거친 뒤 정보가 제공됐다” 이렇게 내용을 밝혔습니다. EBS의 답변 또 책임 소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자운] 우리가 고위 정치인들 인사청문회 하면서 어떤 비리 나왔을 때 제일 국민 입장에서 듣기 얄미운 말 중 하나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는 말이잖아요. 법은 지켰습니다. 위법 사항은 아닙니다. 똑같은 거예요. 공영방송, 교육방송인 EBS 입장에서 하기에는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죠. 이 보험회사가 이렇게까지 운영할 줄은 몰랐다, 이런 말 자체가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가요. 그러니까 홈페이지를 그렇게 만들어놓고 그러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EBS를 상대로 상담하는 거거든요. 개인 정보가 그렇게 넘어갈 줄은 몰랐다? 시청자들이 당황할 줄 몰랐다? 저는 솔직히 안 믿겨요,

[금준경] 시청자 항의와 민원이 많이 들어오니까 EBS에서 많이 당황했던 거 같아요. 실제로 ARS 전화를 하면 ‘EBS <머니톡>입니다’, ‘EBS 재무 설계사입니다’, 이런 식으로 처음에 소개하고 나중에 개인정보 제공을 할 때만 기습적으로 업체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거든요. 전화 DB가 전화를 통해서 수집된 개인 정보는 보험설계사들한테 건당 7, 8만 원이거든요? 그런데 내방을 해서 만나서 면담한 그 정보는 10만 원이 넘어갑니다. 제작진 측에서 일종의 암행어사처럼 상담해보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사례들, 돈을 요구한다거나 무조건 갈아타라고 압박한다거나 집까지 찾아오겠다거나 이런 사례들을 지적해서 키움 측에서 보험 설계사들한테 내린 공지를 보면 앞으로 이렇게 영업하시면 안 된다. 이러면 그분을 징계하겠다. 이런 식의 지적을 하는 게 몇 차례 나오기도 합니다.

[강유정] 한 세 가지 정도 문제가 보이는 아주 악의적으로 보자면 매우 상업적인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시작됐는데 모르는 척한다, 몹시 나쁜 케이스죠. 두 번째는 콘텐츠 고갈 상황에서 아주 쉬운 해결 방법으로 프로그램 하나를 고안하려 했다는 일종의 태만함 그리고 방송사, PD, 작가 등 금융 영역에 대해서 잘 몰랐으므로 이 전문 영역에 대해서 준비된 언론인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호구’가 되었다는 게 세 번째인데 이조차도 언론이 굉장히 전문화된 영역에 대해서 무방비로 공격을 당할 수 있고 굉장히 상업적으로 수단화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태라서 이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책임을 모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폐지가 저는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현] 해당 프로그램 방송 말미에는 보험사와의 관계에 있어서 초창기에는 제작 협조 그리고 최근에는 제작 협찬이라고 고지를 해 왔습니다. 사실 협찬과 광고, 요즘에 논란인 뒷광고. 용어가 참 오락가락하고 무슨 이야기인지 너무 헷갈려서 모르겠다는 분들 참 많거든요. 이걸 간단하고 쉽게 정리를 해볼까요?

[금준경] 원래 광고랑 협찬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게 방송 내 광고는 주로 PPL이라고 하죠. 간접 광고로서 제품을 보여주고 장점을 보여주면서 광고 효과를 내는 방식이라면 협찬은 원래는 광고 효과를 내서는 안 되고요. 협찬은 KBS에서 만약에 뭘 만드는데 좋은 프로그램인데 돈이 부족해요. 그러면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분이 방송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전제와 광고 효과를 안 내겠다는 전제가 있어서 제작을 도와주는 형태예요. 이 도와주는 형태는 장소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고 또 돈일 수도 있는 거거든요. 암암리에 뒷광고 문제가 있다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뒷광고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뒷광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게 된 거죠. 유튜버들이 말하는 뒷광고는 협찬이나 광고나 다른 명목으로 뭔가를 받았을 때 마치 직접 본인이 리뷰하고 구입한 것처럼 꾸며내서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뒷광고였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일부러 그렇게 해달라고 해요. 광고라고 안 해야 광고 효과가 더 높아지잖아요. ‘내돈내산 (‘내 돈으로 내가 산 제품’이라는 신조어)’이 사실 그래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최욱] 논란이 되는 건 결국 소비자들이 속았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뭐 나는 이거 순수한 콘텐츠인 줄 알고 소비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뭔가 꿍꿍이가 있더라. 그런데 요즘 온라인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카드 뉴스, 카드 뉴스에도 뭔가 이런 게 있는 것 같던데?
[금준경] 연합뉴스가 실제로 시댁 간병과 관련된 카드 뉴스를 만들었는데 이게 서울시에서 서울 의료원 환자 안심 병원을 홍보하는 카드 뉴스예요. 그런데 광고주가 누구인지 돈을 받고 만난 건지 전혀 안 밝히고 카드 뉴스를 제작해서 포털에 내보냈던 건데 성과 보고서를 제가 입수를 했는데 어떤 내용이 있냐 하면 우리가 이렇게 광고를 했더니 포털에서 네이버에서 여성이 많이 본 기사 1위를 차지했다. 다음에서는 리플이 1,600개가 붙었다고 서울시에 실적 보고 한 것을 제가 받아서 기사를 썼던 건데 저희가 그걸 증거가 없어서 뒷광고라고 부르고 있지 못할 뿐 사실상 이런 게 상당히 관행화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욱] 이건 공익성이 있으니까 눈감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강유정] 저도 최욱 씨 의견처럼 처음에 생각이 들었어요. 나름 공익성이 있는데 광고 형태를 띄었다고 해서 왜 비판받아야 할까라고. 조금 제가 생각을 더 깊이 해봤더니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언론은 사실 지자체를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광고주로 모시게 되는 순간 감시로서의 역할보다는 광고주를 모시듯이 오히려 비위를 맞춰주게 된다면.

[최욱] 그럴 수 있겠네.

[강유정] 수많은 지자체들이 말하자면 써야 하잖아요, 돈을 써야 할 때 언론을 이를테면 단순한 홍보 매체가 아니라 일종의 관리 대상으로 만약에 두게 되고 어떤 언론사에는 조금 더 홍보를 많이 하게끔 기회를 주고, 안 준다면 이게 바로 사실 기업이 하고 있는 광고를 통한 갑질이거든요.

[유현재] 최근 소비자들을 보면 상업적인 메시지가 나한테 다가온다고 하면 거부감이 있어요. 전화가 오면 네, 고객님 사랑합니다. 이러면 전화 제대로 받아주시는 분들 없거든요. 약간 광고인 듯 아닌 듯 이렇게 헷갈리게 가면 훨씬 더 접근성이 높다는 거예요. 그게 네이티브 애드(Native Advertising, 유익한 정보를 주면서 광고주의 의도를 은근히 끼워 넣는 것)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속칭 ‘긴가민가 애드’ 이런 겁니다. 광고는 두 가지를 밝히라고 돼 있어요. 첫 번째는 Identify Sponsor(광고주를 밝혀라), 누가 돈 내는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윤리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것은 상업적인 콘텐츠다. 그리고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콘텐츠라는 것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돼 있어요. 거짓말하는 것도 심각한 거지만 해야 할 말을 안 하는 것도 굉장히 심각한 거예요. 제가 조금 심각하게 봤던 것은 저기서 내부 어떤 문건이 나왔는데 거기 보면 광고주 서울시라고 쓰여 있어요. 그들이 이건 지원이나 협찬의 뭔가 경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걸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최욱] 그런데 KBS도 뒷광고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대상포진 편인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제약사로부터 협찬을 받고 홍보 효과를 노렸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KBS에 지금 출연을 하고 있어서 편 드는 건 아니고 이 방송을 보면 국내에서 백신이 나와서 접종이 가능해졌다고 했지 특정 업체 이름을 언급한 건 아니거든요.

[이승현] 그렇죠.

[최욱] 그런데 이것까지 뒷광고 논란에 포함을 시켜야 할지, 저로서는 매우 가슴이 아프네요.
[금준경] 이건 사실 KBS가 광고주들에게 보내는 협찬 제안서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프로그램에서 협찬하고 있고 이건 어떻게 효과를 내고 있다고 어필하는 일종의 소개 카탈로그 같은 건데 여기서 나오는 이 사례들을 KBS에서 어떻게 언급하고 있냐 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 대상포진 백신 개발, 이를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 인구가 늘게 되어 협찬주 이익이 증가할 수 있음이라고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대상포진 백신이 원래 국내에 없었어요. 심지어 저가로 등장하게 되는 게 유일한 백신이었어요. 그러니까 전문가가 뭐라고 하냐 하면 드디어 국내에도 대상포진 백신이 저렴하게 나왔다고 이야기를 해요. 이게 전부인데 알고 보면 이 업체는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백신으로써 광고 효과를 누렸고 KBS 역시도 우리가 광고를 해줬다고 어필을 하고 있는 거죠. 뒷광고가 그래서 무서운 거거든요. ‘내돈내산’인 줄 알았는데, 혹은 자체적인 취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광고였던 거고

[최욱] 아주 이분 깐깐하시네.

[유현재]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은데 제가 유학 가기 전에 광고 회사에 다녔습니다. 전형적인 독점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서 드비어스(De Beers Group)라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그 기업은 항상 드비어스라는 이야기를 별로 안 해요. 뭐라고 하냐 하면 다이아몬드 이즈 포레버 (Diamond is forever,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고 끝납니다. 그런데 그래도 되는 거예요. 어차피 7, 80%는 거기서 구매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면 이런 독점 시장이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 브랜드가 지배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그러면 저렇게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거예요.

[강유정] 제일 제가 답답했던 게 뭐냐 하면 어디까지 되고 어디부터 안 되는지가 전혀 기준이 없다는 거예요.

[금준경] 맞아요.

[강유정] 그 기준이 있어야만 저희도 이야기할 때 이건 됩니다, 아닙니다라고 할 텐데. 방송사의 윤리적인 기준에 맡겨 놓는 듯한 이 얼렁뚱땅함이 아무거나 다 광고해도 되고 아무거나 다 홍보해도 된다는 유권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굉장히 우려되고 있고요. 점점 방송 자체가 거의 광고가 되는 형국인데 저는 기준이 없어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언론 방송계에서는 뒷광고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자 수익 창출 노하우로 통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래서 J에서 뒷광고 방송을 직접 만들었던 제작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영상> “이걸 다 돈 받고 했다고?”…제작진이 고백한 뒷광고 세계
[정연우 / KBS 기자] 어떤 류의 프로그램에서 혹시 일하신 경험이 있으신 거예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저는 모 방송사 아침 프로에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프로에서 일을 했었어요.

