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이금희 아나운서, “노무현은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건희는 그냥 회장님·노회찬은 정말 좋아했던 분”

입력 2020.11.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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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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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째 대학 강단에서 만나는 청년들, 연애는 뒷전이고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취업
- 대학입시와 취업 위해 마라톤처럼 뛰어 온 청년들, 기성세대가 미안해해야
- 자발적으로 ‘아싸’ 되는 청년들, 취업 걱정에 인간관계는 뒷전
- 지금은 마라톤 완주한 청년들에게 운동화 끈 매고 다시 뛰라는 사회
- 노무현은 시대를 앞서가신 분, 지금 시대에 계셨다면 잘 어울렸을 사람
- 아침마당서 18년 동안 2만 4천명 이상 인터뷰, 세상은 더 넓어졌고 사람은 더 외로워져
-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은 라디오DJ, 출연료 내며 하고 싶은 적도 많아
- 시대 변화에 맞게 유튜브에도 도전, 새로운 모습 보이고 싶어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11일 (화) 17:25~17:4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이금희 아나운서


◆이금희: 오늘도 진우 씨는 생방 5분 전 칼같이 스튜디오에 들어옵니다. 청취자들이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죠. 유튜브 댓글창은 이미 환영 인사로 가득합니다. 사나이 진우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요? 그나저나 댓글을 보던 진우 씨 괜히 멋쩍은지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더니 옆머리를 귀 옆으로 단정히 꽂아넣습니다. 그런데 우리 진우 씨 갑자기 분주해 보이네요. 일어났다 앉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대체 누가 오는 걸까요?

◇주진우: 오늘 <훅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이분입니다. 이금희 아나운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금희: 안녕하세요.

◇주진우: 특별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했습니다.

◆이금희: 주라극장을 한번 해봤습니다.

◇주진우: 네,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인간극장에서 이거 하신 거죠?

◆이금희: 오랫동안 했죠, 9년 정도.

◇주진우: 지금은 안 하세요?

◆이금희: 지금은 안 한 지가 한 9년도 넘은 것 같아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네, 아직도 한다고 알고 계신 분도 많아요.

◇주진우: 네, 인간극장은 이금희가 하는 줄 알죠, 다.

◆이금희: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후배한테 미안해지죠.

◇주진우: 그래요? 죄송합니다.

◆이금희: 아닙니다.

◇주진우: 아무튼 이 시대의 명 MC, 명 진행자, 명 DJ 이금희 씨를 모셔다가 제가 인터뷰를 합니다. 참 멋쩍습니다. 제가 참... 지금은 <사랑하기 좋은 날> 하시죠?

◆이금희: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지금 밖에 우리 제작진이 와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언급을 해주셔야 해요, PD님, 작가님 오셨기 때문에.

◇주진우: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주인공 이금희 씨 모셔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에 방송에 나와서 랩하시고 춤추셨다면서요.

◆이금희: 한 이틀 됐어요.

◇주진우: 이틀이요? 괜찮으셨어요?

◆이금희: 뭐 저는 재미있었고요.

◇주진우: 재미있어요?

◆이금희: 네, 보시는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주진우: 보는 사람도 재미있었겠죠.

◆이금희: 재미있으면 됐죠, 뭐.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주진우: 그러니까요. 지금 그런데 예능은 처음이셨을 거고 아침마당 MC시죠?

◆이금희: 아침마당 MC를 2016년 6월까지 했고요.

◇주진우: 아침마당도 다 하는 줄 알았는데.

◆이금희: 아침마당을 그만둔 지가 4년하고 한 5개월 됐네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인간극장도 지금은 안 하시고요?

◆이금희: 네, 안 하고 있죠.

◇주진우: <사랑하기 좋은 날>만 하세요?

◆이금희: 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하고 있고요. 너튜브를 얼마 전에 시작했어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책 관련해서 책 읽어드리고 리뷰하고 작가님들 모셔서. 나중에 주진우 기자님도 책 내시면 한번 모실게요.

◇주진우: 책 읽고 그렇습니까?

◆이금희: 네, 북토크하고 그런 채널이에요.

◇주진우: 6955님이 “와, 여왕님” 이렇게 하는데 여왕님이라고 불리십니까?

◆이금희: 처음 들어봤어요. 태어나서 처음.

◇주진우: 그래요? 여왕벌 이렇게 안 불리셨어요?

◆이금희: 벌 같지는 않은데, 제가.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그렇게 날 것 같지는 않잖아요, 좀 무거워 보여서.

◇주진우: 아니요. 잘 날 것 같아요, 방긋방긋 웃으시면서. 숙명여대에서 강의도 하시죠?

◆이금희: 네, 꽤 오래 했습니다.

◇주진우: 지금도 하시죠?

◆이금희: 22년째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요즘 그러면 청년들 계속 만나죠?

◆이금희: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비대면 수업으로 1학기, 2학기. 지금 거의 2학기 막바지인데요. 한 5주 정도 남았는데 못 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기말시험이라도 좀 대면으로 치르고 싶은데 상황이 좋아져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올해는 못 봤지만 계속해서 청년들과 후배들과 만나왔죠.

◇주진우: 아니, 그러니까요. 그런데 우리 교수님이 이금희 선생이셔 이렇게 해서 생각했는데 못 보니까 좀 안타깝네요. 요즘 청년들은 고민이 뭐예요?

◆이금희: 뭐일 것 같아요?

◇주진우: 연애. 뭐 연애.

◆이금희: 그건 주진우 기자 젊은 시절이고요. 요즘은 연애 고민은 고민 축에도 속하지 못합니다.

◇주진우: 아니, 연애해야죠, 젊은이들이.

◆이금희: 연애 같은 거 관심 없고요.

◇주진우: 관심이 없어요?

◆이금희: 네, 연애 이야기하는 청년들은 제가 22년 동안 학교에서 수업하면서 지난 15년간 학생들하고 1:1 면담, 1:1 티타임을 한 1,500명 정도하고 해봤거든요. 연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예요. 요즘은 취업이 무조건 고민입니다.

