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펭귄들은 바이든을 지지했다?”

입력 2020.11.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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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은 남극의 상위 포식자, 남극 생태계의 변화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종
- 펭귄의 먹이는 크릴새우... 크릴오일 유행하지만, 크릴새우는 펭귄에게 양보했으면
- 남극 갈 때마다 지구온난화 직접 목격... 빙하 계속 줄어 매번 지도 다시 그려야
- 펭귄 개체수도 많이 줄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멸종의 길 걸을 것
- 이번 미 대선 기후위기에 대한 투표.. 트럼프는 파리협약 탈퇴, 바이든은 다시 가입
- 잔뜩 쌓인 이메일함 비우는 것도 펭귄 돕는 일... 서버 유지에 에너지 많이 들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11월 6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는데, 누구보다 펭귄을 잘 알아서 또 펭귄을 좋아해서 또 그렇기 때문에 펭귄이 처한 위험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펭귄이 위험한데 인간은 괜찮겠냐”고요. 펭귄 생태 연구하며 펭귄박사로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동물행동학자 극지연구소의 이원영 선임연구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이원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극지연구소에 계시는 분이세요?

▶ 이원영 : 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극지연구소 남극에 있죠?

▶ 이원영 : 남극에는 기지가 있고요. 실제로 연구소 위치는 인천 송도에 있습니다.
▷ 오태훈 : 아, 그래요? 그러면 송도에서 오셨군요?

▶ 이원영 : 네, 송도에서 왔습니다.

▷ 오태훈 : 남극은 언제 가세요?

▶ 이원영 : 남극은 보통 한국에 겨울이라고 하는 12월에 가는데요. 올해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네요.

▷ 오태훈 : 무슨 뜻인가요?

▶ 이원영 : 코로나19 영향으로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 길이 많이 막혀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코로나19 때문에 남극도 못 가시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군요, 그러면?

▶ 이원영 : 네.

▷ 오태훈 : 그러면 코로나가 없었다고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남극 가려면 얼마나 걸려요?

▶ 이원영 : 보통 한 4박 5일 정도 일정을 잡고 가는데요.

▷ 오태훈 : 가는 데만?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아, 그래요?

▶ 이원영 : 한 보름 정도 걸린 적도 있어요.

▷ 오태훈 : 기상 상황 때문인가요?

▶ 이원영 : 네, 그래서 비행기가 쉽게 뜨지 않으면 계속 대기하고 있어야 됩니다.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까지 남극에서는 어느 정도 생활해보셨어요?

▶ 이원영 : 지금 6년째 가고 있는데요. 한 번 갈 때마다 2달에서 3달씩 가고 있으니까 다 합치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 되겠네요.

▷ 오태훈 : 그렇군요. 펭귄을 그렇게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 이유 때문에 극지연구소 활동도 하시고 남극도 가시는 겁니까? 겸사겸사?

▶ 이원영 : 네, 좋아하는 동물도 보고 또 더불어서 돈도 벌고 같이하고 있죠.

▷ 오태훈 : 펭귄은 좀 제대로 날지 못하는 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요. 뽀로로가 펭귄이죠?

▶ 이원영 : 네, 뽀로로도 펭귄이고.

▷ 오태훈 : 펭수도 펭귄이고.

▶ 이원영 : 펭수도 펭귄.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왠지 좀 펭귄 그러면 친근하고 뒤뚱뒤뚱 대고 실수 많이 하는 것 같고 인간하고도 비슷한 구석도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이원영 : 네, 실제로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다닌다고 그래서 펭귄을 인조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오태훈 : 사람새?

▶ 이원영 : 네, 그런데 사실 제가 직접 펭귄을 가서 보니까 펭귄들도 사는 게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 오태훈 : 힘들어요, 걔들도?

▶ 이원영 : 어쩌다가 추운 곳에 자리를 잡아서 진짜 걸어다니다가 뒤뚱하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어디 긁혀서 피도 흘리고 또 새끼들 키워야 하니까 멀리 나가서 먹이를 잔뜩 구해오고 계속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굉장히 피곤해 보였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펭귄을 왜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 이원영 :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좋아했던 건 아닌데요. 펭귄을 연구하다 보니까 더 좋아지더라고요. 보통 사람들이 펭귄 귀엽다, 귀엽다 생각하시는데 직접 보면 훨씬 더 귀엽습니다.

▷ 오태훈 : 훨씬 귀여워요? 그래요? 어떤 면이요?

▶ 이원영 : 일단 걸어다니는 모습도 그렇고요. 특히 갓 태어난 새끼펭귄을 보면 솜털로 보송보송 덮여있거든요.

▷ 오태훈 : 약간 새 같더라고요, 막 태어난 새.

▶ 이원영 : 그런데 펭귄도 새니까 그렇긴 한데.

▷ 오태훈 : 아, 그렇죠.

▶ 이원영 : 정말 병아리 같은 모습, 따뜻한 감촉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오태훈 :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남극에 사는 새잖아요, 펭귄이. 그런데 추위를 탄다고요?

▶ 이원영 : 그 녀석들도 추울 거예요, 분명히. 그런데 추위를 버티는 방법을 나름 개발해서 보호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어떻게 버틴답니까?

▶ 이원영 : 일단 두꺼운 지방층으로 온 몸을 무장하고요. 그리고 또 우리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사실 굉장히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그렇거든요. 그런데 동글동글하게 생기면 바깥 공기층과 맞닿는 표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열손실을 막을 수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길쭉길쭉한 게 아니고.

▶ 이원영 : 동글동글.

▷ 오태훈 : 동글동글하고 뭐 다리도 짧고.

▶ 이원영 : 그런데 사실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 다리를 안쪽에 숨기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원래 롱다리인데 두꺼운 코트를 막 입고 있으니까.