[정연우 / KBS 기자] 뒷광고처럼 볼 수 있는 협찬이나 고지하지 않는 협찬 이런 것들이 있었어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대부분) 그 프로는 뒷광고를 하는 전문 프로였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내용들이 저희가 받은 제품의 광고를 위해서 짜 맞추는 내용들이었거든요. 지방 줄이는 법, 예를 들자면. 그다음에 장 건강을 유지하는 법을 이번 주에는 방송하겠다, 그러면 프리바이오틱스를 홍보하기 위해서 그런 테마를 잡는 거고요. 요즘 같은 경우는 건강 프로가 워낙에 많고 또 잘되니까 거기 협찬을 주로 따오는 대행사가 또 생겼어요, 홍보대행사가. 돈이 되니까 이것만 전문적으로 하는 대행사가 생긴 거죠. 나눠먹기 하는 거예요. 대행사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대가로 준 제작비, 홍보비를 일단 협찬사 협찬을 따온 광고 대행사에서 일정 부분 가져가고 또 외주 대행사에 나눠주고 그 외주 대행사는 또 방송국에 또 나눠주고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는 거죠.

[정연우 / KBS 기자] 실제 사례자 그다음에 자료 논문 이런 것까지 다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다 제공을 하나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효능이 어떤 게 있고 이 효능을 연구한 어떤 결과가 있고 이거를 연예인이나 아니면 일반인이 프로그램에서 몇 회 이상 먹는 걸 보여달라, 이 얘기를 구체적으로 굉장히 가이드를 줘요. 사례자 같은 경우는 약간 억지가 있긴 해요. 그 제품을 섭취한 사람이 아니라도 한 번 먹어봤다. 아니면 조금 섭취해본 적이 있다. 이러면 이제 (사례자로 출연)하는 거죠.
===========================================

[최욱] 뒷광고 시장이 어마어마하네요. 그런 와중에 아주 독특한 형태를 제가 또 포착을 했습니다. 바로 연계 편성(방송에서 소개한 특정 제품을 홈쇼핑에서 같은 시간대에 판매하는 것) 인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J에서 촛불집회를 다룬다든지 또는 태극기집회를 막 다룹니다, 주제로. 그런데 우연히 옆에 홈쇼핑을 틀었더니 거기서 태극기랑 촛불을 팔고 있다는 거예요. 이거 뭔가 이상하다는 거예요.

[이승현] 그럼 다음날 집에 배송이 돼있는 거군요?

[유현재] 최욱이라는 소비자를 한번 생각을 해보면 최욱이라는 소비자가 있어요. 남자인데 40대예요. 그러면 더 라이브 끝나고 와서 내가 피곤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잠깐 앉았는데 내가 잠깐 자기 전에 잠깐 텔레비전 봐야 했다고 하고 있는데 우연히 건강 프로그램이 나오는 거예요. 피곤하시죠? 그러는데 이거 먹었더니 괜찮아요라고 해서 조금 즐겁게 합니다. 내가 지금 당장 살 수는 없고 자야지, 최욱 씨가 우연히 틀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프라이즈 그러고 그 제품이 나와 있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행운이구나라고 해서 뭔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저런 제품을 사야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승현] 지상파와 종편 채널의 홈쇼핑 연계 편성 현황을 발표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모니터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J에서 이번에 미공개 자료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을 통해서 입수, 또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요. 무엇보다 연계 편성으로 인한 매출 상승이 눈에 띄는 그런 항목들이 있습니다.

[금준경] 이 연계 편성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드러난 경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조사 결과들을 보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유산균이고 그다음에 시서스, 크릴오일, 콜라겐 순으로 관련 제품들이 많이 팔렸다는 걸 알 수 있고 시서스 같은 경우에는요. 연계 편성을 했을 때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2.4배 높게 판매량이 나타났습니다. 원래 1억 가까이 팔던 거를 2억 5,000만 원까지 올랐고요. 연계 편성이 단순히 시간적인 연계만 있는 게 아니라 지상파, 종편 사이에 홈쇼핑이 촘촘하게 들어 있잖아요. 채널 이런 것까지 확보하면서 시간과 공간적인 접근성을 통해서 사실상 방송이 홈쇼핑 판촉의 도구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욱] 그래서 제가 항상 궁금했던 게 제가 저희 부모님을 1년에 한 번 정도 만납니다. 어느 날 가면 유산균을 먹어라, 엄청 강조해요. 그래서 내년에 또 가면 루테인을 먹어라. 항상 바뀝니다. 그게 다 이런 것들 때문에 생겨나는 패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보면서 드네요.

[강유정] 건강 관련 시청층을 조사해 보면 중장년층, 특히 장년층 이상이 많다는 거고 프로그램에 대한 굉장히 신뢰도가 높다는 거죠. 이게 굉장히 악용이 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마침 파는 거지, 그분들은 어디서 구하는지 진짜 답답하던 순간에 여기서 파네라고 고맙다고 생각하는 분들 꽤 많을 거 같아요.

[임자운] 가령 유산균이나 크릴오일 같은 거요. 안 먹었을 때보다 먹었을 때 몸에 좋을 수 있죠. 그러면 방송에서는 정말 유익한 정보를 줬다고 자평할 수 있고.

[최욱] 꼭 안 먹을 때보다 먹을 때가 좋지만은 않을 수 있어요.

[이승현] 뭐 드셨는데요?

[최욱] 네?

[이승현] 뭐 드셨는데요?

[최욱] 저는 아무것도 안 먹는데요. 그게 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임자운] 밀크시슬 있었잖아요.

[이승현] 간에 좋은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임자운] 얼마 전부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걸 꼭 먹어야 한다.

[최욱] 술을 끊어요.

[임자운] 저는 그걸 처음 들었는데 그 말을 계속 들으니까 제 간만 너무 계속 혹사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찾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찾아보니까 그게 광고가 엄청 나오는 제품이기도 하더라고요.

[유현재] 박탈감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우습지만 아까 니즈가 생겼잖아요. 그러면 이제는 그 제품이 없으면 내 인생이 비참한 거예요. 약간 박탈감. 이게 보면 홈쇼핑이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겁니다. 한 30분 전에는 내가 무슨 갈비 관련해서 없었어도 아무런 게 없었어요, 맛집 보기 전에는. 그런데 그거로 자극되면 굉장히 뭔가 박탈감이 느껴지는 거죠.

[이승현] 인생이 불행해지는.

[유현재] 맞아요, 이게 슬픈 것은 시청자만 빼면 다 윈윈이에요. 방송사, 기업, 그다음에 거기에 등장하는 의사, 뭔가 패키지가 있잖아요. 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매년 건강 보조 식품이 뭔가 히트를 치는 것이 있을까. 세계의 그런 엄청난 신비의 명약들이 원래는 있었는데, 매년 해가 바뀌면서 하나하나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걸까요?

[이승현] 발이 달려서.

[유현재]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무슨 점술가는 아닙니다마는 내년에도 보십시오. 특정한 건강 보조 식품이 또 아마 안방으로 들어올 겁니다. 이건 전형적인 마케팅이죠.

[최욱] 이건 정말 새겨들어야 할 게 사실인 게 이분이 광고회사에서 일했거든요. 이런 거 엄청 이용해 먹었던 분이에요.

[이승현] 많이 이익을 보셨습니까?

[유현재] 회개하는 마음으로.

[최욱] 회개하는 마음으로. 혹시 이 방송을 보시면서 갸우뚱하면서 아니, 유행하고 그게 대세니까 우연의 일치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임자운] 그런데 보니까 가령 올해 1윌 21일에 홈&쇼핑과 SBS <모닝와이드>가 비슷한 시간대에 유산균 관련 방송과 상품 판매를 한 적이 있고 조금 오래전 일이기는 한데 2014년에 MBN <천기누설>이 아로니아에 대해 방송을 했고 이어서 편성된 홈쇼핑에서 관련 제품 판매를 했는데 이때는 심지어 MBN <천기누설>이 오늘 아로니아 유용성을 집중 보도했다는 자막까지 홈쇼핑에 넣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방송이 나갔을 때 해당 제품의 매출액이 평시 대비 3배 이상 높게 나왔다거나 목표치의 150%를 달성했다는 기록도 사실 나오고 있어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들이 실제 있는 거 같습니다.

[이승현] 자막을 미리 준비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거죠.

[임자운] 그렇죠.

[이승현] 외주 제작 관계자도 취재해 보셨다면서요?

[금준경] 네, 지상파 관계자입니다. 지상파 관계자가 외주 업체에서 일하는 분인데 협찬을 너무 많이 시키는 거예요. 심지어 연계 편성까지 하게 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방송사 일을 해서 외주 일을 하는데 왜 자꾸 나한테 이 방송사는 나한테 협찬을 따오라고 시키고 연계 편성을 시키는 거야. 그래서 이분이 회사에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방통위가 이걸 개정하려고 했는데 연계 편성 자체는 법적으로 못 막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2018년에 처음 조사를 했을 때 이때 금지를 시키거나 대책을 마련했다면 지상파들이 안 따라 했겠죠.

[강유정] 그런데 저는 가장 궁금한 게 이겁니다. 이렇게 연계 방송을 통해서 평균 매출액이 올라갈 거라고 충분히 짐작들을 다 하고 있잖아요. 제가 제일 궁금한 건 기업은 당연히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 연계 방송을 추진할 것 같아요. 홈쇼핑 역시도 이렇게 하면서 더 많은 수익이 늘어나니까 홈쇼핑의 매출이 늘겠죠? 그러니까 할 거 같아요. 그러면 여기서 방송사가 얻는 이익이 뭘까. 저는 언론은 그렇다면 거기서 어떤 이익을 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왜 많이 하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그 이익에 대해서 더 파고들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준경] 방송사의 변명은 이거예요. 우리가 이제 편성을 맞춰 준 게 아니라 유산균 업체에서 우리한테 ‘금요일 1시에 틀어주세요’라고 하고 홈쇼핑에 가서는 ‘1시 반에 틀어주세요’라고 해서 결과적으로 우연이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는 거죠. 그런데 이게 반박이 가능한 게 연계 편성이 KBS에서는 한 건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잡아낸 게 없거든요. 다른 방송은 몇백 건씩 나와도. 그런데 이건 계약 과정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일단은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재방송을 엄청 틀어줍니다.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가 폴리코사놀 협찬이 무려 1년 만에 재방송이 되거든요? 건강 프로그램인데 1년 전에 했던 재방송이 1년 지나서 재방송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이제 계약을 할 때 재방송을 묶어서 계약하거나 아니면 제품을 판 다음에 몇 달 뒤에 혹은 몇 년 뒤에 다시 홈쇼핑에 팔잖아요? 그러면 방송국 찾아가서 그거 다시 틀어주세요 하고 계약을 다시 맺는 경우가 있어요. 이게 또 뭐가 문제냐 하면 협찬은 제작 지원비를 주는 거잖아요. 재방송은 제작비가 안 들잖아요. 그런데 협찬비를 주고 있어서 이게 사각지대를 악용한 신기한 수법인 거 같습니다.

