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美 대선 엿보기]⑦ 치열해진 ‘경합주’ 싸움…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입력 2020.10.29 (11:35) 수정 2020.10.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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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미 대선일(11월3일)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전용기를 타고 경합주의 주요 공항을 거점으로 유세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평균 3곳에서 4곳을 돌아다니는 그야말로 강행군이 가능한 것도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 '공항유세' 전략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이번에도 4년 전처럼 '경합주만 공략한다'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텃밭은 물론 민주당 우세지역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처럼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80퍼센트가 넘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0퍼센트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많다는 얘깁니다.

"경합주만 집중 공략"…사활을 건 승부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캘리포니아처럼 아예 가망이 없는 곳은 그렇다 하더라도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나 바로 옆에 있는 버지니아주에서는 선거일을 앞두고 한 두 번 정도는 유세를 할 법도 한데,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이든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합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버릴 곳은 철저하게 버린다'는 냉정한 논리임에 분명하지만, 대략 6곳의 경합주가 사실상 선거의 운명을 좌우하는 미 대선의 특성상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합주 공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당선되는 미 대통령 선거의 특성상, 선거이슈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을 오가면서 지지의사를 표시해온 경합주(Swing State)는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 미시간(16명), 펜실베이니아(20명),플로리다(29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애리조나(11명) 등 6개 주입니다.

미네소타(10명)나 오하이오(18명) 등을 포함해 10개 주를 경합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지지성향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앞서 언급한 6개 주가 미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은 각 주에서 1표라도 더 얻는 사람이 그 주에 배정된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방식이다 보니, 그야말로 선거 막판 어떻게 한 표라도 더 얻느냐가 대선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메인주(4명)와 네브라스카(5명) 등 2개 주만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가져갑니다.

4년전 힐러리 클린턴, 경합주 6곳에서 모두 패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총 득표수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에 3백만표 가까이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경합주 6곳에서 모두 패하는 바람에 선거인단을 232명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결과적으로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것입니다. 모두 근소한 차이로 말입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미시간에서는 1퍼센트 포인트도 안되는 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 패했습니다. 선거일 전날까지 줄 곳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었는데도 말이죠.

특히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는 격전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많이 이겼던 곳이었고 여론조사에서도 크게 앞섰던 곳이어서 민주당의 충격이 컸습니다.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만 이겼어도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 경합주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위스콘신에서는 아예 유세전을 펼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당측 전략의 허점을 엿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2016년 대선을 두 달 반 앞둔 8월 중순쯤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후보를 무려 15퍼센트 포인트 가량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는데요, 이를 보면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가 잘못됐거나 민주당이 지지층을 결집해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일궈낸 승리는 이들 경합주, 바로 격전지에서 이겼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도 경합주에 집중하고 있고, 이미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있는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주소지까지 플로리다로 옮기고 최근 플로리다로 내려가 사전투표를 한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경합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 플로리다에서 상승세 반전...48 대 48 접전

대선을 닷새 앞둔 28일(현지시간)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 집계 결과를 보면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지지 48퍼센트, 트럼프 지지 48퍼센트로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납니다. 플로리다에서 얼마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선후보의 직접 유세는 물론 지원유세까지 치열합니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는, 사실상 이번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플로리다의 인구구성을 보면 쿠바계 히스패닉과 흑인,인도와 아시아계 등 유색인종의 비율이 40퍼센트를 넘는 구조입니다.연금생활을 하는 노년층의 비율도 높은 편입니다. 쿠바계 히스패닉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층이 많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마이애미와 올랜도 등 서비스 산업이 발달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반면 도심을 벗어나면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습니다. 쿠바 사회주의 정부를 피해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많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를 좌파로 규정하고 이념공세를 하는 것도 플로리다를 의식해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플로리다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고 펜실베이니아 같은 큰 경합주, 또는 위스콘신과 미시건과 같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이른바 '러스트벨트' 가운데 두 곳을 더 이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승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선거인단 38명)와 조지아(16명)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기반 주들을 모두 석권한다는 전제입니다. 선거인단 29명을 확보할 수 있는 플로리다, 그리고 20명인 펜실베이니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유세지역인 이유라고도 하겠습니다.

바이든,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이니아서 이기면 다른 경합주 내줘도 승리 가능성 높아

반면,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과 미시간(16명) 이 3개주에서 이긴다면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이기도 한만큼 민주당으로선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경합주에서의 싸움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지역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겠지만 말입니다. 선거 닷새 전인 28일을 기준으로 사전투표자가 7천만명을 넘었습니다. 2016년 사전투표자인 5천7백만명을 훌쩍 뛰어넘었고 1억 3천여만명이었던 전체 투표자의 절반도 넘어선 수칩니다. 그만큼 많은 유권자들이 이미 투표한 만큼, 앞으로의 변수가 미칠 영향이 줄어든다는 얘깁니다.

