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결과 ‘오리무중’ 속 강경화 미국행…누구를 만나나?

입력 2020.11.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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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개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미국 시민뿐이 아닙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라면 누구나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가 조기에 확정될까 눈에 불을 켜고 CNN 등 미국 언론을 지켜봤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대선은 혼전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예고입니다.

한국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습니다.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대선 결과 확정이 미뤄지는 것만큼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경우 가운데 하나일지 모릅니다. 청와대는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선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 강경화 외교장관, 8일부터 3박 4일 일정 미국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부터 3박 4일 간 미국을 방문합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초청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방문을 연기했고 대신 대선 이후 강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강 장관의 이번 방문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된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언제 확정될지 모르는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방미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보다 애초 약속대로 대선 직후 방문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현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존 약속을 이행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선 결과를 반영하려고 필요 이상으로 주저하다 명분만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면담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현 행정부 임기인 1월 20일까지는 외교 당국은 주기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9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두 장관은 두 나라 사이 전략적 소통을 지속한다는 차원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등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역과 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강 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대선 결과에 따라 면담 대상 달라질 듯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번 방미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 대선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외교장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보다 깊은 논의를 할 수 있고, 양국 사이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다면 상황은 다소 애매합니다. 강 장관을 초대한 주체는 트럼프 행정부인 만큼 강 장관의 행보는 현직 인사들과의 만남에 주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교 관례상 바이든 캠프 측 인사를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이 현직이고 미국도 내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하기 때문에 양측 행정부 인사가 만나는 것이 일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측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예 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항상 외교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하면 행정부 인사를 만나왔지만, 조야 인사들도 두루 만나서 소통을 해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기 행정부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측 인사를 만나더라도 현직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는 없다"며 "현직 장관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접점을 구축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 외교 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은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반도 정책에 관여하면서 싱크탱크 등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이 많고, 과거 정부 등 많은 사람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행정부가 등장한다고 해도 한미동맹 강화나 한미관계 발전 등을 논의할 네트워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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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대선 결과 ‘오리무중’ 속 강경화 미국행…누구를 만나나?
    • 입력 2020-11-05 17:35:42
    취재K
미국 대선의 개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미국 시민뿐이 아닙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라면 누구나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가 조기에 확정될까 눈에 불을 켜고 CNN 등 미국 언론을 지켜봤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대선은 혼전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예고입니다.

한국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습니다.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대선 결과 확정이 미뤄지는 것만큼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경우 가운데 하나일지 모릅니다. 청와대는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선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 강경화 외교장관, 8일부터 3박 4일 일정 미국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부터 3박 4일 간 미국을 방문합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초청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방문을 연기했고 대신 대선 이후 강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강 장관의 이번 방문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된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언제 확정될지 모르는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방미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보다 애초 약속대로 대선 직후 방문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현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존 약속을 이행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선 결과를 반영하려고 필요 이상으로 주저하다 명분만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면담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현 행정부 임기인 1월 20일까지는 외교 당국은 주기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9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두 장관은 두 나라 사이 전략적 소통을 지속한다는 차원에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등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역과 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강 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대선 결과에 따라 면담 대상 달라질 듯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번 방미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 대선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외교장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보다 깊은 논의를 할 수 있고, 양국 사이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다면 상황은 다소 애매합니다. 강 장관을 초대한 주체는 트럼프 행정부인 만큼 강 장관의 행보는 현직 인사들과의 만남에 주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교 관례상 바이든 캠프 측 인사를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이 현직이고 미국도 내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하기 때문에 양측 행정부 인사가 만나는 것이 일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측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예 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항상 외교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하면 행정부 인사를 만나왔지만, 조야 인사들도 두루 만나서 소통을 해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기 행정부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측 인사를 만나더라도 현직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는 없다"며 "현직 장관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접점을 구축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 외교 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은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반도 정책에 관여하면서 싱크탱크 등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이 많고, 과거 정부 등 많은 사람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행정부가 등장한다고 해도 한미동맹 강화나 한미관계 발전 등을 논의할 네트워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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