[강유정] 언론의 두 얼굴인 거예요. 시청자들한테는 굉장히 귀한 정보를 준다, 공익적이다,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약간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래서 많은 시청자분은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요. 결국 여기에는 또 전문가도 출연해서 훨씬 더 신뢰감을 높여준다는 거죠.

[임자운] 또 다른 걸 생각해 볼 것이 시장의 공정성 문제가 생긴다고 봐요.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연계 편성을 하면서 협찬을 할 수 있는 그만한 자본이 있는 곳에서만 가령 유산균 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크릴오일 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간에도 굉장한 불공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승현] 지금 연계 편성과 관련해서 이게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시청자들 많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 금 기자님, 방통위에서 이거 지금 몇 건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나요?
[금준경] 일단 지금까지 방통위에서 몇 차례씩 조사했는데요. 2018년에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사를 했더니 MBN 47번, 채널A 41번, TV조선 32번, JTBC 17번, SBS 17번, MBC 7번 나왔습니다. KBS는 나오지 않았고요.

[금준경] 그리고 2020년에 한 번 더 조사합니다. MBN이 100건 넘어가고요. 105회를 계속하고요. 채널A 25번, TV조선 80번, JTBC 37번, SBS 127번, MBC 49번,

[이승현] 그러면 석 달 동안 400건이 넘었다는 거죠?

[금준경] 그렇죠.

[유현재] 이게 보면 홈쇼핑 그리고 건강 정보 프로그램 그다음에 또 하나 이제 메인 캐릭터가 의사들이에요. 여기 보면 우리가 흔하게 이야기하는 게 닥터테이너(doctor entertainer, 연예인처럼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추고 방송 활동을 하는 의사) 쇼 닥터(show doctor, 방송 매체에 빈번하게 출연하여 건강 기능 식품 등을 추천하는 일부 의사를 지칭하는 신조어) 물론 진료실에서 열심히 보고 계신 의사선생님들도 많지만 뭔가 미디어에 나와서 인지도를 높여서 뭔가 병원에 홍보를 하겠다라든가 아니면 본인의 이름을 달고 제품을 뭔가 판다든가 이런 시장이 분명히 있습니다. 과연 의사들 이렇게 나와서 제품 팔고 그러면 만약에 뭔가 하자가 있거나 이러면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최욱] 말 나온 김에 쇼닥터 한마디 저도 붙이고 싶은데 방송국 혼자서 이거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협업자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쇼닥터 같은데 방송을 보면 비타민을 막 강조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봤더니 비타민 광고를 찍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제 워낙 의심이 많으니까 이런 사람들 이제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종편을 봤는데 뭐가 좋다고 해야 살 텐데 밀가루가 나쁘다고 하는 거예요, 의사가. 와, 이 사람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다.

[이승현] 믿을 만하다.

[최욱] 이건 정말 명의가 나타났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마트에서 봤더니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밀가루를 팔고 있더라고요. 나는 거기서 정말,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쇼닥터뿐만 아니라 지금 뭐 방송하는 변호사, 여기 나와 있죠? 방변이라고. 이런 분들도 우리가 계속 감시해야 합니다. 방변.

[임자운] 방변 입장에서 이게 참 어색한 말이기는 한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방송에 출연하는 변호사나 의사가 얻는 게 뭘까. 방송사가 검증한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최욱] 그렇죠.

[임자운] 대중들이 봤을 때 최소한 저기 나올 정도면 최소한의 검증은 했을 것이다. 실력이나 윤리성 면에서. 최악의 경우에 나를 뒤통수 치는 변호사나 의사는 저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는. 그런데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냐. 저도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어떤 방송사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돈을 달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5, 6분 출연하게 되는 조건으로 380만 원을 달라고.

[최욱] 그러니까 그 제안을 받았다는 거예요?

[이승현] 돈을 내고 출연하라?

[임자운] 네, 방송사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출연을 해 주면 출연료를 주겠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돈을 가져와서 출연하라는 이야기더라고요. 협찬료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고 거기에 밑줄이 그어져 있어요. 이건 결국 뭐냐 하면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에게 대중이 부여하는 그 신뢰를 가지고 언론사는 장사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어쨌든 기만이고 사기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욱] J에 지금 얼마 내고 나오는 거예요?

[강유정] 그다지 많지 않아서.

[이승현] 편집할 테니까 지금 공개해 주시죠.

[강유정] 380만 원 없어서 아마 못 나오는.

[이승현] 그런데 380만 원을 내고서도 사실 나오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어쨌든 그것보다 더 홍보 효과가 크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임자운] 그러니까 경쟁이 사실은 치열하니까 제가 생각해 봐도 충분히 이익이 있을 것 같아요. 일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능력이나 자질을 뭘 가지고 평가하겠냔 말이죠.

[최욱] 모르죠.

[임자운] 그러니까 변호사 입장에서는 아무도 평가할 수 있는 그 기준을 돈으로 사는 그런 효과가 분명 생기는 거죠.

[유현재] 명확한 심리가 있어요. 저희 어머니가 많이 연로하신데 제가 학교에서 수업하다 보면 전화가 계속 와 있어요. 그래서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이름을 받아 적으래요. 그래서 어떠어떠한 의사 이름이에요. “어머니, 이 병원에 꼭 가야 해? 왜 그렇게 중요해?” 하면 뭐라고 하시냐 하면 “TV에 나왔다 아이가”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심리가 굉장히 절절한 소비자 심리거든요, 미디어가 됐든 전문가가 됐든 이 부분에서는 조금 책임 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강유정] 특히 건강 관련된 정보가 위험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건강 관련된 정보는 공공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죽하면 저는 이재갑 교수, 기모란 교수 나오지 않으면 정보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을 정도. 왜냐하면 그분들은 적어도 어떤 게 좋다고 제품을 광고한다거나 이런 부분 없이 뉴스에 나와서 정보만 전달하니까.

[이승현] 연계 편성 문제 중심의 종편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지상파의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SBS의 경우에는 2018년과 비교해서 2년 사이에 무려 7배 넘게 증가를 했고요. 올해 종편을 제치고 연계 편성 횟수 1위에 등극했습니다. 또 MBC도 편성 횟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KBS는 해당 조사에서는 적발된 게 없지만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뒷광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점차 뒷광고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상파의 행보,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금준경] 사실 지상파가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졌고 이제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실제로 이게 연계 편성의 급증으로도 나타나지만 저는 꼼수 중간 광고라는 표현을 더 쓰긴 하는데 분리 광고가 지상파에서 많이 늘었습니다. 케이블이 만들어졌을 때는 케이블은 신생 사업자니까 중간 광고해 주자라고 해서 비대칭 규제를 만들었던 건데 지금은 CJ나 종편의 영향력이 지상파 못지않지만 지상파는 중간 광고를 못 하고 종편과 유료 방송은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지상파에서는 계속 방통위에 계속 요청을 했어요. 우리 해야 한다, 해야 한다 하다가 안 되니까 자발적으로 중간 광고를 개발해내기 시작합니다. 원래 중간 광고는 같은 프로그램을 중간에 쪼개서 광고를 넣는 거잖아요. 그런데 분리 편성 광고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회차를 나눠 버립니다.

[최욱] 그래서 그렇게 하는구나.

[금준경] 그래서 한 2, 3년 전부터 갑자기 예능 프로그램하는데 2부에서 만나자고 갑자기 이야기해버리잖아요. SBS가 18개 프로그램에서 지금 하고 있고요. MBC 17개 프로그램, KBS 2채널 13개 프로그램, EBS 1개 프로그램에서 하고 있고 SBS는 최근에 간판 뉴스인 <8뉴스>에서 지난달부터 중간 광고를 투입하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적용을 하면서 예능, 나아가서는 점점 침투하는 경향이 있고요. 참고로 지상파 분들을 제가 취재를 할 때 제가 꼼수 중간 광고라고 하는 표현이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어떤 분이 저희 기자에게 한 말이 이건 정식 용어가 PCM(Premium Commercial Message, 방송을 1·2부로 분리해서 편성하고 그사이에 유사 중간광고를 넣는 것)이다.

[이승현] PCM 뭐의 약자인가요?

[금준경] ‘Premium Commercial Message’의 약자인데 광고업체에서 쓰는 용어입니다. 지상파에서 광고업체에, 또는 광고주한테 광고를 판매할 때 이건 PCM. 프리미엄 CM이라고 해서 다른 광고보다 값이 비싸다고 해서,

[유현재] 그러면 제 이름은 YHJ라고 하면 뭐가 다르겠습니까? 저는 교육자의 애환을 말씀드리면 제가 수업을 학생들한테 뭐라고 하냐 하면 “지상파는 중간 광고가 금지돼 있다”고 가르쳐요. 그러면 학생들은 질문을 뭐라고 하냐 하면 그러면 “OOO프로그램은 뭡니까?”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방금 금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원래 계속해서 한 패키지로 1부, 아무 문제없이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중간에서 툭 끊기고 그다음에 연령 고지 나오고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중간에 광고 나오고. 그러면 저한테 물어보는 거죠. “저게 이상한 상황 아닙니까”라고 물어보면 제가 뭔가 ‘와우와우와우...’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승현] ‘와우와우와우...’

[유현재]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사실 탓해야 하는 게 정부 기관이잖아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마는 뭔가 현실이 이래서 이렇다. 그러면 당당하게 방관을 하든가. 아니면 뭔가 면밀하게 결정을, 스탠스를 정해서 규제를 하든가. 이게 결정이 안 되면 너도나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 교육 현장까지 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조금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강 교수님, 메인 뉴스에서까지 2부에서 만나요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강유정] 글쎄요. 이건 결국 저는 언론이, 특히 지상파 그리고 레거시 미디어들이 갖고 있는 권위를 정말 최종적으로 깎아 먹는 마지막 말 그대로 ‘똥볼 차기’가 되겠구나, 비속어지만. 생각이 드는데 과거에는 약간 비윤리적인 문제라고 하면 일부 PD들이 금품 수리를 하거나 혹은 스폰을 받아서 실제로 실형을 받고 이런 일이 종종 있었어요. 지금 보면 안타까운 상황이 방송사 환경이라든가 지상파 환경이 얼마나 열악해졌는가를 알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보면 방송사에서 그동안 축적됐던 신뢰도를 기반으로 지금 이걸 기회비용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깎아 먹는 건 결국 신뢰도라는 거죠. 그러면 이 신뢰도를 다 팔아먹고 나면 더 이상 뭘 팔아먹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결국 소비자의 완전한 그리고 회복 불가능한 외면밖에 없을 텐데 뉴스 채널까지도 이렇게 분리해서 소위 말하면 꼼수를 써서 중간 광고를 넣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면 정말 자구책 내지는 자체적인 생존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그리고 방안 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저도 자꾸 팔이 안으로 굽어서 제 자신도 지금 미치겠는데요. 꼼수 광고를 비판하기 전에 이런 걸 현실화시켜줄 필요는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유현재] 현실을 무시하고 너무 압박만 하면 야만이 나온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미디어 그룹은 일반 기업이랑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일반 기업은 예를 들어서 뭔가 어떤 특정한 원인에 의해서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제품이 좋다, 그러면 옵니다. 아무리 그 회사가 싫어도 그 음식이 맛있다. 그러면 줄 서 있는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런데 미디어 그룹은 신뢰를 잃으면 굉장히 많은 걸 잃게 됩니다. 보이지 않은 자산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곳이니까. 그래서 필리 코틀러라는 사람이 ‘이제는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것은 미디어 기업에는 더더욱 해당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저는 일관성과 순서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중간 광고를 허용한다, 그러면 방송사들이 지금까지 하고 있던 소위 말하는 뒷광고 포기할까요? 협찬과 협조에 대해서?

