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살릴 생각 없이’ 가로수 2천 그루 베어 내…예산 낭비 논란

입력 2020.10.28 (11:33) 수정 2020.10.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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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식재된 3천여 그루의 가로수세종시에 식재된 3천여 그루의 가로수

■가로수와 벽돌 그리고 청단풍

시차근무로 늦게 퇴근합니다. 이 시간대 사람 없는 거리에선 가로수가 더 눈에 띕니다. 매일 운동 삼아 세종2-1 생활권과 장봉산 자락 앞까지 돕니다. 요즘은 더욱 경계심을 갖고 주변을 봅니다. 최근 3주 새 멧돼지 9마리가 연달아 도심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집 주변 가로수인, 청단풍도 자세히 보게 됐습니다. 한 두 그루씩 매일 사라졌습니다. “연내 목적예산을 소진해야 내년 예산확보가 가능해 벽돌을 뺐다 끼는 것처럼 가로수를 그렇게 하는 건가?”란 의구심이 첫 생각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10그루씩 사라졌습니다. 운동하는 시민에게도 물어봤습니다. 같은 걸 느끼고 있었습니다. 벽돌도 아니고, 생명이 있는 멀쩡한 나무, 청단풍을 왜 죽일까?

세종시 전역에 파헤쳐진 가로수 자리세종시 전역에 파헤쳐진 가로수 자리

■ 가로수 2,139그루와 12억

취재해보니 이렇게 사라진 가로수는 모두 2,139그루. 세종시 전체 가로수 3,200여 그루의 3분의 2나 됐습니다. 세종시는 LH에서 하는 일이라며 공을 넘겼습니다. LH는 세종시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라며 반사했습니다. 그 사이 팩트는 이렇습니다. 생긴 지 8년 된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시설물 설치를 한시적으로 맡은 LH는 각종 시설사업을 하면서 얻은 개발이익금(세종시로 반환해 주는 돈)과 함께 해당 시설을 일정기간 지나면 세종시로 넘깁니다. 관리권을 모두 이양하는 겁니다. 가로수도 포함됩니다. 세종시는 금강과 미호천 주변 토지를 복토해 만들면서 토양이 식물 성장에 적합한 편은 아닙니다. 해마다 가로수가 죽고 교체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토양이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내년 가로수관리권 완전 이양을 앞두고 사달이 벌어진 겁니다. 마치 물건 AS 요청하듯 세종시는 “나중에 유지비 안 들게 하자 있는 나무 모두 교체해주세요”라고 한 거고, LH는 “한 그루에 50만 원이 넘습니다. 결함이 조금 있고 단순히 생육이 느린 건 살려보면 어떨까요. 그래야 저희도 비용 줄입니다”라고 했죠. 그러나 세종시는 완전교체를 요구합니다. 비용은 LH가 벌어들인 이익금에서 나가니까요. 그 양이 석 달 동안 2천 그루가 넘었고 모두 12억 원이 들었습니다.


베어낸 나무 밑동이 쌓여 있는 폐기장소베어낸 나무 밑동이 쌓여 있는 폐기장소

■폐기장소에서 발견한 '결속 끈' 있는 멀쩡한 나무

많은 세종시민들이 “왜 멀쩡한 나무를 교체하냐”고 했지만 <정말 멀쩡했나?>에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박관수 충남대 식목관리센터장)의견은 세종은 토양에 문제가 있어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멀쩡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베어냈거나 뽑아낸 나무를 모아놓은 장소 확인이 절실했습니다. 그러나 세종시, LH 모두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신유상 촬영기자의 아이디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지역생계조합(이 조합 소속 조경업체 3곳이 가로수 제거와 식재를 담당했습니다)을 접근해보자는 거였습니다. 마침내 3주 만에 알아냈습니다. 조합을 통해 알아낸 폐기장소는 한 대형 마트 뒷편 나대지였습니다. 흙먼지 쌓인 나무 밑동 사이로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아직 결속끈(뿌리와 흙을 단단히 결합시키기 위해 묶는 끈으로, 이동에 편리하도록 설치한)까지 그대로인 나무가 있었습니다. 세종시와 LH, 전문가에게 급히 문의했습니다. LH담당자가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베어낸 가로수 폐기장에 발견한 멀쩡한 나무베어낸 가로수 폐기장에 발견한 멀쩡한 나무

