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독 언론 ‘베를린 소녀상’ 보도…일본의 ‘아전인수’ 해석

입력 2020.10.28 (10:41) 수정 2020.10.28 (10: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철거가 유보된 데 이어, 독일 언론들도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관해 주목하는 기사를 게재하자 일본이 불안해하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 언론인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28일 ‘베를린 위안부상에 대한 독일 언론 의외의 보도’라는 제목으로 한 보도를 보면, 이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jbpress.ismedia.jp 사진 출처 : jbpress.ismedia.jp

이 기사는 부제를 ‘정치 흥정 도구에 관심 없는 독일 미디어’라고 달았는데, 한국 측이 소녀상을 정치 흥정 도구로 이용하고 있으며 독일 언론들은 이것을 간파해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며 아전인수격으로 주장했습니다.

JBpress는 독일 언론의 관심이 낮다면서도 ‘노이에스 도이칠란트(Neues Deutschland)’ 신문이 10월 14일과 24일 각각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이 기사들은 일본에는 부정적이었다고 JBpress는 평가했습니다.

노이에스 도이칠란트는 14일 기사에서 소녀상 철거 명령 보류까지의 경위를 설명하고 마지막에 “이 위안부상은 한국의 시민 사회 단체와 극우적인 일본의 압력 사이에서 충돌을 반복해 온 쌍방 양보 없는 ‘역사 전쟁’이다.”라는 라이프치히 대학의 일본학 연구자인 도로테아 믈라데노바(Dorothea Mladenova)의 논평을 달았습니다.

특히 구청 측이 설치 허가를 내주고 나서 이유 없이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본 외교에 대한 명백한 굴복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neues-deutschland.de사진 출처 : www.neues-deutschland.de

노이에스 도이칠란트는 24일 기사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군이 구소련을 침공했을 때 성폭력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논고를 게재했는데 그 내용은 일본에 비판적인 논조였다고 JBpress는 전했습니다.

24일자 기사를 찾아보니 베를린 소녀상을 배경 사진으로 제목이 “작은 인물(소녀상)의 큰 메시지(Große Botschaft einer kleinen FigurGroße Botschaft einer kleinen Figur)” 였습니다.

이 기사는 “소녀상이 2차 세계 대전 중 성폭행을 당하고 성노예를 당한 여성과 소녀를 기리는 것으로, 전쟁에서의 성폭력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역사와 현재에 있어서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독일에 (소녀상을 둘) 영구적인 장소가 있어야 한다.”라고 끝맺었습니다.

그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꼬집은 것입니다.

JBpress는 나아가 디 벨트지(Die Welt)의 기사 일부를 인용하면서 독일 사회민주당(SDP)은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국 관련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와 강한 유대가 있었는데, SDP와 녹색당은 한때 연립 정부를 구성했고, 미테구청장이 녹색당 출신이라며 마치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처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JBpress는 “위안부 동상 자체는 원래 독일에서 거의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독일에서는 위안부상은 정치 흥정의 도구가 되고 있다. 독일 언론은 그것을 간파하고 있다. 하지만 베를린의 위안부 동상을 사수하기 위해 코리아 협의회는 모든 방법을 다할 것이다. 적어도 독일에서 완전히 철거되는 일은 한동안 없을 것이다.”라고 기사를 끝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취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독일 언론 보도량이 적기 때문에 소녀상 철거가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를 편 것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지난 23일 구청 측의 철거 명령 보류를 넘어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작은 음악회도 열렸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과 소녀상 존속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소녀상의 비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외에도 전쟁 성폭력 피해, 전쟁 여성 피해 사례들을 추가로 적시해 한일 외교 분쟁 수준을 넘어 인류 보편적 문제임을 부각하는 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설치 시한이 1년인 소녀상이 영구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독 언론 ‘베를린 소녀상’ 보도…일본의 ‘아전인수’ 해석
    • 입력 2020-10-28 10:41:51
    • 수정2020-10-28 10:46:02
    글로벌 돋보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철거가 유보된 데 이어, 독일 언론들도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관해 주목하는 기사를 게재하자 일본이 불안해하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 언론인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28일 ‘베를린 위안부상에 대한 독일 언론 의외의 보도’라는 제목으로 한 보도를 보면, 이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jbpress.ismedia.jp
이 기사는 부제를 ‘정치 흥정 도구에 관심 없는 독일 미디어’라고 달았는데, 한국 측이 소녀상을 정치 흥정 도구로 이용하고 있으며 독일 언론들은 이것을 간파해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며 아전인수격으로 주장했습니다.

JBpress는 독일 언론의 관심이 낮다면서도 ‘노이에스 도이칠란트(Neues Deutschland)’ 신문이 10월 14일과 24일 각각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이 기사들은 일본에는 부정적이었다고 JBpress는 평가했습니다.

노이에스 도이칠란트는 14일 기사에서 소녀상 철거 명령 보류까지의 경위를 설명하고 마지막에 “이 위안부상은 한국의 시민 사회 단체와 극우적인 일본의 압력 사이에서 충돌을 반복해 온 쌍방 양보 없는 ‘역사 전쟁’이다.”라는 라이프치히 대학의 일본학 연구자인 도로테아 믈라데노바(Dorothea Mladenova)의 논평을 달았습니다.

특히 구청 측이 설치 허가를 내주고 나서 이유 없이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본 외교에 대한 명백한 굴복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neues-deutschland.de
노이에스 도이칠란트는 24일 기사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군이 구소련을 침공했을 때 성폭력을 연구하는 역사학자 논고를 게재했는데 그 내용은 일본에 비판적인 논조였다고 JBpress는 전했습니다.

24일자 기사를 찾아보니 베를린 소녀상을 배경 사진으로 제목이 “작은 인물(소녀상)의 큰 메시지(Große Botschaft einer kleinen FigurGroße Botschaft einer kleinen Figur)” 였습니다.

이 기사는 “소녀상이 2차 세계 대전 중 성폭행을 당하고 성노예를 당한 여성과 소녀를 기리는 것으로, 전쟁에서의 성폭력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역사와 현재에 있어서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독일에 (소녀상을 둘) 영구적인 장소가 있어야 한다.”라고 끝맺었습니다.

그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꼬집은 것입니다.

JBpress는 나아가 디 벨트지(Die Welt)의 기사 일부를 인용하면서 독일 사회민주당(SDP)은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국 관련 현지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와 강한 유대가 있었는데, SDP와 녹색당은 한때 연립 정부를 구성했고, 미테구청장이 녹색당 출신이라며 마치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처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JBpress는 “위안부 동상 자체는 원래 독일에서 거의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독일에서는 위안부상은 정치 흥정의 도구가 되고 있다. 독일 언론은 그것을 간파하고 있다. 하지만 베를린의 위안부 동상을 사수하기 위해 코리아 협의회는 모든 방법을 다할 것이다. 적어도 독일에서 완전히 철거되는 일은 한동안 없을 것이다.”라고 기사를 끝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취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독일 언론 보도량이 적기 때문에 소녀상 철거가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를 편 것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지난 23일 구청 측의 철거 명령 보류를 넘어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작은 음악회도 열렸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과 소녀상 존속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소녀상의 비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외에도 전쟁 성폭력 피해, 전쟁 여성 피해 사례들을 추가로 적시해 한일 외교 분쟁 수준을 넘어 인류 보편적 문제임을 부각하는 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설치 시한이 1년인 소녀상이 영구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