[최욱] 저는 포기하겠습니다.

[강유정]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선후 관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한 아주 분명하고 구체적인 제재가 있고 그와 함께 동시에 중간 광고에 대한 현실적인 제재를 완화한다는 부분이 같이 가야 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라든가 혹은 법률 집단들이 일관성이 없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이 일관성을 회복해야만 어떤 점들을 더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자운] 저도 비판을 하거나 아니면 법령을 손볼 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는 당연히 공감을 하는데 그 현실이라는 게 결국 뭐냐. 저는 하나를 꼽자면 결국 언론사 수익 구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광고비에 너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그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는 언론의 상업성에 대한 모든 비판은 굉장히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접근도 필요한데 저는 소비자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도 있어요. 가령 독립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언론 활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우리는 광고비보다 구독료나 후원료를 통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해 보겠다는 노력하는 언론사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걸 우리가 찾아가서 지원하고 홍보하고 응원하는 그 노력도 같이 가야 한다는 거죠.

[금준경] 사실 제가 미디어를 취재하다 보니까 항의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우리는 땅 파서 장사하냐, 이런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는데 저는 그래서 광고나 협찬을 무조건 반대하고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선을 넘지 말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청자를 속이면 안 된다는 선을 넘지 말자는 거고 요즘 뒷광고 논란 보면서 유튜브 논란을 보면서 오히려 아이러니했던 게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운 지침을 만들었잖아요. 이 지침을 보면 페이스북 제목에 광고라고 써야 하고 영상에서도 광고라는 언급을 계속해 줘야 해요. 그러니까 유튜브 영상의 광고 규제가 KBS가 받는 협찬 규제보다 더 까다로워진 거예요. 그러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치하고 있는 사이에 오히려 뉴미디어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이 아이러니함을 봤을 때라도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그러니까 큰 틀에서 풀어줄 건 풀어주고 묶을 건 묶는 그런 개선이 이루어지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승현] 언론 매체도 솔직하게 다가가서 더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유현재 교수, 금준경 기자 잘 들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저희가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저녁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저널리즘토크쇼J] 당신은 치밀하게 낚였다…방송사 ‘뒷광고’의 세계
    • 입력 2020-10-18 21:54:15
    • 수정2020-10-20 17:44:49
    저널리즘 토크쇼 J
[이승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먼저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최욱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승현] 그리고 오늘 주제를 위해서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도 함께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금준경] 안녕하세요.

[최욱] 우리 유현재 교수님은 J 출연 이후에 여기저기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한 방에 가거든요. 선글라스 하나 더 장만한 거 아니죠?

[유현재] 속에서는 난리 났는데 평정심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최욱] 자중하시고 겸손하시기 바랍니다.

[이승현] 노래 이야기 안 하시나요?

[최욱] 교수이신데 다른 방송에서 노래도 부르는 거 하시는 거 보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유현재] 그런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승현] 한 소절 부르고 시작하실까요? 오 놀라워라.

[유현재] 오 놀라워라~ 그만하겠습니다.

[이승현] 역시 준비하신 거로. 오늘도 놀라운 비평 기대를 하겠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먼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논란과 관련해서 새로 등장한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13일 해당 의혹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당직병 현 모 씨가 자신의 인터뷰를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습니다. 해당 기사가 고의적 왜곡과 사실관계를 조작했다는 내용인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탈영이라거나 외압이라는 등의 현 모 씨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까지 마치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현 씨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기사 내용 사실상 이번 특혜 의혹의 핵심이 아닌가요?

[임자운] 이 사안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할 필요는 있겠다. 가령 보도를 하면서 이런, 이런 내용에 비춰봤을 때 사실상 탈영이고 사실상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한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나왔으면 사실 문제 될 게 아니죠.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에는 분명 현 모 씨가 직접 탈영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했고 외압과 관련된 정황들도 본인이 직접 진술한 것처럼 기사는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조선일보가 굳이 이렇게 쓴 것도 이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일 것인데 지금 현 모 씨의 주장처럼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조선일보는 그냥 거짓 기사를 낸 거지 이것을 왜곡 기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쩌면 문제를 축소하는 상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 이번에 이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두 마디가 바로 탈영이 아니냐, 그리고 외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정치권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이 들썩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 씨가, 당직병이었던 현 씨가 뭐라고 이야기했냐 하면 탈영이라고 말한 적 없고 외압이라고 말한 적 없으나 기사에 등장했다는 게 요지인데요. 원래 원소스 단일 취재원이면 그 신뢰성에 대해서 교차 검증도 하고, 팩트 체크를 해야 하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의제를 만들어서 밀어붙였고 그때 당시에 당직병 현 모 씨도 그 부분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었다는 건데 왜 이제 와서 이렇게 되는가.

[이승현] 조선일보 측에서 입장을 냈습니다. 본지는 해당 기사를 녹취와 직접 면담한 자료 등 근거를 갖고 작성했다는 점을 밝힌다고 했는데요. 또 일방의 입장만 반영하고 본지 측 반론을 받지 않은 기사들에 대해서도 정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기자가 정작 기사를 쓴 기자는 탈영이라는 단어는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섰습니다.

===========================================
<영상> KBS, 10.14 [단독] “탈영 표현 없었다고 인정하고도 조선일보 거짓 해명”

조선일보는 오늘 입장문을 내고, 녹취와 직접 면담한 자료 등 근거를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 결과 해당 조선일보 기자는 그제 현 씨 측과의 대화에서 '탈영'이란 표현은 인터뷰 과정에서 없었다는 사실을 이미 인정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일보 기자와 현 씨를 대리하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그제 나눈 SNS 대화본입니다. 해당 기자는 "탈영이란 말이 인터뷰에는 없지만, 기사용으로 다시 정리하면서 자신이 해당 표현을 넣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자는 또 현 씨가 탈영이란 단어를 쓰지 않은 건 "확실하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장] "정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우리가 거짓말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나온 거잖아요. 그럼 저는 거기에 대해서 분명히 입증하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는 인터뷰 녹취록 전체를 가지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언론중재위에서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정정 보도를 하겠다는 의사를 현 씨 측에 전했습니다.
===========================================

[이승현] 문자 내용을 제가 설명을 해드리면요. “정정 보도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탈영’이라는 표현이 인터뷰 당일 저녁(7월 4일) 제가 현 모 씨 말씀 정리한 내용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월 6일 오전에 기사용으로 다시 정리하면서 ‘탈영과 다름없는’이라는 표현을 제가 넣었습니다. 회의 끝나고 데스크께 말씀드렸는데 제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소장님께 잘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게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아직 잘 되지 않고 있는 것 같거든요.

[유현재]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더 궁금해지는 거예요. 당직병 현 모 씨 이분에 대해서도 조선일보가 조금 잘못 생각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조금 들고요. 이것은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올드 패션이죠. 그러니까 수용자가 가만히 있을 거라는 생각? 그다음에 수용자가 뭔가 오류가 있을 때 가만히 있겠지라는 생각. 뭔가 그런 전통적인 관념에 뒷받침돼서 그냥 이런 작문을 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게 마음이 듭니다. 여기 문자 내용을 보면 1인칭으로 굉장히 많이 표현되어 있는데 제가 책임을 지겠다. 제가, 제가, 제가라는 말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거든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내가 판단했다는 이야기로 들려요. 그런데 언론사 내부 시스템이 그렇지 않다는 건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부분은 뭔가 정황에 의해서 이분이 이렇게 뭔가 썼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렇게 끝날 수도 없고 끝나서도 안 되는 사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듭니다.

[강유정] 개인 기자의 어떤 의견과 헤드라인을 달고 용어를 손보는 데 있어서 데스크의 의견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는 구조가 언론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만약 이 기자가 혼자 나의 책임으로 진다고 한다면 이건 책임 전가이자 언론사의 구조에서 볼 수 없는 꼬리 자르기 형국인데 결국 그것이 실현되느냐, 안 되느냐를 우리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욱] 우리 사회를 석 달 동안 시끄럽게 했는데 여기 보면 책임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쉽게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이거 책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책임 못 집니다. 이거 진짜 심각한 일이에요.

[금준경] 일단 조선일보가 사실 무슨 이슈가 있을 때 직접 대응을 잘 안 하는 언론사거든요? 저희가 취재를 해도 기자한테 물어보면 경영기획실에 문의하세요라고 하고 경영기획실에 물어보면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끝나는 취재가 있어서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언론사 중 하나였는데 이 건에 대해서는 사실 핵심적인 사안이고 윤리적으로 큰 논란이나 이런 게 벌어지다 보니까 입장을 섣불리 냈던 그런 경우가 있었던 거 같고 기사가 오보나 이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보도가 나가게 되면 기자가 징계를 받거나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더구나 조선일보가 오직 팩트 선언을 몇 달 전에 했다는 점을 상기시켜볼 필요가 있는데 조선일보가 자잘한 거라도 다 정정하겠다고 밝히고 거의 매일같이 정정 보도를 내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매일 그 정정보도란을 보면 오타 수정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 되게 아쉬웠는데 정작 중요했던 정정 보도는 이런 식으로 내부에서 처리하고 있었다면 정말 어떤 심한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하고 바이라인에는 기자가 들어가지만, 과정에서 데스크가 판단하는 기사잖아요. 그런데 최종 책임자는 언론사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최욱] 결국 지금 진실 공방으로 갈 것 같은데 조금 조심스러운 게 우리 사회를 매우 떠들썩하게 했던 핵심 부분이 잘못됐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왜 과거에 이 당직사병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까. 그걸 생각해 본다면 어느 쪽이 진실인지 저는 굉장히 헷갈리네요.

[임자운] 조선일보가 입장을 발표하기 전에 담당 기자는 이런 문자를 보냈다는 거잖아요. 이건 하나의 세트로 봐도 될 것 같아요. 회사는 문제없는 것으로 정리하고 그냥 기자 개인이 잘못한 것으로 말 그대로 정말 꼬리 자르기를 한 건데 무엇보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조선일보 기자 혹은 조선일보라는 회사와 현 모 씨라는 진술자의 관계에서 보더라도 문제 제기가 나왔는데 조선일보는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문제 제기한 사람이 거짓말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깔려있는 거잖아요.

