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백신 맞은 10대 이틀만에 사망…“회수 조치된 백신 맞은건 아냐”

입력 2020.10.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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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민간의료기관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17살 남자 청소년이 사망했습니다. 접종한 날은 14일이었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에 사망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오늘(19일)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백신을 접종한 10대 청소년의 사망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인천서 국가 지원 무료 백신 접종한 17세 남자 청소년 사망

이 청소년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무료 백신을 접종했고, 최근 논란이 된 신성약품이 조달한 백신을 접종받은 것은 맞지만 상온 노출 등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돼 회수 조치된 백신은 아니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질병청은 부검을 통해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이 청소년의 사망에 인과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병의원에서는 백신 접종 직전에 일반적인 문진 과정을 거치고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합니다.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의 대부분이 접종 직후 나타나기 때문에, 주사를 맞은 후에는 약 15분 정도 머물다 귀가할 것을 권합니다.

■접종 후 약 30시간 뒤 사망…대부분 부작용 접종 직후 나타나

이 청소년의 사망 시점은 백신 접종 후 30시간 정도 지나서였습니다. 대부분의 백신 부작용이 접종 직후 나타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입니다. 때문에 의료계의 반응은 매우 신중합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생백신'과 죽어 있는 '사백신'으로 나뉘는데,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백신으로 비교적 안전한 백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키운 뒤 불활성화, 즉 죽이는 과정을 거친 뒤에 인플루엔자 단백질의 일부를 추출해서 백신을 만듭니다. 때문에 이 백신을 맞고 독감에 걸리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美서 백신 접종 후 '길랑-바레증후군' 나타나기도"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길랑-바레증후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길랑-바레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하는 말초 신경의 염증성 질환으로 팔다리에 통증과 마비가 일어나며 몸통과 얼굴로 퍼지는 질병입니다. 심하면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김우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976년 미국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길랑-바레증후군이 보고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백신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이 증후군도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 '아나필락시스'로 사망에 이르기도"

반면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번에 사망한 인천 청소년의 사례는 아닐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특정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입니다. 극소량만 접촉해도 전신에 걸쳐 증상이 발생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역시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설대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백신은 우리 몸이 경험하지 못한 외부 것을 주입하는 것으로 이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면역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고 반응의 강도에도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이긴 하지만, 접종 직후 급격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청소년 사망의 원인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상온노출 백신과 백색 입자 백신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망 사고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부검을 통해 이 청소년의 사인을 규명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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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루엔자 백신 맞은 10대 이틀만에 사망…“회수 조치된 백신 맞은건 아냐”
    • 입력 2020-10-19 17:32:02
    취재K
인천의 민간의료기관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17살 남자 청소년이 사망했습니다. 접종한 날은 14일이었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에 사망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오늘(19일)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백신을 접종한 10대 청소년의 사망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인천서 국가 지원 무료 백신 접종한 17세 남자 청소년 사망

이 청소년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무료 백신을 접종했고, 최근 논란이 된 신성약품이 조달한 백신을 접종받은 것은 맞지만 상온 노출 등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돼 회수 조치된 백신은 아니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질병청은 부검을 통해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이 청소년의 사망에 인과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병의원에서는 백신 접종 직전에 일반적인 문진 과정을 거치고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합니다.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의 대부분이 접종 직후 나타나기 때문에, 주사를 맞은 후에는 약 15분 정도 머물다 귀가할 것을 권합니다.

■접종 후 약 30시간 뒤 사망…대부분 부작용 접종 직후 나타나

이 청소년의 사망 시점은 백신 접종 후 30시간 정도 지나서였습니다. 대부분의 백신 부작용이 접종 직후 나타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입니다. 때문에 의료계의 반응은 매우 신중합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생백신'과 죽어 있는 '사백신'으로 나뉘는데, 인플루엔자 백신은 사백신으로 비교적 안전한 백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키운 뒤 불활성화, 즉 죽이는 과정을 거친 뒤에 인플루엔자 단백질의 일부를 추출해서 백신을 만듭니다. 때문에 이 백신을 맞고 독감에 걸리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美서 백신 접종 후 '길랑-바레증후군' 나타나기도"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길랑-바레증후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길랑-바레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하는 말초 신경의 염증성 질환으로 팔다리에 통증과 마비가 일어나며 몸통과 얼굴로 퍼지는 질병입니다. 심하면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김우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1976년 미국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길랑-바레증후군이 보고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백신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이 증후군도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 '아나필락시스'로 사망에 이르기도"

반면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번에 사망한 인천 청소년의 사례는 아닐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특정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입니다. 극소량만 접촉해도 전신에 걸쳐 증상이 발생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역시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설대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백신은 우리 몸이 경험하지 못한 외부 것을 주입하는 것으로 이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면역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고 반응의 강도에도 차이가 크다는 것입니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이긴 하지만, 접종 직후 급격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청소년 사망의 원인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상온노출 백신과 백색 입자 백신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망 사고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부검을 통해 이 청소년의 사인을 규명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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