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9천건, 또 그 남자!…‘밥 먹듯’ 악성 민원 30대 구속

입력 2020.10.19 (18:34) 수정 2020.10.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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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부산시청 민원 게시판에 올린 민원 일부A 씨가 부산시청 민원 게시판에 올린 민원 일부

"A00씨에게 전화 오면 절대 말꼬리 잡히면 안 됩니다. 고소당합니다." 부산시청의 한 부서에서 업무를 새로 시작할 때 특정 민원인에 대한 대처법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시청은 물론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민원인 A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남성인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무고와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입니다.

■ "3년간 제기한 각종 민원과 고소 등 8,895건"

8천895건.

경찰이 밝힌 최근 3년간 A 씨의 각종 민원과 고소·고발, 진정 건수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민신문고에 4천400여 건, 부산시청에 3천4백여 건, 부산 사상구청에 590건, 고소 350여 건 등입니다.

고소·고발 상대는 주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강아지 목줄을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고발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거나 엘리베이터 바닥에 껌 종이가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는 "김 씨가 2년 전 이사 온 뒤 이웃 주민들에게 사소한 문제로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주민이 이에 반발해 말다툼이나 몸싸움을 하면 또 모욕,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 220여 명은 지난 7월 피해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 "무분별한 민원 제기로 행정력 낭비"
시청과 구청 등 관공서 직원들도 A 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민원에 대한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담당 공무원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고소로 이어졌습니다.
구청 직원은 "구청장에게 민원에 대한 답변을 직접 듣기 위해 민원 내용과 상관없는 구청 주관 행사에 여러 차례 찾아와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해 구청장도 A씨의 얼굴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관들도 고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A 씨는 2017년 3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뒤 자신이 불법 체포됐다며 경찰관 5명을 상대로 허위 고소장을 11차례나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가 제기한 각종 민원과 고소 가운데 경찰이 확인한 무고와 업무방해 등의 사례가 100건을 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웃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관공서에 상습적으로 제기한 민원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A 씨를 구속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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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9천건, 또 그 남자!…‘밥 먹듯’ 악성 민원 30대 구속
    • 입력 2020-10-19 18:34:00
    • 수정2020-10-19 18:34:53
    취재K
A 씨가 부산시청 민원 게시판에 올린 민원 일부
"A00씨에게 전화 오면 절대 말꼬리 잡히면 안 됩니다. 고소당합니다." 부산시청의 한 부서에서 업무를 새로 시작할 때 특정 민원인에 대한 대처법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시청은 물론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민원인 A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30대 남성인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무고와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입니다.

■ "3년간 제기한 각종 민원과 고소 등 8,895건"

8천895건.

경찰이 밝힌 최근 3년간 A 씨의 각종 민원과 고소·고발, 진정 건수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민신문고에 4천400여 건, 부산시청에 3천4백여 건, 부산 사상구청에 590건, 고소 350여 건 등입니다.

고소·고발 상대는 주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이었습니다. 주민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강아지 목줄을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고발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거나 엘리베이터 바닥에 껌 종이가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는 "김 씨가 2년 전 이사 온 뒤 이웃 주민들에게 사소한 문제로 고함을 치거나 욕설을 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주민이 이에 반발해 말다툼이나 몸싸움을 하면 또 모욕,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 220여 명은 지난 7월 피해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 "무분별한 민원 제기로 행정력 낭비"
시청과 구청 등 관공서 직원들도 A 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민원에 대한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담당 공무원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고소로 이어졌습니다.
구청 직원은 "구청장에게 민원에 대한 답변을 직접 듣기 위해 민원 내용과 상관없는 구청 주관 행사에 여러 차례 찾아와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해 구청장도 A씨의 얼굴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관들도 고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A 씨는 2017년 3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뒤 자신이 불법 체포됐다며 경찰관 5명을 상대로 허위 고소장을 11차례나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가 제기한 각종 민원과 고소 가운데 경찰이 확인한 무고와 업무방해 등의 사례가 100건을 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웃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관공서에 상습적으로 제기한 민원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A 씨를 구속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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