■LH의 항변 그리고 세 개의 조경업체

“왜 멀쩡한 나무를 뽑아낸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LH 담당자는 “이건 자른 나무가 아닙니다. 가로수 제거담당 업체가 잠시 갖다 놓은 것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심지도 않은 겁니다. 가지 불량이 있어 이걸 심으면 검수과정에서 탈락할까 봐 놓은 것 같습니다.”고 했습니다. 긴 해명을 듣는 사이 해당 나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문가(충남대 박관수 교수)에게 전송하고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문자는 바로 왔습니다. 약간 시들했지만 정상 발육 나무로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많은 양을 식재할 때 실수로 '결속끈'을 끊어내지 않고 심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더 자세히 촬영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LH는 찍지 말라고 했습니다.실랑이가 계속되자 LH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나무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모조리 바꿔달라는 세종시가 너무하다고도 했습니니다. 그러나 “아까 가로수 제거 업체가 관리하는 폐기장이라고 하셨잖아요, 식재 업체는 따로 있는데 왜 심을 나무(하자가 있다손치더라도)를 왜 가로수 제거 업체가 갖다 놓은 거죠?”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새로 심으려고 모아놓은 나무들새로 심으려고 모아놓은 나무들

■12억 개발이익금과 무관심한 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세 개의 조경업체가 있었습니다. 제거와 식재, 운반이 분업화돼 있었습니다. 지역생계조합 산하조직으로 돼 있어 114에도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세 업체에 예산 12억 원이 나갔습니다. LH가 도시조성에 따른 개발이익금을 세종시에 돌려주는 형식이어서 의회는 감시하지 않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도 매년 있는 일이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시의원 서너명에게 이런 정황을 문의할 때 돌아온 답변은 무심했습니다. “세종시 땅이 좋지 않아서 그렇지 그게 조경업체랑 어떤 커넥션 있고 그런 건 아닐꺼에요”."그게 어차피 개발이익금 쓰는 거니까 세종시는 최대한 좋은 나무를 심으려고 하는 걸 겁니다"였습니다. 이달 초 KBS가 문제제기한 한 대에 9억 원하는 전기굴절버스 구입 사례도 비슷했습니다. LH가 돌려주는 개발이익금이 포함된 돈으로 4 대를 샀는데 승객이 텅 비어 운행하는데도 연내 8대를 더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내 돈 아닌데 뭐”,“세종시 친환경 이미지되니까 좋잖아(=전기굴절버스)”“나쁜 토양에서도 잘 버티는 나무로 이참에 다 바꾸면 좋잖아(=가로수)”.이런 것들이 읽혀졌습니다.

 생긴 지 3개월 된 세종시 가로수 전담부서 생긴 지 3개월 된 세종시 가로수 전담부서

■단순 숫자나 물건이 아닌 생명입니다.

세종시 산림공원과에 가로수 전담 부서가 생긴 건 불과 석 달 전입니다. 가로수 관련 민원이 많다 보니 따로 부서를 떼어 낸 겁니다. 이 부서에서는 지난 6월 실시한 가로수 조사 보고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LH, 시민감동위원회(10명 안팎 세종시민으로 구성)의 공동조사를 통해 하자 있는 가로수를 선별했다고만 했습니다. 계속 요구하자 촬영 안 하는 조건으로 문건을, 그것도 요약본만 보여줬습니다. 살릴 수 없는 나무와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하는 나무 구분이 돼 있지 않았습니다. 산림이나 수목분야 전문가 참여 기록도 없었습니다. 왜냐고 물었지만 무책임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하자 가로수 전체 양(2,139 그루)만 LH에 알려주면 됩니다. 시간과 인력 제약으로 <고사목>과 <생육불량>을 따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LH에서 고사목과 생육불량을 구분해 베어내든 옮겨심든 알아서 하는 거고요. 우리는 가로수 2,139그루, 그 숫자만큼만 새 나무로 심은 결과만 확인하면 됩니다.”

