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함세웅 신부 “이건희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버려라?’…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이자 우리 시대의 한계”
입력 2020.10.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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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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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피살 소식 영등포 교도소에서 들어...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 자유의 체험으로 눈물
- 자신의 전 존재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투신한 김재규,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 역사의 물길은 늘 정의를 향해서 나아간다... ‘박정희 신화’도 저절로 사라질 현상
- 김재규의 호소 “나를 살려 달라, 내가 우리 시대의 공직자, 재벌들의 비리를 척결하고 죽겠다”
- 안중근 의사의 서거 신학적으로 육화, 체화시켜야 해
-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바꿔라?’ 가족에게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26일 (월) 18:15~18:3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함세웅 신부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갑니다. 10월 26일 역사의 오늘은 매우 중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먼저 41년 전 오늘 박정희 대통령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등장하죠. 그리고 111년 전 오늘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합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반이었습니다.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있었고요. 그리고 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에 궁정동 안가에서 유신독재 실장을 쏜 두 발의 총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함세웅 신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함세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진우: 방송 전에 기도하시던데 무슨 기도하셨어요?
◆함세웅: 오늘 주진우 기자와 대담 제가 잘 정리해서 방송 들으시는 분들께 성경말씀처럼 잘 전달되기를 바랐고 민족 일치와 화합 또 코로나의 조속한 종식이랄까. 극복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면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원한 안식 함께 기원했습니다.
◇주진우: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사살했습니다. 그때 기억하십니까?
◆함세웅: 저는 그 당시에 영등포 감옥에 있었어요. 영등포교도소에 있었는데 그다음 날 낮 시간에 이제 당시 같이 구속되었던 동아투위 기자 세 분으로부터 밖에 물 뜨러 갔다가 방 앞에서 그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79년 10월 27일 밤 11시쯤 되겠죠.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제 마음에 전율을 느꼈고 그냥 떠온 물을 방에 갖다 놓은 다음에 두 손 모으고 한 30분간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는데 제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제 신앙 체험, 하나님 체험이 이게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의 체험, 자유의 체험, 하나님의 구원 체험이구나. 이런 걸 느끼면서 고귀하게 간직하고 늘 우리 시대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 눈물이 감동의 눈물인데 기쁜 쪽입니까? 슬픈 쪽입니까? 매운 쪽은 아니시죠?
◆함세웅: 그게 기쁨도 넘어서는 초월적 눈물이겠죠. 하나님의 눈물.
◇주진우: 감동의 눈물이요? 김재규 장군의 박정희 대통령 사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제가 과거사 또 민주화 심의위원회에서도 증언한 바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신독재에 항거해서 맞선 분들은 다 민주화의 운동가로 평가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그 정권에 의해서 폭압에 의해서 고문 당하셨거나 상처 받으신 분들은 또 민주화 보상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증언할 때 그렇다면 독재정권의 핵인 유신의 핵을 깬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바로 민주화의 으뜸 공로자가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전 존재를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서 선택한 이 부분은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리면서 독일의 히틀러를 제거하려 했던 본회퍼 목사님의 결단이라든지 또 오늘 기억하는 이등박문을 사살한 우리 안중근 의사의 대단한 결단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제가 증언한 바 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께서 김재규 장군이라고 계속 이야기하시고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을 위한 추진회를 만들어서 활동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재규는 반역자다. 저기 독재자한테 잘 먹고 잘 살다가 그러다가 이제 화가 나서 갑자기 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 않습니까?
◆함세웅: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점이 변화된 계기가 어떤 것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사도바울의 경우 예수님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죽이려고 하고 또 체포하기 위해서 활동하셨던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하늘로부터 계시 또 예수님 체험을 한 다음에는 급변하면서 예수님의 으뜸 제자가 됩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본인으로서 또 나름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받았던 전력은 나름대로 부정적으로 우리가 평가해야 마땅합니다만 그 시기에 그분이 공직자로서 고민을 했어요. 이게 옳은 일인가. 고민하면서 살다가 부산 10.16 또 10.17 부마항쟁을 목격하면서 이건 아니다. 그전에도 여러 차례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이루지를 못했었는데 부마항쟁을 체험하고 나서는 이건 아니다. 시대의 명령이다. 그러면서 결단을 다짐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김재규의 결단은 내적인 회심, 공동체를 위한 회심, 민족 전체를 위한 자기 봉헌. 목숨을 건 아름다운 결단이라고 우리가 마땅히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박정희 시대는 끝난 건가요?
◆함세웅: 끝났다, 안 끝났다기보다는 시대가 이제 가면 다 정리가 될 텐데 아직도 우리 시대가 그만큼 미숙하다고 그럴까. 좀 덜 성숙했다고 그럴까. 그런 내용도 있는데 그런 시대에 대한 가치관을 갖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물길 뒤는 늘 하늘을 향해서 또는 정의를 향해서 나가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선택은 저절로 녹을 수 있는 또 사라질 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이렇게 저는 해석을 합니다.
◇주진우: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거사 이후에 그러니까 10.26 이후에 재판을 받으면서 그리고 사형 직전까지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민주주의의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말들이 많았죠.
◆함세웅: 그분이 이제 그렇게 호소하셨어요. 네가 나를 살려라. 나를 살리면 내가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우리 시대에 모든 공직자들 또는 재벌들, 기업들 그분들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시대 비리를 깨끗하게 한번 척결해야 한다. 내가 나만이 이거를 척결할 수 있다. 내가 그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주진우: 아니, 무서우니까 죽기 싫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함세웅: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는 내 스스로 죽겠다. 그러셨어요.
◇주진우: 그런가요?
◆함세웅: 나는 이 점을 높이 평가. 왜냐하면 내용을 알아야지 우리가 정리하는데 이분만이 그 모든 정보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주진우: 시대를 한번 정리하고 나는 그때 죽겠다 이렇게 했군요.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1909년 10월 26일로 가보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습니다. 신부님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 때 이사장이기도 한데 오늘날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는 있습니까?
◆함세웅: 오늘 아침에 우리 효창원, 안중근 의사 빈 무덤에서 많은 분들 모여서 111주년 의거 추모 기념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이제 거기에서 안중석 신부님이 이준식 독립관장 또 김원웅 광복회장 세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세 분의 말씀을 종합하면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삶을 신학적으로 육화시켜야 한다, 체화시켜야 한다. 내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또 다른 제2의 안중근, 제2의 안중근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는데.