◇주진우: 취업이요?

◆이금희: 네, 대학교 1학년 1학기잖아요. 그러면 입학한 지 한 한 달 정도 된 4월 정도 저를 만나면 그때부터 취업 걱정을 하는 거예요.

◇주진우: 대학교 1학년이요?

◆이금희: 1학년 1학기 때부터요. 그래서 이런 걱정을 해요. 동아리를 뭘 들어야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영어 동아리를 들까요? 아니면 해외로 봉사 가는 동아리를 들까요? 뭘 들어야 나중에 취업할 때 자기소개서에 한 줄이라도 쓸 수 있는지 이런 걸 고민해요, 1학년 1학기 때부터.

◇주진우: 그래요? 조금 안타깝네요.

◆이금희: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고 정말 학점 0.1점에 벌벌벌벌 떱니다. 손을 떨고요. 그러니까 수업도 저는 팀플레이 이런 걸 좋아해서 여럿이 같이 팀을 이뤄서 발표하고 이런 걸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과목은 인기가 없어요, 왜냐하면 너무 힘드니까. 준비할 게 많고 겪어야 할 게 많으니까 그냥 열심히 따라하기만 하면 학점 잘 나오는 그런 과목이 인기가 있어요.

◇주진우: 청년들이 꿈꿔야 하는데, 연애해야 하는데.

◆이금희: 꿈이 공무원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만든 우리 어른들이 정말 너무 미안하고요. 아마 이 방송 듣고 계신 분들도 유튜브로 보고 계신 분들 중에는 대학생 정도 되는 자녀들을 키우는 어머니, 아버지들이 많으실 텐데 제일 이해 못하시는 게 아마 이걸 거예요. 왜 그렇게 휴학을 해? 요즘 대학생들은 휴학이 필수입니다.

◇주진우: 휴학을 안 한 친구들을 본 적이 없어요.

◆이금희: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때는 남자들은 군대 가려고 휴학하고 아니면 몸이 아프거나 해야 하는 거였잖아요, 좀 특별한 경우 군대 안 가는 경우. 그런데 요즘은 휴학이 그냥 필수예요. 왜냐하면 우리 학생들이 너무 지쳤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혹은 심한 경우는 유치원 때부터 대학만 바라보고 뛰어온 거예요.

◇주진우: 그렇죠. 대학만 가면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학 간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게 없어요.

◆이금희: 대학에 오니까 그때부터 또 시작인 거예요. 취업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로 학생들이 힘드냐 하면 왜 42.195km 마라톤을 뛰었어요. 그리고 골인을 했어요. 그리고 지쳐서 그냥 운동장에 누운 거예요. 그런 상태가 우리 대학생들 상태라고 보시면 되고요. 거기다 대고 왜 휴학을 해? 빨리 일어나서 지금 취업 준비하고 빨리 졸업하고 빨리 취업해야지 하는 건 쓰러져 있는 마라토너한테 벌떡 일어나서 빨리 운동화끈 다시 조여매고 다시 더 큰 대회에 나가야지라고 말하는 거하고 똑같아요.

◇주진우: 그러면 부모님들은 그리고 기성 세대는 청년들한테 뭐라고 해야 합니까?

◆이금희: 청년들한테 일단 미안해해야죠.

◇주진우: 미안하죠.

◆이금희: 미안하죠.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사실 우리는 대학 갈 때 주진우 기자도 좀 엇비슷한 세대니까 아시겠지만 대학 진학률이 한 30% 내외였거든요.

◇주진우: 네, 제 친구들은 거의 대학 못 갔어요.

◆이금희: 대학 못 간 사람들이 많았고 대학 가려는 사람들 사이의 경쟁률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치열하지는 않았다고요. 그런데 지금은 대학 진학률이 90%에 육박합니다. 언뜻 수치만 비교해 봐도 엄청나게 3배쯤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려고 하니까 경쟁률이 얼마나 치열하겠어요. KBS를 예로 들어서 입사시험을 보더라도 저희 때만 하더라도 너무 옛날이야기라 죄송하지만 아나운서 경쟁률 치열하다 해도 한 200:1 정도였는데요. 요즘은 1,000:1, 2,000:1이에요. 이런 환경을 만들었잖아요.

◇주진우: 200:1이나 1,000:1이나 힘들기는.

◆이금희: 다르죠. 2,000:1이면 2천 명 여기 세워놔보세요. 그중에 1명을 어떻게 뽑냐고요. 그건 정말 너무나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이죠.

◇주진우: 그러니까요.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굉장히 개인적으로는 반대입니다.

◆이금희: 저도요. 너무 안타까워요. 저는 그걸 보면 너무 속상해요. 왜냐하면 전에도 오디션이라는 건 있었지만 TV 카메라 밖에서 이루어졌고 그 회사 관계자 한 50여 명 앞에서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우리 할머니가 편찮으세요.” “제가 너무나 힘들었어요” 이런 걸 다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보여주고. 저는 더군다나 그 청년들이 바들바들 떠는 걸 보면 너무 미안하고 저걸 왜 우리가 봐야 하나. 그걸 보면 막 너무 속상해요.

◇주진우: 그러니까요. 떨어지면 울고.

◆이금희: 그러니까.

◇주진우: 안 보는 사이에 청년을 위한 고민을 하고 계셨네요. 강명희 님께서 “금희 언니가 시사 채널에는 어인 일인가요.“ 저희가 시사 프로그램인데.

◆이금희: 저는 사실 제 주변에 주진우 기자님 팬이 정말 많아서 제가 오늘 여기 나간다고 하니까 다른 데 나갈 때는 그런 반응이 없었는데 난리가 났어요. 주진우 기자를 직접 보냐며. 어떻게 사인이라도 받아가야 할 판이에요. 정말 팬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주진우: 제가 조금 있습니다, 조금.

◆이금희: 아니, 많아요.

