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휴가 중 관용차 타고 대권 도전…“서울본부는 선거 조직?”

입력 2020.10.21 (19:35) 수정 2020.10.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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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범/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 : "서울본부에다가 근무 신청을 요청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 당시 본부장님으로부터 '노조 출신은 보안상 문제가 있다'면서 그 당시 거부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본부가 무슨 비밀스러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지…."]

[앵커]

최근 야권에서 처음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

원 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해 도민사회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탐사K는 원 지사의 대권 도전에 맞춰 '대선 전초기지'라는 눈총을 받아 온 제주도 서울본부를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나 국회와 업무협조 등을 위해 설치한 서울본부.

당초 서울 강서구 탐라영재관에서 '서울사무소'로 운영했지만, 2014년 원 지사 당선 이후 '본부'로 승격해 현재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고, 본부장 직급도 4급에서 3급으로 올리면서 정원도 9명에서 14명으로 늘었습니다.

전국 시도 서울본부 가운데 유일한 3급 본부장이라는 지적과 함께, 흔히 '어쩌다 공무원'이라는 임기제를 크게 늘려 정치적 낭인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거졌지만, 중앙 절충 강화를 명분으로 확대됐습니다.

[김경학/제주도의원/2014년 8월 4일 : "현 정원 9명보다 5명 증원된 14명으로 하고, 임용 시 개방형 및 공직 내부 일반직 공무원을 균형 있게 임용하고…."]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작부터 측근 챙기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초대 본부장은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인 이기재 씨.

그런데 1년 만에 원 지사의 과거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자리를 내려놓았습니다.

후임 본부장인 김일용 씨 역시 원 지사의 선거를 도왔던 인물입니다.

이후 일반직 공무원 3명이 짧게는 반년에서 길게는 1년 동안 본부장을 맡았는데, 최근에는 원 지사 선거캠프 공보단장 출신인 강영진 씨가 임명되면서 선거공신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특히 강 본부장은 4급 공보관에서 3년 만에 3급으로 승진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서울본부에 근무하는 12명 가운데 임기제는 67%인 8명.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봤을 때 임기제 공무원 비율이 울산 다음으로 높습니다.

일반직과 균형 있게 임용하라던 조직개편 조건을 어기고, 측근들을 앉힐 수 있도록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서울본부를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

실제 비선 실세 논란을 일으킨 라민우 전 정무기획보좌관은 사퇴 1년 만에 서울본부를 거쳐 넉 달 뒤 제주도로 자리를 옮겼고,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4월에는 6명이 한꺼번에 그만뒀다 당선 이후 5명이 곧바로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4급 서기관에 임명된 손정욱 씨는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입니다.

[강호진/제주주민자치연대 전 대표 : "도지사 개인의 대권 플랜에 따라서 인력 배치라든가 조직 위치 같은 것들이 결합돼 버리면 사실 오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조직 운영도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노조 소속 공무원이 근무를 희망하자 보안을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외부 홍보관에 배치된 사례도 있습니다.

[임기범/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 : "무슨 비밀스러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지 의아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소외받는 느낌을 받는다는…."]

그렇다면 업무는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

조직 구성을 살펴봤습니다.

서울본부는 현재 행정지원과와 세종사무소, 그리고 임시직제인 국회협력팀과 대외협력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회와 대외협력팀에는 일반직을 배치한 적이 없습니다.

[이상봉/제주도의원 : "(인적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도 만들고 있지 않거든요. 필요시에 들어왔다가 필요시에 나갔다가 그런 근무행태를 봤을 때 부정적인 평가들을 할 수밖에…."]

현안 해결을 위해선 얼마나 노력했을까?

지역 현안 국회 업무협조 현황을 들여다봤습니다.

조직 확대 전인 2013년의 협조 추진 건은 75건, 지난해는 57건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국비와 법률 관련 내용으로 좁혀보면 차이는 더 커집니다.

[문종태/제주도의원 : "예산 시기에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노력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발 자주 좀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이처럼 본연의 업무 수행에 대한 의문은 커지는 반면, 올해 들어 원 지사를 위한 업무는 눈에 띕니다.

지난달까지 차량운행 일지를 분석해보니, 본부 전체의 운행은 전년 보다 줄었지만 의전수행은 늘었습니다.

업무추진비도 들여다보니, 코로나19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언론인 간담회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대권 도전을 시사한 5월에는 전년보다 50% 넘게 언론인 간담회로 지출했고, 이후에도 지출이 늘었습니다.