지난 6월 작성된 세종시-LH 가로수 실태조사 보고서지난 6월 작성된 세종시-LH 가로수 실태조사 보고서

■세부내역 철저히 공개해야

세종시는 가로수 진단 과정과 결과 보고서를 상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야 합니다. LH는 일감을 준 조경업체를 통해 몇 그루를 죽였고 몇 그루를 옮겼으며, 옮긴 나무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12억 원이 제거 비용인지, 새 나무 구입비용인지, 단순 용역비용이지 구분해 공개해야 합니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시의회, 세종시민사회단체도 이 과정에서 감시견이 돼야 합니다. 당장 예산 낭비 정황이 보이고 또 앞으로 이런 과정이 반복될 여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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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살릴 생각 없이’ 가로수 2천 그루 베어 내…예산 낭비 논란
    • 입력 2020-10-28 11:33:42
    • 수정2020-10-28 11:33:54
    취재후·사건후
세종시에 식재된 3천여 그루의 가로수
■가로수와 벽돌 그리고 청단풍

시차근무로 늦게 퇴근합니다. 이 시간대 사람 없는 거리에선 가로수가 더 눈에 띕니다. 매일 운동 삼아 세종2-1 생활권과 장봉산 자락 앞까지 돕니다. 요즘은 더욱 경계심을 갖고 주변을 봅니다. 최근 3주 새 멧돼지 9마리가 연달아 도심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집 주변 가로수인, 청단풍도 자세히 보게 됐습니다. 한 두 그루씩 매일 사라졌습니다. “연내 목적예산을 소진해야 내년 예산확보가 가능해 벽돌을 뺐다 끼는 것처럼 가로수를 그렇게 하는 건가?”란 의구심이 첫 생각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10그루씩 사라졌습니다. 운동하는 시민에게도 물어봤습니다. 같은 걸 느끼고 있었습니다. 벽돌도 아니고, 생명이 있는 멀쩡한 나무, 청단풍을 왜 죽일까?

세종시 전역에 파헤쳐진 가로수 자리
■ 가로수 2,139그루와 12억

취재해보니 이렇게 사라진 가로수는 모두 2,139그루. 세종시 전체 가로수 3,200여 그루의 3분의 2나 됐습니다. 세종시는 LH에서 하는 일이라며 공을 넘겼습니다. LH는 세종시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라며 반사했습니다. 그 사이 팩트는 이렇습니다. 생긴 지 8년 된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시설물 설치를 한시적으로 맡은 LH는 각종 시설사업을 하면서 얻은 개발이익금(세종시로 반환해 주는 돈)과 함께 해당 시설을 일정기간 지나면 세종시로 넘깁니다. 관리권을 모두 이양하는 겁니다. 가로수도 포함됩니다. 세종시는 금강과 미호천 주변 토지를 복토해 만들면서 토양이 식물 성장에 적합한 편은 아닙니다. 해마다 가로수가 죽고 교체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토양이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내년 가로수관리권 완전 이양을 앞두고 사달이 벌어진 겁니다. 마치 물건 AS 요청하듯 세종시는 “나중에 유지비 안 들게 하자 있는 나무 모두 교체해주세요”라고 한 거고, LH는 “한 그루에 50만 원이 넘습니다. 결함이 조금 있고 단순히 생육이 느린 건 살려보면 어떨까요. 그래야 저희도 비용 줄입니다”라고 했죠. 그러나 세종시는 완전교체를 요구합니다. 비용은 LH가 벌어들인 이익금에서 나가니까요. 그 양이 석 달 동안 2천 그루가 넘었고 모두 12억 원이 들었습니다.


베어낸 나무 밑동이 쌓여 있는 폐기장소
■폐기장소에서 발견한 '결속 끈' 있는 멀쩡한 나무

많은 세종시민들이 “왜 멀쩡한 나무를 교체하냐”고 했지만 <정말 멀쩡했나?>에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박관수 충남대 식목관리센터장)의견은 세종은 토양에 문제가 있어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는> 멀쩡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베어냈거나 뽑아낸 나무를 모아놓은 장소 확인이 절실했습니다. 그러나 세종시, LH 모두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신유상 촬영기자의 아이디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지역생계조합(이 조합 소속 조경업체 3곳이 가로수 제거와 식재를 담당했습니다)을 접근해보자는 거였습니다. 마침내 3주 만에 알아냈습니다. 조합을 통해 알아낸 폐기장소는 한 대형 마트 뒷편 나대지였습니다. 흙먼지 쌓인 나무 밑동 사이로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아직 결속끈(뿌리와 흙을 단단히 결합시키기 위해 묶는 끈으로, 이동에 편리하도록 설치한)까지 그대로인 나무가 있었습니다. 세종시와 LH, 전문가에게 급히 문의했습니다. LH담당자가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베어낸 가로수 폐기장에 발견한 멀쩡한 나무
■LH의 항변 그리고 세 개의 조경업체