▶ 이원영 : 실제로 길이를 측정해보면 전체 몸 길이의 절반 정도가 다리예요.

▷ 오태훈 : 그렇게 길어요, 펭귄이?

▶ 이원영 : 그래서 가끔 다이빙할 때 보면 다리를 쭉 펴고 있는데 마치 사람처럼 그렇게 다리가 긴 게 가끔 드러나기도 합니다.

▷ 오태훈 : 7922님께서 “지난해부터 펭수 보는 재미로 살고 있는데 펭귄박사님이 나오셨네요.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라고도 보내주셨는데, 특별히 그냥 귀엽다고 하는 것으로 연구대상을 펭귄을 삼은 것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이원영 : 그렇죠. 단순히 저도 어떤 귀여움의 대상으로 대하지는 않고요. 펭귄은 되게 중요한 연구종이거든요. 특히나 남극에서 남극의 생태계의 변화를 알려주는 하나의 지표종이에요. 남극 생태계에서 봤을 때는 상위 포식자거든요.

▷ 오태훈 : 남극에서는 상위 포식자다.

▶ 이원영 : 맞습니다. 펭귄은 주로 크릴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인데 남극의 생태가 지금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알아보는 하나의 척도로서 펭귄의 번식 성공이라든지 펭귄의 어떤 행동을 관찰하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남극에서는 펭귄을 잡아먹는 동물이 없어요?

▶ 이원영 : 잡아먹는 녀석들도 가끔 있는데요. 도둑갈매기랑 표범물범이라고 천적들이 조금 있긴 합니다.

▷ 오태훈 : 한데 그게 많지는 않은 것이고. 그런데 왜 펭귄은 남극에서만 삽니까?

▶ 이원영 : 사실 따지고 보면 남극이 아니라 적도 부근에도 살고 있는데요.

▷ 오태훈 : 더운 데잖아요, 적도는.

▶ 이원영 : 네, 갈라파고스에 가면 갈라파고스 펭귄이라고 따뜻한 곳에서만 사는 펭귄이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아프리카에도 살고 있어요.

▷ 오태훈 : 아프리카에도 펭귄이 있어요?

▶ 이원영 :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시면 케이프타운에 케이프펭귄 아프리카 펭귄이라고 불리는 녀석들도 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마다가스카르라든가 갈라파고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곳에 독특한 위치에 호주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동물들은 생태학적 가치상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펭귄도 그러겠네요, 그러면?

▶ 이원영 : 아니요, 굉장히 중요한 생태학적인 위치가 있는데요. 한 6천만 년 전부터 뉴질랜드에서 살았던 조상종이 남반구 전역에 잘 갈라졌어요. 그래서 곳곳에 환경적인 특성에 맞춰서 적응해온 동물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생태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든가 펭수라든가 이런 것으로 알고 있는 펭귄의 이미지와 펭귄박사님이 연구하면서 봤던 펭귄의 이미지와 다른 것들이 있다고 그러면 어떤 게 있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 이원영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얘네들이 무시무시한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크릴이나 물고기를 수백 마리씩 잡아먹어요.

▷ 오태훈 : 많이 먹어요?

▶ 이원영 : 엄청 먹습니다. 3kg 정도 나가는 펭귄 성체가 한 번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면 한 5kg나 6kg가 돼서 돌아와요.
▷ 오태훈 : 그래요? 몸무게가 거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먹어요?

▶ 이원영 : 네, 배가 불룩해서 들어오죠.

▷ 오태훈 : 그건 남자, 여자 상관없이?

▶ 이원영 : 네, 똑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펭귄도 서열 같은 것들도 있고 무리짓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이원영 : 무리를 짓긴 하는데요.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의 어떤 위계질서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대신에 누가 먼저 가느냐? 혹은 누가 뒤따라가느냐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 오태훈 : 먼저 가느냐. 퍼스트 펭귄이라는 용어 있잖아요.

▶ 이원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가장 먼저 물에 뛰어드는 펭귄. 그러니까 다들 먼저 누군가가 먼저 시도를 해야 따라간다는 그 느낌, 그 퍼스트 펭귄은 그런 뜻인가요?

▶ 이원영 : 네, 보통 경영학에서는 퍼스트 펭귄이 굉장히 용감하고 리스크를 짊어지면서도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도전적인 이미지가 강한데요. 실제로 생태학적으로 봤을 때 퍼스트 펭귄은 재수 없게 등 떠밀린 애, 그런 성격이 강합니다.

▷ 오태훈 : 누가 나를 뒤에서 밀었어? 이거예요?

▶ 이원영 : 아무도 먼저 떠나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가장 위험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 오태훈 : 펭귄 직접 만나서 연구하다가 위험한 일도 많이 있으셨다면서요?

▶ 이원영 : 네, 뭐 직접적으로 펭귄한테 이렇게 맞기도 하고요.

▷ 오태훈 : 때려요, 걔들이?

▶ 이원영 : 굉장히 세게 때립니다.

▷ 오태훈 : 그냥 어쩌다가 살짝 스친 것도 아니고 힘을 가해서 때려요?

▶ 이원영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주로 하는 일이 펭귄을 포획해서 펭귄의 몸에다가 어떤 장치를 부착하고 그런 일들인데 아무래도 딱 자기가 번식을 하고 있는 새끼를 키우고 있는 기간에 누가 와서 자기를 건드리니까 굉장히 싫은가 봐요. 그리고 특히나 걔네들은 사람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녀석들이기 때문에.

▷ 오태훈 : 그건 무슨 뜻인가요?

▶ 이원영 : 남극에 사람이 들어가서 활동을 하게 된 건 불과 200년 정도밖에 되지 않거든요.

▷ 오태훈 : 6천만 년 전에도 펭귄이 있었다고 말씀하셨으니까.