◇주진우: 아니, 그런데 신부님, 오늘날 다 안중근이 되어서 총 들고 다 나가면 어떻게 해요?
◆함세웅: 아니죠. 안 의사는 평화를 말씀하셨잖아요. 총은 한 번만. 함부로 쏘는 게 아니고 결정적으로 한 번만 쏘고 그다음에 평화를 위해서 사셨거든요. 이런 의미로 말씀드리는 건데 우리 주진우 기자님 아직 살아계시니까 한번 죽음을 결단하셔야 해요.
◇주진우: 누구를?
◆함세웅: 공동체를 위해서.
◇주진우: 신부님 저는.
◆함세웅: 평화를 위해서.
◇주진우: 저는 그것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안중근 의사는 북한에서도 굉장히 존경 받는 인물입니다. 남과 북에서 존경 받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역사적 식견의 차이 때문에. 그런데 안중근 의사는 북에서도 존경 받습니다. 존경 받는 영웅인데 그래서 10.26 때는 북하고 같이 중국에서 행사를 해오고는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도 있고 남북관계 경색으로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아쉬운 게 있으시죠?
◆함세웅: 그렇죠. 늘 이제 북의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북의 관계자들도 이제 안타까워하시고 저희들도 또 많이 아쉽고 그런데 지난해까지 같이 했다가 올해는 3월 순국행사도 못했고 또 이번 행사도 못했는데 하여간 코로나가 잘 극복되어서 빨리 남북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함께 만나고 평화 공존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또 삼성의 개혁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반성을 위해서도 기도도 많이 하고요. 그다음에 시국선언도 하셨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신부님 어떤 생각하셨어요?
◆함세웅: 죽음은 경건한 사건이죠. 어제 주일미사에서 그전날 돌아가신 박순경 교수님, 여성신학자, 통일운동가 또 훌륭한 청소년들의 귀감이신데 박순경 교수님을 위해서 기도 올리면서 함께 이건희 회장도 기억하면서 기도 올렸어요.
◇주진우: 이건희 회장을 위해서요?
◆함세웅: 제가 어제 뉴스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다만 아쉬운 거는 그분의 한계겠죠. 기업가의 한계인데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고 모두 바꿔라. 이게 그분의 아주 강력한 메시지였는데 속내는 그 마누라도 자식도 버려야 한다. 이게 성경의 말씀이거든요.
◇주진우: 마누라, 자식도 버려야 합니까?
◆함세웅: 이런 성경의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어가면 이 세계가 아니라 우주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기업을 했었을 텐데 여전히 마누라와 자식에 집착된 한계 이게 우리들의 한계. 자본주의의 한계가 되겠죠. 성경은 심장을 찢어라 그랬어요. 심장을 찢어야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건데 이건희 회장을 제가 높이 평가하면서 역시 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또는 우리 시대 모두의 한계가 아닐까 이런 생각하면서 또 그분을 위해서 또 삼성이 잘 되기 위해서 함께 기도했고 이 기회에 삼성이 정말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승계 이런 부분은 가족에게 지금 얽매여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겁니까?
◆함세웅: 해석을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진우: 가족과 그러니까 마누라하고 자식을을 버려야 합니까, 신부님 저도?
◆함세웅: 그냥 주 기자님은 버리시면 안 돼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함세웅: 다른 여자 사귀실까봐 그래요.
◇주진우: 아니, 왜 그런 소리를 하세요, 신부님. 신부님, 암흑 속에 횃불이라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전 여시더라고요, 신부님. 언제부터 이렇게 글을 쓰셨어요.
◆함세웅: 제가 어려서 좀 쓰다가 중간에 쉬다가 결정적으로 2년 전부터 집중을 해서 썼어요.
◇주진우: 왜 글을 쓰십니까?
◆함세웅: 제가 은퇴했는데 좀 여생을 저도 아름답게 마감하고 싶었고 또 어려서 배운 게 도를 배웠잖아요. 도 닦는 마음으로 갈까 그랬더니 서예 가르치시는 분이 도 닦는 거 아닙니다. 그러면서 이 목숨을 건 결단입니다. 이러시더라고요.
◇주진우: 글을 쓰는 게 목숨을 건는 결단이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면서 예수님, 십자가 안중근 의사 또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희생하신 모든 분들, 이런 분들을 마음속에 모시면서 했는데 이분이 글자 하나하나에 자기의 생명이 들어가야 한다. 피가 들어가야 한다. 뼈대가 형성되고 근육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서예를 쓰면서 배운 거는 이거는 생명은 만드는 일이구나. 이런 걸 제가 배우면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 글씨에는 피가 섞여 있습니까? 혹시.
◆함세웅: 아니, 조금 근육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먹물에다 섞으신 건 아니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함세웅: 조금 하나 더 말씀하고 싶은데.
◇주진우: 이제 끝났는데요. 안 됩니다.
◆함세웅: 1분만.
◇주진우: 그러세요.
◆함세웅: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 높이 평가 받는데 제가 10월 13일에 우리 카톨릭 관계자들 13분하고 새마을 중앙운동본부 분당을 방문했어요.
◇주진우: 가보셨어요?
◆함세웅: 정성헌 이사장을 제가 가서 만나고 회원들 다 만났는데 돌아봤는데 정성헌 이사장이 되신 다음에 새마을운동을 아름답게 변형시키고 계세요.
◇주진우: 지금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새마을운동의 기초 시작은 조금 부족했었지만 그걸 아름답게 변화시켜야겠구나. 예를 들어서 환경운동뿐이 아니라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생명운동으로. 생명을 살릴 운동으로 평등 우리가 강조하는데 평등뿐 아니라 평등을 넘어서서 평화를 지향하자. 또 인권을 모두 강조하지 않습니까? 인권 중요한데 인권을 넘어서서 공경하자. 서로 공경하자. 그런데 사람뿐이 아니라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 지구도. 이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공기도 공경하고 물도 공경하고 돌도 공경하고. 그래서 우리 어렸을 때 우리가 샤머니즘이라고 조금 경시했던 우리들의 옛문화 속에 아름다운 심적 요소가 담겨 있구나를 확신해서 정성헌 이사장님의 새마을운동 높이 평가하면서 박정희가 했었던 것이 조금 부족했지만 그걸 승화시키는 자세 우리 모두가 그런 자세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이제 가세요, 신부님.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세웅: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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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피살 소식 영등포 교도소에서 들어...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 자유의 체험으로 눈물
- 자신의 전 존재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투신한 김재규,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 역사의 물길은 늘 정의를 향해서 나아간다... ‘박정희 신화’도 저절로 사라질 현상
- 김재규의 호소 “나를 살려 달라, 내가 우리 시대의 공직자, 재벌들의 비리를 척결하고 죽겠다”
- 안중근 의사의 서거 신학적으로 육화, 체화시켜야 해
-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바꿔라?’ 가족에게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26일 (월) 18:15~18:3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함세웅 신부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갑니다. 10월 26일 역사의 오늘은 매우 중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먼저 41년 전 오늘 박정희 대통령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등장하죠. 그리고 111년 전 오늘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합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반이었습니다.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있었고요. 그리고 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에 궁정동 안가에서 유신독재 실장을 쏜 두 발의 총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함세웅 신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함세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진우: 방송 전에 기도하시던데 무슨 기도하셨어요?