[최욱] 그렇습니다.

[임자운] 어떻게 보면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은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을 하는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조차 그 피해자에 대한 일종의 가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강유정] 지금까지 해석을 가장해서 인용을 왜곡되게 했다거나 내지는 맥락을 제거한 채 따옴표를 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런 사례들과 이것이 조금 닮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처음 본 현상이 아니라 지금껏 많은 현안에 있어서 이런 현상들이 있었는데 다만 현 모 씨가 이를 문제 삼았고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는 것만 차이가 있을 뿐 이 사태가 처음은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이승현] 어쨌든 이 문제가 지금 앞으로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거 같은데요. 끝까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J가 방송되고 있는 KBS를 비롯해서 방송계의 뒷광고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최욱] 최근에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 굉장히 뜨겁지 않았습니까? 돌아오지 못하는 유튜버들도 너무 많고 심지어 채널이 없어진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당시를 회상해 보면 기성 언론들이 엄청 세게 비판을 했었어요. 알고 봤더니 기성 언론들도 자유롭지 못하더라, 이건데 우리 금준경 기자가 관련해서 EBS의 뒷광고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냈는데 이번에는 언론들이 여기에 주목하지 않고 있어요. 완전 흥행 실패하고 있어요. 이거 살려내야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금준경] 지난 4월부터 EBS에서 <머니톡>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대국민 경제 교육 프로그램, 이런 콘셉트로 방영을 시작했는데 문제가 이 프로그램이 겉으로 보기에는 교육 프로그램 같지만 실제로는 특정 한 개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이 방송에는 4명의 재무 전문가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4명의 재무 전문가를 홈페이지에서 보면 어느 업체라고 안 나오고 재무 마스터, 이런 식으로 애매하게 표현이 되어 있거든요. 이 4명 다 ‘키움에셋플래너(이하 키움)’라는 보험사의 직원들로 나타났고요. 시청자가 개인정보 상담을 하게 되면 EBS 홈페이지에 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키움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연결이 돼서 개인정보가 넘어가는 그런 문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최욱] 그런 사실을 시청자들은 사전에 몰랐다는 거군요?

[금준경] 그렇죠, 기만적인 개인정보 수집 과정이 있거든요. 키움에 넘어간다는 사실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고 약관을, 본문을 제대로 안 살펴보면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가 있어서 이런 점을 저희가 개인정보 보호법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었고요. 비슷한 사례가 예전에 홈플러스에서 경품 응모권 하단에 개인정보가 보험사로 넘어간다는 약관 글씨가 아주 깨알만 하게 들어 있었어요. 사람들이.

[이승현] 현미경으로 확대해야 할 정도로.

[금준경] 나중에 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여기에 결정적인 작용이 약관 고지를 했더라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이건 기만적이라고 판단했던 거라서 상당히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승현] 시청자들이 게시판에 남긴 내용을 저희가 몇 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키움 보험이랑 커넥트?>라는 글을 남겨주신 분은 “총체적 자산 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싶어서 신청했더니 키움 보험회사 직원이랑 연결됐다”, “결론은 ‘기존 보험 싹 해지하고 키움에서 요구하는 보험으로 갈아타라’였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식의 광고는 어이가 없다”, “시청자를 돈으로 보는 느낌, 전화 받는 것도 EBS가 아니라 보험회사입니다”라면서 방송 출연자와 상담사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한 분도 있었습니다.

[임자운] 이 방송 홍보 문구가 그렇더라고요. 버려지거나 잠자고 있던 숨은 돈을 국내 최고 재무 전문가와 함께 찾아내는 신개념 토크쇼다. 그러면 키움 입장에서 이 방송을 보면요. 매주 한 차례씩 공영 방송에서 자신들을 국내 최고의 재무 전문가라고 소개를 하고 있고 그 공영방송 상담 창구를 통해서 수집되는 개인정보가 이 회사의 영업 자료로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심지어 판매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키움 입장에서 보면 요새 말로 이득인 거죠. 그러면 키움이 얻게 되는 이득의 크기만큼 사실 고스란히 피해자들한테, 청취자들한테 간다고 보면 되는 거 같은데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상담 신청했더니 기존 보험 해제하고 키움으로 갈아타라더라. 집까지 찾아와서 보험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설계를 맡기면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뭐 이런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지금으로서는 의아한 게 이런 실태가 어느 정도 드러났음에도 지금 그 방송 계속 유지되고 있잖아요. 포맷도 유지되고 있고. 그게 더 의아하기도 하더라고요.

[최욱] 유튜브는 다 날아가더라고요. 희한하네

[금준경] 오늘 EBS에서 점심쯤에 보도 자료를 내고 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

[최욱] 그래요?

[이승현] 그렇습니까?

[금준경] 제 자랑 같지만. 보도 이후로 폐지된 거긴 한데 사실 지금 녹화일 기준으로 봤을 때 EBS 국정감사 전날이거든요. 국감 질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긴급적으로 공지를 오늘하기도 했고 내용을 보면 “불법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들여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강유정] 만약에 이 채널이 EBS가 아니었다면 이미 언론 소비자분들도 ‘저건 뭐지, 혹시 광고는 아니야’라고 조심해서 보셨을 거예요. 저는 EBS의 이 채널의 파워, 가령 초등학생들이 코로나 19 때문에 학교 대신에 선택하는 채널이 바로 EBS예요. 이 말은 뭐냐 하면 상업적인 방송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말 그대로 정말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라는 생각을 다들 갖고 계시기 때문에 훨씬 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거죠. 그래서 만약에 ‘전화번호를 남기세요’ 혹은 ‘상담하세요’라고 했을 때 다른 채널이었다면 조금 더 꼼꼼히 보고 봤을 테지만 EBS라서 믿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훨씬 더 저는 기만의 그 농도가 짙다고 보입니다.

[유현재] 그 해당 기업은 어쩌면 교육 방송이라는 미디어를 그냥 그동안 굉장히 개발하기가 힘든 소비자들을 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 전략적 파트너겠다고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가능성이 있어요. 사람들이 키움 보고 전화했겠습니까? EBS 보고 전화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사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고요. 만약에 이거 되기 전에 EBS가 만약에 그런 관련 사안을 디테일까지 만약에 알고 진행했다, 이건 윤리 감수성도 의심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반면 또 이걸 몰랐다? 이러면 이건 무능인 거죠. 그러니까 이건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고 소비자들을 우롱한 사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금준경] 키움에셋플래너 측 내부 자료를 말씀드리자면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지상파 채널 확대는 콘텐츠 신뢰 확보에 우수하게 새로운 것에 도움이 된다. 지상파 방송이 늘어나면서 DB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표현들이 실제로 등장하는데 원래 방송 DB 사업이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케이블이나 경쟁 채널에서 일부 행해졌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영향력이 크지도 않을뿐더러 시청자들이 크게 신뢰하는 채널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었는데 EBS는 훨씬 더 공적이기도 하고 그런 면이 있기도 하고요. 또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보니까 어떤 프로그램이 작년에 폐지됐더라고요. 왜 폐지했냐고 물어보니까 내부 심의실에서 검토해보니까 문제가 많아서 종영시켰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케이블 채널에서도 문제가 생겨서 종영하는 걸 EBS가 받아서 지금 대국민 교육이라고 포장해놨던 그런 상황인 거 같습니다.

[이승현] 폐지가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서민을 위한 재무 설계 프로그램을 표방한 방송이 결국에는 한 보험사의 전국구 영업 창구로 활용됐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거 같습니다. J에 EBS가 밝힌 입장을 알려드리면요. “EBS가 경제, 재테크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에 키움에셋플래너에서 재테크 프로그램 제안이 들어왔다. 시청자 정보가 보험사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보험사에서 상담을 맡기로 했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시청자의 동의 절차를 거친 뒤 정보가 제공됐다” 이렇게 내용을 밝혔습니다. EBS의 답변 또 책임 소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자운] 우리가 고위 정치인들 인사청문회 하면서 어떤 비리 나왔을 때 제일 국민 입장에서 듣기 얄미운 말 중 하나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는 말이잖아요. 법은 지켰습니다. 위법 사항은 아닙니다. 똑같은 거예요. 공영방송, 교육방송인 EBS 입장에서 하기에는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죠. 이 보험회사가 이렇게까지 운영할 줄은 몰랐다, 이런 말 자체가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가요. 그러니까 홈페이지를 그렇게 만들어놓고 그러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EBS를 상대로 상담하는 거거든요. 개인 정보가 그렇게 넘어갈 줄은 몰랐다? 시청자들이 당황할 줄 몰랐다? 저는 솔직히 안 믿겨요,

[금준경] 시청자 항의와 민원이 많이 들어오니까 EBS에서 많이 당황했던 거 같아요. 실제로 ARS 전화를 하면 ‘EBS <머니톡>입니다’, ‘EBS 재무 설계사입니다’, 이런 식으로 처음에 소개하고 나중에 개인정보 제공을 할 때만 기습적으로 업체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거든요. 전화 DB가 전화를 통해서 수집된 개인 정보는 보험설계사들한테 건당 7, 8만 원이거든요? 그런데 내방을 해서 만나서 면담한 그 정보는 10만 원이 넘어갑니다. 제작진 측에서 일종의 암행어사처럼 상담해보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사례들, 돈을 요구한다거나 무조건 갈아타라고 압박한다거나 집까지 찾아오겠다거나 이런 사례들을 지적해서 키움 측에서 보험 설계사들한테 내린 공지를 보면 앞으로 이렇게 영업하시면 안 된다. 이러면 그분을 징계하겠다. 이런 식의 지적을 하는 게 몇 차례 나오기도 합니다.

[강유정] 한 세 가지 정도 문제가 보이는 아주 악의적으로 보자면 매우 상업적인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시작됐는데 모르는 척한다, 몹시 나쁜 케이스죠. 두 번째는 콘텐츠 고갈 상황에서 아주 쉬운 해결 방법으로 프로그램 하나를 고안하려 했다는 일종의 태만함 그리고 방송사, PD, 작가 등 금융 영역에 대해서 잘 몰랐으므로 이 전문 영역에 대해서 준비된 언론인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호구’가 되었다는 게 세 번째인데 이조차도 언론이 굉장히 전문화된 영역에 대해서 무방비로 공격을 당할 수 있고 굉장히 상업적으로 수단화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태라서 이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책임을 모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폐지가 저는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현] 해당 프로그램 방송 말미에는 보험사와의 관계에 있어서 초창기에는 제작 협조 그리고 최근에는 제작 협찬이라고 고지를 해 왔습니다. 사실 협찬과 광고, 요즘에 논란인 뒷광고. 용어가 참 오락가락하고 무슨 이야기인지 너무 헷갈려서 모르겠다는 분들 참 많거든요. 이걸 간단하고 쉽게 정리를 해볼까요?

