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호갱’이었나 봅니다”…‘휠 고의 훼손’ 수사 착수

입력 2020.10.22 (16:34) 수정 2021.01.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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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매장 갔었는데...저도 '호갱'이었나 봅니다"

타이어 전문매장 직원이 스패너를 이용해 타이어휠을 고의로 훼손하는 모습. 인터넷에서 이 충격적인 블랙박스 영상을 접한 정모 씨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 출근길에 차량 타이어에 펑크가 나 같은 매장을 찾았었는데 매장 직원이 펑크를 메우는 걸로는 수리가 되지 않고 차량의 균형 문제 때문에 타이어 4개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직원의 요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태연하게 타이어휠 균형검사를 해보더니, '휠이 휘어있었다'며 전면 교체를 권했습니다. 정씨는 결국 타이어 펑크 한 곳을 메우러 갔다가 타이어는 물론 휠까지 모두 교체했습니다
타이어뱅크 피해를 주장하는 김 모 씨타이어뱅크 피해를 주장하는 김 모 씨

피해 의심 사례는 더 있습니다.

두 달 전 다른 타이어뱅크 매장을 찾은 김모 씨의 사롑니다. 김씨 역시 타이어를 교체하러 다른 타이어뱅크 매장에 찾았다가 타이어휠 교체를 요구받은 적이 있습니다.

김씨는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피해자의 차량 휠 손상 모습과 당시 자신의 차량 타이어휠 손상 모습이 너무나도 유사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합니다.

타이어뱅크 유사 피해 의심 호소글들(화면 출처 : 보배드림)타이어뱅크 유사 피해 의심 호소글들(화면 출처 : 보배드림)

타이어뱅크 같은 매장 피해 의심 사례 글(화면 출처: 보배드림)타이어뱅크 같은 매장 피해 의심 사례 글(화면 출처: 보배드림)



'나도 당했다' 피해 의심 게시글 하루 만에 수십 개

해당 블랙박스 영상이 최초로 공개된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타이어뱅크의 같은 매장이나 타이어뱅크의 다른 매장에서 피해를 입은 것 같다는 호소글 수십 개가 게시됐습니다. 비슷한 수법으로 당한 걸로 의심되거나 당할 뻔했다는 겁니다.

타이어휠 사진을 함께 게시한 누리꾼은 지난 6월 같은 매장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주장합니다. 타이어 펑크 수리를 위해 매장을 찾았는데 당시 매장에서 휠 1개가 파손되고 다른 3개도 낡아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결국 펑크 수리뿐만 아니라 타이어휠 교체비용까지 지불했는데, 당시 사진을 보니 공구 자국이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타이어휠 전면 교체 요구를 받았다거나 다른 매장보다 더 비싼 가격에 자동차 부품을 교체했다는 사례까지 관련 피해 의심 사례는 다양합니다.

'고의훼손' 첫 피해자 해당 매장측 고소, 경찰 수사 착수

매장 주인이 휠을 고의 훼손한 모습을 커뮤니티에 올렸던 피해자는 어제 오후 늦게 경찰에 매장측을 고소했습니다.

사기미수 및 재물손괴 혐의입니다. 현재 광주 서부경찰서는 해당 매장 점주를 정식으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실 조사에 착수한 상탭니다.

경찰 수사는 이번 피해 사례에만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회성이 아닌 '상습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같은 타이어뱅크 매장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다른 피해 사례들도 매장의 고의적인 훼손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상습사기' 혐의 적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국적인 파장이 일고 있는 만큼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에서도 경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어뱅크 본사 홈페이지 ‘서버 접속량 폭주’타이어뱅크 본사 홈페이지 ‘서버 접속량 폭주’


타이어뱅크, 가맹 계약 해지만 하면 끝?

현재 인터넷에는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논란 직후 타이어뱅크 본사는 어제(21일) 해당 가맹점주가 추가 수익 등을 목적으로 고의로 타이어휠을 훼손한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가맹 계약을 해지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업주가 소비자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고, 보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본사 차원에서 사과와 피해 보상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황당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본사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요. 대부분 타이어뱅크라는 브랜드 가치를 신뢰하고 이용했을텐데 말이죠. 아직까지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 사과문 발표는 없는 상탭니다. 타이어뱅크 홈페이지는 어제부터 서버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문이 닫혔습니다.