◆함세웅: 오늘 주진우 기자와 대담 제가 잘 정리해서 방송 들으시는 분들께 성경말씀처럼 잘 전달되기를 바랐고 민족 일치와 화합 또 코로나의 조속한 종식이랄까. 극복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면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원한 안식 함께 기원했습니다.
◇주진우: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사살했습니다. 그때 기억하십니까?
◆함세웅: 저는 그 당시에 영등포 감옥에 있었어요. 영등포교도소에 있었는데 그다음 날 낮 시간에 이제 당시 같이 구속되었던 동아투위 기자 세 분으로부터 밖에 물 뜨러 갔다가 방 앞에서 그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79년 10월 27일 밤 11시쯤 되겠죠.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제 마음에 전율을 느꼈고 그냥 떠온 물을 방에 갖다 놓은 다음에 두 손 모으고 한 30분간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는데 제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제 신앙 체험, 하나님 체험이 이게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의 체험, 자유의 체험, 하나님의 구원 체험이구나. 이런 걸 느끼면서 고귀하게 간직하고 늘 우리 시대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 눈물이 감동의 눈물인데 기쁜 쪽입니까? 슬픈 쪽입니까? 매운 쪽은 아니시죠?
◆함세웅: 그게 기쁨도 넘어서는 초월적 눈물이겠죠. 하나님의 눈물.
◇주진우: 감동의 눈물이요? 김재규 장군의 박정희 대통령 사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제가 과거사 또 민주화 심의위원회에서도 증언한 바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신독재에 항거해서 맞선 분들은 다 민주화의 운동가로 평가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그 정권에 의해서 폭압에 의해서 고문 당하셨거나 상처 받으신 분들은 또 민주화 보상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증언할 때 그렇다면 독재정권의 핵인 유신의 핵을 깬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바로 민주화의 으뜸 공로자가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전 존재를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서 선택한 이 부분은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리면서 독일의 히틀러를 제거하려 했던 본회퍼 목사님의 결단이라든지 또 오늘 기억하는 이등박문을 사살한 우리 안중근 의사의 대단한 결단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제가 증언한 바 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께서 김재규 장군이라고 계속 이야기하시고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을 위한 추진회를 만들어서 활동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재규는 반역자다. 저기 독재자한테 잘 먹고 잘 살다가 그러다가 이제 화가 나서 갑자기 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 않습니까?
◆함세웅: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점이 변화된 계기가 어떤 것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사도바울의 경우 예수님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죽이려고 하고 또 체포하기 위해서 활동하셨던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하늘로부터 계시 또 예수님 체험을 한 다음에는 급변하면서 예수님의 으뜸 제자가 됩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본인으로서 또 나름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받았던 전력은 나름대로 부정적으로 우리가 평가해야 마땅합니다만 그 시기에 그분이 공직자로서 고민을 했어요. 이게 옳은 일인가. 고민하면서 살다가 부산 10.16 또 10.17 부마항쟁을 목격하면서 이건 아니다. 그전에도 여러 차례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이루지를 못했었는데 부마항쟁을 체험하고 나서는 이건 아니다. 시대의 명령이다. 그러면서 결단을 다짐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김재규의 결단은 내적인 회심, 공동체를 위한 회심, 민족 전체를 위한 자기 봉헌. 목숨을 건 아름다운 결단이라고 우리가 마땅히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박정희 시대는 끝난 건가요?
◆함세웅: 끝났다, 안 끝났다기보다는 시대가 이제 가면 다 정리가 될 텐데 아직도 우리 시대가 그만큼 미숙하다고 그럴까. 좀 덜 성숙했다고 그럴까. 그런 내용도 있는데 그런 시대에 대한 가치관을 갖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물길 뒤는 늘 하늘을 향해서 또는 정의를 향해서 나가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선택은 저절로 녹을 수 있는 또 사라질 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이렇게 저는 해석을 합니다.
◇주진우: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거사 이후에 그러니까 10.26 이후에 재판을 받으면서 그리고 사형 직전까지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민주주의의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말들이 많았죠.
◆함세웅: 그분이 이제 그렇게 호소하셨어요. 네가 나를 살려라. 나를 살리면 내가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우리 시대에 모든 공직자들 또는 재벌들, 기업들 그분들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시대 비리를 깨끗하게 한번 척결해야 한다. 내가 나만이 이거를 척결할 수 있다. 내가 그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주진우: 아니, 무서우니까 죽기 싫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함세웅: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는 내 스스로 죽겠다. 그러셨어요.
◇주진우: 그런가요?
◆함세웅: 나는 이 점을 높이 평가. 왜냐하면 내용을 알아야지 우리가 정리하는데 이분만이 그 모든 정보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주진우: 시대를 한번 정리하고 나는 그때 죽겠다 이렇게 했군요.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1909년 10월 26일로 가보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습니다. 신부님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 때 이사장이기도 한데 오늘날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는 있습니까?
◆함세웅: 오늘 아침에 우리 효창원, 안중근 의사 빈 무덤에서 많은 분들 모여서 111주년 의거 추모 기념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이제 거기에서 안중석 신부님이 이준식 독립관장 또 김원웅 광복회장 세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세 분의 말씀을 종합하면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삶을 신학적으로 육화시켜야 한다, 체화시켜야 한다. 내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또 다른 제2의 안중근, 제2의 안중근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는데.
◇주진우: 아니, 그런데 신부님, 오늘날 다 안중근이 되어서 총 들고 다 나가면 어떻게 해요?
