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유류사고 삼성 기부금 2024억 원 ‘쿨쿨’ 책임 공방

입력 2020.10.29 (07:40) 수정 2020.10.2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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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7년 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선이 충돌해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났었죠.

삼성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을 내놓았는데, 이 가운데 기금 66%가 아직도 통장에서 잠 자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이용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7년 12월,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선이 충돌해 원유 만 2천 5백여 k ℓ가 유출된 사고.

당시 충남 6개 시군은 물론, 전남·북 5개 시군 해상 양식장까지 온통 기름이 뒤덮여 사상 최악의 검은 재앙이었습니다.

삼성은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지역발전기금 2천9백억 원을 기부했고 해양수산부 관리 하에 2018년 11월 민간기구 2곳의 통장에 입급됐습니다.

최대 피해 지역인 태안 등이 속한 ‘허베이협동조합’은 기금의 66%와 이자수익을 합쳐 2,020여억 원을 수령했습니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 대의원 51명의 선출을 놓고 갈등이 일면서 돈을 어떻게 쓸지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해 피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급기야, 태안군이 주민 기구를 해체하고 기금을 넘겨받아 집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가세로/충남 태안군수 : “허베이조합의 설립 인가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주무 관청인 해수부 장관에게 발송할 계획입니다.”]

허베이협동조합 태안지부는 반발했습니다.

특정 지역 조합원들이 이권 관계 때문에 선거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바람에 선거 일정이 무산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별 조합원 배정을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총회 개최마저 어려워 추진이 늦어졌다는 입장입니다.

[문승일/허베이협동조합 태안지부장 직무대리 : “코로나19 상황에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또 태안 관내에 7천3백 명의 조합원이 있는데, 그만한 (수용)장소가 없습니다.”]

하지만 태안군은 기금 관리를 넘겨받아 조합원 총회를 연 뒤 지역 발전 사업을 짜겠다는 입장이어서, 조합 측과의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용순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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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유류사고 삼성 기부금 2024억 원 ‘쿨쿨’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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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0-29 07: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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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7년 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선이 충돌해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났었죠.

삼성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을 내놓았는데, 이 가운데 기금 66%가 아직도 통장에서 잠 자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이용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7년 12월,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선이 충돌해 원유 만 2천 5백여 k ℓ가 유출된 사고.

당시 충남 6개 시군은 물론, 전남·북 5개 시군 해상 양식장까지 온통 기름이 뒤덮여 사상 최악의 검은 재앙이었습니다.

삼성은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지역발전기금 2천9백억 원을 기부했고 해양수산부 관리 하에 2018년 11월 민간기구 2곳의 통장에 입급됐습니다.

최대 피해 지역인 태안 등이 속한 ‘허베이협동조합’은 기금의 66%와 이자수익을 합쳐 2,020여억 원을 수령했습니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 대의원 51명의 선출을 놓고 갈등이 일면서 돈을 어떻게 쓸지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해 피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급기야, 태안군이 주민 기구를 해체하고 기금을 넘겨받아 집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가세로/충남 태안군수 : “허베이조합의 설립 인가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주무 관청인 해수부 장관에게 발송할 계획입니다.”]

허베이협동조합 태안지부는 반발했습니다.

특정 지역 조합원들이 이권 관계 때문에 선거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바람에 선거 일정이 무산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별 조합원 배정을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총회 개최마저 어려워 추진이 늦어졌다는 입장입니다.

[문승일/허베이협동조합 태안지부장 직무대리 : “코로나19 상황에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또 태안 관내에 7천3백 명의 조합원이 있는데, 그만한 (수용)장소가 없습니다.”]

하지만 태안군은 기금 관리를 넘겨받아 조합원 총회를 연 뒤 지역 발전 사업을 짜겠다는 입장이어서, 조합 측과의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용순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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