▶ 이원영 : 그러니까 펭귄은 굳이 사람을 알아볼 필요도 없고.

▷ 오태훈 : 무섭다고 도망가거나 이것도 없어요?

▶ 이원영 : 그렇죠. 자기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때리고 공격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오태훈 : 아프겠네요.

▶ 이원영 : 예, 아프죠. 정말 가끔씩은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는데요. 그런데 뭐 제가 맞을 짓을 해서 맞는 거니까 괜찮습니다.

▷ 오태훈 : 그러시군요. 0323님, “아이고, 반갑습니다. 도서관에서 연구원님이 쓰신 책 ‘물속을 나는 새’라는 책 본 적이 있습니다.” 김영란님, “목소리 너무 좋으세요. 들려주시는 펭귄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남들이 하기 힘든 일하시니 멋집니다.” 7584님, “펭귄의 먹이가 크릴인데 요즘 영양보조제로 크릴오일이 유행인데 이거 막을 방법이 없나요? 크릴은 펭귄과 고래에게 양보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의견 주셨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답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원영 : 저도 그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고요. 제가 크릴오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크릴오일이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그렇게까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거든요. 그리고 크릴은 아까 이야기하신 것처럼 펭귄이나 고래한테 충분히 양보를 해도 인간은 그 외에 먹을 게 많기 때문에 좀 배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연구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만 혹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구를 살리는 가장 좋은 일은 인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 이원영 : 그렇죠.

▷ 오태훈 : 그런데 인간으로서 나름대로 자연을 보호하고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런데 앞서서 GPS를 단다거나 칩을 펭귄 몸 속에 달고 연구하고 우리는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극지연구소 남극에다가 기지도 세우고 이런 것들은 자연을 방해하는 일 같기도 하고 고민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 이원영 : 네, 앞서서 이야기하신 그런 지적들을 저도 많이 좀 느끼는 점이 있는데요. 인간이 가지 않으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인간이 가지 않으면 실제로 남극의 생태계를 알 수 없으니까 보호를 하려면 어쨌든 저희도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되거든요.

▷ 오태훈 : 거기 뭐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놔두면 되는 게 아니군요, 그러니까.

▶ 이원영 : 그렇죠. 알아야지 우리가 살아갈 수 있고 더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방법을 찾으러 가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펭귄의 삶이 인간 때문에 많이 이렇게 위협받거나 훼손되거나 그런 정도인가요?

▶ 이원영 : 네, 저 같은 연구원들이 가서 물론 괴롭히는 것도 좀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하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온난화가스라고 하죠. 온난화로 인해 지금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는 그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남극에서 지구온난화 영향을 느껴보셨어요?

▶ 이원영 : 네, 갈 때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어요.

▷ 오태훈 : 아, 1년마다 가면 1년마다 남극이 바뀌고 있어요?
▶ 이원영 : 네, 바뀐 게 정말 눈에 띌 정도로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 오태훈 : 확연하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가요?

▶ 이원영 : 세종과학기지 바로 옆에 마리안 소만이라고 하는 지역이 있는데요. 거기 빙하가 이렇게 덮여 있는 지역인데 그 빙하가 덮여 있는 곳이 1년에 약 한 30m 정도의 속도로 뒤로 후퇴하고 있거든요.

▷ 오태훈 : 30m면 눈으로 확 볼 수 있는 정도잖아요.

▶ 이원영 : 그렇죠. 1년에 30m니까. 그리고 세종과학기지가 지어진 지 이제 30년 정도가 지났는데, 그 사이에 1,500m가 뒤로 물러났거든요.

▷ 오태훈 : 1.5km 아니에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 정도로 빨라요?

▶ 이원영 : 네, 지도를 새로 그려야 돼요.

▷ 오태훈 : 매번?

▶ 이원영 : 네. 그러니까 정말 심각하죠.

▷ 오태훈 : 그러면 진짜 빙하가 없어지거나 남극도 제대로 남극의 기후가 아닐 때가 올 수 있다는 게 머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이원영 : 네, 제가 지난 2020년 1월에도 세종과학기지에 있었는데요. 그때 제가 기지에서 밖으로 나올 때 기온이 영상 10도.

▷ 오태훈 : 남극이?

▶ 이원영 : 네. 그리고 2월에는 아르헨티나 기지가 영상 20도까지 오른 기록이 있어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역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 오태훈 : 전 세계에서 남극이 제일 춥다고 알고 있고 북극이나 이런 데 동토의 땅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계속 영하권으로 알았는데 영상 10도 이렇게도 나오는군요.

▶ 이원영 : 네, 그래서 막 반팔에 반바지 입고 다니는 분들도 있었고요. 정말 저희 연구원들끼리도 굉장히 우려가 많았어요. 정말 심각하구나.

▷ 오태훈 : 5931님, “지금 나오시는 펭귄 전문가분 성함 궁금합니다. 말씀을 정말 잘하시네요.” 펭귄박사로 널리 알려진 동물행동학자십니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펭귄이 영화 같은 거 보면 높은 곳에서 사진 찍어놓은 거 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무리들이 이동하는 것 봤거든요. 그런데 많이 펭귄도 줄고 있다면서요, 개체수가?

▶ 이원영 : 네, 개체수가 황제펭귄의 경우에는.

▷ 오태훈 : 황제펭귄이 가장 큰 펭귄인가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영어로는 Emperor Penguin이라고 부르는데, 지난 한 50년 동안 이미 절반 정도가 급감한 지역도 있었고요. 이런 속도가 계속된다면 한 2100년도에는 약 한 전체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제라도 뭔가 바뀌어야겠네요.

▶ 이원영 : 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마 멸종의 길을 겪게 될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런데 지구온난화 믿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 이원영 : 미국에 계시죠.

