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석열, 우리 사람 아냐”…아직은?

입력 2020.11.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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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윤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여야 정치권의 표정은 미묘합니다. 정권에 '반기'를 든 윤 총장의 급부상에 여당도 당혹스럽지만 야당의 심경은 더 복잡합니다. 마냥 환영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분위깁니다.


■ "윤 총장 지지율, 정권에 대한 국민 분노가 옮겨간 것"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윤 총장의 지지도 상승세를 정부여당 공세의 지렛대로 삼았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정권 견제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12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인사청문회 당시 극찬했던 인물이다. 이분들이 아니면 한국 법질서가 완전히 무너질 텐데 두 사람의 분투로 그러지 않았다"며 말했습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이어진 발언에서 "여당이 총공격하고 있는 윤 총장의 지지율 1위가 뜻하는 건 정권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중상모략도 서슴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라고 강조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우리 사람 아냐".."야권이 지리멸렬한 결과"

야당 입장에선 윤 총장의 부상이 환영할 만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야권 대선 주자 가능성에 대해선 한사코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결같이 '윤 총장은 정부·여당 사람'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자들이 윤 총장에 대해 물을 때마다 "어떻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라고 그러냐"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 정부에 소속된 사람이다" "윤 총장은 정부 여당 사람이니까 지지도 제일 높다는 건 정부·여당 내에서 윤 총장이 제일이라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이 말 속에는 '정부·여당이 얼마나 못하면 내부에서도 반기를 들겠는가'라고 꼬집는 효과도 있지만, 아직 윤 총장이 야당 편인지, 당 정체성에 맞는지 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이 윤 총장 상승세를 반기지 않는 또 다른 이유, '윤 총장 그늘 속 야권 주자들' 때문입니다.

정권과 맞서는 모습의 윤 총장이 존재감을 키울수록 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은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야권 재편'을 꺼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그렇습니다. 이들의 지지율,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여론이 정부·여당에서 등을 돌려도 아직 국민의힘에 마음을 주진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마땅한 내부 주자가 없는 인물난을 반영하기도 하니, 야당으로선 이래저래 마음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을 유력 대권후보로 키워준 쪽은 '난폭한 여권'이고, 날개를 달아준 쪽은 '지리멸렬한 야권'"이라며 "무기력한 야권은 지리멸렬해져서 윤 총장의 대망론에 크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습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안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는 야권의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려 제1야당 의원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아직 윤 총장의 '정치 역량'이 입증되지 않은 점, 제3세력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칼끝을 들이댄 인물'이란 정서적 거부감 등도 고민거립니다. 선뜻 '윤 총장 대망론'에 손 내밀기가 어려운 이윱니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 같진 않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말을 잘 뜯어보면 그렇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직에 있는 사람에 대해 정치할 거냐 말 거냐 논란 자체가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라면서 "윤 총장도 '검찰총장 직무에 충실하겠다'라고 하는 게 맞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그런 논의 자체를 안 하는 게 품격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현직에서 물러난 뒤 다시 논의해볼 수 있다'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지금 여론조사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순 있지만 '윤석열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2022년 대선까지 앞으로 1년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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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윤석열, 우리 사람 아냐”…아직은?
    • 입력 2020-11-12 19:06:17
    취재K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윤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여야 정치권의 표정은 미묘합니다. 정권에 '반기'를 든 윤 총장의 급부상에 여당도 당혹스럽지만 야당의 심경은 더 복잡합니다. 마냥 환영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분위깁니다.


■ "윤 총장 지지율, 정권에 대한 국민 분노가 옮겨간 것"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윤 총장의 지지도 상승세를 정부여당 공세의 지렛대로 삼았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정권 견제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늘(12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인사청문회 당시 극찬했던 인물이다. 이분들이 아니면 한국 법질서가 완전히 무너질 텐데 두 사람의 분투로 그러지 않았다"며 말했습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이어진 발언에서 "여당이 총공격하고 있는 윤 총장의 지지율 1위가 뜻하는 건 정권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중상모략도 서슴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라고 강조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우리 사람 아냐".."야권이 지리멸렬한 결과"

야당 입장에선 윤 총장의 부상이 환영할 만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야권 대선 주자 가능성에 대해선 한사코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결같이 '윤 총장은 정부·여당 사람'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자들이 윤 총장에 대해 물을 때마다 "어떻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라고 그러냐"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 정부에 소속된 사람이다" "윤 총장은 정부 여당 사람이니까 지지도 제일 높다는 건 정부·여당 내에서 윤 총장이 제일이라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이 말 속에는 '정부·여당이 얼마나 못하면 내부에서도 반기를 들겠는가'라고 꼬집는 효과도 있지만, 아직 윤 총장이 야당 편인지, 당 정체성에 맞는지 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이 윤 총장 상승세를 반기지 않는 또 다른 이유, '윤 총장 그늘 속 야권 주자들' 때문입니다.

정권과 맞서는 모습의 윤 총장이 존재감을 키울수록 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은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야권 재편'을 꺼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이 그렇습니다. 이들의 지지율,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여론이 정부·여당에서 등을 돌려도 아직 국민의힘에 마음을 주진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마땅한 내부 주자가 없는 인물난을 반영하기도 하니, 야당으로선 이래저래 마음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을 유력 대권후보로 키워준 쪽은 '난폭한 여권'이고, 날개를 달아준 쪽은 '지리멸렬한 야권'"이라며 "무기력한 야권은 지리멸렬해져서 윤 총장의 대망론에 크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줬다"고 했습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대안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는 야권의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드려 제1야당 의원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아직 윤 총장의 '정치 역량'이 입증되지 않은 점, 제3세력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칼끝을 들이댄 인물'이란 정서적 거부감 등도 고민거립니다. 선뜻 '윤 총장 대망론'에 손 내밀기가 어려운 이윱니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 같진 않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말을 잘 뜯어보면 그렇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직에 있는 사람에 대해 정치할 거냐 말 거냐 논란 자체가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라면서 "윤 총장도 '검찰총장 직무에 충실하겠다'라고 하는 게 맞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그런 논의 자체를 안 하는 게 품격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현직에서 물러난 뒤 다시 논의해볼 수 있다'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지금 여론조사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볼 순 있지만 '윤석열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2022년 대선까지 앞으로 1년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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