◇주진우: 화신 님께서 ”내가 하는 모든 게 평가받는 사회 이런 거 싫어요.“ 이야기하는데 그렇습니다. 근희 님이 ”IMF 이후에는 다 그렇지 않나요? 주 기자님은 어디서 사신 건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저는 사실은 대학교 4년이 합법적으로 부모님한테 돈을 받고 좀 더 놀아보겠다, 다른 거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겠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아예 조금 다른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저는 좀 비교할 대상은 아닌데 아무튼 요새 청년들한테는 미안함이 큽니다.

◆이금희: 정말 그렇습니다.

◇주진우: 송문방 님께서도 ”어른들, 고위 관료, 정치인들 각성해야 합니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후배들에게서 빚내서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금희: 맞습니다.

◇주진우: 그렇죠. 자연환경도 우리가 또 훼손하면서요.

◆이금희: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너무 후손들, 미래 세대들한테 미안한 세대인 거예요.

◇주진우: 5374님께서 ”코로나19 덕분에 주말이면 인간극장 시리즈로 보느라고 하루가 훌쩍 지나버리고는 했는데 반갑습니다. 혹시 그런데 뭐 정치하실 생각 없으신지요.“ 이거 물어봅니다.

◆이금희: 제가 의외로 학부 전공이 정치외교이기는 해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네, 그런데 저희 때는 왜 그런 별칭이 있었잖아요. 정치외면학과다. 제가 정알못, 경알못이어서요. 정치도 모르고 경제도 모르고.

◇주진우: 현재 지금 인간 이금희의 고민은 뭡니까?

◆이금희: 솔직하게 말해도 됩니까?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니까 자꾸 편찮으셔서 너무 걱정이 돼요, 속상하고.

◇주진우: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이금희: 네, 진짜로 속상해요.

◇주진우: 걱정할 게 더 많아집니다, 주변 사람 등. 청년 때는 나만 어찌 공부하고 나만 잘 있으면 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렇죠.

◆이금희: 아니, 정말 요즘 청년 이야기 한 번만 더 해도 될까요? 요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아사가 돼요, 아웃사이더. 우리 때는 아웃사이더라고 할지라도 그걸 밝힐 것 같지 않잖아요. 그런데 자발적으로 ”저는 아사예요”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고 다니는 청년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같이 다니면 너무 신경 쓸 게 많잖아요. 그리고 강의도 혼자 듣고 밥도 혼자 먹고.

◇주진우: 혼자 다니더라고요.

◆이금희: 다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경우 그렇고 심지어 어떤 언론사에 시험을 3번 봤는데 3번 다 붙은 그쪽에서는 정말 취업의 신 이렇게 소문난 후배가 있어요. 그 후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대요. “나는 언론사 공채 준비를 할 때 전화번호를 아예 바꿔버렸다. 그래서 모든 인간 관계를 끊고 공부만 했다. 그게 합격의 비결이다.” 이런 식으로 아마 그 이야기가 돌았나 봐요.

◇주진우: 그런데 그래서 취업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관계잖아요, 삶이.

◆이금희: 그건 우리 생각이고요. 당장 취업을 해야 하는데.

◇주진우: 그것도 잘못된 거구나.

◆이금희: 잘못된 게 아니라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 절박한 거예요. 인간관계도 다음이고 심지어 좀 심한 경우 저는 몇 년 전인데요. 타교 학생이 가끔 제 수업 들으러 오거든요. 멀쩡하고 예쁜데 생니를 뽑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러냐 했더니 화면에 예쁘게 나오려고. 그래서 제가 제발 그러지 마라. 그런데 저랑 제 수업 듣고 그 학기 지나고 나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주진우: 뽑았을까요?

◆이금희: 제발 안 뽑았기를 바랍니다.

◇주진우: 유튜브에서도 책 이야기하고 이런 청년 이야기합니까?

◆이금희: 청년 이야기도 해보려고요. 내일부터 라이브 방송을 시작해서.

◇주진우: 내일부터요?

◆이금희: 네, 고민 상담 같은 거 좀 해보려고요.

◇주진우: 유튜브가 쉽지 않은데 특별히 이렇게 KBS 아나운서로 계속 했고 자기 프로그램에 있었는데 기존 공중파나 다른 방송을 통해서 하면 될 텐데.

◆이금희: 네, 저는 그것도 할 거고요. 그런데 환경이 엄청 변화하고 있다는 거 느끼시죠? 지금 하시잖아요.

◇주진우: 네, 저도 열었어요.

◆이금희: 저도 그래서 가끔 일요일 같은 때 보거든요, 집에서 이렇게 하시는 거. 칠판 놓고 막 설명하시는 거 가끔 보는데 그러지 않고서는 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대인 거예요.

◇주진우: 시대가?

◆이금희: 네, 저도 그래서 그 시대에 좀 뒤따라가는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 마음이에요.

◇주진우: 새로운 도전인데.

◆이금희: 저는 재미있어요.

◇주진우: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5867님 “이금희는 건들지 마라. 정치라니요. 이 시대의 보물은 남겨서 후대에 빛이 돼야죠. 건들지 맙시다.” 이야기하는데 아니, 지금 정치자분들께서 정치하면 좋겠다, 아니다 자기네들끼리 지금 배틀하고 있습니다.

◆이금희: 정말요? 제발 좀 안 하게 해주세요.

◇주진우: 이 시대의 사회자인데 이금희 아나운서를 좋아하던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사회자로 이렇게 어떤 행사에 갔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던 사회자인데 좀...

◆이금희: 왜 그러세요, 갑자기 가슴 아프게.

◇주진우: 아니요,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다 혹시 이런 생각이 남으십니까?

◆이금희: 지금 이 시대에 계셨더라면 정말 이 시대하고 잘 어울리셨을 텐데 너무 앞서가셨던 분 그래서 너무 속상한 분. 우리가 속상한 그런 분.

◇주진우: 이건희 회장은 어떤 사람이었어요?

◆이금희: 그분은 저는 사회를 보면서 한 몇 번 이렇게 먼 발치에서 뵀는데요. 저하고 뭐 특별히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그냥 회장님?

◇주진우: 그래요? 기억에 남는 분, 내가 어디 가서 봤는데 이 사람 특이해 그런 사람도 있습니까?

