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피해자 만나는 김종인…중도확장 어디까지?

입력 2020.11.0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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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보수정당이 소홀히 대했던 저소득층과 산업재해 피해자,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챙기겠다는 겁니다. 동시에 청년층에도 손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약자와 동행' 선언…누구 만나나?

김종인 위원장은 오늘(5일) 국회에서 열린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우리 당의 기존 이미지에 '약자와의 동행'이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이미지 개선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로 심해진 양극화 해소에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면 정당의 의미를 갖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위원장을 맡은 김미애 의원은 인천 '라면 형제' 사고 등을 언급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입법과 정책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민주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노동권 문제부터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배달·택배업에 종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국회로 초청해 의견을 들었습니다. 오는 10일에는 산업재해 사망자 유족을 만나 산재 방지 제도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됩니다. 여의도연구원은 "앞으로 여성, 아동, 장애인, 노인 관련 정책간담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총선서 2040에 참패…청년 공들이기 시작

동시에 김 위원장은 청년층과의 접촉면을 늘릴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2040을 잡지 못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K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에서 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만 18세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뒤졌습니다. 통합당 지지율은 20대 32%, 30대 29.7%로 민주당에 30%p 안팎으로 뒤처졌습니다.

일단 20대 청년 공략부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저녁 청년 21명을 초청해 만든 정책네트워크 '드림팀' 1기 입학식에서 축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드림팀' 소속 20대 스타트업 창업가와 의료인, 예술인 등에게 내년 재보궐선거 정책 구상을 맡길 예정입니다. 청년 세대를 '들러리'로만 쓰던 과거에서 벗어나겠다는 시도인데, 이들이 만든 정책을 국민의힘이 실제 얼마나 채택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의 중도 확장은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지만, 동시에 서울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31.4%를 기록하며, 민주당(30.3%)을 역전했습니다. 재산세 감면 기준이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두고 여당이 혼선을 빚은 데 따른 반사효과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국민의힘의 중도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 내부 반발에는 "혼연일치" 강조

반면 당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당장 내년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새 인물 영입을 위해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한 경선 규칙을 정할 거라는 반감이 퍼져 있습니다. 현역 의원 출마 시 국회의원 선거를 다시 해야 하니 새 인물이 출마하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도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된 5선 서병수 의원은 오늘 공개적으로 반발했습니다. 서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근 경선준비위원회 일각에서 누구는 안되고, 누구는 가점을 주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전체 당원과 지도부의 정확한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준위가 특정 정치 세력과 어울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균열에 다시 한번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어제(4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승리까지 다소 불만스러운 생각이 있다 할지라도, 당이 혼연일체가 돼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는 방향으로 노력해주십사 당부드린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인 5월 28일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비판은 자제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눌려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듯, 갈등 확산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시민 후보'를 낼 거라는 보도에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오늘 "성급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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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 피해자 만나는 김종인…중도확장 어디까지?
    • 입력 2020-11-05 19:26:03
    취재K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보수정당이 소홀히 대했던 저소득층과 산업재해 피해자,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챙기겠다는 겁니다. 동시에 청년층에도 손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약자와 동행' 선언…누구 만나나?

김종인 위원장은 오늘(5일) 국회에서 열린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우리 당의 기존 이미지에 '약자와의 동행'이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이미지 개선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로 심해진 양극화 해소에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면 정당의 의미를 갖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위원장을 맡은 김미애 의원은 인천 '라면 형제' 사고 등을 언급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입법과 정책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민주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노동권 문제부터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배달·택배업에 종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국회로 초청해 의견을 들었습니다. 오는 10일에는 산업재해 사망자 유족을 만나 산재 방지 제도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됩니다. 여의도연구원은 "앞으로 여성, 아동, 장애인, 노인 관련 정책간담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총선서 2040에 참패…청년 공들이기 시작

동시에 김 위원장은 청년층과의 접촉면을 늘릴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2040을 잡지 못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는 겁니다. K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에서 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만 18세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뒤졌습니다. 통합당 지지율은 20대 32%, 30대 29.7%로 민주당에 30%p 안팎으로 뒤처졌습니다.

일단 20대 청년 공략부터 시작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저녁 청년 21명을 초청해 만든 정책네트워크 '드림팀' 1기 입학식에서 축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드림팀' 소속 20대 스타트업 창업가와 의료인, 예술인 등에게 내년 재보궐선거 정책 구상을 맡길 예정입니다. 청년 세대를 '들러리'로만 쓰던 과거에서 벗어나겠다는 시도인데, 이들이 만든 정책을 국민의힘이 실제 얼마나 채택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의 중도 확장은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지만, 동시에 서울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31.4%를 기록하며, 민주당(30.3%)을 역전했습니다. 재산세 감면 기준이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두고 여당이 혼선을 빚은 데 따른 반사효과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국민의힘의 중도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 내부 반발에는 "혼연일치" 강조

반면 당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당장 내년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새 인물 영입을 위해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한 경선 규칙을 정할 거라는 반감이 퍼져 있습니다. 현역 의원 출마 시 국회의원 선거를 다시 해야 하니 새 인물이 출마하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도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당선된 5선 서병수 의원은 오늘 공개적으로 반발했습니다. 서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근 경선준비위원회 일각에서 누구는 안되고, 누구는 가점을 주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전체 당원과 지도부의 정확한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준위가 특정 정치 세력과 어울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균열에 다시 한번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어제(4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승리까지 다소 불만스러운 생각이 있다 할지라도, 당이 혼연일체가 돼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는 방향으로 노력해주십사 당부드린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인 5월 28일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비판은 자제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눌려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듯, 갈등 확산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시민 후보'를 낼 거라는 보도에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오늘 "성급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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