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의 유서 “억울합니다”…권리금에 보증금까지

입력 2020.10.20 (21:36) 수정 2020.10.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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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기사의 안타까운 소식 또 전해졌습니다.

오늘(20일) 새벽, 로젠택배에서 일하던 40대 기사가 대리점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특히, 유서에는 권리금과 보증금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억울합니다"로 시작되는 로젠택배기사 김 모 씨의 유서.

"적은 수수료에 세금 이것저것 빼면 한 달 2백만 원도 벌지 못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런 구역은 기사를 모집하면 안 되지만 대리점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만들어 팔았다"고도 했습니다.

권리금 3백만 원은 해당 구역을 인계받으면서 직전 택배기사에게 줬고, 보증금 5백만 원은 대리점에 냈습니다.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노위 : "저는 이번 사건으로 권리금 관행 있다는 거 알게 됐는데요. 과도한 권리금과 지정 보증금까지 내고 일을 시작을 하신 거고..."]

김 씨 동료의 계약서, 보증금은 사고 처리비용으로 돼 있습니다.

[김 씨 동료 기사 A 씨/음성변조 : "못 낸다고 하면 계약 안 해 줄 겁니다. 보증금을 한 달 버는 수수료에서 매달 빼거나 그건 서로 정해야 하는데 내기는 무조건 내야 합니다."]

하지만 택배를 분실하거나 파손하는 사고는 기사 본인이 책임지기 때문에, 보증금은 2중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인봉/전국택배노조 사무처장 : "보증금 문제는 로젠택배 (대리점) 대부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CJ대한통운도 일부 대리점에서 보증금을 받고..."]

월 수입 2백만 원 중 빚을 갚는 데만 120만 원이 나가자 다른 일을 알아보려 했던 김 씨.

후임을 먼저 구하라는 대리점 요구에, 택배트럭엔 구인광고까지 붙였습니다.

[김 씨 동료 기사 B 씨/음성변조 : "그분은 수개월 전부터 자기 차에 구인광고 붙이고 다니면서 사람 구하려고 했는데 저희가 선호하는 구역도 아니고 돈이 안 되는데다가 일은 많다 보니까..."]

KBS는 로젠택배 측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유성주/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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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기사의 유서 “억울합니다”…권리금에 보증금까지
    • 입력 2020-10-20 21:36:16
    • 수정2020-10-20 21:59:36
    뉴스 9
[앵커]

택배기사의 안타까운 소식 또 전해졌습니다.

오늘(20일) 새벽, 로젠택배에서 일하던 40대 기사가 대리점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특히, 유서에는 권리금과 보증금 때문에 힘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억울합니다"로 시작되는 로젠택배기사 김 모 씨의 유서.

"적은 수수료에 세금 이것저것 빼면 한 달 2백만 원도 벌지 못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런 구역은 기사를 모집하면 안 되지만 대리점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만들어 팔았다"고도 했습니다.

권리금 3백만 원은 해당 구역을 인계받으면서 직전 택배기사에게 줬고, 보증금 5백만 원은 대리점에 냈습니다.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노위 : "저는 이번 사건으로 권리금 관행 있다는 거 알게 됐는데요. 과도한 권리금과 지정 보증금까지 내고 일을 시작을 하신 거고..."]

김 씨 동료의 계약서, 보증금은 사고 처리비용으로 돼 있습니다.

[김 씨 동료 기사 A 씨/음성변조 : "못 낸다고 하면 계약 안 해 줄 겁니다. 보증금을 한 달 버는 수수료에서 매달 빼거나 그건 서로 정해야 하는데 내기는 무조건 내야 합니다."]

하지만 택배를 분실하거나 파손하는 사고는 기사 본인이 책임지기 때문에, 보증금은 2중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인봉/전국택배노조 사무처장 : "보증금 문제는 로젠택배 (대리점) 대부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CJ대한통운도 일부 대리점에서 보증금을 받고..."]

월 수입 2백만 원 중 빚을 갚는 데만 120만 원이 나가자 다른 일을 알아보려 했던 김 씨.

후임을 먼저 구하라는 대리점 요구에, 택배트럭엔 구인광고까지 붙였습니다.

[김 씨 동료 기사 B 씨/음성변조 : "그분은 수개월 전부터 자기 차에 구인광고 붙이고 다니면서 사람 구하려고 했는데 저희가 선호하는 구역도 아니고 돈이 안 되는데다가 일은 많다 보니까..."]

KBS는 로젠택배 측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유성주/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김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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