◆이금희: 노회찬 의원.

◇주진우: 노회찬 의원?

◆이금희: 제가 정말 좋아했던 분.

◇주진우: 노회찬 의원. 그래서 노회찬 의원 행사는 지금도 하셨죠? 9988님이 “이금희 선생님, 청년들에게 안타까움을 이야기하시는데 눈물 납니다. 현재 우리들이네요. 이 방송 계속 나와주셔서 더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방송이든.” 이야기합니다. 유튜브에서 많이 이야기한답니다. 그리고 또 저쪽에서 <사랑하기 좋은 날> 에서 이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청년들의 고민 이야기하셨는데 어른이들, 어른들의 고민도 많습니다.

◆이금희: 그럼요.

◇주진우: 그렇죠?

◆이금희: 제가 정말 느끼는 건 제가 꽤 오래 방송을 했고 또 아까 말씀하신 아침 프로그램에서 한 2만 3,400명 정도를 인터뷰했더라고요.

◇주진우: 2만 3,400명.

◆이금희: 저는 세어보지 않았는데 저희 담당 후배 PD님이 그걸 한번 계산해봤더니 제가 한 4,500일 동안 2만 3,400명 정도를 만났대요. 그런데 정말 느끼는 건 세상은 넓고 그리고 사람은 참 많다. 그리고 세상은 더 넓어졌고 사람은 더 외로워졌다.

◇주진우: 그러네요. 세상은 넓고 더 외로워졌습니다. 오부치 님이 “이금희를 사랑하기 좋은 날” 이렇게 했습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이금희를 사랑하기 좋은 날입니다. 라디오 DJ 하면 라디오 DJ는 또 숨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이금희: 그렇죠.

◇주진우: 그렇죠?

◆이금희: 네, 그냥 내가 다 보이죠. 정말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제가 제일 잘한 일은 라디오 DJ 한 일 것 같아요. 저는 심지어 예전에는 어떤 생각도 했냐 하면 우리가 출연료를 받잖아요. 그런데 이 일이 너무 좋아서 ‘나는 돈을 내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받다니. 나는 내가 돈을 내야 하는 거 아닐까?’ 너무 좋아서.

◇주진우: 그런데 <사랑하기 좋은 날> 제가 가끔 들어보면 하소연하려고, 공감하려고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나는 뭐 하고 싶어요.’를 DJ한테 다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고통이 좀 고스란히 이렇게 전달되는 것 때문에 괴롭기도 할 것 같아요.

◆이금희: 제가 참 그게 직업적으로 훈련이 된 것 같은데 그 순간은 막 아파요. 저는 사실 뉴스 보면서 많이 울어요. 그래서 뉴스 보는 게 너무 힘들어요. 너무 속상한 사연 나오면 같이 막 울고 특히 아이들이 고통받는 걸 보면 너무 화도 나고 너무 아파서.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 방송이 끝나면 저는 꼭 손을 씻거든요? 그러면서 이렇게 다 지워져요.

◇주진우: 손 씻으면요?

◆이금희: 네, 저는 그렇게 되던데요.

◇주진우: 이거 고수들은 좀 다르구나. 그렇군요.

◆이금희: 그러니까 오래 가져가지 않으려고 해요,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진우: 5867님이 “두 분이서 하고 계신 프로그램을 바꿔서 해보는 것은 어떤지.”

◆이금희: 좋아요. 우리 해요, 이거.

◇주진우: “1개 프로그램은 사라질 듯. 누구일까요?” 이야기하는데요.

◆이금희: 그건 아니지만.

◇주진우: 그렇죠. 그러면 안 되죠.

◆이금희: 주진우 기자님이 한번 저희 <사랑하기 좋은 날>에 나오셔서 DJ 한번 하시고 제가 한번 <주진우 라이브>의 <이금희 라이브>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진우: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주 님이 “인터뷰 다 들으면 <사랑하기 좋은 날>로 바꿔서 들을래요. 주디 미안해요. 이경주 님 그렇게 하면 안 돼. 어? 좋게 못 끝나요, 그런 식으로 하면.

◆이금희: 초대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주 다른 분이시네요. 고맙습니다. 원래 이렇게 좀 약간 부산하시군요.

◇주진우: 네, 주의산만, 정서불안.

◆이금희: 정말. 어려서부터 그러셨어요?

◇주진우: 어렸을 때부터 그랬죠.

◆이금희: 그렇죠? 그런데 어려서부터 세상에 관심이 되게 많았죠? 호기심 많고.

◇주진우: 그렇죠. 세상에 또 특별히 지나가다 누가 두들겨맞거나 그러면 못 참아서 어렸을 때 많이 맞았습니다.

◆이금희: 그래서 지금은 맷집이 생겨서 맞는 거나 이렇게 지탄 받고 비난 받고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닌.

◇주진우: 아니요. 저는 많이 아파요.

◆이금희: 아프세요?

◇주진우: 네.

◆이금희: 제발 건강하시고 조심하시고, 제발.

◇주진우: 제가 드릴 말씀입니다. 건강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한테 좋은 방송 남겨주십시오. 지금까지 <사랑하기 좋은 날> DJ 그리고 유튜브 <마이금희> 진행자 이금희 아나운서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희: 벌써 가야 하나요?

◇주진우: 아니, 생방송 해서 가셔야 한대요.

◆이금희: 너무 아쉽네요.

◇주진우: 또 뵙겠습니다.

