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요구에 월세 이면계약…곳곳에서 마찰

입력 2020.11.06 (21:43) 수정 2020.11.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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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0.1입니다.

100을 넘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인데, 조사 이래 가장 높습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 연속 상승했고, 전국적으로 봐도 오름세입니다.

한 달 전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정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 "특출난 대책이 있으면 벌써 정부가 다 했겠죠. 그러나 추가적으로 하여튼 할 수 있는 최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전세가 귀해지자 세입자는 이사를 갈 테니 위로금을 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하거나, 집주인은 계약서에도 없는 월세를 요구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이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김 모씨는 살던 집을 전세 놓고 직장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계약 당시 세입자에게 곧 집을 팔겠다고 했고, 세입자도 계약이 끝나면 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을 팔려고 내놓자 세입자가 갑자기 이사비를 요구했습니다.

[김○○/집주인/음성변조 : "중개사가 연락이 가면 집 좀 보여줄 수 있으세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아니 이사비 당연히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러는 거예요."]

계속 살 마음이 없는데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사비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김○○/집주인/음성변조 : "중개사 하는 분이 딱 그래요. '사모님 세 껴있는 집은 요즘에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세입자도 이걸 다 아니까 당당하게 아무렇지 않게 이사비를 요구를 해요."]

전세난에 어려움을 겪는 건 세입자도 마찬가집니다.

이 모 씨는 내년 1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최근 계약 갱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은 계약서에 쓰지 않고 매달 50만 원씩 월세를 추가로 달라고 맞받았습니다.

'이면계약'을 요구한 겁니다.

그러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들을 실거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세입자 : "통화할 때마다 현재 전세 시세에 대한 얘기를 계속 언급하셨고요. 월세에 대한 부분도 계속 직접적으로 언급하시는 걸 보면 실제 거주가 맞나라고 하는 의심이 계속 드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된 전·월세 관련 상담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늘었습니다.

전세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임대차 시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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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비 요구에 월세 이면계약…곳곳에서 마찰
    • 입력 2020-11-06 21:43:02
    • 수정2020-11-07 07: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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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0.1입니다.

100을 넘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인데, 조사 이래 가장 높습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 연속 상승했고, 전국적으로 봐도 오름세입니다.

한 달 전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정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홍남기/경제부총리 : "특출난 대책이 있으면 벌써 정부가 다 했겠죠. 그러나 추가적으로 하여튼 할 수 있는 최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전세가 귀해지자 세입자는 이사를 갈 테니 위로금을 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하거나, 집주인은 계약서에도 없는 월세를 요구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이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김 모씨는 살던 집을 전세 놓고 직장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계약 당시 세입자에게 곧 집을 팔겠다고 했고, 세입자도 계약이 끝나면 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을 팔려고 내놓자 세입자가 갑자기 이사비를 요구했습니다.

[김○○/집주인/음성변조 : "중개사가 연락이 가면 집 좀 보여줄 수 있으세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아니 이사비 당연히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러는 거예요."]

계속 살 마음이 없는데도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사비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김○○/집주인/음성변조 : "중개사 하는 분이 딱 그래요. '사모님 세 껴있는 집은 요즘에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세입자도 이걸 다 아니까 당당하게 아무렇지 않게 이사비를 요구를 해요."]

전세난에 어려움을 겪는 건 세입자도 마찬가집니다.

이 모 씨는 내년 1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최근 계약 갱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은 계약서에 쓰지 않고 매달 50만 원씩 월세를 추가로 달라고 맞받았습니다.

'이면계약'을 요구한 겁니다.

그러면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들을 실거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세입자 : "통화할 때마다 현재 전세 시세에 대한 얘기를 계속 언급하셨고요. 월세에 대한 부분도 계속 직접적으로 언급하시는 걸 보면 실제 거주가 맞나라고 하는 의심이 계속 드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접수된 전·월세 관련 상담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넘게 늘었습니다.

전세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임대차 시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양의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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