"화가 좀 나요. 모르니까. 일반인은 모르잖아요"

한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알못, 이른바 '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심정일 겁니다. KBS는 그래서 다른 피해자들을 만나 더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타이어뱅크를 비롯한 관련 업체에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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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호갱’이었나 봅니다”…‘휠 고의 훼손’ 수사 착수
    • 입력 2020-10-22 16:34:38
    • 수정2021-01-28 17:38:19
    취재K

"그 매장 갔었는데...저도 '호갱'이었나 봅니다"

타이어 전문매장 직원이 스패너를 이용해 타이어휠을 고의로 훼손하는 모습. 인터넷에서 이 충격적인 블랙박스 영상을 접한 정모 씨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8월 출근길에 차량 타이어에 펑크가 나 같은 매장을 찾았었는데 매장 직원이 펑크를 메우는 걸로는 수리가 되지 않고 차량의 균형 문제 때문에 타이어 4개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직원의 요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태연하게 타이어휠 균형검사를 해보더니, '휠이 휘어있었다'며 전면 교체를 권했습니다. 정씨는 결국 타이어 펑크 한 곳을 메우러 갔다가 타이어는 물론 휠까지 모두 교체했습니다타이어뱅크 피해를 주장하는 김 모 씨
피해 의심 사례는 더 있습니다.

두 달 전 다른 타이어뱅크 매장을 찾은 김모 씨의 사롑니다. 김씨 역시 타이어를 교체하러 다른 타이어뱅크 매장에 찾았다가 타이어휠 교체를 요구받은 적이 있습니다.

김씨는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피해자의 차량 휠 손상 모습과 당시 자신의 차량 타이어휠 손상 모습이 너무나도 유사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합니다.

타이어뱅크 유사 피해 의심 호소글들(화면 출처 : 보배드림)
타이어뱅크 같은 매장 피해 의심 사례 글(화면 출처: 보배드림)


'나도 당했다' 피해 의심 게시글 하루 만에 수십 개

해당 블랙박스 영상이 최초로 공개된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타이어뱅크의 같은 매장이나 타이어뱅크의 다른 매장에서 피해를 입은 것 같다는 호소글 수십 개가 게시됐습니다. 비슷한 수법으로 당한 걸로 의심되거나 당할 뻔했다는 겁니다.

타이어휠 사진을 함께 게시한 누리꾼은 지난 6월 같은 매장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주장합니다. 타이어 펑크 수리를 위해 매장을 찾았는데 당시 매장에서 휠 1개가 파손되고 다른 3개도 낡아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결국 펑크 수리뿐만 아니라 타이어휠 교체비용까지 지불했는데, 당시 사진을 보니 공구 자국이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타이어휠 전면 교체 요구를 받았다거나 다른 매장보다 더 비싼 가격에 자동차 부품을 교체했다는 사례까지 관련 피해 의심 사례는 다양합니다.

'고의훼손' 첫 피해자 해당 매장측 고소, 경찰 수사 착수

매장 주인이 휠을 고의 훼손한 모습을 커뮤니티에 올렸던 피해자는 어제 오후 늦게 경찰에 매장측을 고소했습니다.

사기미수 및 재물손괴 혐의입니다. 현재 광주 서부경찰서는 해당 매장 점주를 정식으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실 조사에 착수한 상탭니다.

경찰 수사는 이번 피해 사례에만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회성이 아닌 '상습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같은 타이어뱅크 매장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다른 피해 사례들도 매장의 고의적인 훼손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상습사기' 혐의 적용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국적인 파장이 일고 있는 만큼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에서도 경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어뱅크 본사 홈페이지 ‘서버 접속량 폭주’

타이어뱅크, 가맹 계약 해지만 하면 끝?

현재 인터넷에는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논란 직후 타이어뱅크 본사는 어제(21일) 해당 가맹점주가 추가 수익 등을 목적으로 고의로 타이어휠을 훼손한 사실을 확인한 뒤 곧바로 가맹 계약을 해지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업주가 소비자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고, 보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본사 차원에서 사과와 피해 보상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황당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본사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요. 대부분 타이어뱅크라는 브랜드 가치를 신뢰하고 이용했을텐데 말이죠. 아직까지 타이어뱅크 본사 차원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 사과문 발표는 없는 상탭니다. 타이어뱅크 홈페이지는 어제부터 서버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문이 닫혔습니다.

"화가 좀 나요. 모르니까. 일반인은 모르잖아요"

한 피해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알못, 이른바 '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심정일 겁니다. KBS는 그래서 다른 피해자들을 만나 더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차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타이어뱅크를 비롯한 관련 업체에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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