▷ 오태훈 : 트럼프 대통령도 그랬고 그러니까 기후가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고 이렇게 하는 거지 항상 따뜻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좀 답을 주세요.

▶ 이원영 :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논쟁의 거리는 아닌데요. 기후가 예전부터 변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고 변동을 하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온난화는 분명히 인간이 만들어낸 온난화가스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고요. 온도 상승 폭이 너무 빨라서 지난 산업혁명 이후로 벌써 1도 정도가 상승했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더 이상 우리가 변동의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우리가 뭘 해야 됩니까? 너무 먼 이야기 같거든요.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게 내가 뭘 지금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남극의 상황을 바꿀 수 있다거나 펭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해야 되는 게 있다면서요?

▶ 이원영 : 네, 이게 참 쉬운 문제는 아닌데요.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는 투표가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미국 사람들도 지금 투표를 했을 때 이번에 기후 이슈가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었거든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우리는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고요.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바로 다시 가입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건 기후위기에 대한 하나의 투표였다고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펭귄들은 바이든 지지자들이 많겠네요.

▶ 이원영 : 그렇죠. 바이든 지지자보다도 반트럼프인 펭귄이 많았을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러네요. 그리고 또 투표 잘해야 되고 또 뭐 해야 됩니까?

▶ 이원영 : 제 개인적으로 한 가지 결심한 것 중에 하나는 가급적이면 채식 지향을 하자는 겁니다.

▷ 오태훈 : 고기 먹으면 안 돼요?

▶ 이원영 : 안 된다고 말하기는 좀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고기를 소비했을 때 거기서 발생하는 온난화가스가 훨씬 많거든요. 왜냐하면 육류를 키우기 위해서 들어가는 많은 물과 에너지를 생각했을 때 우리가 조금이라도 고기 소비를 줄이고 그 대신에 채소의 소비량을 늘린다면 분명히 온난화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또 뭐 할까요?

▶ 이원영 : 그 외에도 플라스틱 사용이라든지 그리고 또 최근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인터넷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메일 안 읽는 이메일들은 가급적이면 지워라. 왜냐하면 인터넷 서버를 유지하는 데에도.

▷ 오태훈 : 잠깐만요. 펭귄을 도와주기 위해서 안 읽는 이메일을 지우라고요?

▶ 이원영 : 네.

▷ 오태훈 : 저 그거 엄청나게 많거든요. 800개, 900개 어디서 스팸메일 워낙 많이 오니까 방치해놓고 안 지운 거 많았는데.

▶ 이원영 : 네, 메일함을 비우시기만 해도 상당한 양의 온난화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왜 그래요?

▶ 이원영 : 왜냐하면 서버를 유지하는 데에도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메일을 쓰는데 안 읽는 이메일들 때문에 들어가는 서버 유지비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 오태훈 : 그러면 휴지통에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완전 삭제로 해놓으면.

▶ 이원영 : 휴지통 비우기, Shift+Delete를 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리가 이게 무슨 영향이 있겠어라고 하지만 그게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네요, 그러면?

▶ 이원영 : 뭐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에이, 우리는 이미 늦었어 이렇게 손놓고 있기보다는 하나하나라도 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주변에서 잘 찾아보시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청취자 여유당님이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다리 짧은 친구에게 펭귄 다리라고 놀린 적이 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8517님, “지난번에 다큐 인사이드를 보니까 펭귄들의 모성애, 부성애가 대단하던데요.”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정말 그렇습니까?

▶ 이원영 : 네, 특히나 황제펭귄의 부성애는 잘 알려져 있는데요. 황제펭귄은 알을 낳으면 수컷이 발등에다가 올려놓고 약 한 60일 정도를 품어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 오태훈 : 아, 암컷이 품는 게 아니고 수컷이.

▶ 이원영 : 예, 알을 품고 있는 것은 100% 수컷이에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네, 그리고 암컷은 바다로 떠납니다, 먹이를 찾으러.

▷ 오태훈 : 아, 먹이 주려고? 그러면 60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알을 품고 있는 거네요, 펭귄의 아버지가.

▶ 이원영 : 예, 그래서 몸무게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 오태훈 : 그리고 엄마가 먹이를 찾아와서.

▶ 이원영 : 그러면 다시 교대를 하고요.

▷ 오태훈 : 펭귄도 그렇군요. 우리가 지금 저희 시사본부에서는 아동학대라든가 이런 거 많이 다루고 있는데, 펭귄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 정말 허용하지 않는 그런 사회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도 그러면 남극 언제 그러면 지금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고 하셨는데, 언제 갈 수 있는 기약이 있을까요?

▶ 이원영 : 어쩌면 올겨울은 어렵다고 생각이 들고요. 만약에 간다면 내년 여름에 북극을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아이고, 그 무용담이라든가 여러 가지 상황도 듣고 싶은데 시간이 벌써 보내드려야 될 시간이 다돼서 저희가 끝날 때 항상 노래 들으면서 인사드리거든요. 루디스 폴 ‘보이나요’ 청해주셨어요.

▶ 이원영 : 요즘 제가 쌍둥이 아빠가 됐거든요.

▷ 오태훈 : 아유, 축하드립니다.

▶ 이원영 : 감사합니다. 펭귄도 보통 2마리의 새끼를 키우는데 저도 비슷하게 2명의 아빠가 돼서 저녁마다 아이들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시킬 때 항상 틀어놓는 노래예요.

