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눈이 백내장?…수술권유 백태

입력 2020.11.13 (21:42) 수정 2020.11.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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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2~3년 새 40~50대 백내장 수술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백내장이 무슨 이유로 40~50대에게서 크게 늘었는지, 김범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8월 한 유명 안과를 찾은 41살 김 모 씨, 노안으로 양쪽 눈에 백내장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놀란 김 씨는 검사 당일 오른쪽 눈을 수술했습니다.

[진료 당시 의사 녹취/음성변조 : "(제가 아직도 나이가 아직 막...) (노안이)40줄부터 와요. (수술은 언제하는데요?) 오늘 해도 돼요. (무섭다...) 아프지 않아요. 나머지 상담좀 해드릴게요."]

그런데 수술한 눈에 이상을 느낀 김 씨, 다른 안과를 찾았더니 수술을 앞둔 왼쪽 눈이 백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모 씨/40대 백내장 수술환자/음성변조 : "(수술하려는데) 백내장인지 의심스럽다. 검사 좀 해달라. 백내장이 아닌 거예요. 제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지."]

2년 전 김 씨와 같은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50대 이 모 씨, 그런데 수술 뒤 0.8이던 시력이 0.1에서 0.2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모 씨/50대 백내장 수술환자/음성변조 : "그냥 다 잘 보이게 해준다니까 믿고서 한거지. 백내장이니까 너는 수술해야 돼. 다 잘보이게 해줄게."]

2015년부터 4년에 걸쳐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 정도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40대에선 31%, 50대에선 54% 넘게 늘었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하는 한 안과가 일부 보험 설계사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우선 검사부터 받게 하라고 모집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일부 안과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검사비 항목을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을 통해 백내장 수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그러나 백내장 관련 학회는 수술 이후의 영향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환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이도형/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회장 : "환자들이 의사의 의견을 듣지 않아요. 충분한 상의를 거쳐서 자기가 어떠한 상태인지 인지를 한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이 돼야지..."]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백내장 검사비를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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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쩡한 눈이 백내장?…수술권유 백태
    • 입력 2020-11-13 21:42:35
    • 수정2020-11-13 22:10:56
    뉴스 9
[앵커]

최근 2~3년 새 40~50대 백내장 수술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백내장이 무슨 이유로 40~50대에게서 크게 늘었는지, 김범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8월 한 유명 안과를 찾은 41살 김 모 씨, 노안으로 양쪽 눈에 백내장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놀란 김 씨는 검사 당일 오른쪽 눈을 수술했습니다.

[진료 당시 의사 녹취/음성변조 : "(제가 아직도 나이가 아직 막...) (노안이)40줄부터 와요. (수술은 언제하는데요?) 오늘 해도 돼요. (무섭다...) 아프지 않아요. 나머지 상담좀 해드릴게요."]

그런데 수술한 눈에 이상을 느낀 김 씨, 다른 안과를 찾았더니 수술을 앞둔 왼쪽 눈이 백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모 씨/40대 백내장 수술환자/음성변조 : "(수술하려는데) 백내장인지 의심스럽다. 검사 좀 해달라. 백내장이 아닌 거예요. 제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지."]

2년 전 김 씨와 같은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50대 이 모 씨, 그런데 수술 뒤 0.8이던 시력이 0.1에서 0.2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모 씨/50대 백내장 수술환자/음성변조 : "그냥 다 잘 보이게 해준다니까 믿고서 한거지. 백내장이니까 너는 수술해야 돼. 다 잘보이게 해줄게."]

2015년부터 4년에 걸쳐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 정도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40대에선 31%, 50대에선 54% 넘게 늘었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하는 한 안과가 일부 보험 설계사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우선 검사부터 받게 하라고 모집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일부 안과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검사비 항목을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을 통해 백내장 수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그러나 백내장 관련 학회는 수술 이후의 영향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환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이도형/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회장 : "환자들이 의사의 의견을 듣지 않아요. 충분한 상의를 거쳐서 자기가 어떠한 상태인지 인지를 한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이 돼야지..."]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백내장 검사비를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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