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입찰 원칙 어기고…전북 모 사립대 ‘석연찮은 계약’

입력 2020.11.12 (21:35) 수정 2020.12.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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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사학의 비정상적 운영,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데요.

KBS 전주방송총국이 지역 한 사립대의 용역 계약 과정을 살펴봤더니,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이 사립대의 석연찮은 계약, 서윤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어려워지자 지역의 한 사립대가 운영한 비대면 수업 시스템입니다.

온라인으로 출석해 강의를 듣는 방식인데, 한 학생이 휴대전화로 접속했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음성변조 : "(음량을) 다 키운 거예요. 키워도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일부 강의 동영상은 재생 자체가 안 됩니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거잖아요. 저희가 누릴 수 있는 게 충분히 있는데 퀄리티가(질이) 떨어지는 게 조금 아쉽죠."]

대학 사무처가 지난 5월, 한 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고 제작을 맡겼는데, 과정이 석연치 않습니다.

계약 금액은 8천8백만 원.

관련 규칙을 보면 사립대가 5천만 원이 넘는 용역 계약을 하는 경우 공개 입찰하는 게 원칙이지만, 참여 업체를 3개로 제한한 지명 입찰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계약 담당자/음성변조 : "결재 라인이 팀장 위에 처장, 총장까지 갔으니까요. 문제없다고 해서 내부적으로 괜찮다고 해서…."]

대학 측은 '물품제조' 계약이라고 주장하며, 1억 원 까지는 지명 입찰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시스템은 물품제조 계약 대상이 아닙니다.

나라장터 공고도 거쳐야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아 내부에서조차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 관계자/음성변조 : "정상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이 지금 들어와 있어서요. 입찰 과정이나 계약 부분도 의심이 많이 갔었고요.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한 건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해당 사립대가 지난해 5백만 원을 들여 만든 입시 홍보 사이트.

그런데 이 5백만 원은 해당 대학 교수에게 입금됐습니다.

해당 교수는 아는 업체에 제작을 맡기면서 입금받은 5백만 원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지만, 이유가 어떻든 절차를 어긴 겁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 "안 되죠. 계약과 관련된 사람한테 그 돈이 들어가야 하죠. 직원 자체는 계약 상대자가 아니잖아요."]

대학 측은 일정이 급해 벌어진 일이라며, 원칙적으로는 계약 담당자를 통해 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게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 진행을 했고, 대학의 결재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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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 입찰 원칙 어기고…전북 모 사립대 ‘석연찮은 계약’
    • 입력 2020-11-12 21:35:29
    • 수정2020-12-10 14:32:15
    뉴스9(전주)
[앵커]

일부 사학의 비정상적 운영,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데요.

KBS 전주방송총국이 지역 한 사립대의 용역 계약 과정을 살펴봤더니,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이 사립대의 석연찮은 계약, 서윤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어려워지자 지역의 한 사립대가 운영한 비대면 수업 시스템입니다.

온라인으로 출석해 강의를 듣는 방식인데, 한 학생이 휴대전화로 접속했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음성변조 : "(음량을) 다 키운 거예요. 키워도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일부 강의 동영상은 재생 자체가 안 됩니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거잖아요. 저희가 누릴 수 있는 게 충분히 있는데 퀄리티가(질이) 떨어지는 게 조금 아쉽죠."]

대학 사무처가 지난 5월, 한 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고 제작을 맡겼는데, 과정이 석연치 않습니다.

계약 금액은 8천8백만 원.

관련 규칙을 보면 사립대가 5천만 원이 넘는 용역 계약을 하는 경우 공개 입찰하는 게 원칙이지만, 참여 업체를 3개로 제한한 지명 입찰이 이뤄졌습니다.

[당시 계약 담당자/음성변조 : "결재 라인이 팀장 위에 처장, 총장까지 갔으니까요. 문제없다고 해서 내부적으로 괜찮다고 해서…."]

대학 측은 '물품제조' 계약이라고 주장하며, 1억 원 까지는 지명 입찰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시스템은 물품제조 계약 대상이 아닙니다.

나라장터 공고도 거쳐야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아 내부에서조차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 관계자/음성변조 : "정상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이 지금 들어와 있어서요. 입찰 과정이나 계약 부분도 의심이 많이 갔었고요.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한 건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해당 사립대가 지난해 5백만 원을 들여 만든 입시 홍보 사이트.

그런데 이 5백만 원은 해당 대학 교수에게 입금됐습니다.

해당 교수는 아는 업체에 제작을 맡기면서 입금받은 5백만 원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지만, 이유가 어떻든 절차를 어긴 겁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 "안 되죠. 계약과 관련된 사람한테 그 돈이 들어가야 하죠. 직원 자체는 계약 상대자가 아니잖아요."]

대학 측은 일정이 급해 벌어진 일이라며, 원칙적으로는 계약 담당자를 통해 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게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 진행을 했고, 대학의 결재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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