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시행 한 달…1명이 24시간 대기·출동?

입력 2020.11.02 (09:54) 수정 2020.11.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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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행가방에 아이를 감금해 숨지게 하고, 초등학생 형제를 방임해 화재가 난 사건까지.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들,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그동안 민간기관이 아동 학대를 조사하다 보니 강제 조사가 어려운 등 허점이 드러나, 지난 달부터 '전담 공무원'이 배치되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시행 한 달째인데, 실태는 어떤지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에 배포한 아동보호 업무 매뉴얼입니다.

24시간 신고 접수부터 출동과 조사, 응급조치, 사후 관리까지 모두 '전담공무원'이 맡게 돼 있습니다.

제도 시행 한 달째,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전국 229개 시·군·구중 100곳에만 배치된 상태, 인력도 목표치인 290명의 65% 수준입니다.

애초 계획과 달리 전담공무원이 1명뿐인 지자체가 67곳이나 됩니다.

1명이 조사에서 사후처리까지 모든 업무를 맡아야 하는데 지자체는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1명 배치하면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들었거든요", "각 조직부서에서 갑자기 사람들을 돌리기는 어려운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법규정상 '사회복지직' 직원을 배치해야 하지만, 행정 직원이 업무를 맡은 지자체도 10곳 확인됐습니다.

순환 배치를 하다 보니 업무 연속성 보장이 어려운 데다, 전문성 부족도 우려됩니다.

[경남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 업무만 위해서 임용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보통 공무원하고 똑같으신 거죠."]

전문가들은 민간 기관에 맡겨둘 때보다 오히려 아동학대 조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법이 통과된 이유는 아동학대를 조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지, 1년하고 2년하고 순환보직으로 바꾼다면 '전담'이라는 말은 빼야죠. 집중적인 프로그램과 실습을 통해서 전문가로 양성돼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민간기관이 돕고 있고, 전담공무원은 2주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배정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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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시행 한 달…1명이 24시간 대기·출동?
    • 입력 2020-11-02 09:54:05
    • 수정2020-11-02 10:03:15
    930뉴스
[앵커]

여행가방에 아이를 감금해 숨지게 하고, 초등학생 형제를 방임해 화재가 난 사건까지.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들,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그동안 민간기관이 아동 학대를 조사하다 보니 강제 조사가 어려운 등 허점이 드러나, 지난 달부터 '전담 공무원'이 배치되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시행 한 달째인데, 실태는 어떤지 김빛이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에 배포한 아동보호 업무 매뉴얼입니다.

24시간 신고 접수부터 출동과 조사, 응급조치, 사후 관리까지 모두 '전담공무원'이 맡게 돼 있습니다.

제도 시행 한 달째,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전국 229개 시·군·구중 100곳에만 배치된 상태, 인력도 목표치인 290명의 65% 수준입니다.

애초 계획과 달리 전담공무원이 1명뿐인 지자체가 67곳이나 됩니다.

1명이 조사에서 사후처리까지 모든 업무를 맡아야 하는데 지자체는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1명 배치하면은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들었거든요", "각 조직부서에서 갑자기 사람들을 돌리기는 어려운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법규정상 '사회복지직' 직원을 배치해야 하지만, 행정 직원이 업무를 맡은 지자체도 10곳 확인됐습니다.

순환 배치를 하다 보니 업무 연속성 보장이 어려운 데다, 전문성 부족도 우려됩니다.

[경남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 업무만 위해서 임용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보통 공무원하고 똑같으신 거죠."]

전문가들은 민간 기관에 맡겨둘 때보다 오히려 아동학대 조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법이 통과된 이유는 아동학대를 조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지, 1년하고 2년하고 순환보직으로 바꾼다면 '전담'이라는 말은 빼야죠. 집중적인 프로그램과 실습을 통해서 전문가로 양성돼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민간기관이 돕고 있고, 전담공무원은 2주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배정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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