▷ 오태훈 : 그렇군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펭귄박사십니다. 동물행동학자 극지연구소 이원영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원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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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펭귄들은 바이든을 지지했다?”
    • 입력 2020-11-06 16:24:38
    최영일의 시사본부
- 펭귄은 남극의 상위 포식자, 남극 생태계의 변화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종
- 펭귄의 먹이는 크릴새우... 크릴오일 유행하지만, 크릴새우는 펭귄에게 양보했으면
- 남극 갈 때마다 지구온난화 직접 목격... 빙하 계속 줄어 매번 지도 다시 그려야
- 펭귄 개체수도 많이 줄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멸종의 길 걸을 것
- 이번 미 대선 기후위기에 대한 투표.. 트럼프는 파리협약 탈퇴, 바이든은 다시 가입
- 잔뜩 쌓인 이메일함 비우는 것도 펭귄 돕는 일... 서버 유지에 에너지 많이 들어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11월 6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 오태훈 :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는데, 누구보다 펭귄을 잘 알아서 또 펭귄을 좋아해서 또 그렇기 때문에 펭귄이 처한 위험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펭귄이 위험한데 인간은 괜찮겠냐”고요. 펭귄 생태 연구하며 펭귄박사로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동물행동학자 극지연구소의 이원영 선임연구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이원영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극지연구소에 계시는 분이세요?

▶ 이원영 : 네,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극지연구소 남극에 있죠?

▶ 이원영 : 남극에는 기지가 있고요. 실제로 연구소 위치는 인천 송도에 있습니다.
▷ 오태훈 : 아, 그래요? 그러면 송도에서 오셨군요?

▶ 이원영 : 네, 송도에서 왔습니다.

▷ 오태훈 : 남극은 언제 가세요?

▶ 이원영 : 남극은 보통 한국에 겨울이라고 하는 12월에 가는데요. 올해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네요.

▷ 오태훈 : 무슨 뜻인가요?

▶ 이원영 : 코로나19 영향으로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 길이 많이 막혀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코로나19 때문에 남극도 못 가시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군요, 그러면?

▶ 이원영 : 네.

▷ 오태훈 : 그러면 코로나가 없었다고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남극 가려면 얼마나 걸려요?

▶ 이원영 : 보통 한 4박 5일 정도 일정을 잡고 가는데요.

▷ 오태훈 : 가는 데만?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아, 그래요?

▶ 이원영 : 한 보름 정도 걸린 적도 있어요.

▷ 오태훈 : 기상 상황 때문인가요?

▶ 이원영 : 네, 그래서 비행기가 쉽게 뜨지 않으면 계속 대기하고 있어야 됩니다.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까지 남극에서는 어느 정도 생활해보셨어요?

▶ 이원영 : 지금 6년째 가고 있는데요. 한 번 갈 때마다 2달에서 3달씩 가고 있으니까 다 합치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 되겠네요.

▷ 오태훈 : 그렇군요. 펭귄을 그렇게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 이유 때문에 극지연구소 활동도 하시고 남극도 가시는 겁니까? 겸사겸사?

▶ 이원영 : 네, 좋아하는 동물도 보고 또 더불어서 돈도 벌고 같이하고 있죠.

▷ 오태훈 : 펭귄은 좀 제대로 날지 못하는 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요. 뽀로로가 펭귄이죠?

▶ 이원영 : 네, 뽀로로도 펭귄이고.

▷ 오태훈 : 펭수도 펭귄이고.

▶ 이원영 : 펭수도 펭귄. 맞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왠지 좀 펭귄 그러면 친근하고 뒤뚱뒤뚱 대고 실수 많이 하는 것 같고 인간하고도 비슷한 구석도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이원영 : 네, 실제로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다닌다고 그래서 펭귄을 인조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 오태훈 : 사람새?

▶ 이원영 : 네, 그런데 사실 제가 직접 펭귄을 가서 보니까 펭귄들도 사는 게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 오태훈 : 힘들어요, 걔들도?

▶ 이원영 : 어쩌다가 추운 곳에 자리를 잡아서 진짜 걸어다니다가 뒤뚱하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그러면 어디 긁혀서 피도 흘리고 또 새끼들 키워야 하니까 멀리 나가서 먹이를 잔뜩 구해오고 계속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굉장히 피곤해 보였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펭귄을 왜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 이원영 :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좋아했던 건 아닌데요. 펭귄을 연구하다 보니까 더 좋아지더라고요. 보통 사람들이 펭귄 귀엽다, 귀엽다 생각하시는데 직접 보면 훨씬 더 귀엽습니다.

▷ 오태훈 : 훨씬 귀여워요? 그래요? 어떤 면이요?

▶ 이원영 : 일단 걸어다니는 모습도 그렇고요. 특히 갓 태어난 새끼펭귄을 보면 솜털로 보송보송 덮여있거든요.

▷ 오태훈 : 약간 새 같더라고요, 막 태어난 새.

▶ 이원영 : 그런데 펭귄도 새니까 그렇긴 한데.

▷ 오태훈 : 아, 그렇죠.

▶ 이원영 : 정말 병아리 같은 모습, 따뜻한 감촉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오태훈 :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남극에 사는 새잖아요, 펭귄이. 그런데 추위를 탄다고요?

▶ 이원영 : 그 녀석들도 추울 거예요, 분명히. 그런데 추위를 버티는 방법을 나름 개발해서 보호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어떻게 버틴답니까?

▶ 이원영 : 일단 두꺼운 지방층으로 온 몸을 무장하고요. 그리고 또 우리가 귀엽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사실 굉장히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그렇거든요. 그런데 동글동글하게 생기면 바깥 공기층과 맞닿는 표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열손실을 막을 수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니까 길쭉길쭉한 게 아니고.

▶ 이원영 : 동글동글.

▷ 오태훈 : 동글동글하고 뭐 다리도 짧고.

▶ 이원영 : 그런데 사실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 다리를 안쪽에 숨기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원래 롱다리인데 두꺼운 코트를 막 입고 있으니까.

▶ 이원영 : 실제로 길이를 측정해보면 전체 몸 길이의 절반 정도가 다리예요.