경제지표와 지지층 결집, 경합주의 표심, 이 세가지는 지금까지 미국 대선을 읽는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전례가 없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죠.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지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공략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집중 문제 삼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때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식이름인 Covid-19를 지칭하며 "그놈의 Covid, Covid, Covid...지겹지도 않나?"라고 조롱하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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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美 대선 엿보기]⑦ 치열해진 ‘경합주’ 싸움…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 입력 2020-10-29 11:35:40
    • 수정2020-10-29 15:16:20
    특파원 리포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미 대선일(11월3일)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전용기를 타고 경합주의 주요 공항을 거점으로 유세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평균 3곳에서 4곳을 돌아다니는 그야말로 강행군이 가능한 것도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 '공항유세' 전략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이번에도 4년 전처럼 '경합주만 공략한다'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텃밭은 물론 민주당 우세지역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처럼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80퍼센트가 넘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0퍼센트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많다는 얘깁니다.

"경합주만 집중 공략"…사활을 건 승부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캘리포니아처럼 아예 가망이 없는 곳은 그렇다 하더라도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나 바로 옆에 있는 버지니아주에서는 선거일을 앞두고 한 두 번 정도는 유세를 할 법도 한데,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이든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후보 모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합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버릴 곳은 철저하게 버린다'는 냉정한 논리임에 분명하지만, 대략 6곳의 경합주가 사실상 선거의 운명을 좌우하는 미 대선의 특성상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합주 공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당선되는 미 대통령 선거의 특성상, 선거이슈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을 오가면서 지지의사를 표시해온 경합주(Swing State)는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 미시간(16명), 펜실베이니아(20명),플로리다(29명),노스캐롤라이나(15명),애리조나(11명) 등 6개 주입니다.

미네소타(10명)나 오하이오(18명) 등을 포함해 10개 주를 경합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지지성향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앞서 언급한 6개 주가 미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은 각 주에서 1표라도 더 얻는 사람이 그 주에 배정된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방식이다 보니, 그야말로 선거 막판 어떻게 한 표라도 더 얻느냐가 대선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메인주(4명)와 네브라스카(5명) 등 2개 주만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가져갑니다.

4년전 힐러리 클린턴, 경합주 6곳에서 모두 패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총 득표수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에 3백만표 가까이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경합주 6곳에서 모두 패하는 바람에 선거인단을 232명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결과적으로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것입니다. 모두 근소한 차이로 말입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미시간에서는 1퍼센트 포인트도 안되는 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 패했습니다. 선거일 전날까지 줄 곳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었는데도 말이죠.

특히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는 격전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많이 이겼던 곳이었고 여론조사에서도 크게 앞섰던 곳이어서 민주당의 충격이 컸습니다.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만 이겼어도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는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 경합주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위스콘신에서는 아예 유세전을 펼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민주당측 전략의 허점을 엿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2016년 대선을 두 달 반 앞둔 8월 중순쯤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후보를 무려 15퍼센트 포인트 가량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는데요, 이를 보면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가 잘못됐거나 민주당이 지지층을 결집해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일궈낸 승리는 이들 경합주, 바로 격전지에서 이겼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도 경합주에 집중하고 있고, 이미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있는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주소지까지 플로리다로 옮기고 최근 플로리다로 내려가 사전투표를 한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경합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 플로리다에서 상승세 반전...48 대 48 접전

대선을 닷새 앞둔 28일(현지시간)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 집계 결과를 보면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지지 48퍼센트, 트럼프 지지 48퍼센트로 동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납니다. 플로리다에서 얼마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선후보의 직접 유세는 물론 지원유세까지 치열합니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는, 사실상 이번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플로리다의 인구구성을 보면 쿠바계 히스패닉과 흑인,인도와 아시아계 등 유색인종의 비율이 40퍼센트를 넘는 구조입니다.연금생활을 하는 노년층의 비율도 높은 편입니다. 쿠바계 히스패닉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층이 많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마이애미와 올랜도 등 서비스 산업이 발달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반면 도심을 벗어나면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습니다. 쿠바 사회주의 정부를 피해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많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를 좌파로 규정하고 이념공세를 하는 것도 플로리다를 의식해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플로리다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고 펜실베이니아 같은 큰 경합주, 또는 위스콘신과 미시건과 같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이른바 '러스트벨트' 가운데 두 곳을 더 이긴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승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선거인단 38명)와 조지아(16명)같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기반 주들을 모두 석권한다는 전제입니다. 선거인단 29명을 확보할 수 있는 플로리다, 그리고 20명인 펜실베이니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유세지역인 이유라고도 하겠습니다.

바이든, 위스콘신· 미시건· 펜실베이니아서 이기면 다른 경합주 내줘도 승리 가능성 높아

반면,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과 미시간(16명) 이 3개주에서 이긴다면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이기도 한만큼 민주당으로선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경합주에서의 싸움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지역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겠지만 말입니다. 선거 닷새 전인 28일을 기준으로 사전투표자가 7천만명을 넘었습니다. 2016년 사전투표자인 5천7백만명을 훌쩍 뛰어넘었고 1억 3천여만명이었던 전체 투표자의 절반도 넘어선 수칩니다. 그만큼 많은 유권자들이 이미 투표한 만큼, 앞으로의 변수가 미칠 영향이 줄어든다는 얘깁니다.

경제지표와 지지층 결집, 경합주의 표심, 이 세가지는 지금까지 미국 대선을 읽는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전례가 없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죠.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지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공략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집중 문제 삼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때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식이름인 Covid-19를 지칭하며 "그놈의 Covid, Covid, Covid...지겹지도 않나?"라고 조롱하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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