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
지난해 6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관광을 포함한 민간 상업 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치 호텔에서 숙박하듯 우주정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고, 민간 업체는 우주에서 신제품을 실험하고, 제조하고, 광고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주정거장이 미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부만이 사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표였습니다.
■ "살려야 한다"..비용 문제로 개방된 ISS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에 떠 있는 저궤도 정거장입니다. 만약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린다면, 1차 목적지는 우주정거장이 꼽혀 왔습니다. 참고로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의 궤도가 550km 정도입니다. 우주정거장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큰 곳이었습니다.
이런 우주정거장의 민간 개방은 사실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미국이 우주정거장에 배정하는 한 해 예산은 30억 달러(우리 돈 3조3000억 원) 가량입니다. 달과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험에 집중하기로 한 NASA 입장에서는 우주정거장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정거장 예산을 2024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며 NASA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주정거장이 갖는 역할과 상징성이 있지만 운영 예산이 당장 몇 년 후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NASA가 택한 것이 지난해 발표한 상업 용도 개방인 겁니다.
■ 우주호텔 짓고 TV쇼 촬영하고..하룻밤 3800만 원
어제(17일, 우리 시간) 오후 1시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가 무사히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며, 소위 민간 우주여행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유인 우주선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우주여행 시대의 사전 테스트와도 같습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 [사진 출처:NASA]
이미 민간 우주업체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에 우주 호텔용 모듈을 설치하는 걸 추진하고 있고, 미국 업체 스페이스 히어로는 2023년 우주정거장에서 리얼리티 쇼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토너먼트식으로 우승자를 뽑은 뒤 우주로 데려가겠다는 겁니다.
NASA가 밝힌 우주여행 규정은 1년에 2번만 가능하고, 최대 30일 동안 머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룻밤 머무는 비용은 3만5000달러로 우리 돈 380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생명유지장치와 화장실, 식량, 공기, 의료용품 등을 사용하는 비용입니다. 여기에 시간당 42달러인 전기세는 별도입니다.
우주호텔 고객이라도 우주로 날아가기 위한 훈련은 받아야 합니다. 이 훈련은 현재 NASA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있는 스페이스X와 보잉이 담당할 전망입니다.
냉전 시기를 거친 1990년대, 우주탐험을 위해 전 세계 16개국이 손잡고 만든 우주시설 '국제우주정거장'. 20년 넘게 우주탐험의 전초기지였던 이곳이 이제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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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톡] 우주여행 하룻밤 3800만 원…무엇이 제공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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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1-18 11:01:15
지난해 6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관광을 포함한 민간 상업 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치 호텔에서 숙박하듯 우주정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고, 민간 업체는 우주에서 신제품을 실험하고, 제조하고, 광고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주정거장이 미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부만이 사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표였습니다.
■ "살려야 한다"..비용 문제로 개방된 ISS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에 떠 있는 저궤도 정거장입니다. 만약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린다면, 1차 목적지는 우주정거장이 꼽혀 왔습니다. 참고로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의 궤도가 550km 정도입니다. 우주정거장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큰 곳이었습니다.
이런 우주정거장의 민간 개방은 사실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미국이 우주정거장에 배정하는 한 해 예산은 30억 달러(우리 돈 3조3000억 원) 가량입니다. 달과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험에 집중하기로 한 NASA 입장에서는 우주정거장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정거장 예산을 2024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며 NASA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주정거장이 갖는 역할과 상징성이 있지만 운영 예산이 당장 몇 년 후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NASA가 택한 것이 지난해 발표한 상업 용도 개방인 겁니다.
■ 우주호텔 짓고 TV쇼 촬영하고..하룻밤 3800만 원
어제(17일, 우리 시간) 오후 1시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가 무사히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며, 소위 민간 우주여행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유인 우주선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우주여행 시대의 사전 테스트와도 같습니다.
이미 민간 우주업체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에 우주 호텔용 모듈을 설치하는 걸 추진하고 있고, 미국 업체 스페이스 히어로는 2023년 우주정거장에서 리얼리티 쇼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토너먼트식으로 우승자를 뽑은 뒤 우주로 데려가겠다는 겁니다.
NASA가 밝힌 우주여행 규정은 1년에 2번만 가능하고, 최대 30일 동안 머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룻밤 머무는 비용은 3만5000달러로 우리 돈 380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생명유지장치와 화장실, 식량, 공기, 의료용품 등을 사용하는 비용입니다. 여기에 시간당 42달러인 전기세는 별도입니다.
우주호텔 고객이라도 우주로 날아가기 위한 훈련은 받아야 합니다. 이 훈련은 현재 NASA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있는 스페이스X와 보잉이 담당할 전망입니다.
냉전 시기를 거친 1990년대, 우주탐험을 위해 전 세계 16개국이 손잡고 만든 우주시설 '국제우주정거장'. 20년 넘게 우주탐험의 전초기지였던 이곳이 이제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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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arg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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