◆함세웅: 아니죠. 안 의사는 평화를 말씀하셨잖아요. 총은 한 번만. 함부로 쏘는 게 아니고 결정적으로 한 번만 쏘고 그다음에 평화를 위해서 사셨거든요. 이런 의미로 말씀드리는 건데 우리 주진우 기자님 아직 살아계시니까 한번 죽음을 결단하셔야 해요.
◇주진우: 누구를?
◆함세웅: 공동체를 위해서.
◇주진우: 신부님 저는.
◆함세웅: 평화를 위해서.
◇주진우: 저는 그것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안중근 의사는 북한에서도 굉장히 존경 받는 인물입니다. 남과 북에서 존경 받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역사적 식견의 차이 때문에. 그런데 안중근 의사는 북에서도 존경 받습니다. 존경 받는 영웅인데 그래서 10.26 때는 북하고 같이 중국에서 행사를 해오고는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도 있고 남북관계 경색으로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아쉬운 게 있으시죠?
◆함세웅: 그렇죠. 늘 이제 북의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북의 관계자들도 이제 안타까워하시고 저희들도 또 많이 아쉽고 그런데 지난해까지 같이 했다가 올해는 3월 순국행사도 못했고 또 이번 행사도 못했는데 하여간 코로나가 잘 극복되어서 빨리 남북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함께 만나고 평화 공존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또 삼성의 개혁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반성을 위해서도 기도도 많이 하고요. 그다음에 시국선언도 하셨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신부님 어떤 생각하셨어요?
◆함세웅: 죽음은 경건한 사건이죠. 어제 주일미사에서 그전날 돌아가신 박순경 교수님, 여성신학자, 통일운동가 또 훌륭한 청소년들의 귀감이신데 박순경 교수님을 위해서 기도 올리면서 함께 이건희 회장도 기억하면서 기도 올렸어요.
◇주진우: 이건희 회장을 위해서요?
◆함세웅: 제가 어제 뉴스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다만 아쉬운 거는 그분의 한계겠죠. 기업가의 한계인데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고 모두 바꿔라. 이게 그분의 아주 강력한 메시지였는데 속내는 그 마누라도 자식도 버려야 한다. 이게 성경의 말씀이거든요.
◇주진우: 마누라, 자식도 버려야 합니까?
◆함세웅: 이런 성경의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어가면 이 세계가 아니라 우주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기업을 했었을 텐데 여전히 마누라와 자식에 집착된 한계 이게 우리들의 한계. 자본주의의 한계가 되겠죠. 성경은 심장을 찢어라 그랬어요. 심장을 찢어야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건데 이건희 회장을 제가 높이 평가하면서 역시 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또는 우리 시대 모두의 한계가 아닐까 이런 생각하면서 또 그분을 위해서 또 삼성이 잘 되기 위해서 함께 기도했고 이 기회에 삼성이 정말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승계 이런 부분은 가족에게 지금 얽매여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겁니까?
◆함세웅: 해석을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진우: 가족과 그러니까 마누라하고 자식을을 버려야 합니까, 신부님 저도?
◆함세웅: 그냥 주 기자님은 버리시면 안 돼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함세웅: 다른 여자 사귀실까봐 그래요.
◇주진우: 아니, 왜 그런 소리를 하세요, 신부님. 신부님, 암흑 속에 횃불이라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전 여시더라고요, 신부님. 언제부터 이렇게 글을 쓰셨어요.
◆함세웅: 제가 어려서 좀 쓰다가 중간에 쉬다가 결정적으로 2년 전부터 집중을 해서 썼어요.
◇주진우: 왜 글을 쓰십니까?
◆함세웅: 제가 은퇴했는데 좀 여생을 저도 아름답게 마감하고 싶었고 또 어려서 배운 게 도를 배웠잖아요. 도 닦는 마음으로 갈까 그랬더니 서예 가르치시는 분이 도 닦는 거 아닙니다. 그러면서 이 목숨을 건 결단입니다. 이러시더라고요.
◇주진우: 글을 쓰는 게 목숨을 건는 결단이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면서 예수님, 십자가 안중근 의사 또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희생하신 모든 분들, 이런 분들을 마음속에 모시면서 했는데 이분이 글자 하나하나에 자기의 생명이 들어가야 한다. 피가 들어가야 한다. 뼈대가 형성되고 근육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서예를 쓰면서 배운 거는 이거는 생명은 만드는 일이구나. 이런 걸 제가 배우면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 글씨에는 피가 섞여 있습니까? 혹시.
◆함세웅: 아니, 조금 근육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먹물에다 섞으신 건 아니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함세웅: 조금 하나 더 말씀하고 싶은데.
◇주진우: 이제 끝났는데요. 안 됩니다.
◆함세웅: 1분만.
◇주진우: 그러세요.
◆함세웅: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 높이 평가 받는데 제가 10월 13일에 우리 카톨릭 관계자들 13분하고 새마을 중앙운동본부 분당을 방문했어요.
◇주진우: 가보셨어요?
◆함세웅: 정성헌 이사장을 제가 가서 만나고 회원들 다 만났는데 돌아봤는데 정성헌 이사장이 되신 다음에 새마을운동을 아름답게 변형시키고 계세요.
◇주진우: 지금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새마을운동의 기초 시작은 조금 부족했었지만 그걸 아름답게 변화시켜야겠구나. 예를 들어서 환경운동뿐이 아니라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생명운동으로. 생명을 살릴 운동으로 평등 우리가 강조하는데 평등뿐 아니라 평등을 넘어서서 평화를 지향하자. 또 인권을 모두 강조하지 않습니까? 인권 중요한데 인권을 넘어서서 공경하자. 서로 공경하자. 그런데 사람뿐이 아니라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 지구도. 이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공기도 공경하고 물도 공경하고 돌도 공경하고. 그래서 우리 어렸을 때 우리가 샤머니즘이라고 조금 경시했던 우리들의 옛문화 속에 아름다운 심적 요소가 담겨 있구나를 확신해서 정성헌 이사장님의 새마을운동 높이 평가하면서 박정희가 했었던 것이 조금 부족했지만 그걸 승화시키는 자세 우리 모두가 그런 자세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이제 가세요, 신부님.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세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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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라이브] 함세웅 신부 “이건희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버려라?’…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이자 우리 시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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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0-26 20: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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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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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피살 소식 영등포 교도소에서 들어...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 자유의 체험으로 눈물
- 자신의 전 존재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투신한 김재규,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 역사의 물길은 늘 정의를 향해서 나아간다... ‘박정희 신화’도 저절로 사라질 현상
- 김재규의 호소 “나를 살려 달라, 내가 우리 시대의 공직자, 재벌들의 비리를 척결하고 죽겠다”
- 안중근 의사의 서거 신학적으로 육화, 체화시켜야 해
-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바꿔라?’ 가족에게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26일 (월) 18:15~18:3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함세웅 신부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갑니다. 10월 26일 역사의 오늘은 매우 중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먼저 41년 전 오늘 박정희 대통령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등장하죠. 그리고 111년 전 오늘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합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반이었습니다.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있었고요. 그리고 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에 궁정동 안가에서 유신독재 실장을 쏜 두 발의 총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함세웅 신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함세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진우: 방송 전에 기도하시던데 무슨 기도하셨어요?
