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계속된다!…우여곡절 끝에 닻 올린 BIFF

입력 2020.10.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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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는 50년 만에 열리지 못했습니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에 직격탄을 맞고 개최를 포기했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처럼 개최 자체를 포기할 수 없었던 영화제들은 대부분 '비대면 영화제'를 표방하며 온라인 영화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영화제를 열었던 관계자들은 '랜선'만으로는 영화제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올해 25회째를 맞은 국내 대표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 현장 개최냐, 온라인 영화제냐 갈림길에 서다!

10월 7일 현장 개최로 가닥을 잡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최대 위기를 맞은 건, 영화제 개막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은 9월 초입니다. 코로나19가 광복절을 기점으로 2차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던 때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급하게 임시총회를 열었습니다.

찬반 격론 끝에 결국 개막을 10월 21일로 2주 늦추고, 개 ·폐막식과 레드카펫은 물론 야외무대 행사와 영화인 파티 등 대부분의 부대행사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시아 최대 영화산업 시장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과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온라인으로 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를 매개로 한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영화제의 정신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 '안전한 영화제' 위해 '1편 1회 상영' 원칙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상영과 관객 참여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리두기와 방역을 통한 안전한 영화제가 전제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7개 상영관에서 300회 정도를 상영하던 것을 올해는 상영관을 영화의전당 6개 관으로 줄이고, 한 작품에 1회 상영을 원칙으로 모두 182회만 상영합니다.

한 상영관에 관객 은 25%만 채우고, 1회 상영을 끝난 뒤 방역과 환기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현장 매표소도 운영하지 않습니다. 관객들도 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모바일 관람표가 없으면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

■ '콘택트:관객과의 소통' 영화제 핵심 정신 이어가기로…

상영 횟수는 줄었지만, 더 충실해진 면도 있습니다. 바로 관객과의 대화인데요, 올해는 전체 상영작품 70% 가까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관객과 만납니다. 10편 중 7편꼴로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이나 배우와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겁니다.

특히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 속 영화제'로 불리는 '커뮤니티비프'는 올해도 원도심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열립니다. 코로나19 탓에 당초 100편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53편을 상영합니다. 크게 3가지 방식, 리퀘스트시네마와 리스펙트시네마, 리액션시네마 등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에 더해 원도심특별전(윤여정과의 여정, 리멤버부마2020)과 커비로드(부산관광공사와 협업) 행사로 꾸며집니다.

■ 1시간 40분 만에 상영작 72% 매진…코로나19 속 가뭄에 단비 같은 '현장 영화제'

한 작품을 단 한 번밖에 상영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영화팬들은 이달 15일로 예정됐던 온라인 예매 전부터 '티켓 전쟁'을 예고했습니다. 실제 예매 직후 접속이 몰려 야외극장 상영 작품의 경우 접속 불량으로 한때 예매가 중단되기로 했습니다.

다시 시작된 온라인 예매는 1시간 40분 만에 182회 상영분 가운데 72%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해외 수상작과 화제작 위주로 빠르게 매진됐고, SNS에는 영화표를 구하지 못해 허탈해하는 영화팬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 BIFF2020 키워드…'칸 선정작 23편', '아시아 거장', '신인 감독 강세'

1968년 68운동 이후 50년 만에 칸영화제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작품 56편을 선정했지만 상영은 못 했는데요,
이 가운데 23편이 '칸2020'이라는 이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개막작이기도 한 '칠중주:홍콩이야기'를 비롯해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트루 마더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는 물론이고, 지아장커, 차이밍량 같은 아시아 거장들이 신작을 대거 발표합니다.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3년 작 같은 제목의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후쿠오카 출신 다무라 고타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의 시기',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25번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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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는 계속된다!…우여곡절 끝에 닻 올린 BIFF
    • 입력 2020-10-21 11:10:38
    취재K

칸영화제는 50년 만에 열리지 못했습니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에 직격탄을 맞고 개최를 포기했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처럼 개최 자체를 포기할 수 없었던 영화제들은 대부분 '비대면 영화제'를 표방하며 온라인 영화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영화제를 열었던 관계자들은 '랜선'만으로는 영화제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올해 25회째를 맞은 국내 대표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 현장 개최냐, 온라인 영화제냐 갈림길에 서다!

10월 7일 현장 개최로 가닥을 잡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최대 위기를 맞은 건, 영화제 개막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은 9월 초입니다. 코로나19가 광복절을 기점으로 2차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던 때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급하게 임시총회를 열었습니다.

찬반 격론 끝에 결국 개막을 10월 21일로 2주 늦추고, 개 ·폐막식과 레드카펫은 물론 야외무대 행사와 영화인 파티 등 대부분의 부대행사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시아 최대 영화산업 시장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과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온라인으로 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를 매개로 한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영화제의 정신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 '안전한 영화제' 위해 '1편 1회 상영' 원칙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상영과 관객 참여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리두기와 방역을 통한 안전한 영화제가 전제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7개 상영관에서 300회 정도를 상영하던 것을 올해는 상영관을 영화의전당 6개 관으로 줄이고, 한 작품에 1회 상영을 원칙으로 모두 182회만 상영합니다.

한 상영관에 관객 은 25%만 채우고, 1회 상영을 끝난 뒤 방역과 환기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현장 매표소도 운영하지 않습니다. 관객들도 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요,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모바일 관람표가 없으면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

■ '콘택트:관객과의 소통' 영화제 핵심 정신 이어가기로…

상영 횟수는 줄었지만, 더 충실해진 면도 있습니다. 바로 관객과의 대화인데요, 올해는 전체 상영작품 70% 가까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관객과 만납니다. 10편 중 7편꼴로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이나 배우와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겁니다.

특히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 속 영화제'로 불리는 '커뮤니티비프'는 올해도 원도심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열립니다. 코로나19 탓에 당초 100편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53편을 상영합니다. 크게 3가지 방식, 리퀘스트시네마와 리스펙트시네마, 리액션시네마 등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에 더해 원도심특별전(윤여정과의 여정, 리멤버부마2020)과 커비로드(부산관광공사와 협업) 행사로 꾸며집니다.

■ 1시간 40분 만에 상영작 72% 매진…코로나19 속 가뭄에 단비 같은 '현장 영화제'

한 작품을 단 한 번밖에 상영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영화팬들은 이달 15일로 예정됐던 온라인 예매 전부터 '티켓 전쟁'을 예고했습니다. 실제 예매 직후 접속이 몰려 야외극장 상영 작품의 경우 접속 불량으로 한때 예매가 중단되기로 했습니다.

다시 시작된 온라인 예매는 1시간 40분 만에 182회 상영분 가운데 72%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해외 수상작과 화제작 위주로 빠르게 매진됐고, SNS에는 영화표를 구하지 못해 허탈해하는 영화팬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 BIFF2020 키워드…'칸 선정작 23편', '아시아 거장', '신인 감독 강세'

1968년 68운동 이후 50년 만에 칸영화제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작품 56편을 선정했지만 상영은 못 했는데요,
이 가운데 23편이 '칸2020'이라는 이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개막작이기도 한 '칠중주:홍콩이야기'를 비롯해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트루 마더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는 물론이고, 지아장커, 차이밍량 같은 아시아 거장들이 신작을 대거 발표합니다. 폐막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3년 작 같은 제목의 영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후쿠오카 출신 다무라 고타로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의 시기',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25번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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