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0명 ‘울산의 기적’…“이들이 있었기에”

입력 2020.10.19 (07:47) 수정 2020.10.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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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8일 불이 난 울산 33층 주상복합 건물은 진화에만 16시간이 걸릴 만큼 큰 불이었는데요.

하지만 기적적으로 사망이나 중상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이웃이나 주민을 구한 숨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정 기자가 이들을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화염이 주상복합 건물 전체를 덮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긴박한 순간.

33층에 사는 동물병원 원장 이승진 씨도 벽을 더듬어 가며 옥상으로 대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상계단에 이른 순간, 겁에 질려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 수십 명을 발견했습니다.

재빨리 옥상으로 나가 안전한 공간을 확인한 뒤, 주민들을 다독여 대피공간으로 데려갔습니다.

[이승진/화재 건물 주민 : "당황하신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구조라든가 이런 것을 이용해서 도와줄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던 주민 22명은 이 씨 손에 이끌린 뒤 소방대에 의해 건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승진 씨는 이웃 주민들의 반려동물 보호와 치료까지 자처하고 있습니다.

28층에 사는 구창식 씨 가족은 테라스에서 갓난아이를 받아내고 담요를 펴 주민 18명을 구해냈습니다.

소방관들은 건물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업어 대피시켰습니다.

화염 속 무거운 장비를 메고 33층 건물을 오르내리기를 수십 번.

숨은 턱까지 차올랐지만 주민들과 공기 호흡기까지 나눠쓰며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신재훈/울산 북부소방서 구조대 : "30층에서 아이를 발견했고 보조 호흡기를 씌우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2층에서 갓난아이를 업고 2분 만에 뛰어 내려온 소방대원도 있습니다.

[김근환/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사 : "아기를 어떻게 해서든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습니다. 한쪽으로 대피도 잘해주시고 주민분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아기의 목숨도 살리고."]

대형 화재 속 사망자 제로의 기적 뒤엔 숨은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정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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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불이 난 울산 33층 주상복합 건물은 진화에만 16시간이 걸릴 만큼 큰 불이었는데요.

하지만 기적적으로 사망이나 중상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이웃이나 주민을 구한 숨은 영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정 기자가 이들을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화염이 주상복합 건물 전체를 덮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긴박한 순간.

33층에 사는 동물병원 원장 이승진 씨도 벽을 더듬어 가며 옥상으로 대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상계단에 이른 순간, 겁에 질려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 수십 명을 발견했습니다.

재빨리 옥상으로 나가 안전한 공간을 확인한 뒤, 주민들을 다독여 대피공간으로 데려갔습니다.

[이승진/화재 건물 주민 : "당황하신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구조라든가 이런 것을 이용해서 도와줄 수 있는 것 자체가 저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던 주민 22명은 이 씨 손에 이끌린 뒤 소방대에 의해 건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승진 씨는 이웃 주민들의 반려동물 보호와 치료까지 자처하고 있습니다.

28층에 사는 구창식 씨 가족은 테라스에서 갓난아이를 받아내고 담요를 펴 주민 18명을 구해냈습니다.

소방관들은 건물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업어 대피시켰습니다.

화염 속 무거운 장비를 메고 33층 건물을 오르내리기를 수십 번.

숨은 턱까지 차올랐지만 주민들과 공기 호흡기까지 나눠쓰며 정신력으로 버텼습니다.

[신재훈/울산 북부소방서 구조대 : "30층에서 아이를 발견했고 보조 호흡기를 씌우고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2층에서 갓난아이를 업고 2분 만에 뛰어 내려온 소방대원도 있습니다.

[김근환/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사 : "아기를 어떻게 해서든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습니다. 한쪽으로 대피도 잘해주시고 주민분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아기의 목숨도 살리고."]

대형 화재 속 사망자 제로의 기적 뒤엔 숨은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정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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