[금준경] 원래 광고랑 협찬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게 방송 내 광고는 주로 PPL이라고 하죠. 간접 광고로서 제품을 보여주고 장점을 보여주면서 광고 효과를 내는 방식이라면 협찬은 원래는 광고 효과를 내서는 안 되고요. 협찬은 KBS에서 만약에 뭘 만드는데 좋은 프로그램인데 돈이 부족해요. 그러면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분이 방송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전제와 광고 효과를 안 내겠다는 전제가 있어서 제작을 도와주는 형태예요. 이 도와주는 형태는 장소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고 또 돈일 수도 있는 거거든요. 암암리에 뒷광고 문제가 있다가 유튜브를 중심으로 뒷광고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뒷광고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게 된 거죠. 유튜버들이 말하는 뒷광고는 협찬이나 광고나 다른 명목으로 뭔가를 받았을 때 마치 직접 본인이 리뷰하고 구입한 것처럼 꾸며내서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뒷광고였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일부러 그렇게 해달라고 해요. 광고라고 안 해야 광고 효과가 더 높아지잖아요. ‘내돈내산 (‘내 돈으로 내가 산 제품’이라는 신조어)’이 사실 그래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최욱] 논란이 되는 건 결국 소비자들이 속았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뭐 나는 이거 순수한 콘텐츠인 줄 알고 소비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뭔가 꿍꿍이가 있더라. 그런데 요즘 온라인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카드 뉴스, 카드 뉴스에도 뭔가 이런 게 있는 것 같던데?
[금준경] 연합뉴스가 실제로 시댁 간병과 관련된 카드 뉴스를 만들었는데 이게 서울시에서 서울 의료원 환자 안심 병원을 홍보하는 카드 뉴스예요. 그런데 광고주가 누구인지 돈을 받고 만난 건지 전혀 안 밝히고 카드 뉴스를 제작해서 포털에 내보냈던 건데 성과 보고서를 제가 입수를 했는데 어떤 내용이 있냐 하면 우리가 이렇게 광고를 했더니 포털에서 네이버에서 여성이 많이 본 기사 1위를 차지했다. 다음에서는 리플이 1,600개가 붙었다고 서울시에 실적 보고 한 것을 제가 받아서 기사를 썼던 건데 저희가 그걸 증거가 없어서 뒷광고라고 부르고 있지 못할 뿐 사실상 이런 게 상당히 관행화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욱] 이건 공익성이 있으니까 눈감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강유정] 저도 최욱 씨 의견처럼 처음에 생각이 들었어요. 나름 공익성이 있는데 광고 형태를 띄었다고 해서 왜 비판받아야 할까라고. 조금 제가 생각을 더 깊이 해봤더니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언론은 사실 지자체를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광고주로 모시게 되는 순간 감시로서의 역할보다는 광고주를 모시듯이 오히려 비위를 맞춰주게 된다면.

[최욱] 그럴 수 있겠네.

[강유정] 수많은 지자체들이 말하자면 써야 하잖아요, 돈을 써야 할 때 언론을 이를테면 단순한 홍보 매체가 아니라 일종의 관리 대상으로 만약에 두게 되고 어떤 언론사에는 조금 더 홍보를 많이 하게끔 기회를 주고, 안 준다면 이게 바로 사실 기업이 하고 있는 광고를 통한 갑질이거든요.

[유현재] 최근 소비자들을 보면 상업적인 메시지가 나한테 다가온다고 하면 거부감이 있어요. 전화가 오면 네, 고객님 사랑합니다. 이러면 전화 제대로 받아주시는 분들 없거든요. 약간 광고인 듯 아닌 듯 이렇게 헷갈리게 가면 훨씬 더 접근성이 높다는 거예요. 그게 네이티브 애드(Native Advertising, 유익한 정보를 주면서 광고주의 의도를 은근히 끼워 넣는 것)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속칭 ‘긴가민가 애드’ 이런 겁니다. 광고는 두 가지를 밝히라고 돼 있어요. 첫 번째는 Identify Sponsor(광고주를 밝혀라), 누가 돈 내는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윤리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것은 상업적인 콘텐츠다. 그리고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콘텐츠라는 것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돼 있어요. 거짓말하는 것도 심각한 거지만 해야 할 말을 안 하는 것도 굉장히 심각한 거예요. 제가 조금 심각하게 봤던 것은 저기서 내부 어떤 문건이 나왔는데 거기 보면 광고주 서울시라고 쓰여 있어요. 그들이 이건 지원이나 협찬의 뭔가 경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걸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최욱] 그런데 KBS도 뒷광고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대상포진 편인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제약사로부터 협찬을 받고 홍보 효과를 노렸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KBS에 지금 출연을 하고 있어서 편 드는 건 아니고 이 방송을 보면 국내에서 백신이 나와서 접종이 가능해졌다고 했지 특정 업체 이름을 언급한 건 아니거든요.

[이승현] 그렇죠.

[최욱] 그런데 이것까지 뒷광고 논란에 포함을 시켜야 할지, 저로서는 매우 가슴이 아프네요.
[금준경] 이건 사실 KBS가 광고주들에게 보내는 협찬 제안서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프로그램에서 협찬하고 있고 이건 어떻게 효과를 내고 있다고 어필하는 일종의 소개 카탈로그 같은 건데 여기서 나오는 이 사례들을 KBS에서 어떻게 언급하고 있냐 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 대상포진 백신 개발, 이를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 인구가 늘게 되어 협찬주 이익이 증가할 수 있음이라고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대상포진 백신이 원래 국내에 없었어요. 심지어 저가로 등장하게 되는 게 유일한 백신이었어요. 그러니까 전문가가 뭐라고 하냐 하면 드디어 국내에도 대상포진 백신이 저렴하게 나왔다고 이야기를 해요. 이게 전부인데 알고 보면 이 업체는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백신으로써 광고 효과를 누렸고 KBS 역시도 우리가 광고를 해줬다고 어필을 하고 있는 거죠. 뒷광고가 그래서 무서운 거거든요. ‘내돈내산’인 줄 알았는데, 혹은 자체적인 취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광고였던 거고

[최욱] 아주 이분 깐깐하시네.

[유현재] 말씀을 드려야 할 거 같은데 제가 유학 가기 전에 광고 회사에 다녔습니다. 전형적인 독점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서 드비어스(De Beers Group)라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그 기업은 항상 드비어스라는 이야기를 별로 안 해요. 뭐라고 하냐 하면 다이아몬드 이즈 포레버 (Diamond is forever,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고 끝납니다. 그런데 그래도 되는 거예요. 어차피 7, 80%는 거기서 구매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면 이런 독점 시장이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 브랜드가 지배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그러면 저렇게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거예요.

[강유정] 제일 제가 답답했던 게 뭐냐 하면 어디까지 되고 어디부터 안 되는지가 전혀 기준이 없다는 거예요.

[금준경] 맞아요.

[강유정] 그 기준이 있어야만 저희도 이야기할 때 이건 됩니다, 아닙니다라고 할 텐데. 방송사의 윤리적인 기준에 맡겨 놓는 듯한 이 얼렁뚱땅함이 아무거나 다 광고해도 되고 아무거나 다 홍보해도 된다는 유권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굉장히 우려되고 있고요. 점점 방송 자체가 거의 광고가 되는 형국인데 저는 기준이 없어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언론 방송계에서는 뒷광고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자 수익 창출 노하우로 통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래서 J에서 뒷광고 방송을 직접 만들었던 제작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영상> “이걸 다 돈 받고 했다고?”…제작진이 고백한 뒷광고 세계
[정연우 / KBS 기자] 어떤 류의 프로그램에서 혹시 일하신 경험이 있으신 거예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저는 모 방송사 아침 프로에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프로에서 일을 했었어요.

[정연우 / KBS 기자] 뒷광고처럼 볼 수 있는 협찬이나 고지하지 않는 협찬 이런 것들이 있었어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대부분) 그 프로는 뒷광고를 하는 전문 프로였다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내용들이 저희가 받은 제품의 광고를 위해서 짜 맞추는 내용들이었거든요. 지방 줄이는 법, 예를 들자면. 그다음에 장 건강을 유지하는 법을 이번 주에는 방송하겠다, 그러면 프리바이오틱스를 홍보하기 위해서 그런 테마를 잡는 거고요. 요즘 같은 경우는 건강 프로가 워낙에 많고 또 잘되니까 거기 협찬을 주로 따오는 대행사가 또 생겼어요, 홍보대행사가. 돈이 되니까 이것만 전문적으로 하는 대행사가 생긴 거죠. 나눠먹기 하는 거예요. 대행사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대가로 준 제작비, 홍보비를 일단 협찬사 협찬을 따온 광고 대행사에서 일정 부분 가져가고 또 외주 대행사에 나눠주고 그 외주 대행사는 또 방송국에 또 나눠주고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는 거죠.

[정연우 / KBS 기자] 실제 사례자 그다음에 자료 논문 이런 것까지 다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다 제공을 하나요?

[건강 프로그램 제작진 A 씨(음성변조)] 효능이 어떤 게 있고 이 효능을 연구한 어떤 결과가 있고 이거를 연예인이나 아니면 일반인이 프로그램에서 몇 회 이상 먹는 걸 보여달라, 이 얘기를 구체적으로 굉장히 가이드를 줘요. 사례자 같은 경우는 약간 억지가 있긴 해요. 그 제품을 섭취한 사람이 아니라도 한 번 먹어봤다. 아니면 조금 섭취해본 적이 있다. 이러면 이제 (사례자로 출연)하는 거죠.
===========================================

[최욱] 뒷광고 시장이 어마어마하네요. 그런 와중에 아주 독특한 형태를 제가 또 포착을 했습니다. 바로 연계 편성(방송에서 소개한 특정 제품을 홈쇼핑에서 같은 시간대에 판매하는 것) 인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J에서 촛불집회를 다룬다든지 또는 태극기집회를 막 다룹니다, 주제로. 그런데 우연히 옆에 홈쇼핑을 틀었더니 거기서 태극기랑 촛불을 팔고 있다는 거예요. 이거 뭔가 이상하다는 거예요.

[이승현] 그럼 다음날 집에 배송이 돼있는 거군요?

[유현재] 최욱이라는 소비자를 한번 생각을 해보면 최욱이라는 소비자가 있어요. 남자인데 40대예요. 그러면 더 라이브 끝나고 와서 내가 피곤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잠깐 앉았는데 내가 잠깐 자기 전에 잠깐 텔레비전 봐야 했다고 하고 있는데 우연히 건강 프로그램이 나오는 거예요. 피곤하시죠? 그러는데 이거 먹었더니 괜찮아요라고 해서 조금 즐겁게 합니다. 내가 지금 당장 살 수는 없고 자야지, 최욱 씨가 우연히 틀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프라이즈 그러고 그 제품이 나와 있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행운이구나라고 해서 뭔가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저런 제품을 사야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승현] 지상파와 종편 채널의 홈쇼핑 연계 편성 현황을 발표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모니터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J에서 이번에 미공개 자료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실을 통해서 입수, 또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요. 무엇보다 연계 편성으로 인한 매출 상승이 눈에 띄는 그런 항목들이 있습니다.

