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는 대법원으로…민주당 대권후보 구도는?

입력 2020.11.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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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사건' 항소심 판결은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사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일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도 꼽혀온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댓글조작 공모 혐의는 유죄. 어느 한 쪽이 환호하기에는 애매한 판결에, 민주당은 "아쉽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민주당의 대권후보 구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이낙연 "매우 아쉽다"…국민의힘 "당연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번 판결에 "몹시 아쉽다"면서 "대법원의 현면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나올 대법원 판결에서는 '모두 무죄'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판결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에서도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갔지만 끝내 도착하지 못했다"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댓글 여론조작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유린한 중대한 범죄"라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내려진 것을 문제삼았습니다. "1년 10개월 넘도록 시간을 끌며 정권의 눈치를 보던 법원이 '친문(親文)무죄·반문(反文)유죄', '여당무죄·야당유죄'의 잣대를 적용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배 대변인은 또 이번 판결로 김 지사의 불법 행위가 모두 인정됐다며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드루킹' 김동원 씨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해 갈팡질팡하며 결국 '살인 특검', '헛발질 특검' 등 최악의 특검으로 기록된 드루킹 특검의 기소에서 (재판이) 시작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故 노회찬 전 의원이 세상이 떠난 점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경수 판결…민주당 대권후보 구도?

김경수 지사에 대한 법원 판단이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 내년에 있을 민주당의 대권후보 경선 때문입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차기 대권후보 1,2위를 다투는 가운데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른바 '다크호스'로 계속 지목돼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이른바 '친문 적자(嫡子)'인데다, 최근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 등 전국가적인 아젠다를 던지는 '통큰 행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 경우, 현재 이낙연 대표에게 가 있는 이른바 '친문 지지세'가 김 지사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몇달 간 이어오고 있는 '이낙연-이재명' 경쟁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절반의 진실'이라 표현한 이번 판결로 향후 대권후보 구도에 대한 예측도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 "섣부른 예측 어려워…내년까지 지켜봐야"

핵심 친문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시간적으로 김경수 지사가 큰 꿈을 펼치기에는 힘들게 된 상황 아니냐"고 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고, 무죄가 나오더라도 파기환송 재판을 해야하는데, 내년 중후반부터 본격화할 대선 경선에 뛰어들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김경수 지사가 뒤늦게 대선 경선에 등장하더라도 양강(이낙연-이재명) 사이에서 의미있는 뭔가를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내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가 어렵다면, '친문 표심'은 어디로 움직일까?

민주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다른 의원은 "'친문 유권자'들은 일단 지켜볼 것"이라며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외에 정세균 총리도 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경선 참여 가능성이 있으니 지지세는 분화된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아쉬운 건, 김경수라는 변수가 사라져서 민주당 대권후보 경선의 '재미 요소'가 사라진 점이라고 했습니다. "이낙연 대 이재명 구도는 내년이 되면 식상해질 수 있고, 정세균 총리나 추미애 장관은 대중에게 신선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고 경상도를 대표하는 김경수 지사가 경선에 참여를 한다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분석들 가운데에서도 공통된 의견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경수 지사의 대법원 판결부터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여론의 움직임, 민주당 내 또 다른 후보의 등장 가능성 등 아직은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친문'을 포함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국 본선에서 누가 경쟁력이 있느냐를 중심으로 사고할 것이다. 지금은 '친문'이 누가 더 좋다, 누구는 싫다고 하지만, 내년에 보니 '그 사람은 도저히 경쟁력이 안 되겠다'고 하면 다른 쪽으로 급격히 붙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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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는 대법원으로…민주당 대권후보 구도는?
    • 입력 2020-11-06 18:19:51
    취재K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사건' 항소심 판결은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사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일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도 꼽혀온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댓글조작 공모 혐의는 유죄. 어느 한 쪽이 환호하기에는 애매한 판결에, 민주당은 "아쉽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민주당의 대권후보 구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이낙연 "매우 아쉽다"…국민의힘 "당연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번 판결에 "몹시 아쉽다"면서 "대법원의 현면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나올 대법원 판결에서는 '모두 무죄'를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판결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에서도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갔지만 끝내 도착하지 못했다"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댓글 여론조작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유린한 중대한 범죄"라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내려진 것을 문제삼았습니다. "1년 10개월 넘도록 시간을 끌며 정권의 눈치를 보던 법원이 '친문(親文)무죄·반문(反文)유죄', '여당무죄·야당유죄'의 잣대를 적용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배 대변인은 또 이번 판결로 김 지사의 불법 행위가 모두 인정됐다며 "이제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드루킹' 김동원 씨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해 갈팡질팡하며 결국 '살인 특검', '헛발질 특검' 등 최악의 특검으로 기록된 드루킹 특검의 기소에서 (재판이) 시작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 수사 과정에서 故 노회찬 전 의원이 세상이 떠난 점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경수 판결…민주당 대권후보 구도?

김경수 지사에 대한 법원 판단이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 내년에 있을 민주당의 대권후보 경선 때문입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차기 대권후보 1,2위를 다투는 가운데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른바 '다크호스'로 계속 지목돼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이른바 '친문 적자(嫡子)'인데다, 최근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 등 전국가적인 아젠다를 던지는 '통큰 행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 경우, 현재 이낙연 대표에게 가 있는 이른바 '친문 지지세'가 김 지사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몇달 간 이어오고 있는 '이낙연-이재명' 경쟁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절반의 진실'이라 표현한 이번 판결로 향후 대권후보 구도에 대한 예측도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 "섣부른 예측 어려워…내년까지 지켜봐야"

핵심 친문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시간적으로 김경수 지사가 큰 꿈을 펼치기에는 힘들게 된 상황 아니냐"고 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고, 무죄가 나오더라도 파기환송 재판을 해야하는데, 내년 중후반부터 본격화할 대선 경선에 뛰어들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김경수 지사가 뒤늦게 대선 경선에 등장하더라도 양강(이낙연-이재명) 사이에서 의미있는 뭔가를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내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가 어렵다면, '친문 표심'은 어디로 움직일까?

민주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다른 의원은 "'친문 유권자'들은 일단 지켜볼 것"이라며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외에 정세균 총리도 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경선 참여 가능성이 있으니 지지세는 분화된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아쉬운 건, 김경수라는 변수가 사라져서 민주당 대권후보 경선의 '재미 요소'가 사라진 점이라고 했습니다. "이낙연 대 이재명 구도는 내년이 되면 식상해질 수 있고, 정세균 총리나 추미애 장관은 대중에게 신선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고 경상도를 대표하는 김경수 지사가 경선에 참여를 한다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분석들 가운데에서도 공통된 의견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경수 지사의 대법원 판결부터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여론의 움직임, 민주당 내 또 다른 후보의 등장 가능성 등 아직은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친문'을 포함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국 본선에서 누가 경쟁력이 있느냐를 중심으로 사고할 것이다. 지금은 '친문'이 누가 더 좋다, 누구는 싫다고 하지만, 내년에 보니 '그 사람은 도저히 경쟁력이 안 되겠다'고 하면 다른 쪽으로 급격히 붙을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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