“왜 멀쩡한 나무를 뽑아낸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LH 담당자는 “이건 자른 나무가 아닙니다. 가로수 제거담당 업체가 잠시 갖다 놓은 것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심지도 않은 겁니다. 가지 불량이 있어 이걸 심으면 검수과정에서 탈락할까 봐 놓은 것 같습니다.”고 했습니다. 긴 해명을 듣는 사이 해당 나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문가(충남대 박관수 교수)에게 전송하고 평가를 요청했습니다. 문자는 바로 왔습니다. 약간 시들했지만 정상 발육 나무로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많은 양을 식재할 때 실수로 '결속끈'을 끊어내지 않고 심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더 자세히 촬영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LH는 찍지 말라고 했습니다.실랑이가 계속되자 LH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나무에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모조리 바꿔달라는 세종시가 너무하다고도 했습니니다. 그러나 “아까 가로수 제거 업체가 관리하는 폐기장이라고 하셨잖아요, 식재 업체는 따로 있는데 왜 심을 나무(하자가 있다손치더라도)를 왜 가로수 제거 업체가 갖다 놓은 거죠?”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새로 심으려고 모아놓은 나무들
■12억 개발이익금과 무관심한 의회와 시민사회단체

세 개의 조경업체가 있었습니다. 제거와 식재, 운반이 분업화돼 있었습니다. 지역생계조합 산하조직으로 돼 있어 114에도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 세 업체에 예산 12억 원이 나갔습니다. LH가 도시조성에 따른 개발이익금을 세종시에 돌려주는 형식이어서 의회는 감시하지 않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도 매년 있는 일이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시의원 서너명에게 이런 정황을 문의할 때 돌아온 답변은 무심했습니다. “세종시 땅이 좋지 않아서 그렇지 그게 조경업체랑 어떤 커넥션 있고 그런 건 아닐꺼에요”."그게 어차피 개발이익금 쓰는 거니까 세종시는 최대한 좋은 나무를 심으려고 하는 걸 겁니다"였습니다. 이달 초 KBS가 문제제기한 한 대에 9억 원하는 전기굴절버스 구입 사례도 비슷했습니다. LH가 돌려주는 개발이익금이 포함된 돈으로 4 대를 샀는데 승객이 텅 비어 운행하는데도 연내 8대를 더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내 돈 아닌데 뭐”,“세종시 친환경 이미지되니까 좋잖아(=전기굴절버스)”“나쁜 토양에서도 잘 버티는 나무로 이참에 다 바꾸면 좋잖아(=가로수)”.이런 것들이 읽혀졌습니다.

 생긴 지 3개월 된 세종시 가로수 전담부서
■단순 숫자나 물건이 아닌 생명입니다.

세종시 산림공원과에 가로수 전담 부서가 생긴 건 불과 석 달 전입니다. 가로수 관련 민원이 많다 보니 따로 부서를 떼어 낸 겁니다. 이 부서에서는 지난 6월 실시한 가로수 조사 보고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LH, 시민감동위원회(10명 안팎 세종시민으로 구성)의 공동조사를 통해 하자 있는 가로수를 선별했다고만 했습니다. 계속 요구하자 촬영 안 하는 조건으로 문건을, 그것도 요약본만 보여줬습니다. 살릴 수 없는 나무와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하는 나무 구분이 돼 있지 않았습니다. 산림이나 수목분야 전문가 참여 기록도 없었습니다. 왜냐고 물었지만 무책임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하자 가로수 전체 양(2,139 그루)만 LH에 알려주면 됩니다. 시간과 인력 제약으로 <고사목>과 <생육불량>을 따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LH에서 고사목과 생육불량을 구분해 베어내든 옮겨심든 알아서 하는 거고요. 우리는 가로수 2,139그루, 그 숫자만큼만 새 나무로 심은 결과만 확인하면 됩니다.”

지난 6월 작성된 세종시-LH 가로수 실태조사 보고서
■세부내역 철저히 공개해야

세종시는 가로수 진단 과정과 결과 보고서를 상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야 합니다. LH는 일감을 준 조경업체를 통해 몇 그루를 죽였고 몇 그루를 옮겼으며, 옮긴 나무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12억 원이 제거 비용인지, 새 나무 구입비용인지, 단순 용역비용이지 구분해 공개해야 합니다. 그동안 무관심했던 시의회, 세종시민사회단체도 이 과정에서 감시견이 돼야 합니다. 당장 예산 낭비 정황이 보이고 또 앞으로 이런 과정이 반복될 여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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