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조 들여 인텔 ‘낸드’ 인수한 이유?

입력 2020.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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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 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공정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10조 3,104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단품과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사업,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입니다. 다만 인텔의 옵테인 사업 부문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에 나선 것은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D램 위주 사업 구조 개편… 낸드도 글로벌 2위로 도약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낸드 사업 비중이 약했습니다. SK하이닉스 전체 사업에서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73%였고 낸드는 24%였습니다.

대부분의 매출과 수익을 D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 있는 사업 구조 개편을 위해서 낸드 사업 확대가 필요했던 겁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낸드 점유율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3.8%로 1위, 키옥시아(17.3%)와 웨스턴디지털(15%)이 2위와 3위, 인텔(11.5%)과 SK하이닉스(11.4%)가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할 경우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가 넘게 되면서,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로 도약하게 됩니다.

"낸드 솔루션 경쟁력 강화 기대"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그동안 아쉬운 부분이었던 '솔루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낸드 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 단품보다, 컨트롤러와 펌웨어 등이 함께 탑재된 '솔루션' 제품이 활용도가 높습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솔루션 기술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이를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SSD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SD 시장에서 인텔은 시장 점유율 2위인 강자입니다. SSD 점유율은 올해 2분기 인텔이 29.6%로 2위, SK하이닉스가 7.1%로 5위였습니다.

하지만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이 36.7%에 달해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34.1%를 넘어서게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언택트 시대에 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이라며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사업 떼어낸 인텔, 어디로?

이번 인수는 인텔 입장에서도 이득이었다는 평이 나옵니다. 인텔의 주력 사업은 중앙처리장치(CPU)였습니다. 인텔은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업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고민이 깊었습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싶은 인텔과 낸드 사업을 강화하고 싶은 SK하이닉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인수가 성사된 겁니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G 네트워킹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D램과 낸드의 특성을 합친 '옵테인' 제품 개발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고, 2025년 3월까지 인수 계약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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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10조 들여 인텔 ‘낸드’ 인수한 이유?
    • 입력 2020-10-21 07:00:57
    취재K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 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공정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10조 3,104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단품과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사업,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입니다. 다만 인텔의 옵테인 사업 부문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에 나선 것은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D램 위주 사업 구조 개편… 낸드도 글로벌 2위로 도약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낸드 사업 비중이 약했습니다. SK하이닉스 전체 사업에서 D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73%였고 낸드는 24%였습니다.

대부분의 매출과 수익을 D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 있는 사업 구조 개편을 위해서 낸드 사업 확대가 필요했던 겁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낸드 점유율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3.8%로 1위, 키옥시아(17.3%)와 웨스턴디지털(15%)이 2위와 3위, 인텔(11.5%)과 SK하이닉스(11.4%)가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인수할 경우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가 넘게 되면서,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로 도약하게 됩니다.

"낸드 솔루션 경쟁력 강화 기대"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그동안 아쉬운 부분이었던 '솔루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낸드 시장에서는 낸드플래시 단품보다, 컨트롤러와 펌웨어 등이 함께 탑재된 '솔루션' 제품이 활용도가 높습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솔루션 기술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이를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SSD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SD 시장에서 인텔은 시장 점유율 2위인 강자입니다. SSD 점유율은 올해 2분기 인텔이 29.6%로 2위, SK하이닉스가 7.1%로 5위였습니다.

하지만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이 36.7%에 달해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34.1%를 넘어서게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언택트 시대에 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이라며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사업 떼어낸 인텔, 어디로?

이번 인수는 인텔 입장에서도 이득이었다는 평이 나옵니다. 인텔의 주력 사업은 중앙처리장치(CPU)였습니다. 인텔은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사업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고민이 깊었습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싶은 인텔과 낸드 사업을 강화하고 싶은 SK하이닉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인수가 성사된 겁니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G 네트워킹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D램과 낸드의 특성을 합친 '옵테인' 제품 개발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고, 2025년 3월까지 인수 계약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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