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美 대선엔 여전히 ‘침묵’

입력 2020.11.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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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제(15일) 공개석상에 나타났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는데, 지난달 22일 6·25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참배한 사실이 보도된 이후 25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 '제1과제' 코로나 대응 논의…"초긴장 견지해라"

어제 열린 제7기 20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이번 회의에서)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보강할 데 대한 문제가 심도 있게 토의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초긴장 상태를 계속 견지하며 완벽한 봉쇄 장벽을 구축하고 비상 방역전을 보다 강도 높이 벌려 나갈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고도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이 직면한 '제1과제'는 코로나 방역입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무단으로 넘나들면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렸고, 접경지에는 지뢰도 매설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북한은 물적·기술적으로 코로나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공식 확진자 수는 '0명'이라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이 같은 '초긴장' 경계 태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평양의학대학의 '엄중한 범죄'는?

이번 회의에서 콕 집어 비판을 받는 바람에 눈길을 끈 곳이 있습니다. 평양의학대학입니다. 엄중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위원회와 이에 대한 당적지도와 신소처리(권리 침해에 대한 조치),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지 않아 범죄를 비호, 묵인, 조장시킨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태만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구체적인 범죄행위 내용은 명시하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는데요. 코로나19 방역 강화 기조 속 '의약품 관련 비리 행위'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의약품 등 보건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평양의대 관련자들이 이런 자원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빼돌리는 비리 행위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 美 대선에는 여전한 침묵…침묵도 의사표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도 미국 대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조 바이든이 대선 승리 선언을 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침묵 중입니다.

통일부는 "과거에는 낙선자의 승복으로 승패가 확정된 이후 (미국 대선 관련해) 보도가 됐던 사례도 있었다"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선을 유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은 상황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침묵 자체가 미국에 대한 나름의 의사 표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마음속으로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이것저것 분석을 하고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무관심한 것 자체가 일종의 메시지"라면서 "누가 당선되든 미 선거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우리 갈 길을 간다'는 기조를 표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내년 1월로 예고한 제8차 당대회까지 '80일 전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당분간은 코로나19 대응과 올해 있었던 수해 복구 등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완벽한 비상봉쇄방역 구축 등 비상방역전을 다시 강조하고 80일 전투 총력매진 등에 주력하고 있어 연말까지 이러한 기강 정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남·대미 메시지 발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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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美 대선엔 여전히 ‘침묵’
    • 입력 2020-11-16 11:25:25
    취재K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제(15일) 공개석상에 나타났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는데, 지난달 22일 6·25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참배한 사실이 보도된 이후 25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 '제1과제' 코로나 대응 논의…"초긴장 견지해라"

어제 열린 제7기 20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이번 회의에서)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국가비상방역체계를 더욱 보강할 데 대한 문제가 심도 있게 토의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초긴장 상태를 계속 견지하며 완벽한 봉쇄 장벽을 구축하고 비상 방역전을 보다 강도 높이 벌려 나갈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고도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이 직면한 '제1과제'는 코로나 방역입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무단으로 넘나들면 사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렸고, 접경지에는 지뢰도 매설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북한은 물적·기술적으로 코로나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공식 확진자 수는 '0명'이라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이 같은 '초긴장' 경계 태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평양의학대학의 '엄중한 범죄'는?

이번 회의에서 콕 집어 비판을 받는 바람에 눈길을 끈 곳이 있습니다. 평양의학대학입니다. 엄중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를 감행한 평양의학대학 당위원회와 이에 대한 당적지도와 신소처리(권리 침해에 대한 조치), 법적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지 않아 범죄를 비호, 묵인, 조장시킨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 사법검찰, 안전보위기관들의 무책임성과 극심한 직무태만행위에 대하여 신랄히 비판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구체적인 범죄행위 내용은 명시하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는데요. 코로나19 방역 강화 기조 속 '의약품 관련 비리 행위'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의약품 등 보건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평양의대 관련자들이 이런 자원을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빼돌리는 비리 행위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 美 대선에는 여전한 침묵…침묵도 의사표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도 미국 대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조 바이든이 대선 승리 선언을 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침묵 중입니다.

통일부는 "과거에는 낙선자의 승복으로 승패가 확정된 이후 (미국 대선 관련해) 보도가 됐던 사례도 있었다"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선을 유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하지 않은 상황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침묵 자체가 미국에 대한 나름의 의사 표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마음속으로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이것저것 분석을 하고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무관심한 것 자체가 일종의 메시지"라면서 "누가 당선되든 미 선거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우리 갈 길을 간다'는 기조를 표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내년 1월로 예고한 제8차 당대회까지 '80일 전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당분간은 코로나19 대응과 올해 있었던 수해 복구 등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완벽한 비상봉쇄방역 구축 등 비상방역전을 다시 강조하고 80일 전투 총력매진 등에 주력하고 있어 연말까지 이러한 기강 정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대남·대미 메시지 발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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