[강호진/제주주민자치연대 전 대표 : "대권이라는 플랜 속에서 언론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과정이었고, 그러다 보니까 도지사의 중요한 멘트를 제주도를 통해서 들은 게 아니라 대부분 중앙언론 쪽에서 (듣게 되는 거죠.)"]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에 서울본부는 사업부서가 아니라 정량적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해명합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독자적 사업이 없는데 서울본부가 성과를 독자적으로 낸 게 뭐가 있냐고 얘기하면 할 말은 없어요. 지원부서거든요 우리는."]

이처럼 서울본부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탐사K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의미 있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마포포럼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원 지사.

이날은 공식적으로 휴가를 냈습니다.

그런데 강연장 근처에서 익숙한 차 한 대가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바로 서울본부 관용차입니다.

원 지사를 수행하는 인물도 서울본부 직원입니다.

[서울본부 직원/음성변조 : "뭐 따로 수행한 건 아니고 잠깐 하시는 걸 보러 갔다 온거거든요."]

하지만 포럼이 시작할 때부터 끝난 뒤까지 곁을 지키는 직원.

원 지사는 관용차에 짐을 실은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문제는 서울본부 직원들은 근무시간이었다는 겁니다.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휴가기간에는 사적인 용도로 차량을 사용할 수 없고, 지위를 이용해 직무관련자로부터 사적 노무를 제공받아서도 안됩니다.

이날 포럼에선 또 다른 인물도 눈에 띕니다.

바로 윤상일 전 국회의원으로, 원 지사가 주축인 코리아비전포럼의 공동대표입니다.

2007년 원 지사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당시 지지자들이 결성한 조직인 코리아비전포럼.

취재 결과, 초대 서울본부장인 이기재 씨가 공동대표를 맡았고, 김일용 전 본부장은 창립멤버로 확인됐습니다.

또 제주도 정무특보였던 경윤호 씨는 8월부터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비전포럼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본부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인데, 인연이 맺어지니까 우리 회원으로 가입을 시켰고."]

서울본부의 유일한 정책자문위원인 최홍재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은 포럼 정책실장입니다.

연결고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두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간의 거리는 불과 20여 미터.

코리아비전포럼이 이전한 시점은 2015년 3월로, 서울본부가 이전한 시점으로부터 반년 뒤일 정도로 접점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포럼 관계자들은 우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일부 교류는 인정했습니다.

[코리아비전포럼 관계자/음성변조 : "왕래가 뭐 심포지엄 우리가 연다 그러면 와서 같이 듣고 그렇게 하죠."]

이런 가운데 서울본부 건물 1층에는 보수 진영 정치권 인사들 주도의 협동조합 카페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문종태/제주도의원 : "지사의 개인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향이 굉장히 많은 조직으로밖에 볼 수 없고요."]

코리아비전포럼과의 연관성에 대해 서울본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무슨 인적 교류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뭐 가끔 가다 오다가다 만나는 정도지. 같이 일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휴가 중인 원 지사를 서울본부가 수행한 부분에 대해선 출장 일정으로 착각했다며 앞으론 일일이 확인하겠다면서도, 서울본부가 원 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도지사의 정책이라던가 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업들을 하잖아요. 일반 공무원도 마찬가지지만, 정무직 같은 경우는 거기에 더 플러스가 되는 거죠."]

제주도는 서울본부가 원 지사의 대선 조직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본부 답변이 공식 입장이라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본부는 선거를 돕는 조직이라는 인식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던 원 지사.

[원희룡/지사/2018년 11월 16일 : "참모조직 운영 사례를 보면 이게 전국 지자체 중에 최소한의 사례일 겁니다."]

물론 조직 특성상 정무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황국/제주도의원 :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들어가야 된다고 보거든요. 다만 그 업무 자체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 왜냐면 지사님께서 대권 도전을 명확히 하셨기 때문에."]

그럼에도 혈세를 투입하는 만큼 제주도민을 위해 일하는 게 본연의 업무라는 지적입니다.

[양덕순/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 "국회의원들만으로는 사실 어렵거든요. 계속 설명하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고 기타 등등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들이 필요하죠. 그것이 진정한 서울본부의 역할이요, 기능이라고 저는 봐요."]

