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 안 한 여성은 엄마가 될 수 없나요?”

입력 2020.11.16 (21:33) 수정 2020.11.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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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국내 혼인건수는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0대 절반 가까이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사유리 씨처럼 결혼과 상관 없이 아이를 낳고 싶다는 미혼 여성들,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난자냉동 등 여성 건강 관련 모임을 운영 중인 40대 안주희 씨.

몇 년 전 병원에서 임신 가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 정자 기증을 알아봤지만 미혼 여성에게 정자를 제공하겠다는 병원은 없었습니다.

[안주희/비혼여성 : "싱글맘이 되어볼까라고 생각을 해서 덴마크까지 찾아봤고, 결국에는 선택하지 않았어요.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아서..."]

최근 몇 년 사이 난자를 냉동보관하는 미혼여성은 크게 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임신 여건이 안 되더라도 출산을 포기할 순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김진선/난자냉동보관 미혼여성 : "미래를 위한 보험처럼. 제가 혹시라도 아이를 너무 강력하게 원하고 싶을 때 낳을 수 있을 만한 (보장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미혼여성이 정자를 기증 받아 임신하는 건 사실상 국내에선 불가능합니다.

현행법에 금지하는 규정은 없지만 이런 시술을 하는 병원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A병원 정자은행/음성변조 : "(미혼 여성도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해가지고...) 저희는 안 돼요. (배우자가 있어야 하는 건가요?) 네."]

[B병원 정자은행/음성변조 : "저희 병원 내에 있는 윤리위원회에서 보통 결정을 하거든요. 아직 정자가 많지 않으니 일단은 난임 부부에게만 써라…."]

기증받은 정자의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지만 실제로는 미혼 여성의 임신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강한별/비혼모임 에미프 공동대표 : "부모, 모부가 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클 수 없다. 정상성에 기반한 편견이라고 생각을 해요."]

[김진선/난자냉동보관 미혼여성 : "선택지가 좀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혹은 나이가 40이 되고 50이 되고 했을 때, 내가 내 체력과 경제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아이를 낳을 수도 있고..."]

OECD 국가의 경우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하는 비율은 평균 40%나 되지만, 한국의 비혼 출산율은 1.9%로 가장 낮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 강승혁/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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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결혼 안 한 여성은 엄마가 될 수 없나요?”
    • 입력 2020-11-16 21:33:37
    • 수정2020-11-16 22:14:50
    뉴스 9
[앵커]

지난해 국내 혼인건수는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0대 절반 가까이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사유리 씨처럼 결혼과 상관 없이 아이를 낳고 싶다는 미혼 여성들,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난자냉동 등 여성 건강 관련 모임을 운영 중인 40대 안주희 씨.

몇 년 전 병원에서 임신 가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 정자 기증을 알아봤지만 미혼 여성에게 정자를 제공하겠다는 병원은 없었습니다.

[안주희/비혼여성 : "싱글맘이 되어볼까라고 생각을 해서 덴마크까지 찾아봤고, 결국에는 선택하지 않았어요.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아서..."]

최근 몇 년 사이 난자를 냉동보관하는 미혼여성은 크게 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임신 여건이 안 되더라도 출산을 포기할 순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김진선/난자냉동보관 미혼여성 : "미래를 위한 보험처럼. 제가 혹시라도 아이를 너무 강력하게 원하고 싶을 때 낳을 수 있을 만한 (보장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미혼여성이 정자를 기증 받아 임신하는 건 사실상 국내에선 불가능합니다.

현행법에 금지하는 규정은 없지만 이런 시술을 하는 병원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A병원 정자은행/음성변조 : "(미혼 여성도 정자 기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해가지고...) 저희는 안 돼요. (배우자가 있어야 하는 건가요?) 네."]

[B병원 정자은행/음성변조 : "저희 병원 내에 있는 윤리위원회에서 보통 결정을 하거든요. 아직 정자가 많지 않으니 일단은 난임 부부에게만 써라…."]

기증받은 정자의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지만 실제로는 미혼 여성의 임신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강한별/비혼모임 에미프 공동대표 : "부모, 모부가 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클 수 없다. 정상성에 기반한 편견이라고 생각을 해요."]

[김진선/난자냉동보관 미혼여성 : "선택지가 좀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혹은 나이가 40이 되고 50이 되고 했을 때, 내가 내 체력과 경제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아이를 낳을 수도 있고..."]

OECD 국가의 경우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하는 비율은 평균 40%나 되지만, 한국의 비혼 출산율은 1.9%로 가장 낮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 강승혁/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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