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UP!] 거제 남부관광단지 환경평가, 또 부실 논란

입력 2020.11.17 (19:38) 수정 2020.11.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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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사업의 면죄부가 되는 문제를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거제에 추진되는 남부관광단지 사업에서도 환경영향평가가 논란입니다.

경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서 논란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다와 산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빚어내는 거제도.

거제시는 남부내륙철도 확정과 더불어 대규모 관광단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에서 사업 예정지의 산림이 보존가치가 높다고 고시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이 거제에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해안으로는 작은 어촌마을이 곳곳에 들어섰고, 뒤쪽으로는 노자산과 가라산이 보입니다.

휴양림을 품을 정도로 깊은 산세와 해안 절경이 어우러지면서 자연 휴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거제시가 남부내륙철도 개통을 대비해 관광단지 개발에 나선 이유입니다.

[김덕진/거제시 관광기반담당 : "약 한 연간 200만 명 정도의 인원이 이용할 수 있을 거로 추정하고 있고요. 그에 따라서 저희가 총생산유발효과로서. 연간 3,30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광단지는 축구장 450개에 맞먹는 면적으로 골프장과 호텔, 콘도, 쇼핑몰을 지어 경남 최대규모를 자랑하게 됩니다.

민간사업자의 투자금액만 4천억 원에 이르며, 2028년 개장할 예정입니다.

대규모 개발 소식에 지역주민들도 기대를 나타냅니다.

[김경천/거제시 율포마을 : "지방에서 그런 사업이 들어올수록 우선에는 안 좋아도 살아가는 데는 좋을 거다. 내가 객지로 다녀보니까 '첫 번째는 좋니 안 좋니 해도 살면서는 좋더라'하는 이야기를 지방 사람들하고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남부관광단지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거제시가 환경부와 협의하며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이유에 섭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식생보전등급이 대부분 3등급에 평균경사도는 22.4도로 파악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식생보전등급이 1, 2등급일 경우 개발에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일부 식생의 구성비를 조작하거나 평균경사도도 개발이 제한되는 25도 이하로 낮춘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게다가 해당 지역에서 종종 관찰되는 팔색조와 외줄달팽이 같은 멸종위기종은 일부러 빠뜨렸다고 주장합니다.

[원종태/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각종 멸종 위기종이라든지, 수풀의 식생 상태 이런 것들이 굉장히 저평가되어있죠. 20여 종의 멸종 위기종, 천연기념물 서식지가 새롭게 발견되었죠. 굉장히 부실하고 거짓으로 작성했습니다."]

환경단체가 자체적인 생태조사를 벌이고 논란이 계속되자 환경부도 나섰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월 환경부는 사업예정지의 산림 40% 이상을 생태보전 1등급이라고 고시했습니다.

그만큼 생태 가치가 높아 식생보전등급 판정이 부실했다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진열/국립생태원 생태평가연구실 : "식물 군락하구요 멸종 위기종이 생태자연도 지침에 따라 보전과 복원이 원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태자연도 1등급은 보전이 되어야죠."]

거제시는 환경부의 고시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조사를 요청했고, 환경단체는 자치단체가 난개발을 주도한다며 비판합니다.

경상남도도 거제시가 환경부와 협의를 끝내고 계획서가 제출되면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재철/경상남도 관광진흥과장 : "거제시에서 구체적으로 아직 우리에게 조성계획 신청이 안 들어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확인이 안 된 상태입니다. 그 신청이 들어오는 내용을 보고 판단을 하여야 해서 지금 상황에서는 가타부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막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도입된 환경영향평가제도.

하지만 제주 비자림로와 창녕 대봉늪, 부산 대저대교에 거제 남부관광단지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의 면죄부가 아닌 생태 보전의 기준이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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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17 19:38:17
    • 수정2020-11-17 19:56:12
    뉴스7(창원)
[앵커]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사업의 면죄부가 되는 문제를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거제에 추진되는 남부관광단지 사업에서도 환경영향평가가 논란입니다.

경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서 논란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다와 산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빚어내는 거제도.

거제시는 남부내륙철도 확정과 더불어 대규모 관광단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환경부에서 사업 예정지의 산림이 보존가치가 높다고 고시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이 거제에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해안으로는 작은 어촌마을이 곳곳에 들어섰고, 뒤쪽으로는 노자산과 가라산이 보입니다.

휴양림을 품을 정도로 깊은 산세와 해안 절경이 어우러지면서 자연 휴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거제시가 남부내륙철도 개통을 대비해 관광단지 개발에 나선 이유입니다.

[김덕진/거제시 관광기반담당 : "약 한 연간 200만 명 정도의 인원이 이용할 수 있을 거로 추정하고 있고요. 그에 따라서 저희가 총생산유발효과로서. 연간 3,30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광단지는 축구장 450개에 맞먹는 면적으로 골프장과 호텔, 콘도, 쇼핑몰을 지어 경남 최대규모를 자랑하게 됩니다.

민간사업자의 투자금액만 4천억 원에 이르며, 2028년 개장할 예정입니다.

대규모 개발 소식에 지역주민들도 기대를 나타냅니다.

[김경천/거제시 율포마을 : "지방에서 그런 사업이 들어올수록 우선에는 안 좋아도 살아가는 데는 좋을 거다. 내가 객지로 다녀보니까 '첫 번째는 좋니 안 좋니 해도 살면서는 좋더라'하는 이야기를 지방 사람들하고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남부관광단지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거제시가 환경부와 협의하며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이유에 섭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식생보전등급이 대부분 3등급에 평균경사도는 22.4도로 파악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식생보전등급이 1, 2등급일 경우 개발에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일부 식생의 구성비를 조작하거나 평균경사도도 개발이 제한되는 25도 이하로 낮춘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게다가 해당 지역에서 종종 관찰되는 팔색조와 외줄달팽이 같은 멸종위기종은 일부러 빠뜨렸다고 주장합니다.

[원종태/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각종 멸종 위기종이라든지, 수풀의 식생 상태 이런 것들이 굉장히 저평가되어있죠. 20여 종의 멸종 위기종, 천연기념물 서식지가 새롭게 발견되었죠. 굉장히 부실하고 거짓으로 작성했습니다."]

환경단체가 자체적인 생태조사를 벌이고 논란이 계속되자 환경부도 나섰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월 환경부는 사업예정지의 산림 40% 이상을 생태보전 1등급이라고 고시했습니다.

그만큼 생태 가치가 높아 식생보전등급 판정이 부실했다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진열/국립생태원 생태평가연구실 : "식물 군락하구요 멸종 위기종이 생태자연도 지침에 따라 보전과 복원이 원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태자연도 1등급은 보전이 되어야죠."]

거제시는 환경부의 고시에 이의를 제기하며 재조사를 요청했고, 환경단체는 자치단체가 난개발을 주도한다며 비판합니다.

경상남도도 거제시가 환경부와 협의를 끝내고 계획서가 제출되면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재철/경상남도 관광진흥과장 : "거제시에서 구체적으로 아직 우리에게 조성계획 신청이 안 들어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확인이 안 된 상태입니다. 그 신청이 들어오는 내용을 보고 판단을 하여야 해서 지금 상황에서는 가타부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막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도입된 환경영향평가제도.

하지만 제주 비자림로와 창녕 대봉늪, 부산 대저대교에 거제 남부관광단지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개발의 면죄부가 아닌 생태 보전의 기준이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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