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대놓고 반발…‘마이웨이’ 김종인의 속내는?

입력 2020.10.2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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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갈등으로 비치는 부분들은, 앞으로의 혁신을 위해 더 큰 힘을 응집하는 과정으로 봐 달라." (오늘,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당내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오늘(21일) 당 대변인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이 4선 이상 의원들과 회의를 한 결과를 발표하며 "불화설과 관련해, 중진의원들은 앞으로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당 안에서 여러 다른 의견이 개진될 수 있다며 이는 건강한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의원들의 반발을 알고는 있지만,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곱셈정치 해야"·"야당이 야당 역할 못 해"…면전서 반발

지난 16일 "부산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라는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이 보도된 뒤 당내 균열은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오늘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의원 일부는 김 위원장 앞에서 뼈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우리 내부 인재를 최대한 다듬어 부각하고, 중도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곱셈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도 의원들과 더 활발히 소통해 당내 공감대가 단단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공개 발언했습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복수의 참석자가 김 위원장의 소통 부족과 당의 전략 부재를 지적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비대위 종료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5선 조경태 의원은 아예 불참했습니다. 5선 정진석 의원이 "지금은 비대위를 흔들어서는 안 되는 때"라며 힘을 실었지만, 소수 의견이었다고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어제(20일)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도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 한다"(박관용 전 국회의장)는 지적을 들었습니다. 한 원로는 내년 4월까지 비대위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도 "차기 전당대회를 언제 열 것이냐"며 김 위원장을 대놓고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졌습니다. 차기 전당대회를 언급했다는 것은 다음 지도부 선출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김 위원장 앞에서 '퇴진'을 공개 요구한 것입니다.

주위에 조언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구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김 위원장 스타일이 당 안팎 중진들에겐 불쾌한 일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강정책을 파격적으로 고치거나, 당색을 '3색'으로 정하면서 의원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내년 보궐선거, 나아가 대선 후보를 당 밖에서 데려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당내 긴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한 원외 인사는 KBS에 "'객(客)'으로 오신 분이 자꾸 당에 후보가 없다느니, 잘 되기 어렵다느니 하는 말을 하니 다들 불만이 커지는 것"이라며 "보궐선거가 가까워지는 연말에 비대위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김 위원장이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종인 "내 할 일만 한다"…속내는?

김종인 위원장은 일단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입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회에서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는 사람"이라며 당내 반발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재보궐 선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기에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도 원내 반발을 무작정 무시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당무감사위원회에 현역의원들에 대한 감사는 당분간 보류하자고 전달했습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원외 당협위원장 감사가 끝나면 국회의원들도 들여다보겠다고 보고하자, 김 위원장이 거절한 겁니다.

원내 여론이 나빠지는데 당무감사까지 하면,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란 판단을 한 거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부산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는 발언이 잘못 전달된 거라며 이례적으로 길게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달 중순 경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며 주호영 원내대표와 마찰을 빚은 일이 결정적이었던 거로 보입니다. 주 원내대표와 상의하지 않고 위원장 인선을 결정했다가 '불통' 논란을 빚은 겁나다. 당시 김 위원장은 경선준비위원장 선임과 김선동 사무총장 사퇴 과정에서 자신의 취약한 당내 기반을 재확인해야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주변 여론을 누구보다 빠르게 포착하는 사람"이라면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의원들과 소통의 폭을 넓힐 방법을 찾을 거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의원들의 반발 자체는, 김 위원장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자체를 바꿀 수 없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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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진 대놓고 반발…‘마이웨이’ 김종인의 속내는?
    • 입력 2020-10-21 18:08:28
    취재K
"당내 갈등으로 비치는 부분들은, 앞으로의 혁신을 위해 더 큰 힘을 응집하는 과정으로 봐 달라." (오늘,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당내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오늘(21일) 당 대변인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이 4선 이상 의원들과 회의를 한 결과를 발표하며 "불화설과 관련해, 중진의원들은 앞으로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당 안에서 여러 다른 의견이 개진될 수 있다며 이는 건강한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의원들의 반발을 알고는 있지만,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곱셈정치 해야"·"야당이 야당 역할 못 해"…면전서 반발

지난 16일 "부산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라는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이 보도된 뒤 당내 균열은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오늘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의원 일부는 김 위원장 앞에서 뼈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우리 내부 인재를 최대한 다듬어 부각하고, 중도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곱셈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도 의원들과 더 활발히 소통해 당내 공감대가 단단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공개 발언했습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복수의 참석자가 김 위원장의 소통 부족과 당의 전략 부재를 지적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비대위 종료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5선 조경태 의원은 아예 불참했습니다. 5선 정진석 의원이 "지금은 비대위를 흔들어서는 안 되는 때"라며 힘을 실었지만, 소수 의견이었다고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어제(20일)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도 "야당이 야당 역할을 못 한다"(박관용 전 국회의장)는 지적을 들었습니다. 한 원로는 내년 4월까지 비대위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도 "차기 전당대회를 언제 열 것이냐"며 김 위원장을 대놓고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졌습니다. 차기 전당대회를 언급했다는 것은 다음 지도부 선출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김 위원장 앞에서 '퇴진'을 공개 요구한 것입니다.

주위에 조언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구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김 위원장 스타일이 당 안팎 중진들에겐 불쾌한 일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정강정책을 파격적으로 고치거나, 당색을 '3색'으로 정하면서 의원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내년 보궐선거, 나아가 대선 후보를 당 밖에서 데려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당내 긴장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한 원외 인사는 KBS에 "'객(客)'으로 오신 분이 자꾸 당에 후보가 없다느니, 잘 되기 어렵다느니 하는 말을 하니 다들 불만이 커지는 것"이라며 "보궐선거가 가까워지는 연말에 비대위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김 위원장이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종인 "내 할 일만 한다"…속내는?

김종인 위원장은 일단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입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회에서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는 사람"이라며 당내 반발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재보궐 선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기에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도 원내 반발을 무작정 무시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당무감사위원회에 현역의원들에 대한 감사는 당분간 보류하자고 전달했습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원외 당협위원장 감사가 끝나면 국회의원들도 들여다보겠다고 보고하자, 김 위원장이 거절한 겁니다.

원내 여론이 나빠지는데 당무감사까지 하면,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란 판단을 한 거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부산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는 발언이 잘못 전달된 거라며 이례적으로 길게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달 중순 경선준비위원회를 발족하며 주호영 원내대표와 마찰을 빚은 일이 결정적이었던 거로 보입니다. 주 원내대표와 상의하지 않고 위원장 인선을 결정했다가 '불통' 논란을 빚은 겁나다. 당시 김 위원장은 경선준비위원장 선임과 김선동 사무총장 사퇴 과정에서 자신의 취약한 당내 기반을 재확인해야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주변 여론을 누구보다 빠르게 포착하는 사람"이라면서, 국정감사가 끝나면 의원들과 소통의 폭을 넓힐 방법을 찾을 거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의원들의 반발 자체는, 김 위원장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자체를 바꿀 수 없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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