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연내 출범하나…여야 기싸움 시작

입력 2020.10.31 (06: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어제(30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07일 만입니다.

민주당은 서두르고 있습니다. 연내 공수처를 출범하려면 다음달 안에 처장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신속한 출범보다 처장 후보의 철저한 검증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은 위촉식…진짜 싸움은 다음달 13일부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은 오늘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추천위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리고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입니다. 위원장은 조재연 처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위원회는 일단 다음달 9일까지 위원 1인당 예비후보를 최대 5명씩 추천하고, 다음달 13일 첫 심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여야는 물론 정부 측 인사들의 추천위원도 공개되는 날인 만큼, 당일부터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될 거로 보입니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수처법 논의가 본격화했던 지난 3~4월에 협회원인 변호사들에게 적임자를 추천받았고, 예비후보를 최대한 압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청와대 의중이 반영됐을 거로 보이는 추미애 장관의 예비후보 명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반면 추천위원을 뒤늦게 선임한 국민의힘은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후보를 물색하는 상황입니다. 추천위원 역시 고사한 사람이 많았던데다, 야당 추천으로는 현실적으로 공수처장이 되기가 쉽지 않아 국민의힘이 후보군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추천위는 별다른 기준 없이 난상 토론을 하며 처장 후보를 2명까지 압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됩니다.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최종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으로 임명됩니다.


■민주 "다음달 처장 추천 마무리"…국민의힘 "편향성 검증할 것"

민주당은 처장 임명 절차를 다음달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임명까지 생각하면 처장은 최대한 빠르게 결정될 수록 좋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공수처 출범 지연을 이제는 끝내주기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데다, 민주당 지도부도 처장 인사청문회를 감안하면 모든 절차를 다음달까지 끝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다만 민주당 측 위원인 박경준 연세대 교수는 다음달까지 처장 후보 추천을 마무리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좀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국민의힘 측 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될 수 있게 할 처장 후보를 뽑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친정부 인사가 (처장이) 될 거라는 여러 우려가 있어서, 그렇지 않은 분이 후보로 추천돼 임명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 위헌성 시비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 추천위원을 통해 여야가 대리전을 벌일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으로의 험로를 예상한 듯, 박병석 국회의장은 위촉식에서 '목숨을 공유하는 새'라는 뜻의 사자성어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거론하며 "한 마리 새에 머리가 두 개인데 서로가 다투면 그 때는 (새가) 죽는다. 추천위원들께서 정치적 견해를 배제하고 법의 정신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분 추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새로 추천되는 공수처장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반드시 수행할 수 있는 분으로 추천해 줄 것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공수처 연내 출범하나…여야 기싸움 시작
    • 입력 2020-10-31 06:00:59
    취재K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어제(30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07일 만입니다.

민주당은 서두르고 있습니다. 연내 공수처를 출범하려면 다음달 안에 처장 추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신속한 출범보다 처장 후보의 철저한 검증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은 위촉식…진짜 싸움은 다음달 13일부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은 오늘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추천위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그리고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입니다. 위원장은 조재연 처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위원회는 일단 다음달 9일까지 위원 1인당 예비후보를 최대 5명씩 추천하고, 다음달 13일 첫 심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여야는 물론 정부 측 인사들의 추천위원도 공개되는 날인 만큼, 당일부터 본격적인 기싸움이 시작될 거로 보입니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수처법 논의가 본격화했던 지난 3~4월에 협회원인 변호사들에게 적임자를 추천받았고, 예비후보를 최대한 압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청와대 의중이 반영됐을 거로 보이는 추미애 장관의 예비후보 명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반면 추천위원을 뒤늦게 선임한 국민의힘은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후보를 물색하는 상황입니다. 추천위원 역시 고사한 사람이 많았던데다, 야당 추천으로는 현실적으로 공수처장이 되기가 쉽지 않아 국민의힘이 후보군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추천위는 별다른 기준 없이 난상 토론을 하며 처장 후보를 2명까지 압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됩니다.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최종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으로 임명됩니다.


■민주 "다음달 처장 추천 마무리"…국민의힘 "편향성 검증할 것"

민주당은 처장 임명 절차를 다음달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임명까지 생각하면 처장은 최대한 빠르게 결정될 수록 좋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공수처 출범 지연을 이제는 끝내주기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데다, 민주당 지도부도 처장 인사청문회를 감안하면 모든 절차를 다음달까지 끝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상황입니다.

다만 민주당 측 위원인 박경준 연세대 교수는 다음달까지 처장 후보 추천을 마무리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좀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국민의힘 측 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될 수 있게 할 처장 후보를 뽑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친정부 인사가 (처장이) 될 거라는 여러 우려가 있어서, 그렇지 않은 분이 후보로 추천돼 임명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 위헌성 시비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 추천위원을 통해 여야가 대리전을 벌일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으로의 험로를 예상한 듯, 박병석 국회의장은 위촉식에서 '목숨을 공유하는 새'라는 뜻의 사자성어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거론하며 "한 마리 새에 머리가 두 개인데 서로가 다투면 그 때는 (새가) 죽는다. 추천위원들께서 정치적 견해를 배제하고 법의 정신과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분 추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새로 추천되는 공수처장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반드시 수행할 수 있는 분으로 추천해 줄 것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