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 양현석…검찰은 왜 ‘단순도박’으로 판단했나

입력 2020.10.28 (15:56) 수정 2020.10.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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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원정도박’ 양현석…검찰, 벌금 1천만 원 구형
재판부, 1차 공판에서 “상습성 확인 필요”
검찰, 단순 도박 판단…“도박 목적 방문이나 불법 자금 마련 아냐”


해외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 대표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벌금 1천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박수현 판사)은 오늘(28일)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표에 대해 “동종(범죄) 전력은 없지만 도박 횟수, 도금(도박금)액수, 범행 기간과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YG 자회사 ‘YGX’ 공동대표 김 모 씨와 이 모 씨에게도 벌금 1천만 원을, A 씨에게는 벌금 7백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과 함께 총 33만5천460달러(약 3억8천800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 1차 공판에서 “상습성 확인 필요”…검찰 판단은?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9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단순 도박 사건인데 증거가 이렇게 많냐”면서 “적용 법조가 ‘단순 도박’으로 적용된 데 대해 특별한 검토나 의견이 있냐”고 검찰 측에 물었습니다.

벌금형으로만 처벌하는 일반 도박과 달리, 상습 도박은 징역형까지 가능합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박 금액과 횟수가 결코 적지 않다”고 보고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긴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재판부의 지적을 받아들여 상습 도박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할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공판에서 검찰은 단순 도박으로 기소한 경위에 대해 “피고인들은 도박죄로 처벌 전력이 없고, 라스베이거스에 혼자 방문한 것이 아니라 가족 또는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출국해 업무 저녁 시간을 이용해 도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이어 “(라스베이거스) 방문 목적이 도박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공소장에 적시된 도박 금액은) 24회에 걸쳐 함께 도박한 6명의 도박금액을 합친 것”이라면서 “불법적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공소장에 적시된 증거들이 많다는 이유로 ‘상습 도박’으로 판단해 공소장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앞선 1차 공판에서 양 전 대표 측도 상습성을 부인했습니다. 양 전 대표 측은 “수사기록이 많았던 것은 수사기관인 검찰에서 도박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추적하면서 많은 금융계좌를 추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검찰에서 상습성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고 재판부에 설명했습니다.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설명에 재판부는 더 이상 추가 공판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양현석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을 것”

양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저의 불찰로 인해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 전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도박하거나 금전획득을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간 게 아니라 소속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 업무, 회사 워크숍 등 업무로 방문했고 여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게임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어 “실질적으로 피고인들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한 금액은 1인당 1천∼2천 달러로, 한화로는 100만∼200만 원에 불과하다”면서도 “경위가 어찌 됐든 안일한 생각으로 도박한 것은 잘못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재판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온 양 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법원을 떠났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입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도박 혐의와는 별개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범인 도피교사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양 전 대표가 소속사 가수의 마약구매 의혹을 무마하려 공익신고자를 협박하고 해외로 보냈다는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17일에는 공익 신고자 A 씨를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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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정도박’ 양현석…검찰은 왜 ‘단순도박’으로 판단했나
    • 입력 2020-10-28 15:56:31
    • 수정2020-10-28 15:57:47
    취재K
‘원정도박’ 양현석…검찰, 벌금 1천만 원 구형<br />재판부, 1차 공판에서 “상습성 확인 필요”<br />검찰, 단순 도박 판단…“도박 목적 방문이나 불법 자금 마련 아냐”

해외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 대표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벌금 1천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박수현 판사)은 오늘(28일)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표에 대해 “동종(범죄) 전력은 없지만 도박 횟수, 도금(도박금)액수, 범행 기간과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YG 자회사 ‘YGX’ 공동대표 김 모 씨와 이 모 씨에게도 벌금 1천만 원을, A 씨에게는 벌금 7백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과 함께 총 33만5천460달러(약 3억8천800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 1차 공판에서 “상습성 확인 필요”…검찰 판단은?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9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단순 도박 사건인데 증거가 이렇게 많냐”면서 “적용 법조가 ‘단순 도박’으로 적용된 데 대해 특별한 검토나 의견이 있냐”고 검찰 측에 물었습니다.

벌금형으로만 처벌하는 일반 도박과 달리, 상습 도박은 징역형까지 가능합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박 금액과 횟수가 결코 적지 않다”고 보고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긴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재판부의 지적을 받아들여 상습 도박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할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공판에서 검찰은 단순 도박으로 기소한 경위에 대해 “피고인들은 도박죄로 처벌 전력이 없고, 라스베이거스에 혼자 방문한 것이 아니라 가족 또는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출국해 업무 저녁 시간을 이용해 도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이어 “(라스베이거스) 방문 목적이 도박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공소장에 적시된 도박 금액은) 24회에 걸쳐 함께 도박한 6명의 도박금액을 합친 것”이라면서 “불법적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공소장에 적시된 증거들이 많다는 이유로 ‘상습 도박’으로 판단해 공소장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앞선 1차 공판에서 양 전 대표 측도 상습성을 부인했습니다. 양 전 대표 측은 “수사기록이 많았던 것은 수사기관인 검찰에서 도박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추적하면서 많은 금융계좌를 추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검찰에서 상습성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고 재판부에 설명했습니다.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설명에 재판부는 더 이상 추가 공판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양현석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을 것”

양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저의 불찰로 인해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 전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도박하거나 금전획득을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간 게 아니라 소속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 업무, 회사 워크숍 등 업무로 방문했고 여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게임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어 “실질적으로 피고인들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한 금액은 1인당 1천∼2천 달러로, 한화로는 100만∼200만 원에 불과하다”면서도 “경위가 어찌 됐든 안일한 생각으로 도박한 것은 잘못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재판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온 양 전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법원을 떠났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양 전 대표 등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입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도박 혐의와는 별개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범인 도피교사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양 전 대표가 소속사 가수의 마약구매 의혹을 무마하려 공익신고자를 협박하고 해외로 보냈다는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17일에는 공익 신고자 A 씨를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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