▷ 오태훈 : 그렇게 길어요, 펭귄이?

▶ 이원영 : 그래서 가끔 다이빙할 때 보면 다리를 쭉 펴고 있는데 마치 사람처럼 그렇게 다리가 긴 게 가끔 드러나기도 합니다.

▷ 오태훈 : 7922님께서 “지난해부터 펭수 보는 재미로 살고 있는데 펭귄박사님이 나오셨네요.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라고도 보내주셨는데, 특별히 그냥 귀엽다고 하는 것으로 연구대상을 펭귄을 삼은 것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이원영 : 그렇죠. 단순히 저도 어떤 귀여움의 대상으로 대하지는 않고요. 펭귄은 되게 중요한 연구종이거든요. 특히나 남극에서 남극의 생태계의 변화를 알려주는 하나의 지표종이에요. 남극 생태계에서 봤을 때는 상위 포식자거든요.

▷ 오태훈 : 남극에서는 상위 포식자다.

▶ 이원영 : 맞습니다. 펭귄은 주로 크릴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인데 남극의 생태가 지금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알아보는 하나의 척도로서 펭귄의 번식 성공이라든지 펭귄의 어떤 행동을 관찰하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남극에서는 펭귄을 잡아먹는 동물이 없어요?

▶ 이원영 : 잡아먹는 녀석들도 가끔 있는데요. 도둑갈매기랑 표범물범이라고 천적들이 조금 있긴 합니다.

▷ 오태훈 : 한데 그게 많지는 않은 것이고. 그런데 왜 펭귄은 남극에서만 삽니까?

▶ 이원영 : 사실 따지고 보면 남극이 아니라 적도 부근에도 살고 있는데요.

▷ 오태훈 : 더운 데잖아요, 적도는.

▶ 이원영 : 네, 갈라파고스에 가면 갈라파고스 펭귄이라고 따뜻한 곳에서만 사는 펭귄이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아프리카에도 살고 있어요.

▷ 오태훈 : 아프리카에도 펭귄이 있어요?

▶ 이원영 :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시면 케이프타운에 케이프펭귄 아프리카 펭귄이라고 불리는 녀석들도 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마다가스카르라든가 갈라파고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곳에 독특한 위치에 호주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동물들은 생태학적 가치상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펭귄도 그러겠네요, 그러면?

▶ 이원영 : 아니요, 굉장히 중요한 생태학적인 위치가 있는데요. 한 6천만 년 전부터 뉴질랜드에서 살았던 조상종이 남반구 전역에 잘 갈라졌어요. 그래서 곳곳에 환경적인 특성에 맞춰서 적응해온 동물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생태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든가 펭수라든가 이런 것으로 알고 있는 펭귄의 이미지와 펭귄박사님이 연구하면서 봤던 펭귄의 이미지와 다른 것들이 있다고 그러면 어떤 게 있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 이원영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얘네들이 무시무시한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크릴이나 물고기를 수백 마리씩 잡아먹어요.

▷ 오태훈 : 많이 먹어요?

▶ 이원영 : 엄청 먹습니다. 3kg 정도 나가는 펭귄 성체가 한 번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면 한 5kg나 6kg가 돼서 돌아와요.
▷ 오태훈 : 그래요? 몸무게가 거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먹어요?

▶ 이원영 : 네, 배가 불룩해서 들어오죠.

▷ 오태훈 : 그건 남자, 여자 상관없이?

▶ 이원영 : 네, 똑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펭귄도 서열 같은 것들도 있고 무리짓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이원영 : 무리를 짓긴 하는데요.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의 어떤 위계질서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대신에 누가 먼저 가느냐? 혹은 누가 뒤따라가느냐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 오태훈 : 먼저 가느냐. 퍼스트 펭귄이라는 용어 있잖아요.

▶ 이원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가장 먼저 물에 뛰어드는 펭귄. 그러니까 다들 먼저 누군가가 먼저 시도를 해야 따라간다는 그 느낌, 그 퍼스트 펭귄은 그런 뜻인가요?

▶ 이원영 : 네, 보통 경영학에서는 퍼스트 펭귄이 굉장히 용감하고 리스크를 짊어지면서도 뭔가를 만들어나가는 도전적인 이미지가 강한데요. 실제로 생태학적으로 봤을 때 퍼스트 펭귄은 재수 없게 등 떠밀린 애, 그런 성격이 강합니다.

▷ 오태훈 : 누가 나를 뒤에서 밀었어? 이거예요?

▶ 이원영 : 아무도 먼저 떠나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가장 위험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 오태훈 : 펭귄 직접 만나서 연구하다가 위험한 일도 많이 있으셨다면서요?

▶ 이원영 : 네, 뭐 직접적으로 펭귄한테 이렇게 맞기도 하고요.

▷ 오태훈 : 때려요, 걔들이?

▶ 이원영 : 굉장히 세게 때립니다.

▷ 오태훈 : 그냥 어쩌다가 살짝 스친 것도 아니고 힘을 가해서 때려요?

▶ 이원영 : 그렇죠. 왜냐하면 제가 주로 하는 일이 펭귄을 포획해서 펭귄의 몸에다가 어떤 장치를 부착하고 그런 일들인데 아무래도 딱 자기가 번식을 하고 있는 새끼를 키우고 있는 기간에 누가 와서 자기를 건드리니까 굉장히 싫은가 봐요. 그리고 특히나 걔네들은 사람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녀석들이기 때문에.

▷ 오태훈 : 그건 무슨 뜻인가요?

▶ 이원영 : 남극에 사람이 들어가서 활동을 하게 된 건 불과 200년 정도밖에 되지 않거든요.

▷ 오태훈 : 6천만 년 전에도 펭귄이 있었다고 말씀하셨으니까.

