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우주여행 하룻밤 3800만 원…무엇이 제공되길래?

입력 2020.11.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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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국제우주정거장(ISS)

지난해 6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관광을 포함한 민간 상업 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치 호텔에서 숙박하듯 우주정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고, 민간 업체는 우주에서 신제품을 실험하고, 제조하고, 광고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주정거장이 미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부만이 사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표였습니다.

■ "살려야 한다"..비용 문제로 개방된 ISS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에 떠 있는 저궤도 정거장입니다. 만약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린다면, 1차 목적지는 우주정거장이 꼽혀 왔습니다. 참고로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의 궤도가 550km 정도입니다. 우주정거장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큰 곳이었습니다.

이런 우주정거장의 민간 개방은 사실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미국이 우주정거장에 배정하는 한 해 예산은 30억 달러(우리 돈 3조3000억 원) 가량입니다. 달과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험에 집중하기로 한 NASA 입장에서는 우주정거장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정거장 예산을 2024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며 NASA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주정거장이 갖는 역할과 상징성이 있지만 운영 예산이 당장 몇 년 후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NASA가 택한 것이 지난해 발표한 상업 용도 개방인 겁니다.

■ 우주호텔 짓고 TV쇼 촬영하고..하룻밤 3800만 원

어제(17일, 우리 시간) 오후 1시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가 무사히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며, 소위 민간 우주여행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유인 우주선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우주여행 시대의 사전 테스트와도 같습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 [사진 출처:NASA]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 [사진 출처:NASA]

이미 민간 우주업체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에 우주 호텔용 모듈을 설치하는 걸 추진하고 있고, 미국 업체 스페이스 히어로는 2023년 우주정거장에서 리얼리티 쇼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토너먼트식으로 우승자를 뽑은 뒤 우주로 데려가겠다는 겁니다.

NASA가 밝힌 우주여행 규정은 1년에 2번만 가능하고, 최대 30일 동안 머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룻밤 머무는 비용은 3만5000달러로 우리 돈 380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생명유지장치와 화장실, 식량, 공기, 의료용품 등을 사용하는 비용입니다. 여기에 시간당 42달러인 전기세는 별도입니다.

우주호텔 고객이라도 우주로 날아가기 위한 훈련은 받아야 합니다. 이 훈련은 현재 NASA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있는 스페이스X와 보잉이 담당할 전망입니다.

냉전 시기를 거친 1990년대, 우주탐험을 위해 전 세계 16개국이 손잡고 만든 우주시설 '국제우주정거장'. 20년 넘게 우주탐험의 전초기지였던 이곳이 이제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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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우주여행 하룻밤 3800만 원…무엇이 제공되길래?
    • 입력 2020-11-18 11:01:15
    취재K
국제우주정거장(ISS)
지난해 6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

기자회견에 나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관광을 포함한 민간 상업 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마치 호텔에서 숙박하듯 우주정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돌아올 수 있고, 민간 업체는 우주에서 신제품을 실험하고, 제조하고, 광고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주정거장이 미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부만이 사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표였습니다.

■ "살려야 한다"..비용 문제로 개방된 ISS

우주정거장은 상공 400km에 떠 있는 저궤도 정거장입니다. 만약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린다면, 1차 목적지는 우주정거장이 꼽혀 왔습니다. 참고로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의 궤도가 550km 정도입니다. 우주정거장은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큰 곳이었습니다.

이런 우주정거장의 민간 개방은 사실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미국이 우주정거장에 배정하는 한 해 예산은 30억 달러(우리 돈 3조3000억 원) 가량입니다. 달과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험에 집중하기로 한 NASA 입장에서는 우주정거장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정거장 예산을 2024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공언하며 NASA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주정거장이 갖는 역할과 상징성이 있지만 운영 예산이 당장 몇 년 후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NASA가 택한 것이 지난해 발표한 상업 용도 개방인 겁니다.

■ 우주호텔 짓고 TV쇼 촬영하고..하룻밤 3800만 원

어제(17일, 우리 시간) 오후 1시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가 무사히 우주정거장에 도착하며, 소위 민간 우주여행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유인 우주선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우주여행 시대의 사전 테스트와도 같습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 [사진 출처:NASA]
이미 민간 우주업체 액시엄 스페이스는 우주정거장에 우주 호텔용 모듈을 설치하는 걸 추진하고 있고, 미국 업체 스페이스 히어로는 2023년 우주정거장에서 리얼리티 쇼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토너먼트식으로 우승자를 뽑은 뒤 우주로 데려가겠다는 겁니다.

NASA가 밝힌 우주여행 규정은 1년에 2번만 가능하고, 최대 30일 동안 머물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룻밤 머무는 비용은 3만5000달러로 우리 돈 3800만 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우주정거장에 있는 생명유지장치와 화장실, 식량, 공기, 의료용품 등을 사용하는 비용입니다. 여기에 시간당 42달러인 전기세는 별도입니다.

우주호텔 고객이라도 우주로 날아가기 위한 훈련은 받아야 합니다. 이 훈련은 현재 NASA의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있는 스페이스X와 보잉이 담당할 전망입니다.

냉전 시기를 거친 1990년대, 우주탐험을 위해 전 세계 16개국이 손잡고 만든 우주시설 '국제우주정거장'. 20년 넘게 우주탐험의 전초기지였던 이곳이 이제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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