◆이금희: <주진우 라이브> 청취자 그리고 유튜브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반가웠습니다. 주진우 기자님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주진우: 네, 또 뵙겠습니다. 그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선후배들을 자주 챙겨줘요. 그래서 마지막에 제가 이금희 아나운서를 봤을 때가 저희가 파업하고 있는데 떡을 싸들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막 먹이려고 그래. 좀 먹어, 먹어. 항상 후배들을 챙기는데 주변 사람을 챙기는 그런 이금희 아나운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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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우 라이브] 이금희 아나운서, “노무현은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건희는 그냥 회장님·노회찬은 정말 좋아했던 분”
    • 입력 2020-11-10 19:30:49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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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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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째 대학 강단에서 만나는 청년들, 연애는 뒷전이고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취업
- 대학입시와 취업 위해 마라톤처럼 뛰어 온 청년들, 기성세대가 미안해해야
- 자발적으로 ‘아싸’ 되는 청년들, 취업 걱정에 인간관계는 뒷전
- 지금은 마라톤 완주한 청년들에게 운동화 끈 매고 다시 뛰라는 사회
- 노무현은 시대를 앞서가신 분, 지금 시대에 계셨다면 잘 어울렸을 사람
- 아침마당서 18년 동안 2만 4천명 이상 인터뷰, 세상은 더 넓어졌고 사람은 더 외로워져
-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은 라디오DJ, 출연료 내며 하고 싶은 적도 많아
- 시대 변화에 맞게 유튜브에도 도전, 새로운 모습 보이고 싶어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11일 (화) 17:25~17:4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이금희 아나운서


◆이금희: 오늘도 진우 씨는 생방 5분 전 칼같이 스튜디오에 들어옵니다. 청취자들이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죠. 유튜브 댓글창은 이미 환영 인사로 가득합니다. 사나이 진우 씨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요? 그나저나 댓글을 보던 진우 씨 괜히 멋쩍은지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더니 옆머리를 귀 옆으로 단정히 꽂아넣습니다. 그런데 우리 진우 씨 갑자기 분주해 보이네요. 일어났다 앉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대체 누가 오는 걸까요?

◇주진우: 오늘 <훅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이분입니다. 이금희 아나운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금희: 안녕하세요.

◇주진우: 특별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했습니다.

◆이금희: 주라극장을 한번 해봤습니다.

◇주진우: 네,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인간극장에서 이거 하신 거죠?

◆이금희: 오랫동안 했죠, 9년 정도.

◇주진우: 지금은 안 하세요?

◆이금희: 지금은 안 한 지가 한 9년도 넘은 것 같아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네, 아직도 한다고 알고 계신 분도 많아요.

◇주진우: 네, 인간극장은 이금희가 하는 줄 알죠, 다.

◆이금희: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후배한테 미안해지죠.

◇주진우: 그래요? 죄송합니다.

◆이금희: 아닙니다.

◇주진우: 아무튼 이 시대의 명 MC, 명 진행자, 명 DJ 이금희 씨를 모셔다가 제가 인터뷰를 합니다. 참 멋쩍습니다. 제가 참... 지금은 <사랑하기 좋은 날> 하시죠?

◆이금희: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지금 밖에 우리 제작진이 와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언급을 해주셔야 해요, PD님, 작가님 오셨기 때문에.

◇주진우: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주인공 이금희 씨 모셔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에 방송에 나와서 랩하시고 춤추셨다면서요.

◆이금희: 한 이틀 됐어요.

◇주진우: 이틀이요? 괜찮으셨어요?

◆이금희: 뭐 저는 재미있었고요.

◇주진우: 재미있어요?

◆이금희: 네, 보시는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주진우: 보는 사람도 재미있었겠죠.

◆이금희: 재미있으면 됐죠, 뭐.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주진우: 그러니까요. 지금 그런데 예능은 처음이셨을 거고 아침마당 MC시죠?

◆이금희: 아침마당 MC를 2016년 6월까지 했고요.

◇주진우: 아침마당도 다 하는 줄 알았는데.

◆이금희: 아침마당을 그만둔 지가 4년하고 한 5개월 됐네요.

◇주진우: 알겠습니다. 인간극장도 지금은 안 하시고요?

◆이금희: 네, 안 하고 있죠.

◇주진우: <사랑하기 좋은 날>만 하세요?

◆이금희: 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 하고 있고요. 너튜브를 얼마 전에 시작했어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책 관련해서 책 읽어드리고 리뷰하고 작가님들 모셔서. 나중에 주진우 기자님도 책 내시면 한번 모실게요.

◇주진우: 책 읽고 그렇습니까?

◆이금희: 네, 북토크하고 그런 채널이에요.

◇주진우: 6955님이 “와, 여왕님” 이렇게 하는데 여왕님이라고 불리십니까?

◆이금희: 처음 들어봤어요. 태어나서 처음.

◇주진우: 그래요? 여왕벌 이렇게 안 불리셨어요?

◆이금희: 벌 같지는 않은데, 제가.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그렇게 날 것 같지는 않잖아요, 좀 무거워 보여서.

◇주진우: 아니요. 잘 날 것 같아요, 방긋방긋 웃으시면서. 숙명여대에서 강의도 하시죠?

◆이금희: 네, 꽤 오래 했습니다.

◇주진우: 지금도 하시죠?

◆이금희: 22년째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진우: 요즘 그러면 청년들 계속 만나죠?

◆이금희: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비대면 수업으로 1학기, 2학기. 지금 거의 2학기 막바지인데요. 한 5주 정도 남았는데 못 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기말시험이라도 좀 대면으로 치르고 싶은데 상황이 좋아져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올해는 못 봤지만 계속해서 청년들과 후배들과 만나왔죠.

◇주진우: 아니, 그러니까요. 그런데 우리 교수님이 이금희 선생이셔 이렇게 해서 생각했는데 못 보니까 좀 안타깝네요. 요즘 청년들은 고민이 뭐예요?

◆이금희: 뭐일 것 같아요?

◇주진우: 연애. 뭐 연애.

◆이금희: 그건 주진우 기자 젊은 시절이고요. 요즘은 연애 고민은 고민 축에도 속하지 못합니다.

◇주진우: 아니, 연애해야죠, 젊은이들이.

◆이금희: 연애 같은 거 관심 없고요.

◇주진우: 관심이 없어요?

◆이금희: 네, 연애 이야기하는 청년들은 제가 22년 동안 학교에서 수업하면서 지난 15년간 학생들하고 1:1 면담, 1:1 티타임을 한 1,500명 정도하고 해봤거든요. 연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예요. 요즘은 취업이 무조건 고민입니다.