▶ 이원영 : 그러니까 펭귄은 굳이 사람을 알아볼 필요도 없고.

▷ 오태훈 : 무섭다고 도망가거나 이것도 없어요?

▶ 이원영 : 그렇죠. 자기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때리고 공격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오태훈 : 아프겠네요.

▶ 이원영 : 예, 아프죠. 정말 가끔씩은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는데요. 그런데 뭐 제가 맞을 짓을 해서 맞는 거니까 괜찮습니다.

▷ 오태훈 : 그러시군요. 0323님, “아이고, 반갑습니다. 도서관에서 연구원님이 쓰신 책 ‘물속을 나는 새’라는 책 본 적이 있습니다.” 김영란님, “목소리 너무 좋으세요. 들려주시는 펭귄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남들이 하기 힘든 일하시니 멋집니다.” 7584님, “펭귄의 먹이가 크릴인데 요즘 영양보조제로 크릴오일이 유행인데 이거 막을 방법이 없나요? 크릴은 펭귄과 고래에게 양보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의견 주셨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답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원영 : 저도 그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고요. 제가 크릴오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크릴오일이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그렇게까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거든요. 그리고 크릴은 아까 이야기하신 것처럼 펭귄이나 고래한테 충분히 양보를 해도 인간은 그 외에 먹을 게 많기 때문에 좀 배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연구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만 혹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구를 살리는 가장 좋은 일은 인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 이원영 : 그렇죠.

▷ 오태훈 : 그런데 인간으로서 나름대로 자연을 보호하고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런데 앞서서 GPS를 단다거나 칩을 펭귄 몸 속에 달고 연구하고 우리는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가 극지연구소 남극에다가 기지도 세우고 이런 것들은 자연을 방해하는 일 같기도 하고 고민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 이원영 : 네, 앞서서 이야기하신 그런 지적들을 저도 많이 좀 느끼는 점이 있는데요. 인간이 가지 않으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인간이 가지 않으면 실제로 남극의 생태계를 알 수 없으니까 보호를 하려면 어쨌든 저희도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되거든요.

▷ 오태훈 : 거기 뭐 있는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놔두면 되는 게 아니군요, 그러니까.

▶ 이원영 : 그렇죠. 알아야지 우리가 살아갈 수 있고 더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방법을 찾으러 가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펭귄의 삶이 인간 때문에 많이 이렇게 위협받거나 훼손되거나 그런 정도인가요?

▶ 이원영 : 네, 저 같은 연구원들이 가서 물론 괴롭히는 것도 좀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미미하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온난화가스라고 하죠. 온난화로 인해 지금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는 그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남극에서 지구온난화 영향을 느껴보셨어요?

▶ 이원영 : 네, 갈 때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어요.

▷ 오태훈 : 아, 1년마다 가면 1년마다 남극이 바뀌고 있어요?
▶ 이원영 : 네, 바뀐 게 정말 눈에 띌 정도로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 오태훈 : 확연하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가요?

▶ 이원영 : 세종과학기지 바로 옆에 마리안 소만이라고 하는 지역이 있는데요. 거기 빙하가 이렇게 덮여 있는 지역인데 그 빙하가 덮여 있는 곳이 1년에 약 한 30m 정도의 속도로 뒤로 후퇴하고 있거든요.

▷ 오태훈 : 30m면 눈으로 확 볼 수 있는 정도잖아요.

▶ 이원영 : 그렇죠. 1년에 30m니까. 그리고 세종과학기지가 지어진 지 이제 30년 정도가 지났는데, 그 사이에 1,500m가 뒤로 물러났거든요.

▷ 오태훈 : 1.5km 아니에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 오태훈 : 그 정도로 빨라요?

▶ 이원영 : 네, 지도를 새로 그려야 돼요.

▷ 오태훈 : 매번?

▶ 이원영 : 네. 그러니까 정말 심각하죠.

▷ 오태훈 : 그러면 진짜 빙하가 없어지거나 남극도 제대로 남극의 기후가 아닐 때가 올 수 있다는 게 머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이원영 : 네, 제가 지난 2020년 1월에도 세종과학기지에 있었는데요. 그때 제가 기지에서 밖으로 나올 때 기온이 영상 10도.

▷ 오태훈 : 남극이?

▶ 이원영 : 네. 그리고 2월에는 아르헨티나 기지가 영상 20도까지 오른 기록이 있어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역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 오태훈 : 전 세계에서 남극이 제일 춥다고 알고 있고 북극이나 이런 데 동토의 땅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계속 영하권으로 알았는데 영상 10도 이렇게도 나오는군요.

▶ 이원영 : 네, 그래서 막 반팔에 반바지 입고 다니는 분들도 있었고요. 정말 저희 연구원들끼리도 굉장히 우려가 많았어요. 정말 심각하구나.

▷ 오태훈 : 5931님, “지금 나오시는 펭귄 전문가분 성함 궁금합니다. 말씀을 정말 잘하시네요.” 펭귄박사로 널리 알려진 동물행동학자십니다.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펭귄이 영화 같은 거 보면 높은 곳에서 사진 찍어놓은 거 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무리들이 이동하는 것 봤거든요. 그런데 많이 펭귄도 줄고 있다면서요, 개체수가?

▶ 이원영 : 네, 개체수가 황제펭귄의 경우에는.

▷ 오태훈 : 황제펭귄이 가장 큰 펭귄인가요?

▶ 이원영 : 네, 맞습니다. 영어로는 Emperor Penguin이라고 부르는데, 지난 한 50년 동안 이미 절반 정도가 급감한 지역도 있었고요. 이런 속도가 계속된다면 한 2100년도에는 약 한 전체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이제라도 뭔가 바뀌어야겠네요.