◆함세웅: 오늘 주진우 기자와 대담 제가 잘 정리해서 방송 들으시는 분들께 성경말씀처럼 잘 전달되기를 바랐고 민족 일치와 화합 또 코로나의 조속한 종식이랄까. 극복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면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원한 안식 함께 기원했습니다.
◇주진우: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사살했습니다. 그때 기억하십니까?
◆함세웅: 저는 그 당시에 영등포 감옥에 있었어요. 영등포교도소에 있었는데 그다음 날 낮 시간에 이제 당시 같이 구속되었던 동아투위 기자 세 분으로부터 밖에 물 뜨러 갔다가 방 앞에서 그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79년 10월 27일 밤 11시쯤 되겠죠.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제 마음에 전율을 느꼈고 그냥 떠온 물을 방에 갖다 놓은 다음에 두 손 모으고 한 30분간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는데 제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제 신앙 체험, 하나님 체험이 이게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의 체험, 자유의 체험, 하나님의 구원 체험이구나. 이런 걸 느끼면서 고귀하게 간직하고 늘 우리 시대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 눈물이 감동의 눈물인데 기쁜 쪽입니까? 슬픈 쪽입니까? 매운 쪽은 아니시죠?
◆함세웅: 그게 기쁨도 넘어서는 초월적 눈물이겠죠. 하나님의 눈물.
◇주진우: 감동의 눈물이요? 김재규 장군의 박정희 대통령 사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제가 과거사 또 민주화 심의위원회에서도 증언한 바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신독재에 항거해서 맞선 분들은 다 민주화의 운동가로 평가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그 정권에 의해서 폭압에 의해서 고문 당하셨거나 상처 받으신 분들은 또 민주화 보상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증언할 때 그렇다면 독재정권의 핵인 유신의 핵을 깬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바로 민주화의 으뜸 공로자가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전 존재를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서 선택한 이 부분은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리면서 독일의 히틀러를 제거하려 했던 본회퍼 목사님의 결단이라든지 또 오늘 기억하는 이등박문을 사살한 우리 안중근 의사의 대단한 결단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제가 증언한 바 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께서 김재규 장군이라고 계속 이야기하시고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을 위한 추진회를 만들어서 활동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재규는 반역자다. 저기 독재자한테 잘 먹고 잘 살다가 그러다가 이제 화가 나서 갑자기 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 않습니까?
◆함세웅: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점이 변화된 계기가 어떤 것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사도바울의 경우 예수님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죽이려고 하고 또 체포하기 위해서 활동하셨던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하늘로부터 계시 또 예수님 체험을 한 다음에는 급변하면서 예수님의 으뜸 제자가 됩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본인으로서 또 나름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받았던 전력은 나름대로 부정적으로 우리가 평가해야 마땅합니다만 그 시기에 그분이 공직자로서 고민을 했어요. 이게 옳은 일인가. 고민하면서 살다가 부산 10.16 또 10.17 부마항쟁을 목격하면서 이건 아니다. 그전에도 여러 차례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이루지를 못했었는데 부마항쟁을 체험하고 나서는 이건 아니다. 시대의 명령이다. 그러면서 결단을 다짐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김재규의 결단은 내적인 회심, 공동체를 위한 회심, 민족 전체를 위한 자기 봉헌. 목숨을 건 아름다운 결단이라고 우리가 마땅히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박정희 시대는 끝난 건가요?
◆함세웅: 끝났다, 안 끝났다기보다는 시대가 이제 가면 다 정리가 될 텐데 아직도 우리 시대가 그만큼 미숙하다고 그럴까. 좀 덜 성숙했다고 그럴까. 그런 내용도 있는데 그런 시대에 대한 가치관을 갖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물길 뒤는 늘 하늘을 향해서 또는 정의를 향해서 나가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선택은 저절로 녹을 수 있는 또 사라질 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이렇게 저는 해석을 합니다.
◇주진우: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거사 이후에 그러니까 10.26 이후에 재판을 받으면서 그리고 사형 직전까지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민주주의의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말들이 많았죠.
◆함세웅: 그분이 이제 그렇게 호소하셨어요. 네가 나를 살려라. 나를 살리면 내가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우리 시대에 모든 공직자들 또는 재벌들, 기업들 그분들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시대 비리를 깨끗하게 한번 척결해야 한다. 내가 나만이 이거를 척결할 수 있다. 내가 그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주진우: 아니, 무서우니까 죽기 싫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함세웅: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는 내 스스로 죽겠다. 그러셨어요.
◇주진우: 그런가요?
◆함세웅: 나는 이 점을 높이 평가. 왜냐하면 내용을 알아야지 우리가 정리하는데 이분만이 그 모든 정보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주진우: 시대를 한번 정리하고 나는 그때 죽겠다 이렇게 했군요.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1909년 10월 26일로 가보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습니다. 신부님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 때 이사장이기도 한데 오늘날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는 있습니까?
◆함세웅: 오늘 아침에 우리 효창원, 안중근 의사 빈 무덤에서 많은 분들 모여서 111주년 의거 추모 기념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이제 거기에서 안중석 신부님이 이준식 독립관장 또 김원웅 광복회장 세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세 분의 말씀을 종합하면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삶을 신학적으로 육화시켜야 한다, 체화시켜야 한다. 내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또 다른 제2의 안중근, 제2의 안중근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는데.
◇주진우: 아니, 그런데 신부님, 오늘날 다 안중근이 되어서 총 들고 다 나가면 어떻게 해요?