[금준경] 이 연계 편성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드러난 경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조사 결과들을 보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유산균이고 그다음에 시서스, 크릴오일, 콜라겐 순으로 관련 제품들이 많이 팔렸다는 걸 알 수 있고 시서스 같은 경우에는요. 연계 편성을 했을 때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2.4배 높게 판매량이 나타났습니다. 원래 1억 가까이 팔던 거를 2억 5,000만 원까지 올랐고요. 연계 편성이 단순히 시간적인 연계만 있는 게 아니라 지상파, 종편 사이에 홈쇼핑이 촘촘하게 들어 있잖아요. 채널 이런 것까지 확보하면서 시간과 공간적인 접근성을 통해서 사실상 방송이 홈쇼핑 판촉의 도구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욱] 그래서 제가 항상 궁금했던 게 제가 저희 부모님을 1년에 한 번 정도 만납니다. 어느 날 가면 유산균을 먹어라, 엄청 강조해요. 그래서 내년에 또 가면 루테인을 먹어라. 항상 바뀝니다. 그게 다 이런 것들 때문에 생겨나는 패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보면서 드네요.

[강유정] 건강 관련 시청층을 조사해 보면 중장년층, 특히 장년층 이상이 많다는 거고 프로그램에 대한 굉장히 신뢰도가 높다는 거죠. 이게 굉장히 악용이 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래서 마침 파는 거지, 그분들은 어디서 구하는지 진짜 답답하던 순간에 여기서 파네라고 고맙다고 생각하는 분들 꽤 많을 거 같아요.

[임자운] 가령 유산균이나 크릴오일 같은 거요. 안 먹었을 때보다 먹었을 때 몸에 좋을 수 있죠. 그러면 방송에서는 정말 유익한 정보를 줬다고 자평할 수 있고.

[최욱] 꼭 안 먹을 때보다 먹을 때가 좋지만은 않을 수 있어요.

[이승현] 뭐 드셨는데요?

[최욱] 네?

[이승현] 뭐 드셨는데요?

[최욱] 저는 아무것도 안 먹는데요. 그게 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임자운] 밀크시슬 있었잖아요.

[이승현] 간에 좋은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임자운] 얼마 전부터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걸 꼭 먹어야 한다.

[최욱] 술을 끊어요.

[임자운] 저는 그걸 처음 들었는데 그 말을 계속 들으니까 제 간만 너무 계속 혹사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찾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찾아보니까 그게 광고가 엄청 나오는 제품이기도 하더라고요.

[유현재] 박탈감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우습지만 아까 니즈가 생겼잖아요. 그러면 이제는 그 제품이 없으면 내 인생이 비참한 거예요. 약간 박탈감. 이게 보면 홈쇼핑이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겁니다. 한 30분 전에는 내가 무슨 갈비 관련해서 없었어도 아무런 게 없었어요, 맛집 보기 전에는. 그런데 그거로 자극되면 굉장히 뭔가 박탈감이 느껴지는 거죠.

[이승현] 인생이 불행해지는.

[유현재] 맞아요, 이게 슬픈 것은 시청자만 빼면 다 윈윈이에요. 방송사, 기업, 그다음에 거기에 등장하는 의사, 뭔가 패키지가 있잖아요. 왜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매년 건강 보조 식품이 뭔가 히트를 치는 것이 있을까. 세계의 그런 엄청난 신비의 명약들이 원래는 있었는데, 매년 해가 바뀌면서 하나하나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걸까요?

[이승현] 발이 달려서.

[유현재]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무슨 점술가는 아닙니다마는 내년에도 보십시오. 특정한 건강 보조 식품이 또 아마 안방으로 들어올 겁니다. 이건 전형적인 마케팅이죠.

[최욱] 이건 정말 새겨들어야 할 게 사실인 게 이분이 광고회사에서 일했거든요. 이런 거 엄청 이용해 먹었던 분이에요.

[이승현] 많이 이익을 보셨습니까?

[유현재] 회개하는 마음으로.

[최욱] 회개하는 마음으로. 혹시 이 방송을 보시면서 갸우뚱하면서 아니, 유행하고 그게 대세니까 우연의 일치 아니겠느냐,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임자운] 그런데 보니까 가령 올해 1윌 21일에 홈&쇼핑과 SBS <모닝와이드>가 비슷한 시간대에 유산균 관련 방송과 상품 판매를 한 적이 있고 조금 오래전 일이기는 한데 2014년에 MBN <천기누설>이 아로니아에 대해 방송을 했고 이어서 편성된 홈쇼핑에서 관련 제품 판매를 했는데 이때는 심지어 MBN <천기누설>이 오늘 아로니아 유용성을 집중 보도했다는 자막까지 홈쇼핑에 넣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방송이 나갔을 때 해당 제품의 매출액이 평시 대비 3배 이상 높게 나왔다거나 목표치의 150%를 달성했다는 기록도 사실 나오고 있어서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어려운 상황들이 실제 있는 거 같습니다.

[이승현] 자막을 미리 준비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거죠.

[임자운] 그렇죠.

[이승현] 외주 제작 관계자도 취재해 보셨다면서요?

[금준경] 네, 지상파 관계자입니다. 지상파 관계자가 외주 업체에서 일하는 분인데 협찬을 너무 많이 시키는 거예요. 심지어 연계 편성까지 하게 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방송사 일을 해서 외주 일을 하는데 왜 자꾸 나한테 이 방송사는 나한테 협찬을 따오라고 시키고 연계 편성을 시키는 거야. 그래서 이분이 회사에 항의를 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방통위가 이걸 개정하려고 했는데 연계 편성 자체는 법적으로 못 막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2018년에 처음 조사를 했을 때 이때 금지를 시키거나 대책을 마련했다면 지상파들이 안 따라 했겠죠.

[강유정] 그런데 저는 가장 궁금한 게 이겁니다. 이렇게 연계 방송을 통해서 평균 매출액이 올라갈 거라고 충분히 짐작들을 다 하고 있잖아요. 제가 제일 궁금한 건 기업은 당연히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 연계 방송을 추진할 것 같아요. 홈쇼핑 역시도 이렇게 하면서 더 많은 수익이 늘어나니까 홈쇼핑의 매출이 늘겠죠? 그러니까 할 거 같아요. 그러면 여기서 방송사가 얻는 이익이 뭘까. 저는 언론은 그렇다면 거기서 어떤 이익을 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왜 많이 하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그 이익에 대해서 더 파고들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준경] 방송사의 변명은 이거예요. 우리가 이제 편성을 맞춰 준 게 아니라 유산균 업체에서 우리한테 ‘금요일 1시에 틀어주세요’라고 하고 홈쇼핑에 가서는 ‘1시 반에 틀어주세요’라고 해서 결과적으로 우연이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는 거죠. 그런데 이게 반박이 가능한 게 연계 편성이 KBS에서는 한 건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잡아낸 게 없거든요. 다른 방송은 몇백 건씩 나와도. 그런데 이건 계약 과정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일단은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재방송을 엄청 틀어줍니다.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가 폴리코사놀 협찬이 무려 1년 만에 재방송이 되거든요? 건강 프로그램인데 1년 전에 했던 재방송이 1년 지나서 재방송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이제 계약을 할 때 재방송을 묶어서 계약하거나 아니면 제품을 판 다음에 몇 달 뒤에 혹은 몇 년 뒤에 다시 홈쇼핑에 팔잖아요? 그러면 방송국 찾아가서 그거 다시 틀어주세요 하고 계약을 다시 맺는 경우가 있어요. 이게 또 뭐가 문제냐 하면 협찬은 제작 지원비를 주는 거잖아요. 재방송은 제작비가 안 들잖아요. 그런데 협찬비를 주고 있어서 이게 사각지대를 악용한 신기한 수법인 거 같습니다.

[강유정] 언론의 두 얼굴인 거예요. 시청자들한테는 굉장히 귀한 정보를 준다, 공익적이다,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약간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래서 많은 시청자분은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요. 결국 여기에는 또 전문가도 출연해서 훨씬 더 신뢰감을 높여준다는 거죠.

[임자운] 또 다른 걸 생각해 볼 것이 시장의 공정성 문제가 생긴다고 봐요.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연계 편성을 하면서 협찬을 할 수 있는 그만한 자본이 있는 곳에서만 가령 유산균 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크릴오일 시장에서 독과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 간에도 굉장한 불공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승현] 지금 연계 편성과 관련해서 이게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시청자들 많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 금 기자님, 방통위에서 이거 지금 몇 건 정도로 이야기하고 있나요?
[금준경] 일단 지금까지 방통위에서 몇 차례씩 조사했는데요. 2018년에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사를 했더니 MBN 47번, 채널A 41번, TV조선 32번, JTBC 17번, SBS 17번, MBC 7번 나왔습니다. KBS는 나오지 않았고요.

[금준경] 그리고 2020년에 한 번 더 조사합니다. MBN이 100건 넘어가고요. 105회를 계속하고요. 채널A 25번, TV조선 80번, JTBC 37번, SBS 127번, MBC 49번,

[이승현] 그러면 석 달 동안 400건이 넘었다는 거죠?

[금준경] 그렇죠.

[유현재] 이게 보면 홈쇼핑 그리고 건강 정보 프로그램 그다음에 또 하나 이제 메인 캐릭터가 의사들이에요. 여기 보면 우리가 흔하게 이야기하는 게 닥터테이너(doctor entertainer, 연예인처럼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갖추고 방송 활동을 하는 의사) 쇼 닥터(show doctor, 방송 매체에 빈번하게 출연하여 건강 기능 식품 등을 추천하는 일부 의사를 지칭하는 신조어) 물론 진료실에서 열심히 보고 계신 의사선생님들도 많지만 뭔가 미디어에 나와서 인지도를 높여서 뭔가 병원에 홍보를 하겠다라든가 아니면 본인의 이름을 달고 제품을 뭔가 판다든가 이런 시장이 분명히 있습니다. 과연 의사들 이렇게 나와서 제품 팔고 그러면 만약에 뭔가 하자가 있거나 이러면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최욱] 말 나온 김에 쇼닥터 한마디 저도 붙이고 싶은데 방송국 혼자서 이거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협업자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쇼닥터 같은데 방송을 보면 비타민을 막 강조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봤더니 비타민 광고를 찍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제 워낙 의심이 많으니까 이런 사람들 이제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종편을 봤는데 뭐가 좋다고 해야 살 텐데 밀가루가 나쁘다고 하는 거예요, 의사가. 와, 이 사람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다.

[이승현] 믿을 만하다.

[최욱] 이건 정말 명의가 나타났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마트에서 봤더니 글루텐이 들어가지 않은 밀가루를 팔고 있더라고요. 나는 거기서 정말,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쇼닥터뿐만 아니라 지금 뭐 방송하는 변호사, 여기 나와 있죠? 방변이라고. 이런 분들도 우리가 계속 감시해야 합니다. 방변.