▶ 이원영 : 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마 멸종의 길을 겪게 될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런데 지구온난화 믿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 이원영 : 미국에 계시죠.

▷ 오태훈 : 트럼프 대통령도 그랬고 그러니까 기후가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고 이렇게 하는 거지 항상 따뜻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좀 답을 주세요.

▶ 이원영 :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논쟁의 거리는 아닌데요. 기후가 예전부터 변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고 변동을 하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온난화는 분명히 인간이 만들어낸 온난화가스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고요. 온도 상승 폭이 너무 빨라서 지난 산업혁명 이후로 벌써 1도 정도가 상승했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더 이상 우리가 변동의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우리가 뭘 해야 됩니까? 너무 먼 이야기 같거든요.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게 내가 뭘 지금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남극의 상황을 바꿀 수 있다거나 펭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해야 되는 게 있다면서요?

▶ 이원영 : 네, 이게 참 쉬운 문제는 아닌데요. 일단 제가 생각했을 때는 투표가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미국 사람들도 지금 투표를 했을 때 이번에 기후 이슈가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었거든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우리는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고요.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바로 다시 가입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이건 기후위기에 대한 하나의 투표였다고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면 펭귄들은 바이든 지지자들이 많겠네요.

▶ 이원영 : 그렇죠. 바이든 지지자보다도 반트럼프인 펭귄이 많았을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러네요. 그리고 또 투표 잘해야 되고 또 뭐 해야 됩니까?

▶ 이원영 : 제 개인적으로 한 가지 결심한 것 중에 하나는 가급적이면 채식 지향을 하자는 겁니다.

▷ 오태훈 : 고기 먹으면 안 돼요?

▶ 이원영 : 안 된다고 말하기는 좀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고기를 소비했을 때 거기서 발생하는 온난화가스가 훨씬 많거든요. 왜냐하면 육류를 키우기 위해서 들어가는 많은 물과 에너지를 생각했을 때 우리가 조금이라도 고기 소비를 줄이고 그 대신에 채소의 소비량을 늘린다면 분명히 온난화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또 뭐 할까요?

▶ 이원영 : 그 외에도 플라스틱 사용이라든지 그리고 또 최근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인터넷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메일 안 읽는 이메일들은 가급적이면 지워라. 왜냐하면 인터넷 서버를 유지하는 데에도.

▷ 오태훈 : 잠깐만요. 펭귄을 도와주기 위해서 안 읽는 이메일을 지우라고요?

▶ 이원영 : 네.

▷ 오태훈 : 저 그거 엄청나게 많거든요. 800개, 900개 어디서 스팸메일 워낙 많이 오니까 방치해놓고 안 지운 거 많았는데.

▶ 이원영 : 네, 메일함을 비우시기만 해도 상당한 양의 온난화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왜 그래요?

▶ 이원영 : 왜냐하면 서버를 유지하는 데에도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메일을 쓰는데 안 읽는 이메일들 때문에 들어가는 서버 유지비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 오태훈 : 그러면 휴지통에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완전 삭제로 해놓으면.

▶ 이원영 : 휴지통 비우기, Shift+Delete를 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리가 이게 무슨 영향이 있겠어라고 하지만 그게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네요, 그러면?

▶ 이원영 : 뭐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에이, 우리는 이미 늦었어 이렇게 손놓고 있기보다는 하나하나라도 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주변에서 잘 찾아보시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청취자 여유당님이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다리 짧은 친구에게 펭귄 다리라고 놀린 적이 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8517님, “지난번에 다큐 인사이드를 보니까 펭귄들의 모성애, 부성애가 대단하던데요.”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정말 그렇습니까?

▶ 이원영 : 네, 특히나 황제펭귄의 부성애는 잘 알려져 있는데요. 황제펭귄은 알을 낳으면 수컷이 발등에다가 올려놓고 약 한 60일 정도를 품어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 오태훈 : 아, 암컷이 품는 게 아니고 수컷이.

▶ 이원영 : 예, 알을 품고 있는 것은 100% 수컷이에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원영 : 네, 그리고 암컷은 바다로 떠납니다, 먹이를 찾으러.

▷ 오태훈 : 아, 먹이 주려고? 그러면 60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알을 품고 있는 거네요, 펭귄의 아버지가.

▶ 이원영 : 예, 그래서 몸무게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 오태훈 : 그리고 엄마가 먹이를 찾아와서.

▶ 이원영 : 그러면 다시 교대를 하고요.

▷ 오태훈 : 펭귄도 그렇군요. 우리가 지금 저희 시사본부에서는 아동학대라든가 이런 거 많이 다루고 있는데, 펭귄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 정말 허용하지 않는 그런 사회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도 그러면 남극 언제 그러면 지금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고 하셨는데, 언제 갈 수 있는 기약이 있을까요?

▶ 이원영 : 어쩌면 올겨울은 어렵다고 생각이 들고요. 만약에 간다면 내년 여름에 북극을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오태훈 : 아이고, 그 무용담이라든가 여러 가지 상황도 듣고 싶은데 시간이 벌써 보내드려야 될 시간이 다돼서 저희가 끝날 때 항상 노래 들으면서 인사드리거든요. 루디스 폴 ‘보이나요’ 청해주셨어요.

▶ 이원영 : 요즘 제가 쌍둥이 아빠가 됐거든요.

▷ 오태훈 : 아유, 축하드립니다.

▶ 이원영 : 감사합니다. 펭귄도 보통 2마리의 새끼를 키우는데 저도 비슷하게 2명의 아빠가 돼서 저녁마다 아이들 목욕을 시키는데 목욕시킬 때 항상 틀어놓는 노래예요.

▷ 오태훈 : 그렇군요. 두 아이의 아빠이자 펭귄박사십니다. 동물행동학자 극지연구소 이원영 선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원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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