◇주진우: 취업이요?

◆이금희: 네, 대학교 1학년 1학기잖아요. 그러면 입학한 지 한 한 달 정도 된 4월 정도 저를 만나면 그때부터 취업 걱정을 하는 거예요.

◇주진우: 대학교 1학년이요?

◆이금희: 1학년 1학기 때부터요. 그래서 이런 걱정을 해요. 동아리를 뭘 들어야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영어 동아리를 들까요? 아니면 해외로 봉사 가는 동아리를 들까요? 뭘 들어야 나중에 취업할 때 자기소개서에 한 줄이라도 쓸 수 있는지 이런 걸 고민해요, 1학년 1학기 때부터.

◇주진우: 그래요? 조금 안타깝네요.

◆이금희: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고 정말 학점 0.1점에 벌벌벌벌 떱니다. 손을 떨고요. 그러니까 수업도 저는 팀플레이 이런 걸 좋아해서 여럿이 같이 팀을 이뤄서 발표하고 이런 걸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과목은 인기가 없어요, 왜냐하면 너무 힘드니까. 준비할 게 많고 겪어야 할 게 많으니까 그냥 열심히 따라하기만 하면 학점 잘 나오는 그런 과목이 인기가 있어요.

◇주진우: 청년들이 꿈꿔야 하는데, 연애해야 하는데.

◆이금희: 꿈이 공무원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만든 우리 어른들이 정말 너무 미안하고요. 아마 이 방송 듣고 계신 분들도 유튜브로 보고 계신 분들 중에는 대학생 정도 되는 자녀들을 키우는 어머니, 아버지들이 많으실 텐데 제일 이해 못하시는 게 아마 이걸 거예요. 왜 그렇게 휴학을 해? 요즘 대학생들은 휴학이 필수입니다.

◇주진우: 휴학을 안 한 친구들을 본 적이 없어요.

◆이금희: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때는 남자들은 군대 가려고 휴학하고 아니면 몸이 아프거나 해야 하는 거였잖아요, 좀 특별한 경우 군대 안 가는 경우. 그런데 요즘은 휴학이 그냥 필수예요. 왜냐하면 우리 학생들이 너무 지쳤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혹은 심한 경우는 유치원 때부터 대학만 바라보고 뛰어온 거예요.

◇주진우: 그렇죠. 대학만 가면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학 간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게 없어요.

◆이금희: 대학에 오니까 그때부터 또 시작인 거예요. 취업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로 학생들이 힘드냐 하면 왜 42.195km 마라톤을 뛰었어요. 그리고 골인을 했어요. 그리고 지쳐서 그냥 운동장에 누운 거예요. 그런 상태가 우리 대학생들 상태라고 보시면 되고요. 거기다 대고 왜 휴학을 해? 빨리 일어나서 지금 취업 준비하고 빨리 졸업하고 빨리 취업해야지 하는 건 쓰러져 있는 마라토너한테 벌떡 일어나서 빨리 운동화끈 다시 조여매고 다시 더 큰 대회에 나가야지라고 말하는 거하고 똑같아요.

◇주진우: 그러면 부모님들은 그리고 기성 세대는 청년들한테 뭐라고 해야 합니까?

◆이금희: 청년들한테 일단 미안해해야죠.

◇주진우: 미안하죠.

◆이금희: 미안하죠.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잖아요. 사실 우리는 대학 갈 때 주진우 기자도 좀 엇비슷한 세대니까 아시겠지만 대학 진학률이 한 30% 내외였거든요.

◇주진우: 네, 제 친구들은 거의 대학 못 갔어요.

◆이금희: 대학 못 간 사람들이 많았고 대학 가려는 사람들 사이의 경쟁률이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치열하지는 않았다고요. 그런데 지금은 대학 진학률이 90%에 육박합니다. 언뜻 수치만 비교해 봐도 엄청나게 3배쯤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려고 하니까 경쟁률이 얼마나 치열하겠어요. KBS를 예로 들어서 입사시험을 보더라도 저희 때만 하더라도 너무 옛날이야기라 죄송하지만 아나운서 경쟁률 치열하다 해도 한 200:1 정도였는데요. 요즘은 1,000:1, 2,000:1이에요. 이런 환경을 만들었잖아요.

◇주진우: 200:1이나 1,000:1이나 힘들기는.

◆이금희: 다르죠. 2,000:1이면 2천 명 여기 세워놔보세요. 그중에 1명을 어떻게 뽑냐고요. 그건 정말 너무나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이죠.

◇주진우: 그러니까요.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굉장히 개인적으로는 반대입니다.

◆이금희: 저도요. 너무 안타까워요. 저는 그걸 보면 너무 속상해요. 왜냐하면 전에도 오디션이라는 건 있었지만 TV 카메라 밖에서 이루어졌고 그 회사 관계자 한 50여 명 앞에서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우리 할머니가 편찮으세요.” “제가 너무나 힘들었어요” 이런 걸 다 카메라를 통해 영상으로 보여주고. 저는 더군다나 그 청년들이 바들바들 떠는 걸 보면 너무 미안하고 저걸 왜 우리가 봐야 하나. 그걸 보면 막 너무 속상해요.

◇주진우: 그러니까요. 떨어지면 울고.

◆이금희: 그러니까.

◇주진우: 안 보는 사이에 청년을 위한 고민을 하고 계셨네요. 강명희 님께서 “금희 언니가 시사 채널에는 어인 일인가요.“ 저희가 시사 프로그램인데.

◆이금희: 저는 사실 제 주변에 주진우 기자님 팬이 정말 많아서 제가 오늘 여기 나간다고 하니까 다른 데 나갈 때는 그런 반응이 없었는데 난리가 났어요. 주진우 기자를 직접 보냐며. 어떻게 사인이라도 받아가야 할 판이에요. 정말 팬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주진우: 제가 조금 있습니다, 조금.

◆이금희: 아니, 많아요.