◆함세웅: 아니죠. 안 의사는 평화를 말씀하셨잖아요. 총은 한 번만. 함부로 쏘는 게 아니고 결정적으로 한 번만 쏘고 그다음에 평화를 위해서 사셨거든요. 이런 의미로 말씀드리는 건데 우리 주진우 기자님 아직 살아계시니까 한번 죽음을 결단하셔야 해요.
◇주진우: 누구를?
◆함세웅: 공동체를 위해서.
◇주진우: 신부님 저는.
◆함세웅: 평화를 위해서.
◇주진우: 저는 그것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안중근 의사는 북한에서도 굉장히 존경 받는 인물입니다. 남과 북에서 존경 받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역사적 식견의 차이 때문에. 그런데 안중근 의사는 북에서도 존경 받습니다. 존경 받는 영웅인데 그래서 10.26 때는 북하고 같이 중국에서 행사를 해오고는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도 있고 남북관계 경색으로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아쉬운 게 있으시죠?
◆함세웅: 그렇죠. 늘 이제 북의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북의 관계자들도 이제 안타까워하시고 저희들도 또 많이 아쉽고 그런데 지난해까지 같이 했다가 올해는 3월 순국행사도 못했고 또 이번 행사도 못했는데 하여간 코로나가 잘 극복되어서 빨리 남북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함께 만나고 평화 공존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또 삼성의 개혁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반성을 위해서도 기도도 많이 하고요. 그다음에 시국선언도 하셨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신부님 어떤 생각하셨어요?
◆함세웅: 죽음은 경건한 사건이죠. 어제 주일미사에서 그전날 돌아가신 박순경 교수님, 여성신학자, 통일운동가 또 훌륭한 청소년들의 귀감이신데 박순경 교수님을 위해서 기도 올리면서 함께 이건희 회장도 기억하면서 기도 올렸어요.
◇주진우: 이건희 회장을 위해서요?
◆함세웅: 제가 어제 뉴스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다만 아쉬운 거는 그분의 한계겠죠. 기업가의 한계인데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고 모두 바꿔라. 이게 그분의 아주 강력한 메시지였는데 속내는 그 마누라도 자식도 버려야 한다. 이게 성경의 말씀이거든요.
◇주진우: 마누라, 자식도 버려야 합니까?
◆함세웅: 이런 성경의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어가면 이 세계가 아니라 우주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기업을 했었을 텐데 여전히 마누라와 자식에 집착된 한계 이게 우리들의 한계. 자본주의의 한계가 되겠죠. 성경은 심장을 찢어라 그랬어요. 심장을 찢어야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건데 이건희 회장을 제가 높이 평가하면서 역시 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또는 우리 시대 모두의 한계가 아닐까 이런 생각하면서 또 그분을 위해서 또 삼성이 잘 되기 위해서 함께 기도했고 이 기회에 삼성이 정말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승계 이런 부분은 가족에게 지금 얽매여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겁니까?
◆함세웅: 해석을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진우: 가족과 그러니까 마누라하고 자식을을 버려야 합니까, 신부님 저도?
◆함세웅: 그냥 주 기자님은 버리시면 안 돼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함세웅: 다른 여자 사귀실까봐 그래요.
◇주진우: 아니, 왜 그런 소리를 하세요, 신부님. 신부님, 암흑 속에 횃불이라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전 여시더라고요, 신부님. 언제부터 이렇게 글을 쓰셨어요.
◆함세웅: 제가 어려서 좀 쓰다가 중간에 쉬다가 결정적으로 2년 전부터 집중을 해서 썼어요.
◇주진우: 왜 글을 쓰십니까?
◆함세웅: 제가 은퇴했는데 좀 여생을 저도 아름답게 마감하고 싶었고 또 어려서 배운 게 도를 배웠잖아요. 도 닦는 마음으로 갈까 그랬더니 서예 가르치시는 분이 도 닦는 거 아닙니다. 그러면서 이 목숨을 건 결단입니다. 이러시더라고요.
◇주진우: 글을 쓰는 게 목숨을 건는 결단이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면서 예수님, 십자가 안중근 의사 또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희생하신 모든 분들, 이런 분들을 마음속에 모시면서 했는데 이분이 글자 하나하나에 자기의 생명이 들어가야 한다. 피가 들어가야 한다. 뼈대가 형성되고 근육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서예를 쓰면서 배운 거는 이거는 생명은 만드는 일이구나. 이런 걸 제가 배우면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 글씨에는 피가 섞여 있습니까? 혹시.
◆함세웅: 아니, 조금 근육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먹물에다 섞으신 건 아니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함세웅: 조금 하나 더 말씀하고 싶은데.
◇주진우: 이제 끝났는데요. 안 됩니다.
◆함세웅: 1분만.
◇주진우: 그러세요.
◆함세웅: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 높이 평가 받는데 제가 10월 13일에 우리 카톨릭 관계자들 13분하고 새마을 중앙운동본부 분당을 방문했어요.
◇주진우: 가보셨어요?
◆함세웅: 정성헌 이사장을 제가 가서 만나고 회원들 다 만났는데 돌아봤는데 정성헌 이사장이 되신 다음에 새마을운동을 아름답게 변형시키고 계세요.
◇주진우: 지금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새마을운동의 기초 시작은 조금 부족했었지만 그걸 아름답게 변화시켜야겠구나. 예를 들어서 환경운동뿐이 아니라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생명운동으로. 생명을 살릴 운동으로 평등 우리가 강조하는데 평등뿐 아니라 평등을 넘어서서 평화를 지향하자. 또 인권을 모두 강조하지 않습니까? 인권 중요한데 인권을 넘어서서 공경하자. 서로 공경하자. 그런데 사람뿐이 아니라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 지구도. 이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공기도 공경하고 물도 공경하고 돌도 공경하고. 그래서 우리 어렸을 때 우리가 샤머니즘이라고 조금 경시했던 우리들의 옛문화 속에 아름다운 심적 요소가 담겨 있구나를 확신해서 정성헌 이사장님의 새마을운동 높이 평가하면서 박정희가 했었던 것이 조금 부족했지만 그걸 승화시키는 자세 우리 모두가 그런 자세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이제 가세요, 신부님.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세웅: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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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피살 소식 영등포 교도소에서 들어...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 자유의 체험으로 눈물
- 자신의 전 존재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투신한 김재규,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 역사의 물길은 늘 정의를 향해서 나아간다... ‘박정희 신화’도 저절로 사라질 현상
- 김재규의 호소 “나를 살려 달라, 내가 우리 시대의 공직자, 재벌들의 비리를 척결하고 죽겠다”
- 안중근 의사의 서거 신학적으로 육화, 체화시켜야 해
-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바꿔라?’ 가족에게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0월 26일 (월) 18:15~18:3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함세웅 신부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갑니다. 10월 26일 역사의 오늘은 매우 중요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먼저 41년 전 오늘 박정희 대통령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등장하죠. 그리고 111년 전 오늘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등장합니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반이었습니다.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있었고요. 그리고 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에 궁정동 안가에서 유신독재 실장을 쏜 두 발의 총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함세웅 신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함세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진우: 방송 전에 기도하시던데 무슨 기도하셨어요?
