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팝니다’ 게시 뒤 잠적…도대체 왜?

입력 2020.11.04 (19:20) 수정 2020.11.0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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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를 하는 ‘당근마켓’에 장애인을 판다는 부적절한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아기를 판다는 글도 올라와 물의를 빚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사건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선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중고를 사고파는 온라인 공간.

지난달 한 남성 사진과 함께 ‘장애인을 판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접속 지역은 군산시 임피면.

한 네티즌이 게시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게시자는 자신은 미성년자여서 처벌받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결코 사고파는 대상이 될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너무 가볍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게시자를 잡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

범죄심리 분석가에게 물었습니다.

[배상훈/프로파일러/전 범죄심리분석 수사관 : “나쁜 행동을 하지만 주목을 받고 그게 뭔가 내가 어른이 된 듯한 느낌 아니면 뭔가 좀….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의 자아 개념이 재형성 되면서….”]

누구나 온라인의 익명성에 숨어 다른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범죄에 악용됐지만, 규제는 미비합니다.

[김동근/전북대학교 법학과 교수 : “명예훼손이나 감금이나 그런 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처벌하기가 좀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어요. 정부나 아니면 포털업체에서 자체적인 어떤 기준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또 앞서 사회에 충격을 줬던 디지털 범죄에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점이 비슷한 범죄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채민/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국장 : “최근에 있었던 성 착취 문제들을 비롯한 (인간의) 존엄함에 대한 침해의 문제가 끊임없이 사실 가벼운 처벌로 그치다 보니 아, 이 정도는 괜찮구나. 사회적으로 이 정도는 해도 내가 큰 처벌을 받지 않는구나, 하는 인식이 너무나 팽배해 있지 않은가….”]

가까운 이웃과 중고 물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공간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범죄의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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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팝니다’ 게시 뒤 잠적…도대체 왜?
    • 입력 2020-11-04 19:20:43
    • 수정2020-11-04 19:44:49
    뉴스7(전주)
[앵커]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를 하는 ‘당근마켓’에 장애인을 판다는 부적절한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아기를 판다는 글도 올라와 물의를 빚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사건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선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중고를 사고파는 온라인 공간.

지난달 한 남성 사진과 함께 ‘장애인을 판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접속 지역은 군산시 임피면.

한 네티즌이 게시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게시자는 자신은 미성년자여서 처벌받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결코 사고파는 대상이 될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너무 가볍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게시자를 잡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

범죄심리 분석가에게 물었습니다.

[배상훈/프로파일러/전 범죄심리분석 수사관 : “나쁜 행동을 하지만 주목을 받고 그게 뭔가 내가 어른이 된 듯한 느낌 아니면 뭔가 좀….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의 자아 개념이 재형성 되면서….”]

누구나 온라인의 익명성에 숨어 다른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범죄에 악용됐지만, 규제는 미비합니다.

[김동근/전북대학교 법학과 교수 : “명예훼손이나 감금이나 그런 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처벌하기가 좀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어요. 정부나 아니면 포털업체에서 자체적인 어떤 기준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또 앞서 사회에 충격을 줬던 디지털 범죄에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점이 비슷한 범죄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채민/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국장 : “최근에 있었던 성 착취 문제들을 비롯한 (인간의) 존엄함에 대한 침해의 문제가 끊임없이 사실 가벼운 처벌로 그치다 보니 아, 이 정도는 괜찮구나. 사회적으로 이 정도는 해도 내가 큰 처벌을 받지 않는구나, 하는 인식이 너무나 팽배해 있지 않은가….”]

가까운 이웃과 중고 물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공간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범죄의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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