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특별위원회’…이낙연의 TF정치 왜?

입력 2020.10.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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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8일) 오후 민주당 당사. 이낙연 대표가 축사를 하기 위해 자리했습니다. 당내 4050 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겁니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만든 특위인데, 애초에 비상설이었다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상설 특위로 격상됐습니다.

이 대표는 특위 출범식에 참석해 "교육, 보육, 돌봄, 부동산, 일자리 이 모든 고민이 몰리는 게 4050 세대"라며 "4050세대의 수요에 그때그때 기민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유능한 정당이 돼야 4050세대도 변함없이 당을 지지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활동을 기대한다며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 모습, 낯설지 않습니다.


■ 이낙연 대표 취임 두 달…새로운 특위·TF 속속 출범

이 대표가 취임한 지 두 달, 그간 새로운 특위와 TF가 속속 출범했습니다.

지난 21일, 사소하지만 국민이 크게 체감하는 사회적 이슈를 발굴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비상설 특위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19일에는 예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에 이어 주택 공급과 전·월세 대책 등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모색하는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시켰고, 14일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스스로 혁신하며 진화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비상설 특위인 '2020 더혁신위원회' 출범을 의결했습니다.

지난 달만 해도 권력기관 개혁 TF, 정치개혁 TF, 청년TF 등 최고위원들을 단장으로 하는 TF 8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운영하고 있는 특위와 TF 모두 40개가 넘습니다.

■ 특위·TF 정치, 왜?


일각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선거 기간에는 이 같은 특위나 TF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많은 특위가 가동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이렇게 특위와 TF를 연달아 신설하는 행보에 대한 시선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임기가 짧은 만큼, 이 대표 입장에서 의사결정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소규모 조직을 통해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국감 이후 다가온 '입법의 시간'을 앞두고, 이 대표가 정책 입법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각종 특위와 TF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건데,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특위나 TF의 특성상 성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 대표가 임기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당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사전 비공개회의 때마다 각종 TF 활동 경과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직접 현안 관련 대응 등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하고, 이례적으로 국회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을 불러 '경제 상황 점검회의' 등을 연 것도 직접 현안 대응에 나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대권으로 가는 길목…당내 장악력 확대?


이같은 특위, TF 정치가 이어지고 있는 데에는 당내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행보가 단순히 '당 대표'에만 국한돼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데, 당내 대표적인 대권 주자인 만큼 특위나 TF가 계속해서 신설되는 것 또한,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무엇이든 한 가지 이유만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TF나 특위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정책적 성과뿐 아니라 당내 장악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대표가 이를 당연히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 당내 소통면이 넓어진 것도 사실인 데다 성과를 내고, 인맥까지 갖출 수 있는 '일거5득' 정도의 효과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슈별 대응을 기민하게 하는 특위나 TF가 앞으로 대선 공약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데다가, 각종 특위 위원장, TF 단장 등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취임 초기 과제로 꼽혔던 '당내 외연 확장'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이 대표가 최근에 만든 당내 TF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고위원 8명이 모두 TF 단장을 맡고 있는 데다가,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사회적 참사 TF, 비주류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도 한반도 TF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설 특위나 TF가 너무 많아져 성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조직을 만들었으면 활용하고 효과를 봐야하는데, 기존 조직을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계속해서 만들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잘 가동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

이제 이 대표의 당 대표 임기는 3분의 1가량 지났습니다. 내년 3월 이전까지 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이낙연 대표. 앞으로의 성과가 대권 행보에도 직결되는 만큼, 이 대표의 특위, TF '챙기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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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저기 ‘특별위원회’…이낙연의 TF정치 왜?
    • 입력 2020-10-29 07:00:15
    취재K
어제(28일) 오후 민주당 당사. 이낙연 대표가 축사를 하기 위해 자리했습니다. 당내 4050 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겁니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만든 특위인데, 애초에 비상설이었다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상설 특위로 격상됐습니다.

이 대표는 특위 출범식에 참석해 "교육, 보육, 돌봄, 부동산, 일자리 이 모든 고민이 몰리는 게 4050 세대"라며 "4050세대의 수요에 그때그때 기민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유능한 정당이 돼야 4050세대도 변함없이 당을 지지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활동을 기대한다며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 모습, 낯설지 않습니다.


■ 이낙연 대표 취임 두 달…새로운 특위·TF 속속 출범

이 대표가 취임한 지 두 달, 그간 새로운 특위와 TF가 속속 출범했습니다.

지난 21일, 사소하지만 국민이 크게 체감하는 사회적 이슈를 발굴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비상설 특위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19일에는 예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에 이어 주택 공급과 전·월세 대책 등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모색하는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시켰고, 14일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스스로 혁신하며 진화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비상설 특위인 '2020 더혁신위원회' 출범을 의결했습니다.

지난 달만 해도 권력기관 개혁 TF, 정치개혁 TF, 청년TF 등 최고위원들을 단장으로 하는 TF 8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운영하고 있는 특위와 TF 모두 40개가 넘습니다.

■ 특위·TF 정치, 왜?


일각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선거 기간에는 이 같은 특위나 TF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많은 특위가 가동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이렇게 특위와 TF를 연달아 신설하는 행보에 대한 시선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임기가 짧은 만큼, 이 대표 입장에서 의사결정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소규모 조직을 통해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국감 이후 다가온 '입법의 시간'을 앞두고, 이 대표가 정책 입법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각종 특위와 TF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건데,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특위나 TF의 특성상 성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 대표가 임기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당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사전 비공개회의 때마다 각종 TF 활동 경과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직접 현안 관련 대응 등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하고, 이례적으로 국회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을 불러 '경제 상황 점검회의' 등을 연 것도 직접 현안 대응에 나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대권으로 가는 길목…당내 장악력 확대?


이같은 특위, TF 정치가 이어지고 있는 데에는 당내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행보가 단순히 '당 대표'에만 국한돼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데, 당내 대표적인 대권 주자인 만큼 특위나 TF가 계속해서 신설되는 것 또한,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무엇이든 한 가지 이유만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TF나 특위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정책적 성과뿐 아니라 당내 장악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대표가 이를 당연히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 당내 소통면이 넓어진 것도 사실인 데다 성과를 내고, 인맥까지 갖출 수 있는 '일거5득' 정도의 효과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슈별 대응을 기민하게 하는 특위나 TF가 앞으로 대선 공약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데다가, 각종 특위 위원장, TF 단장 등과의 스킨십을 확대하면서 취임 초기 과제로 꼽혔던 '당내 외연 확장'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이 대표가 최근에 만든 당내 TF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고위원 8명이 모두 TF 단장을 맡고 있는 데다가,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사회적 참사 TF, 비주류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도 한반도 TF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설 특위나 TF가 너무 많아져 성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조직을 만들었으면 활용하고 효과를 봐야하는데, 기존 조직을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조직을 계속해서 만들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잘 가동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

이제 이 대표의 당 대표 임기는 3분의 1가량 지났습니다. 내년 3월 이전까지 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이낙연 대표. 앞으로의 성과가 대권 행보에도 직결되는 만큼, 이 대표의 특위, TF '챙기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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