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요원’ 약속 무시한 우이신설선…과태료만 내고 배짱 운행

입력 2020.11.03 (21:51) 수정 2020.11.0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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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은 기관사가 없는 대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관사 면허를 가진 안전요원이 탑승하는 조건으로 사업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안전요원 없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신설동역에서 북한산 우이역까지 운행하는 우이신설선.

기관사 없이 운행하는 서울의 첫 무인경전철로 2017년 개통 당시 안전 우려에 기관사 자격이 있는 안전 요원 탑승 조건으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형태경/당시 서울시 도시철도국장/2017년 : "각 열차마다 소정 자격증을 가진 승무원을 다 배치했습니다."]

개통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제가 직접 전철을 타보고 안전요원이 있는지 없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열차에는 승객뿐, 응급 상황 대비 장치가 있지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안전요원 탑승이 국토부 승인 조건이었는데 이를 무시한 겁니다.

지난해 국토부가 운영사에 보낸 공문입니다.

안전요원을 철수하겠다는 요청에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철도사고가 났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데다 승객 대피가 지연될 우려가 있어 인력 감축은 부적절하다고 국토부는 회신했습니다.

그런데도 운영사는 지난해 3월부터 안전요원을 열차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토부가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해 9백여만 원을 냈는데도 여전히 그대롭니다.

운영사는 애초 무인열차로 계획돼 안전요원 인건비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고, 역사 내에 안전요원이 있어 비상 상황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우이신설선 운영사 관계자/음성변조 : "역 간 길이가 1km가 안 돼요. 그래서 양쪽 역에 가까운 쪽에서 가면 한 5분 이내로 전부다 조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형 사고일 경우 초동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권/서울시의회 의원 : "100일 만에 전면 운행 중지된 사고가 발생했고요. 지금도 크고 작은 운행 장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8만여 명이 이용하는 우이신설선.

오늘도 철도안전법을 어긴 채 운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서다은/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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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요원’ 약속 무시한 우이신설선…과태료만 내고 배짱 운행
    • 입력 2020-11-03 21:51:06
    • 수정2020-11-03 22: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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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은 기관사가 없는 대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관사 면허를 가진 안전요원이 탑승하는 조건으로 사업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안전요원 없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신설동역에서 북한산 우이역까지 운행하는 우이신설선.

기관사 없이 운행하는 서울의 첫 무인경전철로 2017년 개통 당시 안전 우려에 기관사 자격이 있는 안전 요원 탑승 조건으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형태경/당시 서울시 도시철도국장/2017년 : "각 열차마다 소정 자격증을 가진 승무원을 다 배치했습니다."]

개통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제가 직접 전철을 타보고 안전요원이 있는지 없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열차에는 승객뿐, 응급 상황 대비 장치가 있지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안전요원 탑승이 국토부 승인 조건이었는데 이를 무시한 겁니다.

지난해 국토부가 운영사에 보낸 공문입니다.

안전요원을 철수하겠다는 요청에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철도사고가 났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데다 승객 대피가 지연될 우려가 있어 인력 감축은 부적절하다고 국토부는 회신했습니다.

그런데도 운영사는 지난해 3월부터 안전요원을 열차에서 철수시킨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토부가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해 9백여만 원을 냈는데도 여전히 그대롭니다.

운영사는 애초 무인열차로 계획돼 안전요원 인건비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고, 역사 내에 안전요원이 있어 비상 상황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우이신설선 운영사 관계자/음성변조 : "역 간 길이가 1km가 안 돼요. 그래서 양쪽 역에 가까운 쪽에서 가면 한 5분 이내로 전부다 조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형 사고일 경우 초동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권/서울시의회 의원 : "100일 만에 전면 운행 중지된 사고가 발생했고요. 지금도 크고 작은 운행 장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8만여 명이 이용하는 우이신설선.

오늘도 철도안전법을 어긴 채 운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서다은/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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