◆함세웅: 오늘 주진우 기자와 대담 제가 잘 정리해서 방송 들으시는 분들께 성경말씀처럼 잘 전달되기를 바랐고 민족 일치와 화합 또 코로나의 조속한 종식이랄까. 극복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면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영원한 안식 함께 기원했습니다.
◇주진우: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사살했습니다. 그때 기억하십니까?
◆함세웅: 저는 그 당시에 영등포 감옥에 있었어요. 영등포교도소에 있었는데 그다음 날 낮 시간에 이제 당시 같이 구속되었던 동아투위 기자 세 분으로부터 밖에 물 뜨러 갔다가 방 앞에서 그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79년 10월 27일 밤 11시쯤 되겠죠.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제 마음에 전율을 느꼈고 그냥 떠온 물을 방에 갖다 놓은 다음에 두 손 모으고 한 30분간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는데 제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제 신앙 체험, 하나님 체험이 이게 성서에서 말하는 해방의 체험, 자유의 체험, 하나님의 구원 체험이구나. 이런 걸 느끼면서 고귀하게 간직하고 늘 우리 시대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 눈물이 감동의 눈물인데 기쁜 쪽입니까? 슬픈 쪽입니까? 매운 쪽은 아니시죠?
◆함세웅: 그게 기쁨도 넘어서는 초월적 눈물이겠죠. 하나님의 눈물.
◇주진우: 감동의 눈물이요? 김재규 장군의 박정희 대통령 사살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제가 과거사 또 민주화 심의위원회에서도 증언한 바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유신독재에 항거해서 맞선 분들은 다 민주화의 운동가로 평가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그 정권에 의해서 폭압에 의해서 고문 당하셨거나 상처 받으신 분들은 또 민주화 보상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증언할 때 그렇다면 독재정권의 핵인 유신의 핵을 깬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바로 민주화의 으뜸 공로자가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전 존재를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서 선택한 이 부분은 역사가 과대평가해야 한다고 제가 말씀드리면서 독일의 히틀러를 제거하려 했던 본회퍼 목사님의 결단이라든지 또 오늘 기억하는 이등박문을 사살한 우리 안중근 의사의 대단한 결단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제가 증언한 바 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께서 김재규 장군이라고 계속 이야기하시고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을 위한 추진회를 만들어서 활동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재규는 반역자다. 저기 독재자한테 잘 먹고 잘 살다가 그러다가 이제 화가 나서 갑자기 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데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 않습니까?
◆함세웅: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점이 변화된 계기가 어떤 것이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사도바울의 경우 예수님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죽이려고 하고 또 체포하기 위해서 활동하셨던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하늘로부터 계시 또 예수님 체험을 한 다음에는 급변하면서 예수님의 으뜸 제자가 됩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본인으로서 또 나름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받았던 전력은 나름대로 부정적으로 우리가 평가해야 마땅합니다만 그 시기에 그분이 공직자로서 고민을 했어요. 이게 옳은 일인가. 고민하면서 살다가 부산 10.16 또 10.17 부마항쟁을 목격하면서 이건 아니다. 그전에도 여러 차례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이루지를 못했었는데 부마항쟁을 체험하고 나서는 이건 아니다. 시대의 명령이다. 그러면서 결단을 다짐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김재규의 결단은 내적인 회심, 공동체를 위한 회심, 민족 전체를 위한 자기 봉헌. 목숨을 건 아름다운 결단이라고 우리가 마땅히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박정희 시대는 끝난 건가요?
◆함세웅: 끝났다, 안 끝났다기보다는 시대가 이제 가면 다 정리가 될 텐데 아직도 우리 시대가 그만큼 미숙하다고 그럴까. 좀 덜 성숙했다고 그럴까. 그런 내용도 있는데 그런 시대에 대한 가치관을 갖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물길 뒤는 늘 하늘을 향해서 또는 정의를 향해서 나가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선택은 저절로 녹을 수 있는 또 사라질 수 있는 현상이 아닐까 이렇게 저는 해석을 합니다.
◇주진우: 김재규 전 중정부장이 거사 이후에 그러니까 10.26 이후에 재판을 받으면서 그리고 사형 직전까지 여러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민주주의의 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말들이 많았죠.
◆함세웅: 그분이 이제 그렇게 호소하셨어요. 네가 나를 살려라. 나를 살리면 내가 중앙정보부장으로서 우리 시대에 모든 공직자들 또는 재벌들, 기업들 그분들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시대 비리를 깨끗하게 한번 척결해야 한다. 내가 나만이 이거를 척결할 수 있다. 내가 그 정보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주진우: 아니, 무서우니까 죽기 싫으니까 그런 거 아니에요?
◆함세웅: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나는 내 스스로 죽겠다. 그러셨어요.
◇주진우: 그런가요?
◆함세웅: 나는 이 점을 높이 평가. 왜냐하면 내용을 알아야지 우리가 정리하는데 이분만이 그 모든 정보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주진우: 시대를 한번 정리하고 나는 그때 죽겠다 이렇게 했군요.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1909년 10월 26일로 가보겠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습니다. 신부님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 때 이사장이기도 한데 오늘날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는 있습니까?
◆함세웅: 오늘 아침에 우리 효창원, 안중근 의사 빈 무덤에서 많은 분들 모여서 111주년 의거 추모 기념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이제 거기에서 안중석 신부님이 이준식 독립관장 또 김원웅 광복회장 세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세 분의 말씀을 종합하면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삶을 신학적으로 육화시켜야 한다, 체화시켜야 한다. 내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또 다른 제2의 안중근, 제2의 안중근이 되어야 한다. 이런 말씀들을 하셨는데.
◇주진우: 아니, 그런데 신부님, 오늘날 다 안중근이 되어서 총 들고 다 나가면 어떻게 해요?