◇주진우: 화신 님께서 ”내가 하는 모든 게 평가받는 사회 이런 거 싫어요.“ 이야기하는데 그렇습니다. 근희 님이 ”IMF 이후에는 다 그렇지 않나요? 주 기자님은 어디서 사신 건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저는 사실은 대학교 4년이 합법적으로 부모님한테 돈을 받고 좀 더 놀아보겠다, 다른 거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보겠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아예 조금 다른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저는 좀 비교할 대상은 아닌데 아무튼 요새 청년들한테는 미안함이 큽니다.

◆이금희: 정말 그렇습니다.

◇주진우: 송문방 님께서도 ”어른들, 고위 관료, 정치인들 각성해야 합니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후배들에게서 빚내서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금희: 맞습니다.

◇주진우: 그렇죠. 자연환경도 우리가 또 훼손하면서요.

◆이금희: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은 너무 후손들, 미래 세대들한테 미안한 세대인 거예요.

◇주진우: 5374님께서 ”코로나19 덕분에 주말이면 인간극장 시리즈로 보느라고 하루가 훌쩍 지나버리고는 했는데 반갑습니다. 혹시 그런데 뭐 정치하실 생각 없으신지요.“ 이거 물어봅니다.

◆이금희: 제가 의외로 학부 전공이 정치외교이기는 해요.

◇주진우: 그래요?

◆이금희: 네, 그런데 저희 때는 왜 그런 별칭이 있었잖아요. 정치외면학과다. 제가 정알못, 경알못이어서요. 정치도 모르고 경제도 모르고.

◇주진우: 현재 지금 인간 이금희의 고민은 뭡니까?

◆이금희: 솔직하게 말해도 됩니까?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니까 자꾸 편찮으셔서 너무 걱정이 돼요, 속상하고.

◇주진우: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이금희: 네, 진짜로 속상해요.

◇주진우: 걱정할 게 더 많아집니다, 주변 사람 등. 청년 때는 나만 어찌 공부하고 나만 잘 있으면 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렇죠.

◆이금희: 아니, 정말 요즘 청년 이야기 한 번만 더 해도 될까요? 요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아사가 돼요, 아웃사이더. 우리 때는 아웃사이더라고 할지라도 그걸 밝힐 것 같지 않잖아요. 그런데 자발적으로 ”저는 아사예요”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고 다니는 청년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같이 다니면 너무 신경 쓸 게 많잖아요. 그리고 강의도 혼자 듣고 밥도 혼자 먹고.

◇주진우: 혼자 다니더라고요.

◆이금희: 다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경우 그렇고 심지어 어떤 언론사에 시험을 3번 봤는데 3번 다 붙은 그쪽에서는 정말 취업의 신 이렇게 소문난 후배가 있어요. 그 후배가 이런 이야기를 했대요. “나는 언론사 공채 준비를 할 때 전화번호를 아예 바꿔버렸다. 그래서 모든 인간 관계를 끊고 공부만 했다. 그게 합격의 비결이다.” 이런 식으로 아마 그 이야기가 돌았나 봐요.

◇주진우: 그런데 그래서 취업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관계잖아요, 삶이.

◆이금희: 그건 우리 생각이고요. 당장 취업을 해야 하는데.

◇주진우: 그것도 잘못된 거구나.

◆이금희: 잘못된 게 아니라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 절박한 거예요. 인간관계도 다음이고 심지어 좀 심한 경우 저는 몇 년 전인데요. 타교 학생이 가끔 제 수업 들으러 오거든요. 멀쩡하고 예쁜데 생니를 뽑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러냐 했더니 화면에 예쁘게 나오려고. 그래서 제가 제발 그러지 마라. 그런데 저랑 제 수업 듣고 그 학기 지나고 나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주진우: 뽑았을까요?

◆이금희: 제발 안 뽑았기를 바랍니다.

◇주진우: 유튜브에서도 책 이야기하고 이런 청년 이야기합니까?

◆이금희: 청년 이야기도 해보려고요. 내일부터 라이브 방송을 시작해서.

◇주진우: 내일부터요?

◆이금희: 네, 고민 상담 같은 거 좀 해보려고요.

◇주진우: 유튜브가 쉽지 않은데 특별히 이렇게 KBS 아나운서로 계속 했고 자기 프로그램에 있었는데 기존 공중파나 다른 방송을 통해서 하면 될 텐데.

◆이금희: 네, 저는 그것도 할 거고요. 그런데 환경이 엄청 변화하고 있다는 거 느끼시죠? 지금 하시잖아요.

◇주진우: 네, 저도 열었어요.

◆이금희: 저도 그래서 가끔 일요일 같은 때 보거든요, 집에서 이렇게 하시는 거. 칠판 놓고 막 설명하시는 거 가끔 보는데 그러지 않고서는 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대인 거예요.

◇주진우: 시대가?

◆이금희: 네, 저도 그래서 그 시대에 좀 뒤따라가는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 마음이에요.

◇주진우: 새로운 도전인데.

◆이금희: 저는 재미있어요.

◇주진우: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5867님 “이금희는 건들지 마라. 정치라니요. 이 시대의 보물은 남겨서 후대에 빛이 돼야죠. 건들지 맙시다.” 이야기하는데 아니, 지금 정치자분들께서 정치하면 좋겠다, 아니다 자기네들끼리 지금 배틀하고 있습니다.

◆이금희: 정말요? 제발 좀 안 하게 해주세요.

◇주진우: 이 시대의 사회자인데 이금희 아나운서를 좋아하던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사회자로 이렇게 어떤 행사에 갔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던 사회자인데 좀...

◆이금희: 왜 그러세요, 갑자기 가슴 아프게.

◇주진우: 아니요,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다 혹시 이런 생각이 남으십니까?

◆이금희: 지금 이 시대에 계셨더라면 정말 이 시대하고 잘 어울리셨을 텐데 너무 앞서가셨던 분 그래서 너무 속상한 분. 우리가 속상한 그런 분.

◇주진우: 이건희 회장은 어떤 사람이었어요?

◆이금희: 그분은 저는 사회를 보면서 한 몇 번 이렇게 먼 발치에서 뵀는데요. 저하고 뭐 특별히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그냥 회장님?