탐사 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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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휴가 중 관용차 타고 대권 도전…“서울본부는 선거 조직?”
    • 입력 2020-10-21 19:35:54
    • 수정2020-10-21 20:06:48
    뉴스7(제주)
[임기범/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 : "서울본부에다가 근무 신청을 요청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 당시 본부장님으로부터 '노조 출신은 보안상 문제가 있다'면서 그 당시 거부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본부가 무슨 비밀스러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지…."]

[앵커]

최근 야권에서 처음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

원 지사의 대권 도전에 대해 도민사회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탐사K는 원 지사의 대권 도전에 맞춰 '대선 전초기지'라는 눈총을 받아 온 제주도 서울본부를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나 국회와 업무협조 등을 위해 설치한 서울본부.

당초 서울 강서구 탐라영재관에서 '서울사무소'로 운영했지만, 2014년 원 지사 당선 이후 '본부'로 승격해 현재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고, 본부장 직급도 4급에서 3급으로 올리면서 정원도 9명에서 14명으로 늘었습니다.

전국 시도 서울본부 가운데 유일한 3급 본부장이라는 지적과 함께, 흔히 '어쩌다 공무원'이라는 임기제를 크게 늘려 정치적 낭인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거졌지만, 중앙 절충 강화를 명분으로 확대됐습니다.

[김경학/제주도의원/2014년 8월 4일 : "현 정원 9명보다 5명 증원된 14명으로 하고, 임용 시 개방형 및 공직 내부 일반직 공무원을 균형 있게 임용하고…."]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작부터 측근 챙기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초대 본부장은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인 이기재 씨.

그런데 1년 만에 원 지사의 과거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자리를 내려놓았습니다.

후임 본부장인 김일용 씨 역시 원 지사의 선거를 도왔던 인물입니다.

이후 일반직 공무원 3명이 짧게는 반년에서 길게는 1년 동안 본부장을 맡았는데, 최근에는 원 지사 선거캠프 공보단장 출신인 강영진 씨가 임명되면서 선거공신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특히 강 본부장은 4급 공보관에서 3년 만에 3급으로 승진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서울본부에 근무하는 12명 가운데 임기제는 67%인 8명.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봤을 때 임기제 공무원 비율이 울산 다음으로 높습니다.

일반직과 균형 있게 임용하라던 조직개편 조건을 어기고, 측근들을 앉힐 수 있도록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서울본부를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

실제 비선 실세 논란을 일으킨 라민우 전 정무기획보좌관은 사퇴 1년 만에 서울본부를 거쳐 넉 달 뒤 제주도로 자리를 옮겼고,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4월에는 6명이 한꺼번에 그만뒀다 당선 이후 5명이 곧바로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4급 서기관에 임명된 손정욱 씨는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입니다.

[강호진/제주주민자치연대 전 대표 : "도지사 개인의 대권 플랜에 따라서 인력 배치라든가 조직 위치 같은 것들이 결합돼 버리면 사실 오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조직 운영도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노조 소속 공무원이 근무를 희망하자 보안을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외부 홍보관에 배치된 사례도 있습니다.

[임기범/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장 : "무슨 비밀스러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인지 의아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소외받는 느낌을 받는다는…."]

그렇다면 업무는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

조직 구성을 살펴봤습니다.

서울본부는 현재 행정지원과와 세종사무소, 그리고 임시직제인 국회협력팀과 대외협력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회와 대외협력팀에는 일반직을 배치한 적이 없습니다.

[이상봉/제주도의원 : "(인적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도 만들고 있지 않거든요. 필요시에 들어왔다가 필요시에 나갔다가 그런 근무행태를 봤을 때 부정적인 평가들을 할 수밖에…."]

현안 해결을 위해선 얼마나 노력했을까?

지역 현안 국회 업무협조 현황을 들여다봤습니다.

조직 확대 전인 2013년의 협조 추진 건은 75건, 지난해는 57건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국비와 법률 관련 내용으로 좁혀보면 차이는 더 커집니다.

[문종태/제주도의원 : "예산 시기에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노력들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발 자주 좀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이처럼 본연의 업무 수행에 대한 의문은 커지는 반면, 올해 들어 원 지사를 위한 업무는 눈에 띕니다.

지난달까지 차량운행 일지를 분석해보니, 본부 전체의 운행은 전년 보다 줄었지만 의전수행은 늘었습니다.

업무추진비도 들여다보니, 코로나19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언론인 간담회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대권 도전을 시사한 5월에는 전년보다 50% 넘게 언론인 간담회로 지출했고, 이후에도 지출이 늘었습니다.