[임자운] 방변 입장에서 이게 참 어색한 말이기는 한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방송에 출연하는 변호사나 의사가 얻는 게 뭘까. 방송사가 검증한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최욱] 그렇죠.

[임자운] 대중들이 봤을 때 최소한 저기 나올 정도면 최소한의 검증은 했을 것이다. 실력이나 윤리성 면에서. 최악의 경우에 나를 뒤통수 치는 변호사나 의사는 저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는. 그런데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냐. 저도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어떤 방송사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돈을 달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5, 6분 출연하게 되는 조건으로 380만 원을 달라고.

[최욱] 그러니까 그 제안을 받았다는 거예요?

[이승현] 돈을 내고 출연하라?

[임자운] 네, 방송사가 있어요. 저는 그래서 출연을 해 주면 출연료를 주겠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돈을 가져와서 출연하라는 이야기더라고요. 협찬료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고 거기에 밑줄이 그어져 있어요. 이건 결국 뭐냐 하면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에게 대중이 부여하는 그 신뢰를 가지고 언론사는 장사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어쨌든 기만이고 사기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욱] J에 지금 얼마 내고 나오는 거예요?

[강유정] 그다지 많지 않아서.

[이승현] 편집할 테니까 지금 공개해 주시죠.

[강유정] 380만 원 없어서 아마 못 나오는.

[이승현] 그런데 380만 원을 내고서도 사실 나오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어쨌든 그것보다 더 홍보 효과가 크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임자운] 그러니까 경쟁이 사실은 치열하니까 제가 생각해 봐도 충분히 이익이 있을 것 같아요. 일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의 능력이나 자질을 뭘 가지고 평가하겠냔 말이죠.

[최욱] 모르죠.

[임자운] 그러니까 변호사 입장에서는 아무도 평가할 수 있는 그 기준을 돈으로 사는 그런 효과가 분명 생기는 거죠.

[유현재] 명확한 심리가 있어요. 저희 어머니가 많이 연로하신데 제가 학교에서 수업하다 보면 전화가 계속 와 있어요. 그래서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면 이름을 받아 적으래요. 그래서 어떠어떠한 의사 이름이에요. “어머니, 이 병원에 꼭 가야 해? 왜 그렇게 중요해?” 하면 뭐라고 하시냐 하면 “TV에 나왔다 아이가”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심리가 굉장히 절절한 소비자 심리거든요, 미디어가 됐든 전문가가 됐든 이 부분에서는 조금 책임 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강유정] 특히 건강 관련된 정보가 위험한 이유는 한편으로는 건강 관련된 정보는 공공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죽하면 저는 이재갑 교수, 기모란 교수 나오지 않으면 정보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을 정도. 왜냐하면 그분들은 적어도 어떤 게 좋다고 제품을 광고한다거나 이런 부분 없이 뉴스에 나와서 정보만 전달하니까.

[이승현] 연계 편성 문제 중심의 종편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지상파의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SBS의 경우에는 2018년과 비교해서 2년 사이에 무려 7배 넘게 증가를 했고요. 올해 종편을 제치고 연계 편성 횟수 1위에 등극했습니다. 또 MBC도 편성 횟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KBS는 해당 조사에서는 적발된 게 없지만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뒷광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점차 뒷광고에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상파의 행보,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금준경] 사실 지상파가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졌고 이제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실제로 이게 연계 편성의 급증으로도 나타나지만 저는 꼼수 중간 광고라는 표현을 더 쓰긴 하는데 분리 광고가 지상파에서 많이 늘었습니다. 케이블이 만들어졌을 때는 케이블은 신생 사업자니까 중간 광고해 주자라고 해서 비대칭 규제를 만들었던 건데 지금은 CJ나 종편의 영향력이 지상파 못지않지만 지상파는 중간 광고를 못 하고 종편과 유료 방송은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지상파에서는 계속 방통위에 계속 요청을 했어요. 우리 해야 한다, 해야 한다 하다가 안 되니까 자발적으로 중간 광고를 개발해내기 시작합니다. 원래 중간 광고는 같은 프로그램을 중간에 쪼개서 광고를 넣는 거잖아요. 그런데 분리 편성 광고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회차를 나눠 버립니다.

[최욱] 그래서 그렇게 하는구나.

[금준경] 그래서 한 2, 3년 전부터 갑자기 예능 프로그램하는데 2부에서 만나자고 갑자기 이야기해버리잖아요. SBS가 18개 프로그램에서 지금 하고 있고요. MBC 17개 프로그램, KBS 2채널 13개 프로그램, EBS 1개 프로그램에서 하고 있고 SBS는 최근에 간판 뉴스인 <8뉴스>에서 지난달부터 중간 광고를 투입하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적용을 하면서 예능, 나아가서는 점점 침투하는 경향이 있고요. 참고로 지상파 분들을 제가 취재를 할 때 제가 꼼수 중간 광고라고 하는 표현이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어떤 분이 저희 기자에게 한 말이 이건 정식 용어가 PCM(Premium Commercial Message, 방송을 1·2부로 분리해서 편성하고 그사이에 유사 중간광고를 넣는 것)이다.

[이승현] PCM 뭐의 약자인가요?

[금준경] ‘Premium Commercial Message’의 약자인데 광고업체에서 쓰는 용어입니다. 지상파에서 광고업체에, 또는 광고주한테 광고를 판매할 때 이건 PCM. 프리미엄 CM이라고 해서 다른 광고보다 값이 비싸다고 해서,

[유현재] 그러면 제 이름은 YHJ라고 하면 뭐가 다르겠습니까? 저는 교육자의 애환을 말씀드리면 제가 수업을 학생들한테 뭐라고 하냐 하면 “지상파는 중간 광고가 금지돼 있다”고 가르쳐요. 그러면 학생들은 질문을 뭐라고 하냐 하면 그러면 “OOO프로그램은 뭡니까?”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방금 금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원래 계속해서 한 패키지로 1부, 아무 문제없이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중간에서 툭 끊기고 그다음에 연령 고지 나오고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중간에 광고 나오고. 그러면 저한테 물어보는 거죠. “저게 이상한 상황 아닙니까”라고 물어보면 제가 뭔가 ‘와우와우와우...’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이승현] ‘와우와우와우...’

[유현재]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사실 탓해야 하는 게 정부 기관이잖아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마는 뭔가 현실이 이래서 이렇다. 그러면 당당하게 방관을 하든가. 아니면 뭔가 면밀하게 결정을, 스탠스를 정해서 규제를 하든가. 이게 결정이 안 되면 너도나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 교육 현장까지 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조금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강 교수님, 메인 뉴스에서까지 2부에서 만나요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강유정] 글쎄요. 이건 결국 저는 언론이, 특히 지상파 그리고 레거시 미디어들이 갖고 있는 권위를 정말 최종적으로 깎아 먹는 마지막 말 그대로 ‘똥볼 차기’가 되겠구나, 비속어지만. 생각이 드는데 과거에는 약간 비윤리적인 문제라고 하면 일부 PD들이 금품 수리를 하거나 혹은 스폰을 받아서 실제로 실형을 받고 이런 일이 종종 있었어요. 지금 보면 안타까운 상황이 방송사 환경이라든가 지상파 환경이 얼마나 열악해졌는가를 알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잘 보면 방송사에서 그동안 축적됐던 신뢰도를 기반으로 지금 이걸 기회비용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깎아 먹는 건 결국 신뢰도라는 거죠. 그러면 이 신뢰도를 다 팔아먹고 나면 더 이상 뭘 팔아먹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결국 소비자의 완전한 그리고 회복 불가능한 외면밖에 없을 텐데 뉴스 채널까지도 이렇게 분리해서 소위 말하면 꼼수를 써서 중간 광고를 넣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면 정말 자구책 내지는 자체적인 생존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그리고 방안 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욱] 저도 자꾸 팔이 안으로 굽어서 제 자신도 지금 미치겠는데요. 꼼수 광고를 비판하기 전에 이런 걸 현실화시켜줄 필요는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유현재] 현실을 무시하고 너무 압박만 하면 야만이 나온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미디어 그룹은 일반 기업이랑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왜 그러냐 하면 일반 기업은 예를 들어서 뭔가 어떤 특정한 원인에 의해서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제품이 좋다, 그러면 옵니다. 아무리 그 회사가 싫어도 그 음식이 맛있다. 그러면 줄 서 있는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런데 미디어 그룹은 신뢰를 잃으면 굉장히 많은 걸 잃게 됩니다. 보이지 않은 자산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곳이니까. 그래서 필리 코틀러라는 사람이 ‘이제는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것은 미디어 기업에는 더더욱 해당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유정] 그러니까 저는 일관성과 순서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중간 광고를 허용한다, 그러면 방송사들이 지금까지 하고 있던 소위 말하는 뒷광고 포기할까요? 협찬과 협조에 대해서?

[최욱] 저는 포기하겠습니다.

[강유정]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선후 관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한 아주 분명하고 구체적인 제재가 있고 그와 함께 동시에 중간 광고에 대한 현실적인 제재를 완화한다는 부분이 같이 가야 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라든가 혹은 법률 집단들이 일관성이 없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이 일관성을 회복해야만 어떤 점들을 더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자운] 저도 비판을 하거나 아니면 법령을 손볼 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는 당연히 공감을 하는데 그 현실이라는 게 결국 뭐냐. 저는 하나를 꼽자면 결국 언론사 수익 구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광고비에 너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그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는 언론의 상업성에 대한 모든 비판은 굉장히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접근도 필요한데 저는 소비자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도 있어요. 가령 독립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언론 활동을 한다거나 아니면 우리는 광고비보다 구독료나 후원료를 통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해 보겠다는 노력하는 언론사들이 있어요. 그러면 그걸 우리가 찾아가서 지원하고 홍보하고 응원하는 그 노력도 같이 가야 한다는 거죠.

[금준경] 사실 제가 미디어를 취재하다 보니까 항의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우리는 땅 파서 장사하냐, 이런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는데 저는 그래서 광고나 협찬을 무조건 반대하고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선을 넘지 말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청자를 속이면 안 된다는 선을 넘지 말자는 거고 요즘 뒷광고 논란 보면서 유튜브 논란을 보면서 오히려 아이러니했던 게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운 지침을 만들었잖아요. 이 지침을 보면 페이스북 제목에 광고라고 써야 하고 영상에서도 광고라는 언급을 계속해 줘야 해요. 그러니까 유튜브 영상의 광고 규제가 KBS가 받는 협찬 규제보다 더 까다로워진 거예요. 그러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치하고 있는 사이에 오히려 뉴미디어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이 아이러니함을 봤을 때라도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그러니까 큰 틀에서 풀어줄 건 풀어주고 묶을 건 묶는 그런 개선이 이루어지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승현] 언론 매체도 솔직하게 다가가서 더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유현재 교수, 금준경 기자 잘 들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저희가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저녁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