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프랑스 실패한 코로나 ‘야간 통금’…‘봉쇄’로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20.10.29 (10:26) 수정 2020.10.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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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된 것은 지난 17일입니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식당도 술집도 문을 닫았습니다. 야간 통행금지는 일주일도 안 돼 프랑스 54개 주로 확대됐습니다. 4천6백만 명, 인구 69%에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을 잡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8월에는 2주간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수준이었지만 22일에는 250명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22일 "새로운 조치를 하지 않으면 하루에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것이 현실화됐습니다. 25일 24시간 신규 확진자는 5만 2천10명을 기록한 것입니다. 야간 통행금지 정책이 실패를 맛본 순간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정도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파도(유행)에 압도됐으며, 우리가 내린 조치들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파도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출처 www.bbc.com출처 www.bbc.com

결국, 재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역 간의 이동을 금지한 것입니다. 30일 0시부터 식당과 술집은 문을 닫고, 생필품을 사러 가거나 출근 등 필수적인 외출할 때에도 매번 이동증명서를 갖고 다녀야 합니다. 지난 봄 1차 봉쇄령과 다른 점은 학교와 요양시설 공공서비스, 공장의 문은 열도록 한 것입니다. 경제가 멈추거나 붕괴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번 2차 전국 봉쇄령의 목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5천 명 수준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30일부터 2주간 봉쇄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일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처는 일단 12월 1일까지 유지됩니다.

독일은 '부분 봉쇄' 정책을 택했습니다. 11월 2일부터 4주간 시행됩니다.식당(테이크 아웃만 가능), 술집, 영화관을 닫습니다. 상점과 학교는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프랑스처럼 여행을 막지는 않았지만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호텔들은 관광객을 받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6일부터 음식점·주점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헬스클럽·극장 등을 폐쇄하는 '준봉쇄' 수준의 방역 대책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28일 TV로 봉쇄 정책을 발표하는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을 프랑스 시민들이 카페에서 지켜보고 있다.  (출처 : EPA/www.dailymail.co.uk)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28일 TV로 봉쇄 정책을 발표하는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을 프랑스 시민들이 카페에서 지켜보고 있다. (출처 : EPA/www.dailymail.co.uk)

"1차 코로나 유행에서 배운 것이 없다"

이번에는 봉쇄 조처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잡을 수 있을까요? 프랑스에서는 5월 11일 이후 봉쇄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은 술집과 식당, 공원을 가리지 않고 모였습니다. 문제는 거리 두기나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이 봉쇄 조처를 발표한 28일에도 프랑스 시민들은 카페에서 방역 지침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병원 연맹의 프레더릭 발레투(Frederic Valletoux) 회장은 프랑스 인터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첫 번째 파도가 어땠었는지 숙고하지 않았고, 거기서 교훈도 배우지 못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프랑스 병원의 중환자실의 58%는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고 있으며, 2번째 파도는 의료 시스템에 파괴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France24는 전했습니다. 기업들은 전면적인 폐쇄가 또 다른 해고와 파산을 강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들을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3분기 경기가 회복된 후 지금부터 연말 사이에 다시 위축할 것이며 2020년 한 해 동안 국내 총생산(GDP)이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휴가 때는 일부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4위 발병국 러시아, 재택 근무 강화…스웨덴, 집단 면역 사실상 실패

러시아는 세계 4위의 코로나19 발병국입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3천670명 신규 확진자가 나온 모스크바시는 다음 달 29일까지 기업 직원 최소 30% 이상을 재택 근무하도록 했고, 65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 환자들에 대한 자가 격리 권고도 11월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로 정해졌던 중고등학생들의 원격 수업도 11월 8일까지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느슨한 방역 조치로 집단 면역을 추구했다고 비난받았던 스웨덴은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현지시각 27일 독일 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역사상 백신 없이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의 전염을 완전히 막은 사례는 없다"면서 "이는 코로나19의 경우에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전국 21개 지역 중 17곳에서 신규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하면서 스카니아 자치주는 자발적 봉쇄령을 선언했습니다.

재봉쇄에 경기 침체 공포 … 미·유럽증시 급락

미국의 지난주 하루평균 신규 감염자는 7만1천832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30개 이상의 주에서 코로나19 입원자가 5%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일리노이주는 시카고의 식당 실내 식사를 금지했습니다.