◇주진우: 그래요? 기억에 남는 분, 내가 어디 가서 봤는데 이 사람 특이해 그런 사람도 있습니까?

◆이금희: 노회찬 의원.

◇주진우: 노회찬 의원?

◆이금희: 제가 정말 좋아했던 분.

◇주진우: 노회찬 의원. 그래서 노회찬 의원 행사는 지금도 하셨죠? 9988님이 “이금희 선생님, 청년들에게 안타까움을 이야기하시는데 눈물 납니다. 현재 우리들이네요. 이 방송 계속 나와주셔서 더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방송이든.” 이야기합니다. 유튜브에서 많이 이야기한답니다. 그리고 또 저쪽에서 <사랑하기 좋은 날> 에서 이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청년들의 고민 이야기하셨는데 어른이들, 어른들의 고민도 많습니다.

◆이금희: 그럼요.

◇주진우: 그렇죠?

◆이금희: 제가 정말 느끼는 건 제가 꽤 오래 방송을 했고 또 아까 말씀하신 아침 프로그램에서 한 2만 3,400명 정도를 인터뷰했더라고요.

◇주진우: 2만 3,400명.

◆이금희: 저는 세어보지 않았는데 저희 담당 후배 PD님이 그걸 한번 계산해봤더니 제가 한 4,500일 동안 2만 3,400명 정도를 만났대요. 그런데 정말 느끼는 건 세상은 넓고 그리고 사람은 참 많다. 그리고 세상은 더 넓어졌고 사람은 더 외로워졌다.

◇주진우: 그러네요. 세상은 넓고 더 외로워졌습니다. 오부치 님이 “이금희를 사랑하기 좋은 날” 이렇게 했습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이금희를 사랑하기 좋은 날입니다. 라디오 DJ 하면 라디오 DJ는 또 숨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이금희: 그렇죠.

◇주진우: 그렇죠?

◆이금희: 네, 그냥 내가 다 보이죠. 정말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제가 제일 잘한 일은 라디오 DJ 한 일 것 같아요. 저는 심지어 예전에는 어떤 생각도 했냐 하면 우리가 출연료를 받잖아요. 그런데 이 일이 너무 좋아서 ‘나는 돈을 내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받다니. 나는 내가 돈을 내야 하는 거 아닐까?’ 너무 좋아서.

◇주진우: 그런데 <사랑하기 좋은 날> 제가 가끔 들어보면 하소연하려고, 공감하려고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나는 뭐 하고 싶어요.’를 DJ한테 다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고통이 좀 고스란히 이렇게 전달되는 것 때문에 괴롭기도 할 것 같아요.

◆이금희: 제가 참 그게 직업적으로 훈련이 된 것 같은데 그 순간은 막 아파요. 저는 사실 뉴스 보면서 많이 울어요. 그래서 뉴스 보는 게 너무 힘들어요. 너무 속상한 사연 나오면 같이 막 울고 특히 아이들이 고통받는 걸 보면 너무 화도 나고 너무 아파서.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 방송이 끝나면 저는 꼭 손을 씻거든요? 그러면서 이렇게 다 지워져요.

◇주진우: 손 씻으면요?

◆이금희: 네, 저는 그렇게 되던데요.

◇주진우: 이거 고수들은 좀 다르구나. 그렇군요.

◆이금희: 그러니까 오래 가져가지 않으려고 해요,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진우: 5867님이 “두 분이서 하고 계신 프로그램을 바꿔서 해보는 것은 어떤지.”

◆이금희: 좋아요. 우리 해요, 이거.

◇주진우: “1개 프로그램은 사라질 듯. 누구일까요?” 이야기하는데요.

◆이금희: 그건 아니지만.

◇주진우: 그렇죠. 그러면 안 되죠.

◆이금희: 주진우 기자님이 한번 저희 <사랑하기 좋은 날>에 나오셔서 DJ 한번 하시고 제가 한번 <주진우 라이브>의 <이금희 라이브>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진우: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주 님이 “인터뷰 다 들으면 <사랑하기 좋은 날>로 바꿔서 들을래요. 주디 미안해요. 이경주 님 그렇게 하면 안 돼. 어? 좋게 못 끝나요, 그런 식으로 하면.

◆이금희: 초대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주 다른 분이시네요. 고맙습니다. 원래 이렇게 좀 약간 부산하시군요.

◇주진우: 네, 주의산만, 정서불안.

◆이금희: 정말. 어려서부터 그러셨어요?

◇주진우: 어렸을 때부터 그랬죠.

◆이금희: 그렇죠? 그런데 어려서부터 세상에 관심이 되게 많았죠? 호기심 많고.

◇주진우: 그렇죠. 세상에 또 특별히 지나가다 누가 두들겨맞거나 그러면 못 참아서 어렸을 때 많이 맞았습니다.

◆이금희: 그래서 지금은 맷집이 생겨서 맞는 거나 이렇게 지탄 받고 비난 받고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닌.

◇주진우: 아니요. 저는 많이 아파요.

◆이금희: 아프세요?

◇주진우: 네.

◆이금희: 제발 건강하시고 조심하시고, 제발.

◇주진우: 제가 드릴 말씀입니다. 건강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한테 좋은 방송 남겨주십시오. 지금까지 <사랑하기 좋은 날> DJ 그리고 유튜브 <마이금희> 진행자 이금희 아나운서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희: 벌써 가야 하나요?

◇주진우: 아니, 생방송 해서 가셔야 한대요.

◆이금희: 너무 아쉽네요.

◇주진우: 또 뵙겠습니다.

◆이금희: <주진우 라이브> 청취자 그리고 유튜브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반가웠습니다. 주진우 기자님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주진우: 네, 또 뵙겠습니다. 그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선후배들을 자주 챙겨줘요. 그래서 마지막에 제가 이금희 아나운서를 봤을 때가 저희가 파업하고 있는데 떡을 싸들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막 먹이려고 그래. 좀 먹어, 먹어. 항상 후배들을 챙기는데 주변 사람을 챙기는 그런 이금희 아나운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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