[강호진/제주주민자치연대 전 대표 : "대권이라는 플랜 속에서 언론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과정이었고, 그러다 보니까 도지사의 중요한 멘트를 제주도를 통해서 들은 게 아니라 대부분 중앙언론 쪽에서 (듣게 되는 거죠.)"]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에 서울본부는 사업부서가 아니라 정량적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해명합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독자적 사업이 없는데 서울본부가 성과를 독자적으로 낸 게 뭐가 있냐고 얘기하면 할 말은 없어요. 지원부서거든요 우리는."]

이처럼 서울본부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탐사K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실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의미 있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마포포럼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원 지사.

이날은 공식적으로 휴가를 냈습니다.

그런데 강연장 근처에서 익숙한 차 한 대가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바로 서울본부 관용차입니다.

원 지사를 수행하는 인물도 서울본부 직원입니다.

[서울본부 직원/음성변조 : "뭐 따로 수행한 건 아니고 잠깐 하시는 걸 보러 갔다 온거거든요."]

하지만 포럼이 시작할 때부터 끝난 뒤까지 곁을 지키는 직원.

원 지사는 관용차에 짐을 실은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문제는 서울본부 직원들은 근무시간이었다는 겁니다.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휴가기간에는 사적인 용도로 차량을 사용할 수 없고, 지위를 이용해 직무관련자로부터 사적 노무를 제공받아서도 안됩니다.

이날 포럼에선 또 다른 인물도 눈에 띕니다.

바로 윤상일 전 국회의원으로, 원 지사가 주축인 코리아비전포럼의 공동대표입니다.

2007년 원 지사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당시 지지자들이 결성한 조직인 코리아비전포럼.

취재 결과, 초대 서울본부장인 이기재 씨가 공동대표를 맡았고, 김일용 전 본부장은 창립멤버로 확인됐습니다.

또 제주도 정무특보였던 경윤호 씨는 8월부터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비전포럼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본부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인데, 인연이 맺어지니까 우리 회원으로 가입을 시켰고."]

서울본부의 유일한 정책자문위원인 최홍재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은 포럼 정책실장입니다.

연결고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두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간의 거리는 불과 20여 미터.

코리아비전포럼이 이전한 시점은 2015년 3월로, 서울본부가 이전한 시점으로부터 반년 뒤일 정도로 접점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포럼 관계자들은 우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일부 교류는 인정했습니다.

[코리아비전포럼 관계자/음성변조 : "왕래가 뭐 심포지엄 우리가 연다 그러면 와서 같이 듣고 그렇게 하죠."]

이런 가운데 서울본부 건물 1층에는 보수 진영 정치권 인사들 주도의 협동조합 카페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문종태/제주도의원 : "지사의 개인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권력을 사유화하는 경향이 굉장히 많은 조직으로밖에 볼 수 없고요."]

코리아비전포럼과의 연관성에 대해 서울본부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무슨 인적 교류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뭐 가끔 가다 오다가다 만나는 정도지. 같이 일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휴가 중인 원 지사를 서울본부가 수행한 부분에 대해선 출장 일정으로 착각했다며 앞으론 일일이 확인하겠다면서도, 서울본부가 원 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강영진/제주도 서울본부장 : "도지사의 정책이라던가 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업들을 하잖아요. 일반 공무원도 마찬가지지만, 정무직 같은 경우는 거기에 더 플러스가 되는 거죠."]

제주도는 서울본부가 원 지사의 대선 조직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울본부 답변이 공식 입장이라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본부는 선거를 돕는 조직이라는 인식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던 원 지사.

[원희룡/지사/2018년 11월 16일 : "참모조직 운영 사례를 보면 이게 전국 지자체 중에 최소한의 사례일 겁니다."]

물론 조직 특성상 정무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황국/제주도의원 :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들어가야 된다고 보거든요. 다만 그 업무 자체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 왜냐면 지사님께서 대권 도전을 명확히 하셨기 때문에."]

그럼에도 혈세를 투입하는 만큼 제주도민을 위해 일하는 게 본연의 업무라는 지적입니다.

[양덕순/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 "국회의원들만으로는 사실 어렵거든요. 계속 설명하고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고 기타 등등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들이 필요하죠. 그것이 진정한 서울본부의 역할이요, 기능이라고 저는 봐요."]

탐사 K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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