재봉쇄를 선택하는 나라가 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현지시각 28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6,519.95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4일 연속 내린 것으로 이번 주 들어서만 6.4% 급락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4% 빠진 4,571.12로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4.2% 내린 11,560.51로 장을 끝내 5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5%(2.18달러) 떨어진 37.39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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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된 것은 지난 17일입니다.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식당도 술집도 문을 닫았습니다. 야간 통행금지는 일주일도 안 돼 프랑스 54개 주로 확대됐습니다. 4천6백만 명, 인구 69%에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을 잡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8월에는 2주간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수준이었지만 22일에는 250명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22일 "새로운 조치를 하지 않으면 하루에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것이 현실화됐습니다. 25일 24시간 신규 확진자는 5만 2천10명을 기록한 것입니다. 야간 통행금지 정책이 실패를 맛본 순간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정도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파도(유행)에 압도됐으며, 우리가 내린 조치들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파도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출처 www.bbc.com
결국, 재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역 간의 이동을 금지한 것입니다. 30일 0시부터 식당과 술집은 문을 닫고, 생필품을 사러 가거나 출근 등 필수적인 외출할 때에도 매번 이동증명서를 갖고 다녀야 합니다. 지난 봄 1차 봉쇄령과 다른 점은 학교와 요양시설 공공서비스, 공장의 문은 열도록 한 것입니다. 경제가 멈추거나 붕괴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번 2차 전국 봉쇄령의 목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5천 명 수준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30일부터 2주간 봉쇄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일부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처는 일단 12월 1일까지 유지됩니다.

독일은 '부분 봉쇄' 정책을 택했습니다. 11월 2일부터 4주간 시행됩니다.식당(테이크 아웃만 가능), 술집, 영화관을 닫습니다. 상점과 학교는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프랑스처럼 여행을 막지는 않았지만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호텔들은 관광객을 받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6일부터 음식점·주점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헬스클럽·극장 등을 폐쇄하는 '준봉쇄' 수준의 방역 대책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28일 TV로 봉쇄 정책을 발표하는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을 프랑스 시민들이 카페에서 지켜보고 있다.  (출처 : EPA/www.dailymail.co.uk)
"1차 코로나 유행에서 배운 것이 없다"

이번에는 봉쇄 조처로 코로나19의 확산을 잡을 수 있을까요? 프랑스에서는 5월 11일 이후 봉쇄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은 술집과 식당, 공원을 가리지 않고 모였습니다. 문제는 거리 두기나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이 봉쇄 조처를 발표한 28일에도 프랑스 시민들은 카페에서 방역 지침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병원 연맹의 프레더릭 발레투(Frederic Valletoux) 회장은 프랑스 인터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첫 번째 파도가 어땠었는지 숙고하지 않았고, 거기서 교훈도 배우지 못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프랑스 병원의 중환자실의 58%는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고 있으며, 2번째 파도는 의료 시스템에 파괴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France24는 전했습니다. 기업들은 전면적인 폐쇄가 또 다른 해고와 파산을 강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들을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3분기 경기가 회복된 후 지금부터 연말 사이에 다시 위축할 것이며 2020년 한 해 동안 국내 총생산(GDP)이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휴가 때는 일부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4위 발병국 러시아, 재택 근무 강화…스웨덴, 집단 면역 사실상 실패

러시아는 세계 4위의 코로나19 발병국입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3천670명 신규 확진자가 나온 모스크바시는 다음 달 29일까지 기업 직원 최소 30% 이상을 재택 근무하도록 했고, 65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 환자들에 대한 자가 격리 권고도 11월 말까지 연장했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로 정해졌던 중고등학생들의 원격 수업도 11월 8일까지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느슨한 방역 조치로 집단 면역을 추구했다고 비난받았던 스웨덴은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현지시각 27일 독일 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역사상 백신 없이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의 전염을 완전히 막은 사례는 없다"면서 "이는 코로나19의 경우에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웨덴 전국 21개 지역 중 17곳에서 신규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하면서 스카니아 자치주는 자발적 봉쇄령을 선언했습니다.

재봉쇄에 경기 침체 공포 … 미·유럽증시 급락

미국의 지난주 하루평균 신규 감염자는 7만1천832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30개 이상의 주에서 코로나19 입원자가 5%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일리노이주는 시카고의 식당 실내 식사를 금지했습니다.

재봉쇄를 선택하는 나라가 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현지시각 28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6,519.95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4일 연속 내린 것으로 이번 주 들어서만 6.4% 급락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3.4% 빠진 4,571.12로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4.2% 내린 11,560.51로 장을 끝내 5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5%(2.18달러) 떨어진 37.39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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