◆함세웅: 아니죠. 안 의사는 평화를 말씀하셨잖아요. 총은 한 번만. 함부로 쏘는 게 아니고 결정적으로 한 번만 쏘고 그다음에 평화를 위해서 사셨거든요. 이런 의미로 말씀드리는 건데 우리 주진우 기자님 아직 살아계시니까 한번 죽음을 결단하셔야 해요.
◇주진우: 누구를?
◆함세웅: 공동체를 위해서.
◇주진우: 신부님 저는.
◆함세웅: 평화를 위해서.
◇주진우: 저는 그것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안중근 의사는 북한에서도 굉장히 존경 받는 인물입니다. 남과 북에서 존경 받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역사적 식견의 차이 때문에. 그런데 안중근 의사는 북에서도 존경 받습니다. 존경 받는 영웅인데 그래서 10.26 때는 북하고 같이 중국에서 행사를 해오고는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도 있고 남북관계 경색으로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아쉬운 게 있으시죠?
◆함세웅: 그렇죠. 늘 이제 북의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북의 관계자들도 이제 안타까워하시고 저희들도 또 많이 아쉽고 그런데 지난해까지 같이 했다가 올해는 3월 순국행사도 못했고 또 이번 행사도 못했는데 하여간 코로나가 잘 극복되어서 빨리 남북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함께 만나고 평화 공존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또 삼성의 개혁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반성을 위해서도 기도도 많이 하고요. 그다음에 시국선언도 하셨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신부님 어떤 생각하셨어요?
◆함세웅: 죽음은 경건한 사건이죠. 어제 주일미사에서 그전날 돌아가신 박순경 교수님, 여성신학자, 통일운동가 또 훌륭한 청소년들의 귀감이신데 박순경 교수님을 위해서 기도 올리면서 함께 이건희 회장도 기억하면서 기도 올렸어요.
◇주진우: 이건희 회장을 위해서요?
◆함세웅: 제가 어제 뉴스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는데 다만 아쉬운 거는 그분의 한계겠죠. 기업가의 한계인데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고 모두 바꿔라. 이게 그분의 아주 강력한 메시지였는데 속내는 그 마누라도 자식도 버려야 한다. 이게 성경의 말씀이거든요.
◇주진우: 마누라, 자식도 버려야 합니까?
◆함세웅: 이런 성경의 정신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어가면 이 세계가 아니라 우주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기업을 했었을 텐데 여전히 마누라와 자식에 집착된 한계 이게 우리들의 한계. 자본주의의 한계가 되겠죠. 성경은 심장을 찢어라 그랬어요. 심장을 찢어야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건데 이건희 회장을 제가 높이 평가하면서 역시 가족에 매몰된 한계가 삼성의 한계 또는 우리 시대 모두의 한계가 아닐까 이런 생각하면서 또 그분을 위해서 또 삼성이 잘 되기 위해서 함께 기도했고 이 기회에 삼성이 정말 뉘우치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승계 이런 부분은 가족에게 지금 얽매여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겁니까?
◆함세웅: 해석을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진우: 가족과 그러니까 마누라하고 자식을을 버려야 합니까, 신부님 저도?
◆함세웅: 그냥 주 기자님은 버리시면 안 돼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함세웅: 다른 여자 사귀실까봐 그래요.
◇주진우: 아니, 왜 그런 소리를 하세요, 신부님. 신부님, 암흑 속에 횃불이라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예전 여시더라고요, 신부님. 언제부터 이렇게 글을 쓰셨어요.
◆함세웅: 제가 어려서 좀 쓰다가 중간에 쉬다가 결정적으로 2년 전부터 집중을 해서 썼어요.
◇주진우: 왜 글을 쓰십니까?
◆함세웅: 제가 은퇴했는데 좀 여생을 저도 아름답게 마감하고 싶었고 또 어려서 배운 게 도를 배웠잖아요. 도 닦는 마음으로 갈까 그랬더니 서예 가르치시는 분이 도 닦는 거 아닙니다. 그러면서 이 목숨을 건 결단입니다. 이러시더라고요.
◇주진우: 글을 쓰는 게 목숨을 건는 결단이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면서 예수님, 십자가 안중근 의사 또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 희생하신 모든 분들, 이런 분들을 마음속에 모시면서 했는데 이분이 글자 하나하나에 자기의 생명이 들어가야 한다. 피가 들어가야 한다. 뼈대가 형성되고 근육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서예를 쓰면서 배운 거는 이거는 생명은 만드는 일이구나. 이런 걸 제가 배우면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주진우: 신부님 글씨에는 피가 섞여 있습니까? 혹시.
◆함세웅: 아니, 조금 근육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먹물에다 섞으신 건 아니죠?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함세웅: 조금 하나 더 말씀하고 싶은데.
◇주진우: 이제 끝났는데요. 안 됩니다.
◆함세웅: 1분만.
◇주진우: 그러세요.
◆함세웅: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 높이 평가 받는데 제가 10월 13일에 우리 카톨릭 관계자들 13분하고 새마을 중앙운동본부 분당을 방문했어요.
◇주진우: 가보셨어요?
◆함세웅: 정성헌 이사장을 제가 가서 만나고 회원들 다 만났는데 돌아봤는데 정성헌 이사장이 되신 다음에 새마을운동을 아름답게 변형시키고 계세요.
◇주진우: 지금요?
◆함세웅: 그래서 제가 새마을운동의 기초 시작은 조금 부족했었지만 그걸 아름답게 변화시켜야겠구나. 예를 들어서 환경운동뿐이 아니라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생명운동으로. 생명을 살릴 운동으로 평등 우리가 강조하는데 평등뿐 아니라 평등을 넘어서서 평화를 지향하자. 또 인권을 모두 강조하지 않습니까? 인권 중요한데 인권을 넘어서서 공경하자. 서로 공경하자. 그런데 사람뿐이 아니라 자연도 공경해야 한다. 지구도. 이게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공기도 공경하고 물도 공경하고 돌도 공경하고. 그래서 우리 어렸을 때 우리가 샤머니즘이라고 조금 경시했던 우리들의 옛문화 속에 아름다운 심적 요소가 담겨 있구나를 확신해서 정성헌 이사장님의 새마을운동 높이 평가하면서 박정희가 했었던 것이 조금 부족했지만 그걸 승화시키는 자세 우리 모두가 그런 자세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이제 가세요, 신부님. 지금까지 함세웅 신부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세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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